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서희의 신혼 - 시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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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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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 준비가 끝나고 그이와 나는 아침을 먹고 있었다.


`와,,맛있다..특히 이국,,,음,,,좋아,,,`

`맛있어요?`

`응,.,쩝쩝,,근데,,누나,,,아침에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아닌데요,,,왜요?`

`아니,,,너무 많이 차리는 거 같아서,,,나야 좋은데,,누나 힘들잖아.`

`후후,,전 괜찮아요...`

`그래도 누나,,,좀 줄여..아까워서가 아니라 누나가 힘들까 봐 그래.`

`네,,그럴께요...근데요...`

`응...`

`우리 밥 먹을 때도 이렇게 다 벗고 있어야 하는 거예요?`

 

그이는 아무 말 없이 밥을 먹고 있었다....

펜션에 이사를 오고 비수기인지 손님은 거의 없었다. 워낙 외진 곳이기도 하고 펜션 영업에 그이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은 듯했다.

그나마 주말에 손님들이 몇 팀 있는 거 외에는 없었다.

그리고 그이가 나에게 생일선물이라며 준 펜션에 딸린 카페,,,Wstern Peasure...

이름에 대해 어떤 의미인지 검색해보니 미국의 무슨 호텔형 목장을 딴 것이라고 생각해서 지은 줄 알았다.

우리그이의 작명센스가 좋구나...진짜 무슨 동물이라도 몇 마리 사다가 키우며 운영할까...

그런데,,아니었다. 단순히 내 이름을 가지고 그냥 지어버린 이름이었다.......

그이는 어찌 보면 명석한 사람 같다가도 이럴 때 보면 진짜 단순한 바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보,,근데,,펜션이 이렇게 장사가 안되니 걱정이에요.`

`그래? 뭐,,나 펜션 장사하려고 이거 인수한 거는 아닌데,.,,`

`그치만,,,`

`에헤이..뭐 어떻게 되겠지,,안되면 나 여기에서 일당으로 뛰면 되는 거고...농사일도 많은 거 같은데,,`

`후후,,당신은 걱정이 없어서 좋네요.`

`그리고 오늘 서울 좀 다녀와야 하니까 준비해.`

`네? 왜요?`

`왜긴,,병원도 가보고 당신도 정리할 거 좀 있잖아,,전에 살던 집,,,`

`아,,그쵸,,,,`

`그리고 나랑 어디 가볼 곳도 있으니까...그렇게 알아.`

`어디요?`

`가보면 알아..말로 설명하자면 복잡해..`

 

우린 식사를 마치고 간단하게 씻은 뒤 옷을 입었다. 전에 입었던 옷은 전부 버리다시피 했고 그이가 나에게 사준 옷들뿐이었다.

결혼 이후 그이는 나를 데리고 백화점에 가서 옷이랑 화장품을 많이 사주었고 심지어 향수까지 사주었다.

난 돈을 많이 써서 걱정했지만 그이는 신경 쓰지 말라고 하며 전부 사주었다.

난 긴치마의 원피스를 입고는 머리를 단정히 묶고는 아주 얌전해 보이게 화장을 하였다..


`와,,누난 진짜 이렇게 얌전하게 입는 게 제일 예뻐.`

`후후,,, 그래봐야 아줌마잖아요.`

`아줌마지..예쁜 아줌마.,..`


예쁜 아줌마,,,그이가 언젠가 나에게 해줬던 말,,,그말에 어찌나 설레였던지.,...

 

`저기,,내 통장에 있는 그 돈요…. 4억 5천.,,,`

`응? 그거 왜?`

`당신이 그 돈 가져가요. 어차피 당신이 가져온 거라 내가 가지고 있기가 좀 그래요.`

`누나.,,,그럼 그거 가지고 있다가 희문이 주면 되잖아.`

`그래도 우리 수입도 없는데.,,, 그걸 가지고 뭐라도 다시 하면 안 돼요? 펜션이랑 카페는 제가 어떻게 해볼게요.`

`누나,,수입이 걱정이구나?`

`네,,사실.,..`

`음,,그래,,하긴,,,,`

`이제 우리 그냥 연애가 아니라 부부잖아요. 그니까.,,어머 미안해요,,나 바가지 긁는 거 같죠?`

`키키,,,,그렇긴 한데..키키..이럴 때 진짜 실감이 나더라고,,,누나가 내 아내인 거,,,`

`아휴,,웃기는,,참,,,`

 

우린 옷을 다 입고는 이제는 우리 집이 된 펜션을 나와 카페로 갔다. 가기 전 항상 카페에 준비하는 게 있었다.

카페,,,여기도 역시 손님이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손님이 있긴 하다.

그러나 외진 곳에 농가들만 있고 외부 사람들이 많이 안 오다 보니 주 고객은 동네 사람들이다.

문제는 이분들이 카페의 원두커피보다는 커피믹스에 입맛이 길들어 있다 보니 여기 와서는 커피믹스만 찾는 거였다.

그래도 동네 사람들이다 보니 처음에는 몇 분들께 타드렸는데 그렇게 타드리다 보니 돈을 받기도 뭐해서 공짜로 드리게 되었다.

그 때문에 동네 사람들은 카페에 와서 커피믹스를 얻어먹고 가는 일이 빈번했고 그분들이 주 방문객이 된 것이다.

그래도 공짜가 아닌 것이 카페에 와서는 그냥 커피만 먹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간혹 집에서 기른 채소도 가져다 오고 생선이나 해산물도 놓고 갔다.

그이와 둘이 살다 보니 그렇게만 받아도 먹는 데에는 지장이 없을 정도였다. 결국 그게 수입이라면 수입이 된 것이다.


한번은 그이랑 시내에 볼일이 있어 외출하면서 카페 문을 닫고 나갔더니

동네 사람들이 와서는 나가면 나간다고 말이라도 해줘야 한다며 원성 아닌 원성을 들어야 했다.

그이는 동네 사람들의 말을 듣고는 나갈 때 문을 닫는 것은 어쩔 수 없으니 

그러면 밖의 야장에 생수, 커피포트, 커피믹스, 종이컵 등을 두고 다니기 시작하였고

동네 사람들은 그때부터 알아서 와서 타 먹고 가곤 했다.

지금 그이와 난 그런 것들을 놓고 가는 것이다. 이젠 카페는 동네 사람들의 모임이나 휴식 장소가 돼버린 것이다.

 

`이 정도 놔두면 되겠지? 뭐, 모자라면 할 수 없는 거고...`

`풉,,,웃겨요,,,`

`왜?`

`여기가 이제 동네 사랑방 된 거 같아요..`

`뭐 할 수 없지,,그래도 이 비수기가 지나면,,,`

`정말 그렇게 되었음 좋겠네요.`

`그래도 누나가 카페 나가서 바다 바라보며 맘껏 차 마시는 거 할 수 있어서 좋아.`

`하긴요,,장사는 안돼도 그런 즐거움은 있네요..`


동네에서는 나를 다방의 이쁜 아줌마라고 불렀다.

한번은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데 어디 멀리서 일하다가 온 동네 어른 한 분의 아들이 매일 카페에 출근한 적이 있었다.

그이는 마침 동네에서 일당 받고 일한다고 신나서 나간 상태였다.

 

`저기,,,많이 예쁘시고 처음 해 보이십니다..`

`어머,,호호 그래요? 감사합니다.`

`혹시 여기 몇 시에 끝나세요?`

`그건 왜요?`

`그냥,,,혹시 시간되시면 식사라도...,`

`아,,,5시에 문은 닫는데,,, 남편 오면 저녁 차려야 해서요,,,`

`아,,,,,,결혼하셨구나,,,,,,,`

`네,,,`


그때 그이가 일을 마치고 와서는 오늘 돈을 현찰로 받았고 더 받았다며 돈을 전부 내 손에 쥐여주었다.


`누나,,,오늘 나 열심히 했다고 2만 원 더 주더라..키키...근데,,이분은 누구야?`

`아,,,,전 저기,,, 길 건너 집 할머니 아들입니다.`

`아,,,네,,, 우리 집 커피 어때요?`

`네....괜찮네요,,,험험,,,`

 

그러고는 다시는 오지 않았다.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그이와 비슷한 연배인데 최근 이혼하고 외롭게 살다가 날 보고 반해 자주 카페에 왔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 사람도 나중에 그이의 존재에 대해 동네 사람들로부터 듣게 되고는 실망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래도 사람이 어딘가에서 무슨 사업인가 한다고 하는데 그이도 예전에 뭘 했었는지는 모르지만, 다시 사업을 했음 했다.


`누나,,,오늘 후배 놈 회사로 갈거야.`

`네? 거긴 왜요? 그리고 날 데리고 굳이 가는 이유가,,,,`

`말하자면 복잡한데 매월 이맘때쯤 가야하고 가서 몇 가지 확인만 하면 되거든 이제부터 그걸 누나랑 같이 할 거야.`

`네,,,,뭔데요?`

`회계자료는 볼 줄 알지?`

`네,,,어느 정도는요. 일을 해봤으니까요.`


뭐지? 아직도 이 남자에 대해 모르는 게 더 많은 거 같았다. 우리는 우선 병원으로 가서 내 상태를 살펴보았다.

 

`남편분,,아직도 부인이 악몽에 시달리시나요?`

`네,,,그래도 이젠 어쩌다가 한 번씩 그래요.`

`그렇군요. 약은 잘 드시죠?`

`네,,`

`그럼 악몽에서 깨면 부인께 어떻게 하시나요?`

`할 거 없어요. 그냥 다독여 줍니다.`

`그래요. 그렇게 하는 겁니다. 계속 부인을 안심시켜드리고 하면 이제 금방 좋아지실 겁니다.`

`부인은 전보다 어때요?`

`많이 편해졌어요. 불안한 마음도 덜하고요.`


그렇게 병원을 나오고 우린 내가 살던 곳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이런저런 절차를 끝내자 내 통장에 약 2000만 원 정도가 입금될 것이라고 했다.

 

`사모님 그럼 다 끝났으니까 이제 가시면 됩니다.`

`저기 그 집에 사람들이 들어와서 사나요?`

`아,,그게, 예정보다 이사가 연기되어 아직은요...왜요?`

`괜찮다면 마지막으로 한번 보고 싶어서요.`


이 말에 부동산과 법무사 측 관계자는 생각을 하더니 수락을 했고 그이와 난 그 집으로 갔다.

집안을 보니 텅 비어 있었고 뭔가 썰렁해 보였다. 난 그것을 보고 생각에 잠겨있었다,


`누나,,, 이곳에서도 내가 누나랑,,,`

`어머,,,아직도 그걸 기억해요?`

`그럼,,그걸 어떻게 잊어,,특히 인삼..키키,,`

`아,,창피해,,어쩜 색골,,,`

 

내가 보지에 인삼을 끼워서 먹여줬던.. 그가 그렇게 간절히 원해서 해줬던 음란하고 약간은 변태적인 그 행위를 기억하는 거 같았다.

아, 내 남편은 뼛속까지 변태이자 색골이다.

집을 보며 죽은 이석주가 생각이 났지만 이내 그 생각을 떨치고는 그이와 밖을 나섰다.

그런데,,,가만히 생각해보니 그이는 나랑 다니면서 한시도 날 손에서 놓지 않고 있었다.


`진규씨. 왜 나한테서 손을 안 떼고 그렇게 꼭 붙들고 있어요?`

`응,,의사 선생님은 아니라고 했지만 나 분리불안이 맞는 거 같아, 누날 안 잡고 있으면 나 불안해.`

`풉,,,아이 진짜....`


우린 그렇게 손을 잡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고 그이는 기왕에 나온 거니 맛있는 거 먹자며 횟집으로 갔다.

횟집,,,후후,,,

그러고 보니 그이와 했던 것들이 연상이 되는 곳만 다니는 게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규 씨,,우리 많은 일이 있었네요...

횟집에서 식사 후 그이의 후배가 운영한다는 회사로 이동하였다.

이동을 하는 도중에 나는 그이에게 모진 말을 했던 카페의 간판을 보고는 약간 마음이 우울해졌다.

그이는 상관이 없다고는 했지만 내 마음속에는 아직도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서글퍼지는 것이 사실이니까.,.,

그때 내가 왜 그랬는지,,,

그 이후 분홍색의 옷은 절대로 입지 않는다. 그이에게 모진 말을 했던 그 생각이 나니까......


`형..오랜만이네요. 결혼 소식을 들었는데 못 가봐서 미안해요.

`괜찮다 임마.`

`옆에 계신 분이 형수님?`

`응,,,우리 와이프`


그이의 후배와 인사를 나누고는 차를 한 잔씩 마시며 이야기했다.

 

`형 형수님이 상당한 미인이시네. 형수님 오빠가 잘해줘요?`

 

오빠? 아,,,,그이의 후배라는 사람은 내가 그이보다 나이가 어린 줄 알고 있었던 거였다.

난 약간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참으며 그이를 바라보았다. 후후,,,나보다 어린 그이가 나보다 오빠로 보이다니,.,


`야,,,그게,,`

`아,,네 아주 잘해줘서 좋아요. 오.빠.가.요.훗`


내 말에 그이는 나를 잠시 황당하다는 듯 쳐다보고는 말을 잃었다.


`그쵸? 형이 원래 사람이 좋아요.`

`하아,,,참내,,,이거...`

`맞아요. 우리 오.빠.가 정말 좋은 사람인 거 같아요.`


그이는 더 이상 못 듣겠다는 듯 화제를 전환했다.

후후,,,,오빠라니,,,내가 정말 동안인 게 맞는 건가?


`그래서 이번 달의 영업이익은 이 정도인 거고....근데 영업관리비 부분이 좀 많이 나와서 수익이 준거 같은데,,,

매출 총이익은 오히려 약간은 늘었는데.,.무슨 일 있었어?`


`형..사실 사업확장을 좀 하려고 직원을 증원했어요. 곧 매출이 오르면 다 보정될 부분이에요.`

 

그이와 후배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금 후배의 회사경영에 대해 그이가 관여하는 듯했다.

이럴 때 보면 똑똑해 보이는데..평소에는 어쩜...,,,,

어느 정도 얘기를 들어보니 수익 부분과 그것에 대한 배분에 대해 얘기인듯했다.


`그래서 이번에 내 지분을 우리 마누라 쪽으로 나누어서 정리하려고 하거든.`

`네 형,,저번에 얘기했던 거군요.서류 주시면 만들어 놓을게요. 그럼 형수님도 우리 회사의 주주가 되시는 거네요.`

`네? 그게 무슨? 얘기 들은 거 없었는데,,,,`


그이는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없었고 그냥 어느 날 나에 대한 몇 가지 서류만 달라고 하여 발급해서 준 것은 있었다.

이게 그거였나 본데,,, 근데 왜 나를,,,,


후배와 저녁을 먹고 헤어지고 나니 밤이 되었다.

 

`진규 씨,,,, 그 회사는 뭐고 왜 나를 그 회사 주주로 놓은 거예요?`


그이는 후배 회사에서 기존에 그이가 했던 사업을 인수하며 지분을 주었고

그 지분에 따라 이익금의 일정부분을 그이에게 지급하고 더 남으면 연말에 다시 정산해서 주기로 했다는 거였다.

그러니까 그이는 매월 급여라 할 수 있는 부분을 받는데 그에 대한 이익을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하였고

지분을 나에게 넘긴 것은 그냥 그러고 싶어서였다는 거였다.


`당신은 왜..나한테 뭐든 다 주려고만 하는 거예요?`

`그냥,,,,`

 

미안하고 고마운 사람, 이런 거 안 줘도 돼요...이미 많이 주기도 했지만, 굳이 이런 거 없어도 난 당신 거예요..

근데,,,그래서 펜션이나 카페가 영업이 안 돼도 저리 여유가 있었던 거였나?


`누나,,우리 오랜만에 추억의 장소로 가자,,`

`추억의 장소요? 어딜?`


그이가 데려간 곳은 그이와 내가 처음으로 키스한 곳이었다. 그날 나를 좋아한다며 반했다며 나에게 반강제로 키스한 그곳,,,

당시에 나도 그이에게 반했지만 다른 사람의 아내였기에 조금은 두렵고 그러면서도 설레임을 갖고 뜨겁게 키스를 하던 그곳이다.

그곳은 여전히 풍경이 좋았고 특히 야경이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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