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내 아내 몰래 한 사랑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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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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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서 사업하는 친구가 출장을 와서 오랜만에 친구 몇 명이 강남구청 앞에서 저녁 겸 술 한잔을 했다.

눈보라가 몹시 치는 추운 날이라서 마신 술이 오히려 몸을 더 떨리게 만들어

가까운 곳에서 2차를 하면 좋겠다고 바로 옆 단골 카페로 갔다.


주인은 예전에 선생을 했다는 예쁘고 날씬한 돌싱이었다.

그동안 한 번도 작업을 걸지 않고 점잖게 다녀 나의 이미지는 최상이었다.

유난히 나한테 잘해주며 살갑게 대했지만 내 스타일이 아니라 더욱 점잖게 대했다.


"여기 양주하고 안주. 아 그래 맥주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니까 폭탄주 한잔하자."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한잔하니 추웠던 몸이 풀리며 실내를 둘러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저쪽 자리에 여자 두 명이 술을 마시며 담소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모. 저 사람들 단골이야?"

"어이구 보는 눈은 있어서. 쟤들 내 제자예요. 내가 영어 선생 할 때 속 많이 썩이더니 오늘 눈 온다고 놀러 왔네요."

"뭐 하는 친구들이야?"

"방송국에서 일하다 밤낮이 바뀌는 생활이 힘들다고 쉬는 중이에요. 합석시켜드려요?"

"합석은 무슨 합석. 이모 제자라며 그러면 우리 딸뻘이네 뭐. 안 돼요."

"불러올 테니 그냥 말벗이나 하세요."

"호의를 베푸시는데 자꾸 거절하면 실례일까?"


못 이기는 척 승낙을 한다.

키가 큰 애와 작은 애가 같이 왔다.

한 여자애는 아무리 봐도 174~5 정도, 다른 애는 165~6 정도 돼 보였다.

큰애는 서글서글해 보이고 작은애는 몸이 땡땡한 게 당차 보였다.


`어느 애를 꼬셔볼까…. 이왕이면 멋있게 보여야지. 쟤들 중 하나만 나한테 걸려도 이 나이에 과분하다….`


그러면서도 50이 넘은 나이에 이 친구와 같이 몸을 섞고 지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떡 줄 놈은 생각도 하지 않는데 혼자 먼저 김치국 마시는 격이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기 이분은 우리 집 자주 오시는 이 사장님이고, 이분은 브라질에서 오신 친구분이야. 그냥 편안하게 한잔 마셔."

"어서 와요 반갑습니다. 나는 이 수종이라 하는데 자기는 집에서 뭐라고 불러요?"

"저는 집에서 큰딸이라고 불러요."

"나도 딸만 둘인데 …반가워요."


"혹시 집에서 미영이라고 부르지 않나요?"

"이 아저씨 진짜 웃긴다. 그럼 제가 이름을 가르쳐줄 거 같아요?"

"부르라고 있는 이름 왜 안 가르쳐줘? 이름은 자꾸 불러줘야 복이 들어오는 거예요."


"호호호. 그냥 알려 드릴게요. 민서예요. 윤민서."

"이쁜 이름이라 안 가르쳐주려고 했구먼. 복이 왕창 들어올 이름이네."

"복 좀 왕창 주실래요?"

"어이구 이 사람아. 오늘 나 만난 게 큰 복일세.ㅎㅎㅎ"


이것저것 얘기를 하니까 너무 재미있다고 깔깔대고 웃었다.

신이 나서 더욱더 이야깃거리를 만드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웃고 떠들며 제법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었다.

이 친구들을 떠보기 위해 낚싯밥을 던져본다.


"자기네들 여행 좋아해? 이번 주에 우리 대천 갈 건데 같이 가자. 콘도에 방이 여러 개 있으니까 잠자리 걱정 말고."

"피~~그걸 어떻게 믿어."


작은 여자애 윤진이가 튕기듯 받아친다.

윤진이는 뭐하나 했더니 강남에서 유명한 뷰티숍을 하는 엄마를 시간 날 때마다 돕는다고 했다.

어쩐지 패션이나 화장이 세련되게 보이더니.


내 말에 유난히 재미있다고 웃어주며 박자를 맞춰주던 민서가


"야. 난 이 아저씨 믿음이 간다. 가보자."


싱긋이 웃으며 날 쳐다본다.


"얘 이래 봬도 내가 방송국에서 사람 잘 보는 거로 이름났다. 몰랐니?"

"나도 그 얘기는 들었어.ㅎㅎㅎ"

"그래. 민서야 같이 가면 재미있을 거야. 방송일 쉴 때 가보지 언제 가보겠어? 회 실컷 먹고 갈매기가 끼룩거리는 눈 쌓인 해변 너무 좋지 않냐?"


얼떨결에 우리는 그 주말에 여행을 같이 가기로 약속을 했다.

너무 쉽게 어린 친구들과 같이 여행을 떠날 약속을 하자 마음이 설렌다.

여행을 떠날 주말까지 이 친구들 마음이 변하지 않기를 바랐다.


회사에서 골치 아픈 일이 있어도 이 애들과 놀러 갈 생각을 하면 즐거웠다.


"민서야 잘 지내? 오늘 저녁 사줄까?"

"네. 회사를 쉬니까 심심했는데 신난다. 어디로 갈까요?"

"명동 신정 알지? 거기서 7시에 보자. 민서 이름으로 예약해 놓을게."


대천 가는 약속을 확실하게 하려고 민서를 만나기로 했다.


"민서야. 이상하게 몇 년 만난 사이같이 친근하다. 너도 그러니?"

"저도 그래요. 왜 그런지 모르겠네."

"그러게. 이게 인연이라는 건가 보다. 기분 좋네. 한잔하자. 짠."


`오늘은 고이 보내자. 대천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민서 만나니 기분이 좋네. 내가 집까지 데려다줄까?"

"그러면 너무 고맙지요. 야 기분 짱이다."


잠실 민서네 집까지 데려다주고 쿨하게 쎄이 굳바이를 한다.


"민서 잘자. 그리고 내 꿈 꿔. 대천 약속 잊지 말고."


잊었다 생각난 것 처럼 불쑥 대천 약속 얘기를 꺼내고 확답을 받아낸다.


"친구야. 내일 대천 가는 날이다. 마누라한테 잘 얘기했냐?"

"응 걱정하지 마. 너나 잘 단속해라."


그렇지. 민서에게 전화를 해봐야지. 마음이 바뀌었으면 망신이다.


"민서니? 내일 대천 갈 거 준비 다 했니?"

"하루 자는데 준비할 게 뭐 있어요?"

"겨울 바다 추우니 두툼한 파카하고 따뜻한 부츠는 꼭 신고 가야 해."

"걱정하지 마셔요. 그 정도 준비는 기본이지. ㅋㅋㅋ"

"민서야. 네 목소리를 들으니 피곤이 싹 풀린다."

"어 정말? 아저씨 고마워요."

"내일 아침에 아파트로 갈게. 참 윤진이는 어떻게 하기로 했어?"

"오늘 우리 집에서 같이 잘 거예요."


정말 이 아이들하고 떠나는구나 실감이 났다.

밤에 방을 따로 쓸까.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커플이 같이 잘 수 있을까. 이런저런 궁리를 해본다.

미리 작전 짠다고 그대로 되나? 가서 분위기에 따라 대처하자.


친구 철진이와 같이 민서와 윤진이를 데리러 민서네 아파트로 갔다.


"민서? 나 아파트 입구에 왔다."

"아저씨? 조금만 기다리세요. 바로 내려갈게요."


스포츠룩으로 예쁘게 차려입은 애들이 방긋 웃으며 차에 탄다.


"와우 이렇게 예쁜지 몰랐다. 정말 이쁘네."

"치~~ 우리 워낙 이뻤어요."

"고속도로 첫 번째 휴게소에서 민서는 앞자리. 윤진이는 뒷자리로 바꾸는 거다. 알았지?"

"그럼 나 아저씨 애인하는 거야?"

"물론이지. 이제 알았냐? 나 벌써 너 좋아했는데 몰랐어?. 섭섭하당.ㅋㅋ"


오늘따라 서해안 고속도로가 뻥 뚫린다.


"너희들 아침 못 먹었지?"

"물어본 내가 잘못이다. 겨우 세수하고 나온 애들한테. ㅋㅋ 그치?"

"행담도 휴게소에서 뭣 좀 먹고 가자."


나는 혼자 신이 나서 대답도 듣지 않고 떠든다.


"뭐 먹을래?"

"군밤, 오징어, 커피."

"화장실 다녀와라. 우리가 사서 차에 갖고 갈게."


휴게소에서 대천으로 가면서 민서는 나에게 오징어를 찢어 주기도 하고 커피를 마시다 나를 주면서 눈을 찡끗하기도 했다.


`얘가 아주 나를 죽이는구나.`


"민서야. 나 너를 좋아하는 데 너도 나 좋니?"


콧소리 웃음을 잘 웃는 민서가


"흥흥흥 나도 좋아요. 아저씨가 솔직해서."


오늘 밤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민서 같이 예쁜이를 만나게 된 게 꿈만 같다."


작업성 멘트를 날려본다.


"나도 처음부터 아저씨가 좋았어."


이런 유치한 말들을 거부감 없이 서로 받아들이니 남녀관계는 참 오묘하다.

뒷자리 애들은 닭살, 소름 끼친다고 난리다.


"아니꼬우면 너네도 그렇게 하면 되잖아. 그치? 민서야?"

"흥흥흥. 맞아 맞아. 자기네도 그러면 되지."


콧소리를 내며 민서가 맞장구를 친다.


"우리 민서 정말 이쁘다. 뽀뽀."

"운전이나 잘하세요. 아저씨. 욕심내지 마시고."


그러면서도 군밤을 까 반쪽 먹고 반쪽은 날 준다.

그것도 한입 먹고 남은 걸 날 주는 거다.


`응. 이건 뭐야? 간접키스?`


맛있게 먹으며


"민서 입술이 맛있나? 웬 밤이 이렇게 맛있냐?"

"내 입술이 약입니다. 보약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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