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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야설) 아내의 친구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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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이 짙게 드리는 새벽 아침..

오늘도 나는 작품 기일의 마감으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나만의 작업실에서 밤을 새우고 말았다.


이렇게 분초를 다투는 절체절명의 직업을 가진 것이 죗값이라도 하는 양..

한 달에 몇 번씩. 이런 쓸모없는 짓을 해야 하는 나의 직업에 한계를 느끼면서도 이 짓을 계속해야 하는 것은

나만의 고집과 직업에 대한 나름의 고유한 철학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오늘 아침 8시까지 일부 작품 내용을 보내야하기때문에.. 어쩔 수 없이 노가다 아닌 노가다를 하고 있는 중이다..


현 남 오피스텔 1204호. 나의 작업실이자..나 혼자만의 공간이다.

혼자만의 공간이라 하지만. 혼자서 살만한 살림 도구가 붙박이로 있는 곳이라..

작은 침대 하나만 갖추면 살림까지도 가능한 곳이기에. 대로변에서도 좀 떨어져 있어서 조용하기도 했고.

급매물로 나온 것을 운이 좋게 임대한 지가 어느덧 3년이 되어간다.

이미 널찍한 더블침대를 친구가 버리는 것을 주워다 갖다 놓았으니..

오늘같이 밤샘 작업할 때에도 가끔 토막잠 정도는 잘 수 있는 나름대로 아늑한 공간이다.

 

공과대학 졸업 후.. 엔지니어 생활을 하다가 반복되는 업무의 연속에..

수시로 모여서 먹는 회식과 음주에 찌드는 것이 체질상 안 맞기에..나의 직업에 회의를 느낄 차에..

어느 날 밥을 먹다가 식탁 위에 있는 신문의 가십란에.. 직장에서의 일어난 일들을 주제로 하는 산업현장 이야기 공모전이 있던 차에,,

혼자서 끄적이는 것을 가끔씩 하던 나였기에. 그동안 한 편. 두 편 써놓은 것을 좀 모아서. 그럴듯하게 연결하여.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인터넷으로 지원하고 어느덧 지원한 기억조차 잊고 있었는데..


두 달 뒤에 갑작스레 축하 메일이 도착한다.

갑작스러운 축하 메일이라니..아마도 스팸메일일 것이라는 생각 속에 그냥 삭제해 버렸는데.

그러고 나서 일주일 뒤에 나에게 전화로 연락이 온다..

 

내일 시상식이 있으니 참석 여부를 알려달라는 것이다.

그게 뭐냐고 되물으니..일주일 전에 보낸 메일을 못 받았냐고 오히려 되묻는다.

생각해보니. 그때 스팸이라 치부했던 메일이 당선 축하 메일인 것을 다시 보내온 메일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산업공단에서 주최한 산업현장 백일장에서 장려상으로 당선되면서.

당선 댓가로 소정의 상금과 함께. 대한 문인협회 회원으로 자동 가입이 되면서. 나도 모르게 국내 작가로서 등단이 된 것이다.


이런 경우가 가능한가. 혼자서 생각을 해보면서. 얼떨떨한 마음으로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나의 운명은 서서히 바뀌게 된다.

여러 출판사에서 내가 지원한 내용으로 책을 만들자는 의뢰가 들어올 정도로 나도 모르게 나는 주목받는 작가가 된 것이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엔지니어보다는 이 분야가 오히려 내 적성이 맞는 것을 알고..

과감하게 산업현장에서 탈피하여 몇몇 친구들과 작업실을 사용하는 프리랜서 작가 생활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시작한 지 어느덧 5년 차..

산업백일장에서 당선을 빌미로. 나의 작품세계는 거침없이 나갔다..


그동안 잠재되었던 나만의 문학세계가 당선이라는 수단을 등에 업고. 일반소설부터 추리소설까지..그 분야가 광대하게 늘어난다.

3년 전부터는 함께 있던 작가들과의 협업을 벗어나서 독립된 공간을 얻고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한 지도 3년이 되어간다.


그동안 작은 출판사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보인 작품 수만도 5~6권이 될 정도로..

이미 네이버나 다음에서 내 이름만 검색해도 프로필 사진과 함께..

나의 일면목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나름대로 인지도가 제법 나가는 그런 전문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었고..

지방의 작은 신문사에서 6개월짜리로 청탁한 작은 이야기를 매일 기고하는 정도로 나름대로 이름 세가 넓혀갔다.


그런지 어느덧 3개월 차.. 그저 나 혼자만의 상상의 이야기하고는 다르게. 매일 매일 신문사에 이야기를 쓰는 것이 이렇게 어렵고

엄청난 압박을 받는 것임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괜히 하였다는 후회를 하였지만. 주기적으로 원고료와 함께..

나의 이름이 비록 지방신문사이지만. 지방까지도 널리 퍼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진 것으로도 명분과 고생의

댓가를 충분히 보상받을 정도였다..


8시 좀 못되어서 신문사 편집실로 어제 밤새워 써놓은 일부의 내용을 보내고..긴장이 풀리던 차에..

나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온다..


"여보~!! 어제도 밤샌 거야? 작품은 제시간에 보냈고?"


예의 아니게. 아내의 궁금한 전화 목소리다.


"어렵게 해서 보내고 나서 지금 긴장 풀린 상태로 잠시 누워있어~!"

"그럼 현경이네 가서 아침 얻어먹어~! 지금 집에 와도 먹을 게 없는데." 한다.

"뭐~? 현경 씨네 가라고? 이 아침부터?"

"응~! 내가 부탁했으니깐. 자기가 가기 싫더라도 아침 줄 거야..걔 음식솜씨 좋거든.."

"아무리 그래도 여자 혼자 사는 집에 인 시간에 가나?"

"뭐 어때? 자기도 벌써 몇 번 보기도 했고..같이 식사도 했는데. 부담 갖지 말아..게하고 나하고는 그 정도 충분히 서비스할 수 있거든"

"그래도.. 아침부터..그냥 내가 알아서 먹을게."

"아~냐..괜찮아.. 어쨋든 가서 먹어..여보~!! 그리고 오늘 나 모임이 있어서 조금 늦거든~ 집에 오는 대로 밥 좀 해놓고.

애들은 오늘도 늦을 거니깐..저녁은 자기가 알아서 해결해. 그럼 이따가 봐~! 사랑해..쪽~!"


내 반응도 듣지 않고 그냥 끊어버리는 아내이다.


고등학교 선생을 하고 있는 아내는 성격도 시원하고. 화끈하지만…. 매사가 조금 덜렁대기도 하고 여자로서는 외모도 준수하지만.

아내로서는 글쎄..내 성격하고 너무 다르기에 신혼 초에는 정말로 많은 다툼이 있었지만..

그럭저럭 살을 섞고 산 지가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대학생 아들과 고등학생 딸 하나를 둔 가장으로서. 한동안 불규칙한 수입으로 인해서 예전의 직장인이 부러울 때도 있었지만.

차츰..차츰..나의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작품 고료도 덩달아 올라가서. 지금은 웬만한 직장인보다는 나은 수입을 갖는 그런 작가가 되었다..

 

아내가 말한 현경씨는 .. 그녀의 고등학교 절친으로서 한번 결혼 후 다시 돌싱으로 돌아간 케이스이나.

외모도 미인 측이고. 특히 마음씨가 섬세하고 고운 여자인데..그 남편 되는 사람은 무슨 연유로 저렇게 몸과 마음이 고운 여인네를 차버렸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갈 정도로 꽤 괜찮은 여자인데.. 이 아침 시간에 가는 것이 한 번도 없었기에. 미안하기도 하였기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하고 혼자서 고민하고 있던 차에..이름 모를 번호가 내 폰으로 울린다.

 

"여보세요~?"

"네..여보세요~ 한철민 씨 핸드폰 맞나요?"

"네..그렇데요..제가 한철민입니다만. 누구십니까?"

"아~~ 안녕하세요? 저 현경이에요..미정이 친구 현경이~!!`

"아~~ 현경씨~! 어쩐 일로 전화를 주시고..제번호는 어떻게...?"

"물론 미정이가 알려주었고..어제 밤새셨다면서요? 우리 집으로 오셔서.. 식사하세요~!!"

"네~? 아.. 아닙니다. 아침 일찍부터 아내가 주책을.. 아닙니다. 그냥 제가 알아서 먹을게요.."

"아네요. 미정이가 가끔씩 철민씨 그곳에서 밤샐 때..밥 좀 제공해 달라고 해서..내가 해주겠다고 했어요~!

부담 갖지 마시고..어서 내려오세요~! 저희 집 아시죠? 602호 .."

"아~~ 그래도..어떻게 아침부터 이런 큰 신세를.."

"아~~유..신세는 무신 신세....저도 미정이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고 사는데요."

"아닙니다..현경씨 일 보세요..저는 알아서 먹을게요.."

"아~~유~~ 왜 그러세요~! 자꾸 그러시면 음식 가지고 올라갈 겁니다?"

그것보다는 철민씨가 이리로 오시는 것이 더 낫지요. 국 데워놓고 있을 테니깐..10분 내로 내려오세요~~!"


그렇게..현경이라는 여자와 나는 서로 예상 못 하게 서로 엮이는 그런 관계가 되고..

그녀가 아침 식사 제공이라는 행위를 통해서 우리 두 사람의 관계가 그렇게 깊고 깊은 관계의 도화선으로 작용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떡진 머리를 부랴부랴 감고 나서 덥수룩한 수염도 깔끔하게 면도 후..

그녀가 사는 602호로 가서. 조심스레 초인종을 누른다..


이곳 오피스텔은 반 정도는 오피스로 반 정도는 가정집으로 사는 형태의 건물로서.

주로 젊은 직장인 혹은 싱글족 위주로 구성되어있기에. 그녀가 이곳에 산다는 것을 우연히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알게 되었다.

 

활기찬 초인종 소리가 울리더니..

조심스레 대문이 열리면서 환한 미소로 나를 반겨주는 현경씨..

모두 동일한 구조로 되어있겠지 하고 들어가 본..그녀의 집은 내가 있는 룸과는 또 다른 구조로 되어있었다..


여자가 거주하는 것을 한 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게 단장되어. 그 집안 냄새조차도 향긋하고 기분 좋은 내음으로 꽉 차 있다.


"어서 오세요~! "


환한 모습으로 나를 반겨주는 그녀.

아니..이 여자가 이렇게 아름답고 지적이었나 할 정도로 예전에 보던 모습과는 너무 다른 모습으로

마치 오랫동안 못 만났던 서방님을 반기는듯한 얼굴이다..

그녀의 집안을 보기 전에. 그녀에서 풍기는 지적 아름다움과 모습에서 갑자기 넋이 나가는 모습이다.


"네~? 네~~! 아..네.."


말을 더듬으면서 그녀가 안내하는 식탁으로 간다.

슬쩍 주변을 보니. 작은 침실 하나와..서재로 사용하는 작은방 하나에. 거실과 함께 주방으로 사용되는 거실이 있고.

둘이서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식탁에서 모락모락 김이 나는 찌개와 함께.. 뚜껑이 덮여있는 밥공기가 놓여있다.

그녀가 안내해준 자리에 앉으니.. 부리나케 찌개를 렌지에서 가지고 온다.

뚜껑을 열면서 나를 환한 웃음으로 쳐다보는 그녀를 다시 보니. 나도 모르게 목젖으로 침을 꿀꺽 삼키게 된다.

이런 미인하고 식사를 함께하다니.. 꿈에서조차..이런 여자가 나온 적이 없는데...


둘만의 처음으로 식사하는 역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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