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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R야설) 심장이 멎을 것 같은... - 9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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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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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잠에서 깨어났다. 지방에 있는 현장으로 출발하기 위해서였고 나와 함께 잠에서 깨어난 정해는 나를 위해 아침밥을 준비하고 있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찌개의 냄새가 집안 가득 피어났고 나는 고양이 세수를 한 뒤 옷을 입고 방 한편에 앉아 있다. 음식을 준비하는 정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복잡한 생각에 잠긴다.


‘정해야, 절대 나를 배신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지금까지 내가 의심하고 있는 이 상황이 마치 꿈이었으면 좋겠어. 나는 널 정말 사랑하니까.’


어두운 표정으로 정해를 바라보고 있는 나를 확인한 정해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잠을 잘 못 주무셨나? 표정이 왜 그렇게 어두워요?”

“아, 아니야. 그냥.”

“악몽이라도 꾼 모양이네. 우리 오빠 오늘 하루 힘들겠는걸?”

“......”


매사가 힘든 일의 연속이다. 고된 막노동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정해 너만을 생각할 수 있어서였다. 아무리 힘든 일도 너와 함께 살아갈 미래를 생각하면 충분히 버티고 이겨낼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하지만 지금의 나는...


“어서 식사하세요. 이거 드시고 일가야 하니까.”

“응...”


조촐하게 차려진 아침 밥상. 내 벌이가 적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아침은 가볍게 먹어야 한다는 정해의 철학이 담긴 밥상이기도 하다.


“......”

“오빠...”

“응?”

“입맛이 없어요? 밥을 왜 그렇게 드세요?”

“내가 뭘...”


깨작깨작 밥을 먹는 내 모습이 안쓰러웠던지 정해가 말을 건다. 그런 정해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그냥 흘러 넘어가듯 대꾸를 하고 말았다.


“아침에 고된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 이렇게 밥을 먹으면 안 되죠!”

“그랬나? 미. 미안. 아침 정말 맛있네! 정해가 최고야!”


속에도 없는 말을 내뱉었다. 이렇게라도 말을 하지 않으면 사랑하는 나의 정해가 더욱더 신경을 쓸 것 같아서였다.


“이제 슬슬 나가볼까.”

“오늘 하루도 안전 운전하시고 일할 때도 조심히 하세요.”

“그래, 나 다녀올게.”

“응, 그런데... 지방에 혼자... 가세요?”

“수남이와 함께. 아니야, 어서 서둘러 나가 볼게.”

“오빠...”

집을 나서는 내 팔을 잡고 뭔가 할 말이 있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정해. 그런 정해를 가만히 쳐다보며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올 말을 기다린다.


“오늘. 일찍 오실 거죠?”

“노력할게. 무슨 일 있어?”

“그냥. 저 혼자 집에 오래 두지 말아요. 오빠가 보고 싶으니까.”

“훗... 어린 아이처럼... 다녀올게.”

“......”


떠나는 내 모습을 바라보며 정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는 답답하고 미쳐버릴 것 같은데. 서둘러 수남이 집으로 향했고 반지하 수남이 집의 방 불은 아직 켜지지 않은 상태다.


“이 자식. 오늘 일 안 가려고 하나? 지금이 몇 시인데.”


수남이 집 문에 노크를 하며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것 같은 친구를 깨운다.


“야, 어서 일어나. 일 나가야지!”


얼마나 두드렸을까. 수남이는 시체와 같은 얼굴로 문을 열어준다.


“왔. 왔어?”

“뭐야? 왜 그런 얼굴이야? 어디 아파?”

“콜록, 콜록... 감기.”

“약은?”

“없어.”

“미친놈, 오늘 일 어떻게 가려고?”

“자.”

“응?”


내 질문에 짧은 말투로 무언가를 건네는 수남이. 수남이가 건넨 것은 자신의 트럭 차 키였다.


“뭐야?”

“타고 가.”

“넌? 일 못가?”

“미안.”

“일할 사람도 없는데 갑자기 감기가 웬 말이야?”

“몰라.”

“아, 진짜. 너 이러면...”


순간 수남이가 아픈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수남이 몸 뒤로 보이는 방안은 조금 전 방금 깨어난 사람이라기 보기 어려웠다. 이불이 다 치워진 상태에 방 안에 정리가 된 상태. 그렇다면 뭔가 다른 속셈이 있다는 뜻인데. 그 뜻을 알 것만 같았다.


“그. 그래? 알겠어. 그럼 네 차 끌고 나 혼자 다녀올게.”

“응.”

“간다.”

“가.”


수남이 집을 나서며 트럭에 시동을 켠다.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우리 동네 골목을 조심스레 트럭을 몰고 유유히 떠났다. 내 눈은 자동차 백미러에 고정이 된 채 말이다. 한적한 골목에 트럭을 주차하고 주머니를 뒤적인다. 정해를 만나고 나서 담배를 피우지 않고 있었지만, 그 순간만은 담배 생각이 절로 났다.


“아, 담배가 어디 없나? 수남이는 담배를 피우는 녀석이니 차 안에 있을 것 같은데.”


트럭 다시 방을 열어 뒤적이자 몇 가치 피다 남은 담배와 라이터를 발견하고 자연스럽게 입에 문 뒤 불을 댕긴다.


“쓰읍... 후... 이럴려고 감기에 걸렸다는 핑계를 댄 것인가...”


하얀 담배 연기가 내 입에서 나와 동이 트고 있는 하늘로 올라간다. 내 의심이 확실하다는 뜻을 담아 높이 떠오르는 담배 연기를 바라보며 필터 끝까지 담배를 피워 됐다. 담배 한 개비를 모두 피우고 천천히 우리 집 앞으로 걸어간다. 걸어가는 도중 수남이를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5분이면 갈 거리를 10분이 넘는 거리로 돌아가고. 드디어 도착한 우리 집 앞. 아직 수남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1분... 3분... 5분... 시간이 흐른다. 혹시 내가 너무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고민을 하던 도중. 저 멀리 어두운 실루엣이 모습을 보인다. 그건 바로 수남이다.


“똑똑똑...”


우리 집 문에 노크를 하는 수남이. 우리 집 단칸방이 가장 잘 보이는 창가로 다가가 정해의 움직임을 살핀다.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방안에 보이는 정해는 야한 실크 속옷을 입은 채 멍하니 서 있다. 내가 생일 선물로 사준 실크 속옷... 아깝다며 잘 입지 않고 있던 그 속옷. 왜 그걸. 지금 입고 있는 것인지.


“누. 누구세요?”

“접니다.”

“......”


정해가 당황해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모습이다. 열지 말라고. 절대 문을 열지 말라고 마음으로 기도하고 부탁하는 가운데 정해가 움직인다. 안... 안 돼...


“덜컹...”

“......”


우리 집 문을 열어주는 정해. 문이 열리자 수남이의 신발이 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지금 방 안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고 있다. 우리 집도 수남이 집과 마찬가지로 반지하였기에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시야에는 정해의 뒷모습과 문이 열리고 난 후 수남이의 신발만 보일 뿐이다. 정해를 수남이의 얼굴을 확인하고 당황한 듯 자신의 머리만 매만진다.


“오. 오셨어요.”

“하아... 정말... 제가 부탁한 모습이네요.”

“부. 부끄러워요.”

“안으로 들어가도. 될까요?”


수남이가 정해에게 허락을 받는다. 절대 들어오라고 허락해서는 안 된다. 절대... 정해야...!


“......”

“그럼, 들어가겠습니다.”


아까 집에서 보았던 수남이는 초췌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수남이는 말끔한 상태로 손에는 장미꽃 한 송이를 들고 있다.


“이. 이제 어떻게 하실 거죠? 절...”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제수씨.”

“모. 모르겠어요. 지금 이런 행동이 잘하는 것인지도. 전 잘 모르겠다고요.”

“사랑해요!”

“웁!”


기습적인 키스를 날리는 수남이의 입술을 정해는 거부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받아들인다. 더러운 장면을 보고 있으니 내 심장이 폭발할 것 같다. 수남이의 한 손이 정해의 엉덩이를 만지고 또 한 손은 봉긋 솟아오른 가슴을 잡는다. 나의 심장은 이미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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