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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야설) 지하철 스킨쉽 - 2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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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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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반쯤 감겨왔다.

역시 밤샘 작업은 피로감이 최고조로 달아오른다.

한숨도 안 자고 디자인을 감행해야 한다는 건 최악이다.

디자인을 어느 정도 마치고 나면, 애니메이션도 만들어서 끼워 넣어야 하고,

내비게이션도 플래시로 스크립트 짜 넣고 해야 한다.

졸린 눈으로 스크립트를 짜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이상한 명령어를 집어넣기도 했다.


"어휴... 자꾸 딴 명령어를... 내가 미쳤나..."


그도 그럴것이.

아침에 한번, 저녁 먹고 두 번이나 사정을 해버렸으니.


"담배나 한 대 피워야겠다. 커피도"


새벽 1시.

디자인실엔 나 혼자만 덩그러니 작업에 임하고 있었다.

하필이면 오늘따라 팀원들이 다들 약속이네 송년회네 자리를 빠져나가 버렸고,

닥치면 한다는 내 작업 열정이 이런 상황을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물론. 후회막심이다.


커피를 뽑아 담배를 한 대 물었다.


"휴우~~~~"


정신을 차려야 한다.

PT까진 몇 시간 남지 않았다.

작업을 마치고, 오류수정하고, 샤워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멍~~~~

정신을 차릴 요량으로 나에게 자극을 주기로 했다.

이럴 때 좋은 건 역시 성적인 자극이 최고다.

사이트에 접속했다.

이번엔 사진 앨범들을 탐닉한다.


"흐흐. 이쁜것들...."


"아. 맞다."

은경의 사진에 댓글을 달 때, 날이 새면 출근 열차를 함께 타자는 내용이었고,

속옷도 지정해준 게 생각이 났다.


"오늘 밤샘 작업으로 출근 같이 못 하겠네요. PT가 오전에 끝나면 바로 퇴근할 수도 있어요. 편하게 마음 비우고 출근하세요."


요 며칠 사이 몇 번이나 섹스를 했는지..

원기 왕성 하긴 해도 잠이 필요했다.

난 잠이 부족한 디자이너니까...


은경에게 문자를 보내놓고 나니 정신이 좀 돌아왔고,

디자인된 작업물을 열심히 코딩했다. 물론 플래시 작업도 병행이다.


마무리된 시각은 새벽 6시.

한 시간 정도 눈을 붙여도 좋으리라.

핸폰에 알람을 설정해두고...


.

.

.


"이 실장님. PT 준비는 다 되셨어요?"

"웅.. 아웅... 음... "

"이 실장님~~"

"아. 네???"

"언제까지 일하신 거에요?"

"음. 지금 몇 시에요?"

"8시요. 이제 PT 가야 되는데..."

"헉. 나 지금까지 잔 건가... 이런..."


기획실에 근무하는 김인희 대리.

기획실 여직원들은 인물로 뽑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물들이 훤칠하다.

170에 가까운 키와 잘빠진 다리, 오늘처럼 PT를 가야 하는 날이면 뒤태가 아름다운 검정 치마와 힐.


머리도 단정하리만치 묶어 올리고, 화장도 조금은 야한 듯 색조가 묻어난다.

그중에서도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담당하는 김인희 대리는 그중 손꼽히는 인물이다.

단지 흠이라면...

기획력이 좀.....

그래서 내가 같이 일하게 된 거긴 하지만.


그녀와 호흡을 맞춘 건 이번이 3번째.

클라이언트와의 미팅에선 왜 이런 콘셉트의 기획인지.

디자인은 왜 이렇게 나와야 하고,

색감은 이것이 옳은 선택이었다는 설득을 해야만 한다.

모든 상업미술(디자인)은 콘셉트가 생명이기 때문인 것이다.

하지만 김인희 대리...

말재주가 약하다.


서둘러 씻고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프린트를 하고 콘셉트에 관한 PT 준비물들을 USB에 챙겨 넣었다.

몇 번 확인을 한 후, 그녀와 함께 클라이언트와의 미팅 장소에 갔다.


"안녕하십니까. 이번 프로젝트의 디자인을 맞은 이정훈입니다.

"지금부터 기획콘셉트 도출 과정. 디자인콘셉트.

마지막으로 디자인 시안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소요 시간은 30분 정도로 예상됩니다.

시작하겠습니다."


.

.

.


"휴. 어때요?"

"반응 죽이는데요. 수주할 거 같죠?"

"제가 도와드리는 게 없어서 늘 죄송해요."


클라이언트의 질문에 답변이 늘 어눌한 김 대리.

고개를 갸웃거리는 반응을 여실히 보여주는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는 건 여전히 내 몫이었다.


내가 디자이너지 기획자냐고...

대학 다닐 때부터 기획이라면 잔뼈가 굵었고,

회사에서도 신입 기획자들은 오히려 나에게 기획을 배우러 오기도 했다.

사장님이 학교 선배기도 했기 때문에, 내 이력을 속일 수가 없다.

그냥 시키면 가르쳐야 했다.


"아뇨. 디자인이랑 같이 묶어서 설명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제가 설명하는 게 더 빠를 거 같았거든요."


"죄송해요. 늘 신세만 지네요."

"그 사람들이야 콘셉트가 어떻고 저떻고 설명하는 것보단, 디자인이 잘 나와서 수익으로 연결된다는 걸 더 좋아하니까요!"

"에효... 감사합니다~"

"정 그러시면 나중에 술 한잔 사요"

"네네~~ 알아모십죠 이 실장님~~"

"회사로 가시죠?"

"실장님은요?"

"퇴근할까. 어쩔까.. 그러고 있는데"

"보고는 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도 나 시키려고요..."

"뭐. 클라이언트 반응도 알려드림 좋을 거 같고... 같이 가요~~"


클라이언트 앞에선 얼어서일까? 입이 붙어버리지만,

내 앞에선 아양도 떨 줄 아는가 보다.

아직 경력이 오래되지 않아 사람 대하는 법을 잘 모를 뿐이지,

하는 행동은 밉지 않다.

아니 오히려 사랑스럽다.

모델 같은 몸매와 얼굴을 가진 여자가 아양을 떨면 누구라서 싫어하겠는가.

나도 남자니까.. 못 이기는 척 그녀의 팔짱 끼움에 동참했다.


"그래요 그럼.. 대신 술쏘는거 잊지말구. 수주하고 도장찍으면 바로 쏘는겁니다"

"당연하죠!!~~~~~ 가요~ "


긴장이 풀린 걸까. 차를 타고 어떻게 회사로 도착했는지도 기억이 없다.

날 깨우는 김 대리의 손길에 눈을 떴다.


"흠~~~~~~아... 아구.. 나 또 졸았네"

"그러게요. 코까지 고시던데요"

"미안. 내가 김 대리 어깨도 빌린 거야?"

"비싼 어깬데 빌려드렸죠~~히히"

"아이고. 그래도 술은 쏴~~!!!"

"넵~"

"멍.. 하다. 6시까지 일했거든. 죽겠다 진짜.."

"우와. 그동안에 그런 퀄리티 있는 사이트를 디자인하신 거에요?"

"내가 그냥 실장 하는 줄 알았나. 디자인팀 실장이거든~"

"히히히 대박 대박~~"


이런저런 도란거리며 회사로 들어왔다.


"부사장님. 다녀왔습니다."

"아.. 이 실장님. 김 대리님 수고하셨어요."

"네~"

"반응들은 어떻던가요? 만족해하셨는지..."


내 대답보다도 김 대리의 답변이 빠를 줄은 몰랐다.

벙긋거리려던 입술을 살며시 닫아야 했다.


"글쎄.. 이 실장님 시안 보시더니 PT 끝나자 말자~~ 기립박수까지 받았는걸요."

"어머. 이 실장님 수고 많으셨네요."

"수고는요. 일인걸요."

"몇 시까지 작업하신 거에요?"

"꼬박했죠. 아침에 한두 시간 졸았고요"

"휴. 어서 들어가 쉬세요."

"퇴근?"

"그럼요. 나머지는 팀장들에게 인계만 해주시고 들어가서 푹 쉬세요."

"그러겠습니다. 수고했어요. 김 대리"

"이 실장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팀장들에게 인수인계를 마치고, 잠시 자리에 앉았다.

메신저에선 은경이 몇 마디 말을 걸어 놓았다.


은경 : 밤새느라 고생했지. 힘들어서 어떡하니..."

은경 : 아직도 오지 않았어?

은경 : 나한테 연락하려고 너무 애쓰지 말고, 빨리 들어가서 쉬어.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날 위해 자신의 사진도 올려주고, 이렇게 걱정까지 해주고 있는데..

정작 나란 인간은 다른 여자와. 그것도 2번이나 사정을 해버렸으니.


정훈 : 이제 막 회사 들어와서 보고 했어. 늦었지.

은경 : 피곤하지? 얼른 들어가.

정훈 : 그러게. 들어가야지. 나야 뭐 이런 건 일상생활인데.

은경 : 그래도. 걱정되잖아.

정훈 : 고마워. 너밖에 없다.

은경 : 말 더 하지 말고 들어가.

정훈 : 잠깐 얼굴이나 보고 가면 안 될까?

은경 : 지금?

정훈 : 응. 나 일찍 퇴근시켜주려면 지금~

은경 : 그래. 어디서 봐?

정훈 : 알면서~~ 속옷 뭐 입었나 확인해야지~~

은경 : 이런. 다른 거 입었는데..

정훈 : 그럴까 봐 보자는 거야.

은경 : 알았어. 지금 내려갈게

정훈 : 응


컴퓨터를 종료시키고, 퇴근을 서둘렀다.


"다들 수고하고, 내일 봅시다."

"네~~ 수고 많으셨습니다. 낼 봬요."


인사를 마치고 향한 곳은 역시나 우리만의 비밀공간.. 화장실이다.

청소를 잘 해놓는 건물은 화장실에서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잠깐을 기다리니 은경이 나타났다.

황급히 오느라 숨을 조금 헐떡인다.


"들어갈까?"

"응응~~"


다행히도 아무도 없다.

전용칸으로 들어가서 문을 잠근다.

피곤함으로 노곤하고, 몸의 감각도 없지만,

그녀의 속옷을 확인한다는 사실에 흥분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늑대의 본능인가 보다.


"오늘 피곤해서 삽입은 못 할지도 몰라"

"알아."

"보자. 뭐 입었나"


피곤한 날 위해 그녀가 블라우스를 풀어버린다.

그 틈에 난 그녀의 치마를 들춰 올렸다.


"오늘은 좀 노말하지... "

"그러네. 평소엔 이렇게 입었었구나"

"응"


날 만나기 위해 속옷도 신경을 썼던 것이 느껴졌다.

지금 그녀가 입은 건 살색으로만 되어 있는 브라와 팬티 셋.

레이스도, 아무런 무늬도 없다.

살색으로만 되어 있고 약간 보들보들한 실크감촉만 느껴졌다.


"나 때문에 그렇게 입었었구나. 고마워. 사랑스럽다."

"어이구..이제 확인했지?"

"보기야 잘 봤지!"

"뭐가 또 남았다고.. 언넝 집에 가"

"잉?"

"가가가 오늘은 그냥 가. 한번 봐줄게"


확실히 그녀는 오늘 다른 날관 다른 그녀다.

내 등을 톡톡거리면서 밀어 재치는 그녀의 손짓.

눈으로 바라본 그녀의 팬티는 하나도 젖어 있질 않았다.

흥분감과 기대감은 찾아볼 수 없고, 오직 날 집에 보내려는 마음뿐인 것 같다.


"알았어. 오늘은 이만 퇴근해야겠네."

"그래 가서 푹 좀 쉬어"

"그래그래"


떠밀려 퇴근하는 길... 어제는 참 많은 일이 있었구나....

과연 집에서 잠을 잘 수는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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