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유학생 엄마(실화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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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씨티 북쪽의 노스쇼어는 한국분들이 많아서 여러 가지로 생활이 편리했다.

한국 슈퍼도 많았고 식당도 많았고 무엇보다 순대국밥을 먹고 싶을 때 마다 사 먹을 수 있었고 떡볶이를 사 먹을 수도 있었다.


포레스트힐에 집을 정할 수 있는 탓에 웨슬렉걸스와 보이스에 아이들이 다니게 된 것은 무엇보다 다행이었고

아이들은 수업이 끝난 후에도 한국 친구들과 쉽사리 어울리며 심심치 않게 지내며 차츰 해밀턴에서 생활도 잊히게 되었다.


가끔 그분이 그리웠지만 오클랜드 오면서 바뀐 집 전화와 보다폰으로 바꾸면서 번호까지 바뀐 핸드폰으로 인해

내가 연락하지 않으면 그분은 내 연락처를 알기가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다.


교회를 다닐까 하고 잠시 생각해 본 적도 있지만 다행히 바로 옆집에 나와 비슷한 또래의 유학생 엄마 지혜 씨와 빠르게 친해졌다.

우리는 가끔 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오클랜드 생활에 관해서 이야기도 나누고 효은이와 같은 웨슬렉걸스에 다니는 딸이 있어 아이들 학교 문제도 상의했다.

유독 커피를 좋아하는 지혜 씨는 몇 개의 카페에서 플렛화이트를 매일 아침 마시는 취미가 있었고 나도 따라다니며 꽤 커피 맛을 몸 안에 간직하게 되었다.


지혜 씨와 친해진 후 첫 텀브레이크는 지혜 씨 가족과 함께 파이히아를 여행 다녀왔고

두 번째 텀 브레이크인 지금은 오클랜드 근처의 피하에 숙소를 일주일간 빌려서 아이들과 함께 바닷가에서 즐겼다.

그리고 피하에서 휴가를 즐기던 어느 날 나는 지혜 씨와 함께 쉘부르라는 노래방에 저녁에 가기로 약속을 한 뒤

아이들을 숙소에서 자유롭게 풀어놓고 둘이 차를 끌고 나와 아이들로부터 해방이 되었다.


쉘부르 여사장님과 안면이 있었던 지혜 씨 덕분에 우리는 금방 친해. 언니 동생 하기로 하고 맘 편하게 노래방안에서 노래도 맘껏 부르고 춤도 추면서

조금씩 취해왔고 지혜 씨와 나는 오늘 피하로 돌아가지 않고 우리 집에서 외박을 하자며 분위기를 띄울 찰나에

아무도 없던 노래방에 손님들이 왔다며 언니가 나갔다.


지혜 씨는 남편이 고등학교 선생님이라서 1년에 2번 한국의 방학마다 뉴질랜드에 온다고 하며 효은 아빠는 치과 때문에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고 하자

안타까운 듯이 나를 보더니 차라리 자주 안 오는 게 낫다고 나를 위로한다.

지혜 씨는 남편이 오면 귀찮게 해서 힘들다면서.


술이 좀 얼큰할 즈음에 노래방 언니가 들어오더니 우리에게 말을 한다.


"얘들아 남자 두 명이 왔는데 너희 같이 마실래? 술도 다 산다네?"


나는 갑자기 얼떨떨해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찰나에 지혜 씨가 너무 신난다며 벌떡 일어나

내 손을 끌어당기며 당장 가자면서 여기 것도 그분들께 계산 같이 넘기면 되겠다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나는 뭐라 판단도 할새 없이 엉겁결에 따라 나가 옆방의 남자 두 명 있는 방으로 들어가 인사만 하고 자리에 앉았다.

나이는 대략 30대 초반인 두 명은 우리를 누나라고 부르며 술을 따라주었고

나는 그중 예쁘장하게 생긴 한 명이 유독 내게 시선을 떼지 않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맥주를 한두 잔씩 비워내곤 했다.


그가 내게 시선을 떼지 않는 것을 모두가 눈치챌 어느 즈음에 지혜 씨가 자리를 바꿔 앉으며 내 옆에 그를 앉도록 유도했고

지혜 씨는 다른 사람의 옆으로 가며 우린 즉석에서 마치 커플끼리 온 듯한 분위기로 전환되었다.


그는 건설회사에 다니는 프로젝트매니저라고 자기를 소개하였고 내게 술을 자꾸 권하며 나에 관해 묻기 시작했다.

나는 몇 가지만 빼고 숨김없이 그에게 대답했고 그는 어린 나이지만 딸이 셋이 있는 유부남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노래도 무척 잘했다. 노래만 듣고 있자니 노래를 부르던 중간에 그가 나를 불러 같이 노래하길 원했고

나도 그와 보조를 맞추어 같이 불어주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한쪽 팔로 서로를 안게 되는 모양을 취했고

그는 노래가 끝나자 잔잔한 곡을 틀고는 블루스를 추며 나를 안았다.


"누나 정말 예뻐요..."


큰 움직임 없이 음악에 맞추어 스텝만 밟으며 내 귀에 대고 속삭이는 말은 진심인지 아닌지와 상관없이 기분을 들뜨게 했고

그는 조금씩 더 내게 몸 붙여가며 자기 몸이 내게 느껴지도록 했다.

나는 정말 오랜만에 남자의 향기에 취하는 것 같은 마음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지혜 씨도 다른 사람 목을 두 손으로 감싸 안고 가끔 나와 눈을 마주치며 부끄러운 눈빛을 건네왔지만

지혜 씨의 엉덩이에 놓은 남자의 두 손이 아래위로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 눈에 뜨였다.


열기를 잠시 가라앉히고 다시 좌석에 앉은 우리는 술을 몇 잔씩 더하고 있을 때 지혜 씨가 술이 좀 취했는지

신난 음악을 틀고는 나가서 멋진 춤을 열심히 추기 시작했고

내 옆의 그는 조용히 옆에 앉아 한 손으로 내 어깨를 감아 자기 쪽으로 당기고 내 이마에 입술을 댄다.


그리고는 오늘 자기한테 시간 좀 줄 수 있냐고 물었고 나는 그의 달콤한 말과 몸짓에 크게 거부 안 하고 그냥 미소로 화답만 했다.

조금 부담스러운 접근과 과한 접촉이 없지 않았으나 어린 나이이고 익살스럽고 다정다감하고

애교 있는 모습이 오히려 호감이 갈 정도여서 편하게 분위기를 즐기려고 마음먹었다.


시간이 지나 집에 가려고 할 때 그는 내게 본인의 차로 데려다준다고 하길래 지혜 씨와 같이 갈 거라 하니 지혜 씨는 이미 다른 차로 가기로 했다고 한다.

나는 가지고 온 지혜 씨 차는 어차피 끌고 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일단 흔쾌히 응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BMW 흰색 승용차는 시트가 편안했고 약간의 술기운과 함께 들려오는 잔잔한 음악은 어느새 내리는 옆은 가랑비가

늦은 불빛에 반짝거리는 모습을 가슴속으로 스며들게 하고 있었다.


운전하면서 그는 내 손을 잡았고 난 창밖에 시선을 둔 채 불빛과 가랑비에 취해 있을 때쯤

그는 포레스트힐 프라이머리 스쿨 근처에 차를 세우고는 내 시선을 원했다.


그를 보자 그는 천천히 내 입술로 그의 입술을 덮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시트를 뒤로 눕혀

나는 아득한 느낌으로 정말 오랜만에 몸 안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욕심들로 다리가 조금씩 벌어졌고

그는 내 위로 올라와 윗옷을 올려 내 가슴을 물었다.


집으로 데리고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쯤 그가 내 바지와 속옷을 한꺼번에 내렸고 나는 좁은 차 안에서 그를 도와야 했다.

나와 함께 그도 바지를 내리는 소리를 눈감은 채로 느끼며 그를 받아들일 생각에 아래가 젖어 들었다.


그는 내 안에 그를 넣기 전에 다시 내 가슴과 귀를 찾았고 나는 점점 달아오르는 탓에 신음을 감추며 내 아래를 벌리며 그가 들어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술이 많이 취해서 괜찮은 거라고,

진짜 오랜만이니까 괜찮은 거라고.

나를 위로 할 때쯤 그가 내 아래에 들어왔고

나는 그의 허리를 당기며 내 아래를 위로 들어 올리며 그를 반겼다.


그러나...


그는 몇 번의 움직임이 시작되자마자 사정을 시작해 버렸다.

나는 너무 당황스러워 그를 바라봤는데 그는 나를 보며 좋았냐며 묻는다.


따귀를 때리고 싶었지만 아무 말 않고 휴지로 뒤처리를 한 후 옷매무새를 정리한 뒤에 그대로 문을 열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을 향해 걸었다.


그분을 못 본 지 거의 1년.

오늘 특히 그분이 그리웠다.

가랑비처럼 눈물이 고이며 이럴 바에야 그분께 연락을 하는 것이 맞는 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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