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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K의 지스폿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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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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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지스폿에 관한 궁금증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지스폿을 자극했을 때 느낄 수 있다는 궁극의 오르가슴에 관한 호기심. 짐승처럼 포효하고, 고래처럼 물을 뿜어낸다는 지스폿 오르가슴, 나도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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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지선생님 계십니까?


“지스폿이 어디 있는지 알아?”라는 나의 질문에 친구가 “요즘 뜨는 핫 플레이스야?”라고 되물었다. 그래, 틀린 말은 아니지. 



그녀에게 코스모폴리탄 3월호를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을 잠깐 하다가 다시 내 몸의 핫 플레이스, 지스폿의 존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요도가 12시, 항문이 6시 방향에 있다고 하면 11시 방향으로 질 입구에서부터 4~5cm 들어간 복부 쪽 질벽에 위치한 신경조직. 

검지나 중지를 질에 삽입해 위쪽으로 손가락을 구부리면 살짝 주름이 져 있거나 오톨도톨한 질감을 가진 부위가 만져지는데, 그곳이 바로 지스폿이다. 


그라펜베르크 박사가 지스폿의 존재를 주장한 이후로 70여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학계에서는 지스폿이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에 대한 열띤 논쟁을 벌여왔다. 

최근에는 지스폿의 존재를 인정하는 추세이고, 지스폿을 제대로 자극하면 완전히 다른 차원의 강렬한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고들 한다. 

그럼 어떻게 자극하면 될까?



사람이 답이라고 믿고 싶지만


“저도 꼭 느끼고 싶습니다!” 가장 먼저 전문가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거꾸로 섹스>의 저자이자 사랑받는여성의원 원장인 의학박사 이금정은 이렇게 설명했다.


“모든 여성에게서 지스폿이 발견되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 부위가 아주 두꺼운 여성들도 있지만, 작거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여성도 많았어요. 여성분들 중에는 가슴만 만져도 오르가슴에 이르는 여성이 있는 것처럼 지스폿 오르가슴도 이와 유사하다고 보면 돼요”



지스폿을 찾아 ‘언니들의 세계’에 입문할 작정이던 나의 불타오르는 의지에 이 무슨 김빠지는 소리란 말인가? 

하지만 이금정 원장은 지스폿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면 좋은 것 아니겠냐는 말과 함께 보편적으로 지스폿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다고 알려진 방법을 전해줬다.



“강아지의 턱을 쓰다듬으며 우쭈쭈~ 하듯이 질 속에 삽입한 손가락 마디를 구부리며 부드럽게 지속적으로 자극하세요. 지스폿은 몇 번 건드리는 걸로는 쉽게 자극을 받지 않습니다. 20~30분 이상 지속적으로 해야 해요.”



충분히 흥분해야 지스폿이 부풀어 오른다는 이금정 원장의 지시(?)를 남친에게 소상히 전하고 실전에 돌입했다.



20여 분에 걸친 특급 서비스를 받은 뒤 그가 조심스레 질 속에 손가락을 삽입해 살살 나의 질벽을 자극하는 것이 느껴졌고 곧바로 ‘억?’ 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아…” 하는 탄식이 터지며 ‘이거야!’라는 확신까지 들었다. 


질벽에 어떤 고리가 탁탁 걸리는 느낌이 들자 머리끝이 쭈뼛쭈뼛 서고, 눈동자가 뒤집히는 강렬한 전율을 느꼈다. 그도 나의 이런 반응을 눈치채고 같은 부위를 계속해서 자극하기 시작했다.



5분 정도 됐을까? 황홀하게 좋은, 절정을 향해 가는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는데 한순간 금방이라도 이불에 실수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묘하게 방광이 공격당하는 느낌(!)에 강제로 그의 손을 떼어낼 수밖에 없었다. 

흔히들 그 순간을 견뎌야 그분이 오신다는데 오히려 좋았던 기분만 망치는 것 같아 멈추고 말았다.



두 번째 시도에서는 사지가 덜덜 떨리는 오르가슴을 경험했다는 친구 A양의 조언을 참고해보기로 했다. 



그녀가 바닥에 바짝 엎드린 후배위 상태에서 지스폿 오르가슴을 자주 경험한다고 해 우리도 후배위로 페니스를 삽입한 뒤 몸을 겹쳐 납작하게 엎드렸다. 


그녀가 얘기한 대로 엉덩이를 살짝 들고 다리를 꼬았더니 확실히 조준의 정확도가 높아졌다. 


역시나 질 속의 오르가슴 스위치가 지속적으로 딸깍거리는 느낌이 들었고, “조금 더! 그 방향으로!” 입에선 욕망에 가득 찬 지시 사항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손가락과 달리 페니스로 정확하게 그곳을 계속 자극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가끔 손가락이 더 일을 잘할 때가 있다. 또르르….


      


지스폿을 찾으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토이


나름 섹스 토이 유경험자로서 이번에도 문명의 힘을 빌려보기로 했다. 



큰 섹스 토이가 부담스러운 취향을 고려해 성인용품 숍 ‘플레져랩’으로부터 앙증맞은 토이를 추천받았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귀염귀염한 외모! 빼꼼 들고 있는 고개로 지스폿을 공략할 수 있도록 만든 바이브레이터였다. 



지스폿을 찾아 독자들 앞에 대령해야 한다는 사명감 아래 남치니의 손을 혹사시키던 중이었기에 섹스 토이의 등장은 어쩌면 나보다도 그에게 더 희소식이었을지 모르겠다. 



부담 없는 크기 덕에 삽입이 쉽게 이루어졌고 작은 몸집에서 나오는 강력한 진동을 느끼며 지스폿 탐험을 다시 한 번 시작했다. 

정확히 지스폿을 정조준하는 느낌보다는 진동이 지스폿 주변의 근육을 고루 자극하는 느낌에 가까웠다. 

찜질방  안마 의자에 누운 듯 이내 기분이  좋아지고 온몸의 힘이 풀렸다. 



손가락으로 지스폿을 자극할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좋긴 좋은데, 이 상태로는 무슨 사달이 날 것 같지는 않았다. 내가 기대한 지스폿 오르가슴은 이게 아닌데….




실패는 오르가슴의 어머니


약 한 달에 걸쳐 오로지 지스폿 오르가슴을 위해 달렸으나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똑같이 자극해도 매번 다른 느낌이 들었고, 어떤 날은 단번에 “악!” 소리가 나오고 어떤 날은 30분이 넘게 자극해도 무감각했다. 

섹스는 같은 수식을 입력한다고 매번 같은 값이 나오는 수학이 아니었다. 



이금정 원장의 말처럼 가슴 오르가슴을 느끼는 여성도 있지만 모두가 가슴 오르가슴에 이르기 위해 노력하지 않듯이 지스폿 오르가슴도 여자라면 응당 느껴야 하는 보편적인 감각은 아닌 것이다. 



무한한 쾌락의 가능성은 질 속에만 있을까?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스럽고 정성 가득한 애무를 받고, 그에게 나의 기분을 표현하고, 때로는 혼자서 나의 ‘소중이’를 탐험하는 과정 자체가 쾌락의 한 부분이다. 

그러니 당신도 이 과정을 한번 몸소 체험해보길. 



어쨌든 나는 당신이 몇 안 되는 행운의 주인공이기를 바란다. 

나 또한 언젠가 지스폿 오르가슴을 느끼는 날이 온다면 반드시 그날의 전율과 환희를 공유할 것을 약속한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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