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청춘예찬 에필로그-1년후.그리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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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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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아부지 어떠냐? 쎄끈허냐?"


"....그런말좀 안쓰심 안되요?"


"뭐 어때 임마. 죽이지?"



승민은 한숨을 푹 쉬었다. 자신의 아버지는 간만에 정장을 입고는 화장실 거울에 비춰보며 자기가 봐도 멋있다는 듯한 혼자만의 자뻑에 빠져계시기 때문이었다.



"채윤이 부모님앞에서 그런말 하시면....절대 안되요."


"야! 야! 짜샤! 아부지를 뭘로 보고 임마."


 

승민은 한숨을 그저 푹푹 쉴 뿐이었다.

그랬다.

오늘은 역사적인 '상견례'날이었다. 

물론 승민과 채윤이 당장 결혼을 할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아직 젊었고, 서로 사랑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오늘은 약혼문제로 양가 부모님이 처음 대면을 하는 자리였다. 

승민은 굳이 할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채윤은 완고하게 약혼을 주장했기 때문에 오늘의 자리가 생긴 것이다.



"어서 들어가요. 부모님들 오셨겠어요."



"그래그래."



승민과 아버지가 화장실을 나와 식당의 특실로 들어가자, 점잖게 앉아있는 그의 어머니와 반대편에 앉아있는 채윤과 그녀의 부모님이 보였다.



"아..죄송합니다. 화장실에 다녀오느라."



"안녕하세요. 처음뵙겠습니다."



승민과 그의 아버지의 인사에, 한사장과 그의 부인은 살짝 일어나서 목례를 했다.



'와우...'



승민은 지금 자리의 엄숙함도 잊은채, 채윤의 모습을 보고 입을 쩍 벌렸다.

정장보다는 드레스에 가까울 정도로, 그녀는 너무나 아름다웠고,미래 시부모님을 보러 온 자리라 그런지 더욱더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채윤이 애비되는 사람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승민이 아버지입니다."



승민은 적잖이 놀랐다. 사실 자신의 부모님들은 신경쓴다고 썼지만, 확실히 채윤의 부모님에게서 처럼 고풍이 느껴지지 않았다.

때문에 어느정도 위축되고, 약간은 저쪽에서 깔보지 않을까 하는 위험한 생각도 했던 참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님의 눈에서는 그런것 따윈 보이지 않았다.잘 웃지 않는 한사장도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아버지와 악수를 나누고 있지 않는가.



"채윤이가 왜이렇게 미인인가 했더니...어머님을 닮으셨군요."



"과찬이십니다. 승민군이야 말로 너무 훌륭하게 키우셨어요."



그녀의 어머니 역시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

승민과 채윤이 눈으로 슬쩍슬쩍 대화를 했고, 양가 부모님들 사이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계속될때 즈음, 중국요리 코스가 등장했다.



"아이들 약혼문제...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정중히 묻는 한사장의 말에 입속에 닭요리를 미친듯이 저장하던 승민의 아버지의 동작이 뚝 멈췄고, 그와 동시에 승민과 어머니의 입에서 나즈막한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아 뭐...애들이 좋다면야 시키는게 도리 아니겠습니까?"


 

말을 하느라 한쪽볼에 음식을 저장한듯, 흡사 두꺼비를 연상시키는 외관으로 말을 하는 그의 모습에도, 채윤의 아버지는 사람좋게 웃었다.



"저도 그런 생각입니다. 승민군 정도라면야....저희도 1년간 봐왔으니까요."



"으허허허허! 그렇지요. 저희는 꽤 오래전에 채윤양을 봤었습니다만."



아버지의 돌발발언에 승민의 동작은 뚝 멈춰 버렸고, 채윤의 얼굴이 급격히 창백해졌다.


 


"오래..전이요?"



이번엔 그녀의 어머니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녀가 알기론 자신의 딸은 오늘 승민의 부모님을 처음 보는 자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아무 생각없이, 채윤이 승민에 집에서 잤던 그날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었고 채윤과 승민은 순식간에 외줄타기를 하는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네.예전에 한번봤죠. 애들이 처음부터 진도를 쫙~빼니까는 1년만에 약혼까지 승승장....끄억!!!!!!"



갑자기 사타구니를 움켜잡고 주저앉는 그.  모두 깜짝놀라 그를 바라보았고, 태연한 사람은 승민의 어머니뿐인것으로 보아, 상황은 익히 짐작될 만한 것이었다.



"오호호! 이 사람이 어제 술을 해서...암튼 어디까지 얘기 했었죠??"


 

남성의 중심에 강한 빤치를 날리고 태연하게 웃는 자신의 어머니를 보며, 승민은 새삼 살기를 느껴야 했다.



'에휴...'



입에 거품을 물고 뒤로 넘어간 아버지. 그것을 당혹과 걱정이 섞인 눈으로 보는 채윤의 부모님과 모든 상황이 뭔지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의 채윤. 그리고 채념의 한숨을 푹 쉬는 승민까지, 6인6색의 상견례는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었다.






-


"끄으으응..."


 

고급스러운 호텔.언뜻봐도 스윗트룸이 틀림없어 보이는 객실내부에는 화려한 장식의 침대가 놓여 있었고, 온통 비싸보이는 가구들로 인테리어되어 있었다.

침대에서 잠이 덜깬 음성을 낸 주인공은 눈을 비비며 스탠드에 두었던 손목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다행히 지각은 아닌가 보구만."


그의 몸은 흡사 조각처럼 완벽했고, 얼굴역시 매력적인 호남형이었다. 

누군가에게 뽐내기 위한 거대한 근육이아닌,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몸이었고, 그는 알몸인 채로 몸을 뻗어 담배를 피워 물었다.



"끄아아아~아직 20대인데 이거...쬐금 술먹었다고 아침에 머리가 무겁네..쩝.."



그. 아니, 형준은 새삼 기지개를 쭉 켜보이다가, 옆에 누워있는 또 하나의 전라의 인영을 보고는 만족한듯 웃음을 지었다.

하얀 살결.그리고 그와 대조되는 흑단의 머리결.자고 있는듯 감겨있었던 아름다운 눈이 살짝 떠진다.

잠이 덜깬듯 인상을 살짝 찌푸리는 그녀. 윤지였다.



"벌써 일어나있었어?"


"벌써라니.원래 남자가 여자보다 아침잠이 적은법이라고."



형준이 담배불을 끄자마자,알몸 그대로 윤지가 몸을 틀어 그의 품에 안겨왔다.



"지각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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