여자의 섹스 판타지 5가지

열심히 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무엇을 즐기고 싶은지부터 알아야겠지?

words by 이정미

암시들이 나에게 말을 걸고 입을 맞춘다. 

얽히는 팔과 팔들. 

나는 안개처럼 축축한 암시들과 영원히 반복되는 포옹을 나누는 것 같다. 

그렇게 될 것 같다. 

한 조각의 징후도 없는, 서로에게 무관하면서도 순수한 암시들.

배수아, <올빼미의 없음>

대화 주제로서의 ‘섹스’의 적합성을 논하자면, 썩 무난한 주제는 아닌 거 같다. 

섹스에 대한 이야기는 아주 친밀한 사이에서도 매우 표면적으로 다루어지고는 하고, 때로는 단순히 술자리에서만 할 법한 아주 가볍고 천박하기까지 한 주제로 치부된다. 

섹스에 대한 이야기는 양면성을 지니기도 하는데, 가벼운 주제 같은데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의 조심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섹스가 불러일으키는 에로틱한 느낌들을 생각하면 뭐라고 정의해야 할지 모를 것 같은 느낌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마도) 일상적으로 섹스를 해치우고는 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내밀한 욕구들을 생각해보면, 자기 자신이 엇나간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엇나간 욕구에 충실한 것이 나쁘다고 볼 수만은 없다. 

섹스를 통해서 얻는 쾌락을 일차원적이라고 비난하고 폄훼하는 사람도 있다. 

일차원적일지언정 그러한 쾌락을 즐기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죄악이 아닐까? 

인간은 거의 유일하게 단지 ‘쾌락’을 목적으로 섹스를 하는 동물이다. 

섹스를 통한 쾌락이 선천적으로 주어진 것이라면, 오히려 번식을 위해서만 섹스를 하는 것이 더 부자연스럽지 않은가?

섹스 판타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심리 상태를 비교한 연구가 있었다. 

섹스 판타지를 지닌 이가 불안감은 더 낮았고 자존감은 더 높았다. (도대체 이런 연구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당신의 섹스 판타지를 긍정해도 좋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당신의 그녀에게도 섹스 판타지를 지니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이야기하자. 

어쩌면 그녀는 이미 자신만의 섹스 판타지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공개하지만 않았을 뿐. 

그렇다면 여자들의 섹스 판타지는 어떤 것일까? 

여자들이 가장 흔하게 공유하는 다섯 가지 섹스 판타지를 공개한다.

※ 주의: 지면에 제시된 섹스 판타지가 제 아무리 보편적이라고 할지라도 파트너의 동의를 얻고, 확실하게 선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애널플러그를 꽂는 것과 애널 섹스를 하는 것이 다른 문제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면 말이다.

1. 쓰리섬 혹은 그 이상 

캐나다의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 2017년 연구결과에 따르면 약 64% 정도의 이들이 쓰리섬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꽤나 많은 사람들이 쓰리섬에 관심을 보이는 반면 실제로 해본 사람이 드문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더욱더 금지된 ‘판타지’로만 여겨지는 경우도 많다. 

남성들과 여성들이 원하는 쓰리섬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일단 원하는 성비가(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하다. 

게다가 남성들의 경우는 잘 알지 못하는 상대방과의 섹스를 원하는 방면, 여성들은 잘 알고 지내는 사람과 관계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쓰리섬이 일반적인 연인 사이에서 통용되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신이 원하고, 당신의 파트너가 원한다면 생각보다 함께할 이를 찾는 것은 쉬울 것이다.

크레이지 자이언트 한마디: 포지션을 균등하게 유지하는 것에 너무 집중할 필요는 없다. 지금 당신은 그룹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의 참여도에 대해서 평가받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2. 좀 더 거칠게

그녀에게만큼은 자상한 당신으로서는 ‘거친 섹스’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당신에게 지루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결박(bondage), 구속(discipline), 사디즘(sadism), 그리고 마조히즘(masochism)으로 대표되는 BDSM은 다양한 종류의 kinky play를 포함한다. 

당신이 성향자라면 이 챕터는 넘겨도 좋다. (특별히 얻어갈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신이 ‘정통섹스’만을 고집해온 사람이라면 가벼운 BDSM이 관계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는 상대방을 묶거나, 때리거나, 아니면 보다 넓은 범위의 감정적인 복종관계를 포괄한다. 

어떤 이들은 가벼운 결박정도에만 흥미를 느끼는 반면 다른 이들은 보다 강한 육체적인 고통에서 쾌락을 느끼기도 한다.

크레이지 자이언트 한마디: BDSM이 낯설다면 일종의 ‘갑’과 ‘을’이 정해진 상황극부터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 

그녀의 가장 섹시한 직장 상사나 선생님이 되어 보자. (물론, 현실과 상황극은 다르다!) 

3. 보여지고 보여주기

관음증은 타인의 섹슈얼한 행위를 봄으로써 성적인 흥분을 얻는 것을 뜻한다. 

반대로 노출증은 타인에게 자신이 성적인 행동이나 몸의 일부를 내보임으로써 쾌락을 느끼는 것을 뜻한다. 

이 두가지 판타지 모두 적정선을 지키지 못하고 실행한다면 범법 행동으로 처벌받게 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타인의 동의 없이 성적인 행위를 관찰하거나 녹화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공공장소에서 자신의 나체나 성기 등을 내보이는 것도 공연음란죄에 저촉되는 행위이다. 

그러나 파트너에게 자위하는 것을 보여주거나 보여 달라고 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가 되겠는가?

크레이지 자이언트 한마디: 동의를 받고 섹스를 하는 것을 녹화하거나 폴라로이드 사진을 남기는 것도 그녀의 내밀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는 말고.

4. 장소의 전환

공공장소 등 남들이 볼 수도 있는 곳에서의 섹스를 즐기거나 꿈꾸는 것은 조금 더 과격해진 노출증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이는 남성들의 공공연한 섹스 판타지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여성들의 섹스 판타지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 플레이지만, 동성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대다수의 여성들이 스릴을 느낄 수 있는 장소에 대해서 판타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동차 광고가 왜 ‘섹스어필’을 하는지 아는가? 

서구권 국가들의 기준이기는 하지만 많은 이들이 성경험을 처음 한 장소로 ‘차’를 꼽기 때문이다. (사살대로 이야기하자면 필자 또한 그러하다.)

크레이지 자이언트 한마디: 카페 데이트가 식상하다고? 테이블 아래를 통해 충분히 그녀를 자극시킬 신호를 보낼 수 있다. 

5. 로맨틱한 섹스

사실 로맨틱한 섹스는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애매하다. 

사람마다 ‘로맨틱’을 어떻게 여길 것인가에 관해서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로맨틱한 섹스는 정서적이고 육체적인 교감 모두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템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평소보다 좀 더 천천히, 그리고 정성을 들여보자.

크레이지 자이언트 한마디: 소주와 맥주만 술인가? 와인 한 잔과 향초만으로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