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유학생 엄마(실화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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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남편을 보며 침대로 들어가야 하나 어째야 하는 어색함이 안방에 흘렀다.

전화기를 손에 든 채 그분께는 오늘 일을 어찌 설명해야 하나 하는 두려움.

지금이 자정이 가까웠는데 그분께 문자를 드리면 그분이 오실 수 있을까.


남편의 섹스를 거부하지 못한 것도 화가 나고 또 섹스가 끝난 후 이렇게 허전한 마음이 들며 그분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자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전화기만 붙들고 망설이다가 문자를 드리지는 못한 채로 남편이 자는 침대 위로 올라가 등을 돌린 채로

가슴을 부여잡고 슬픈 마음으로 잠을 청했다.


아이들이 학교를 간 후 남편은 한국의 치과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주섬주섬 이야기한다.

기공소와의 마찰에 관해 설명하거나 간호사들에 대한 불만. 그리고 광주에 별장에 조경공사를 해야겠다는 이야기들을 하며

나는 묵묵히 듣거나 웃어주거나 하며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 남편은 내게 다가와 치근덕거린다.

나는 점심 준비를 해야 한다며 남편을 피했고 남편은 내게 물어왔다.


"당신은 안 댕기나 봐? 그래도 오랜만인데 점심 먹고 애들도 없는데 한번 할까?"


나는 대낮에 무슨 그런 이야기를 하냐며 투덜댔고 칼국수를 만들고 김치를 썰면서도 소리를 죽여놓은 핸드폰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그분에게 연락도 없이 점심이 지났고 보채는 남편을 밀어내고 덜 마른 이불 빨래를 드라이기에 넣는 등 집안일을 시작했다.

남편은 한두 번 시도하더니만 소파에 가서 길게 누워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그분에게 문자를 드렸다.


"점심 드셨나요?"


한동안 연락도 없으시던 그분, 지난 토요일에 오클랜드로 나를 불러올린 뒤부터 나를 유독 사랑해주시는 것이 느껴졌다.

남편이 소파에 앉아 있는데 왜 이렇게 그분이 그리운지.

남편이 와서 그분을 잘 못 보게 되면. 혹시 그분께서 연락을 또 하지 않으신다면 나는 어째야 하나. 걱정과 그리움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남편이 빨리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마저도 왠지 남편에게는 미안하다.


그분은 연락이 없다.


어차피 그분께는 말씀 안 드리면 되니까.

한국에서 혼자 살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너무 차갑게 굴지 말자는 생각이 들면서 남편이라도 안아줄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물끄러미 소파에 앉아 있는 남편을 보다 슬며시 옆에 가서 앉았다.

남편은 갑자기 반색하며 내 옆에 달라붙자마자 내 가슴에 손을 넣었다.


"대낮에 왜 이래."


나는 싫은 내색으로 대했지만, 젖꼭지를 비틀어지자 고개를 돌리고는 남편의 손에 나를 맡겼다.

남편은 점점 나를 밀어붙이더니 결국 소파에 나를 눕히려고 하길래 나는 일어나 남편의 손을 끌고 안방으로 들어왔다.


지금 시간이 두 시 반. 아이들 픽업은 3시 15분에 나가도 될 듯.

나는 침대에 누워 옷을 벗고 들어오는 남편을 기다리며 아래가 젖어 들었다.

남편은 내 옆으로 들어오자마자 내 옷을 벗겨내고 내 가슴을 빨며 한 손으로는 내 아래를 만지기 시작했다.


"어 당신 왜 이렇게 물이 많이 나왔어?

"

남편은 깜짝 놀라며 나를 보더니


"아 많이 하고 싶었구나! 당신도~~"


흐뭇해하면서 내 몸을 잘 아는 남편은 나를 천천히 흥분시켜나갔다.

눈을 감고 오랜만에 받아보는 남편의 손길에 몸을 맡기며 몸이 뜨거워지고 있었다.

남편은 내 아래에 얼굴을 묻었다. 아 거기가 아닌데.

그러고 보니 남편은 삽입하는 곳에만 혀를 넣고 있었고 나는 그 위를 애무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으나 남편은 그 자리에서 빠져나오지를 못했다.


그랬었구나. 맞아 이랬지. 효은이 아빠는 거기만 했던 거 같다.

나는 다시 눈을 감고 그곳에서부터 나오는 나름의 열기를 찾으려고 집중하던 차에 남편은 내 가슴을 쥐며 올라와 내게 키스를 하며 삽입을 시작했다.


충분히 젖어있는 그곳으로 남편이 들어오고 나는 남편과 키스하며 조금씩 흥분이 높아지고 있었다.

남편은 내게 깊숙이 들어오고 있었는데 나는 깊숙이 들어오는 느낌이 없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조금씩 흥분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어제 느꼈던 그 느낌.

남편은 내게 들어와도 뭔가 아래가 부족하고 허전한 느낌이 지금도 똑같이 찾아오는 이유가 뭘까.

나는 집중하려고 노력하며 아랫도리에 힘을 주어 남편을 죄어 갔지만 점점 내 아래가 말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쯤

남편은 끙끙거리는 소리를 내며 내 안에 사정을 시작했다.

남편의 등을 안은 채로 내 안에서 꿈틀거리며 남편의 등을 잡아당기며 남편의 사정을 도우며 정신이 또렷해졌다.

남편은 내 안에 안긴 채로 너무 좋다고 중얼거렸지만 나는 남편을 얼굴을 보지 못한 채로 내 안에 들어와 있는 남편을 밀어내고는 샤워실로 들어갔다.


샤워기에서 내리는 물을 머리부터 뒤집어쓰며 생각했다.

남편과 이런 섹스를 했었나.

앞으로도 계속 이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남편은 이렇게 끝내도 그분처럼 비슷한 느낌으로 만족하는 걸까.

어쩌나.

아 그분에게 안기고 싶다.

나는 샤워를 마치고 아이들 픽업을 위해 시간을 보니 세시였다.

침대 위에 널브러진 남편을 두고 부엌에서 차를 우려내어 소파에 앉았으나 단아한 차 향기와는 다르게 머릿속은 복잡했다.

 

학교를 향해 운전을 시작하면서 눈물이 흘렀다.

이유도 알 수 없었고 원인도 모르지만, 성우학교에 도착할 때까지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운전해야 했다.

아이들을 모두 태우고 집으로 돌아온 뒤에 나는 저녁까지 남은 약간의 시간을 혼자 지내는 방법으로 와이카토 강변의 카페를 다시 찾았다.

어제 그분과 왔던 그 자리에 차를 세우고 의자를 제치고 음악을 틀자마자 다시 눈물이 흘렀다.

그분과 왔던 이 자리에 지금 나는 혼자 있다는 것이 나를 더 움츠리게 만들고 제쳐진 운전석에서 몸을 반 즈음 창 쪽으로 돌리고는 소리를 내어 울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건지.

왜 이렇게 서러운 기분이 드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 내 감정이 내 마음이 울어야 진정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남편과의 섹스로 그분에게 잘못한 것 같은 마음이 들자 나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고

그렇게 콧물이 흘러 울기가 힘들 정도가 되어서야 차에서 휴지를 꺼내 얼굴을 정리하고

물끄러미 붉은빛으로 거칠게 흐르고 있는 와이카토 강물에 눈을 두었다.

저렇게 세차게 흐르는 강물에 몸을 던지면 어떤 느낌일까.


핸드폰을 꺼내 그분의 전화번호를 찾아 물끄러미 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다시 흐르기 시작하는 눈물은 애써 닦아 내며 그분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이 지나 음성으로 전환되었고 나는 지금 보고 싶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에 두세 번을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는 받지 않으셨다.


천천히 차를 몰아 오거리에 있는 킴스클럽에서 채소 몇 가지를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또 이유도 없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마음이 편해졌다.

장을 봐온 물건들을 부엌에 던져두고 나는 다시 샤워를 시작했다.

수세미로 온몸을 닦아 내고 바다 샴푸로 전신을 씻어내고 아래에 남아 있을 남편의 찌꺼기들을 다 닦아 내야 마음이 더 편해질 것 같아

오랜 시간을 들여 구석구석 정성스레 샤워를 하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얘들아 저녁 먹자"


샤워를 마치고는 저녁 준비는 하지도 않은 채로 아이들을 불러 식탁에 앉히고는 남편과 아이들을 섞어 놓았다.


저녁 내내 그분은 문자도 전화도 없었다.

남편이 온 것 때문에 그분이 화난 것은 아닌지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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