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남자들의 상상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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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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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권은 그때까지도 망설이고 있었다.

모처럼 여유로운 토요일인데 아내를 집에 두고 혼자서 떠나기가 미안했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 넘쳐나는 호기심을 억제하지 못하고 길을 나설 거라는 것을 어느 정도는 감지하고 있었다.

그것은 마음이 이미 그쪽으로 기울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영권이 초대장을 받은 것은 며칠 전의 일이었다.

다행히 영권이 운영하는 팬시점으로 배달되었기 때문에 아내를 속이는 것은 쉬웠다.

토요일에 모임이 있어서 늦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아내인 선화는 그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결혼 후에 한눈파는 일도 없이 성실하게 살아온 남편의 말을 의심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벤트를 만들어 두자 이상하게도 생활이 반 옥타브쯤 올라가서 활기를 찾는 것 같았다.

그런 원인 중의 하나는 그 초대장에 있었다.

보내는 사람의 주소도 이름도 적히지 않은 채 달랑 영문으로 "INVITATION"이라고 쓰여 있는 봉투.

영권은 처음에 아무 내용도 없는 빈 봉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분명히 초대를 위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날짜는 10월 9일 토요일이었고 시간은 없었다.

장소는 충남 아산의 오서산에 있는 "대복산장"이었다.

실제로 그런 산장이 있기는 한가.

차로 이동하면 두 시간 반에서 세 시간쯤 될 거리였다.

그리고 더는 없었다. 그래서 더 자극적이었다. 이런 허술한 초대장을 보낸 사람이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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