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야설사이트) 초록마을 - 58 부

작성자 정보

  • 밍키넷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안동댁은 몇 번을 현우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는지 모른다.

안타깝고 애타는 마음에 몸을 떨며 도망치려고 해봤지만 집요한 현우의 자극은 점점 깊어지며 

이제는 자신이 통제가 되지 않는 듯 신음소리만이 고조되어 가는 걸 느꼈다.

현우는 마음 속에서 짜릿하게 몰려드는 쾌감에 성기 끝으로 통증을 느꼈다.

오랜만에 들리는 안동댁의 신음소리와 흐트러진 모습에 진한 쾌감을 맛보았고 더 이상 견디기 힘든 듯 

현우가 상체를 세우고는 안동댁의 다리 사이로 하체를 밀어넣어 갔다.


성기를 샘 속으로 삽입을 해가고 안동댁은 기대하던 순간이 왔다는 듯 현우의 요구대로 다리를 벌리고는 샘 속을 파고드는 현우를 느끼기 시작했다.

아련하게 시작된 쾌감이 점점 뿌듯해지며 만족스런 충만감이 몰려 들었다.

샘 속을 가득 채운 현우에게서 안동댁은 비로소 흡족한 마음이 드는지 현우의 어깨로 팔을 두르고는 자신의 가슴으로 그를 안아가기 시작했다.

자궁 끝까지 채워진 현우의 성기가 움직임을 시작하면서 안동댁은 다시금 느껴지는 쾌감에 기쁜듯한 탄성을 자아내기 시작했다.


“하으윽……아… .으음…. 아…. 어떻게…….”


자신마저도 제어하기 힘든 자극이 몰려 들었다.

현우의 율동이 강해질수록 안동댁은 주체하기 힘든 듯 녹아 내리는 듯한 쾌감에 높아지는 신음소리를 참아보려고 했지만 

방안을 울리는 흐느낌은 점점 길고 높게 터져 나왔다.

현우는 성기 끝으로 느껴지는 감각을 하나씩 음미해본다.

조여드는 감각과 벽들이 몰려들고는 성기 끝을 애워 싸며 선사하는 느낌은 너무나 좋았다.


여러 아낙들과 관계를 맺으면서도 현우를 빠져나가기 힘들게 만든 게 이런 느낌때문이라고 생각을 하며 서로 다른 느낌들에 신기하다는 생각도 해봤다.

아무것도 모른 채 자신의 첫 여자로 관계를 맺었던 안동댁인 만큼 현우가 느끼는 감정은 남다른 듯 했고 자신보다도 한참 연상이면서도 

자신을 대하는 모습에서 알수 없는 소유감도 생겨났다.

아무 거부감 없이 뜨거움을 선사하는 모습에서 기쁨이 오래가도록 정성을 다하는 현우는 점점 율동을 강하게 하며 안동댁에게 쾌감을 전해가고 

안동댁은 연달아 몰려드는 쾌감에 정상이 다가옴을 느끼기 시작한다.


“으윽…. 하으윽….아흑….아……..나…….나…..어..어엇….”


급박하게 다가오는 다급함이 안동댁의 입에서 터지더니 샘 속에서 요란스러운 반응이 느껴졌다.

뿜어지는 물결이 느껴질 정도의 감각이 성기 끝으로 몰려들었다.


“아아악……으흡….허으윽….”


요란스러울 정도의 신음소리가 방안을 울리며 몇 번을 이어지고는 잦아 들기 시작하고

현우는 힘없이 가라앉는 듯한 모습에서 안동댁이 정상을 올랐음을 알 수가 있었다.

가뿐듯한 여운이 꽤 긴 시간 이어지며 방안은 잦아들기 시작한다.


현우의 품속에 안동댁이 파묻히 듯 안겨 있었다.

현우의 손이 가슴을 점령하고는 아직도 안동댁을 희롱하고 있었고 꺼진 불꽂에 긴 숨을 쉬며 안동댁은 폭풍처럼 스쳤던 쾌감을 음미하고 있었다.


“후후후…. 오랜만이라 그런지…. 오늘 유독히 좋았었나 봅니다……??”


짖굳게 물어오는 현우의 얘기에 안동댁은 부끄러움이 생겼지만 현우 역시 안하던 음탕한 농을 한다는 것에 놀라움도 생겼다.

아마 윤초시댁 윤지와도 관계를 한다고 생각을 하며 여러 번의 경험에서 이제는 여유로움까지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 무슨…?? 진한 농담도 다하시고…”

“하하하…. 여러 번 겪다 보니 여유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안동댁은 어색한 농담이 신기하기만 했다.

자신에게 친근함을 얘기하려는 건지 아니면 마음속의 진실을 감추려는 건지 이해 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지만 

자신에게 정성을 쏟는 것만으로도 현우의 마음을 읽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어쩌면 여자들 사이에 갈등어린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안동댁은 이해할 수 있다는 듯 아무런 내색없이 그저 현우의 행동을 받아 들이기 시작한다.

현우의 손길이 어느새 안동댁의 샘터로 다가들고는 거침없는 듯 헤집고 다니기 시작하며 안동댁은 나직한 한숨을 자아내고는 

현우의 몸을 자신의 위로 실어가기 시작했다.

점점 현우의 손길에 익숙해지는 듯 안동댁이 가느다란 몸부림을 시작으로 방안은 다시 열풍이 몰아치기 시작한다.


첫눈이 시작되면서 초록동은 하얀 모습으로 변해 있었고 몇 일을 이어진 눈의 축제에 마을은 평화로운 모습으로 잔잔하게 보여졌다.

뜨거웠던 여름만큼이나 겨울 역시 풍만한 눈을 흘려대고는 추위의 시작을 알리기 시작하고 방구석을 나서지 못하는 마을 사람들은 

오랜만의 여유에 하루종일 조용한 휴식을 가지고 있었다.

계속 이어지는 눈발이 그 동안의 희로애락을 덮는 듯 모든 근심걱정을 눈 속에 묻어 버렸고 평화로운 마음속에 

현우 역시 오랜만의 휴식을 달콤하게 느끼기 시작했다.


담장과 나뭇가지를 하얗게 덮어버린 눈이 너무도 깨끗하게 느껴졌고 오랜만의 휴식에 현우는 그 동안 잊고 지내던 보따리를 풀러 내고는 

긴 시간의 독서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진우의 보챔이 들렸지만 못들은 척 해야만 했고 영순의 썰매에 대한 칭얼거림도 흘려보내고는 하루종일 글만을 아는 선비처럼 시간을 보내기 시작한다.


도토리를 준비한 다람쥐처럼 느긋한 여유가 보여지며 현우는 하루 해가 넘도록 방안에 갇힌 채 책과의 만남을 즐기기만을 했다.

어두워지는 저녁무렵 윤지의 목소리가 현우의 생각을 깨웠다.

안방과 부엌을 오가던 윤지마저 방안에 갇힌 현우의 모습에 샘이 나는 듯 혜숙의 부름을 전하고는 다시 안방으로 들어가 버렸고 

머슥해지는 표정으로 마루로 나선 현우는 마당에 서있는 낮선이를 발견하고는 의아한 듯 눈을 떠가기 시작했다.

추위에 먼 길을 온 듯 두툼한 옷차림과 자신을 아는 듯한 표정에 의아한 생각이 들며 마루밑으로 내려선 현우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어디서 오셨는지요…??”

“예…. 예전 초록동에 야채를 사러 왔던 상인입니다만…상의 드릴게 있어서 찾아 왔습니다….”


현우의 시선에 점점 낮이 익은 듯한 감정이 보여지고는 옅은 미소가 드리워졌다.


“아…. 이제야 알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허허허…. 안 잊어버리셨다니 다행입니다…그려….” 

“자…여기 계시지 말고 오르시지요…….”


현우를 따라 마루로 올라선 낮선 사내가 현우를 따라 방으로 들어가고 부엌 앞에 선 혜숙은 의아한 표정으로 현우와 낮선 사내를 바라보기만을 한다.

눈이 내리는 겨울에 마을을 찾은 사내에게서 혜숙은 알 수 없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는지 한동안 마루끝을 지키다 부엌으로 들어가고 

추위를 잊은 듯 마당을 뛰어 다니는 영순과 진우의 모습만이 보여지고 있었다.


마을에 몇 번을 다녀갔던 상인 중 한명이었지만 갑작스런 방문에 현우는 의아한 생각을 하면서도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을 했다.

돌림병이 있었던 마을 근처에는 얼씬거리는 사람이 없을 테지만 상인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마을을 찾은 것이었고 

현우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소마저 띄우고 있는 게 좋은 의도를 가진 것처럼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일이 십니까…?? 다니기가 꽤 불편하셨을 텐데….”

“허허허….한동안 안 좋은 일이 있었다고는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이제는 아무렇지 않은 듯 보입니다…….”


상인도 아마 마을에 있었던 일을 알고 있었는지 넌지시 물어오는 얘기 속에 돌림병으로 인한 해는 없을 것인지를 묻는 듯 여겨졌다.

현우의 시선 속에 잠시의 긴장감이 흐르고는 밝은 듯한 미소를 지어 올린 현우가


“예…. 다행히도…더 이상 발병은 없을 듯 합니다….”

“다행이군요…. 사실 마을에 오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현우의 시선이 상인의 얼굴에 고정이 된 채 말을 기다렸고 안심이 되는 듯 고개를 끄떡인 상인이 다음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저희가 이번에….여러 큰 도시로 발을 넓히면서 일을 크게 벌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질이 좋고 맛이 뛰어난 이 초록동 야채와 과일들을 

저희가 내년에도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해주십사 하고 이렇게 부탁을 드리러 왔습니다….”


현우의 얼굴로 밝아지는 미소가 점점 짙어지기 시작했다.

제일 근심거리였고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난감했던 게 작물의 출하였는데 너무도 쉽게 그 근심은 해소되는 듯 생각이 들며 현우는 고개를 끄떡인다.


“물론이죠…. 이렇게 찾아와 주신것도 고마운데 …. 어려운 일을 겪고 나서 막막한 심정이었습니다만…이제 한숨 돌리게 됐네요….

뭐라 고마움을 표해야 할지….”


“허허허….그래도 초록동 하면 아직까지는 신선하고 맛좋은 야채가 자랑이지요…. 큰 도시에 내놔도 좋은 반응이 있을 겁니다….”


현우는 상인의 얘기에 큰 기쁨과 솟구치는 기대감을 느끼고는 희열에 들떠 있었다.

영주댁의 밝아진 얼굴이 떠 올랐고 동네 아낙들의 기쁨에 찬 웃음소리도 들려 오는 듯 하며

현우는 전에 없던 웃음을 짓고는 상인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밝아진 얼굴들에 두 사람의 음성이 마루까지 번져가며 윤지와 혜숙이 점점 의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어두워져 가는 길을 상인이 바쁘게 걸어가며 상인을 배웅하는 현우가 대문가에 비춰진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꽤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상인은 상인 나름대로 계산이 있었겠지만 현우 역시 머리 속으로 빠른 계산을 하고는 나름대로 생각을 맞춰갔고 

다행히 많은 부분에서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확답도 얻어 낼 수 있어서 현우는 들뜨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

전후의 혼란기여서 인지 아직도 부족한 식량사정에도 다행히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돌림병으로 한때 고사위기까지 생각해야만 했던 마을사정도 

이제는 순탄하게만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생겨가며 현우는 상인의 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천혜의 조건도 좋았고 마르지 않는 하천도 항상 풍부한 수량을 제공하여서인지 현우의 얼굴은 점점 밝아지며 미소를 떨어내지를 못했다.

어두웠던 감정은 어디에서 찾아 볼 수 없을 것 같이 보여지며 대문안으로 걸음을 옮기던 현우의 시선에 마루에 앉은 혜숙의 모습이 비춰진다.

여전히 알 수 없는 의혹의 눈길과 담담한 모습이 다가가는 현우의 마음을 가라앉히며 조용히 혜숙의 입이 열린다.


“무슨 얘기인지 얘기를 해주겠니…??”

“예…. 얘기를 해드려야죠…. 안방으로 들어 가시죠…. 할머니께도 이번 얘기는 해드려야 할 것 같네요…….”


고개를 끄떡인 현우의 얼굴엔 여전히 미소가 어려있었고 혜숙은 점점 답답해지는 마음에 마루로 올라선 현우를 따르고는 안방으로 들어간다.

조금은 불안했는지 혜숙이 오랜만에 현우에게 건네 의문이 영주댁까지 알아야 할 사항이라면 작은 문제는 아닌 듯 싶었고 

자신의 걱정했던 불안감은 현우의 얼굴에 걸린 미소를 보며 다소 안심이 된 듯 보여졌다. 


여전히 누운 채 방으로 들어서는 현우를 바라보는 영주댁의 눈 속에 잔잔한 정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마을로 귀향이후 밝아지는 마을 사정을 영주댁도 세세히 알고 있는 듯 대견스러움과 현우에 대한 믿음이 허물어지지 않는 성처럼 견고해져 있었고 

누가 보더라도 튼실한 손주라고 인정을 할 만큼 보여지는 현우에게 미소를 지은 영주댁이 반기는 말을 뱉어낸다.


“책 읽는다고 하더니만…….”

“헤헤… 많이 읽었어요……”

“그려 그려….쉬엄 쉬엄 해라…….”


현우를 따라 들어오는 혜숙이 영주댁의 시선에 잡히며 영주댁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요즘 현우와 혜숙이 같이 있는 경우를 못 본 것 같았고 담담한 얼굴의 혜숙이 예전 같지는 않게 생각을 했는데 

오늘따라 같이 방으로 들어온 게 조금은 의아한 생각을 들게 만들고 있었다.

영주댁의 느낌을 읽었는지 현우가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영주댁을 바라보았다.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아요…. 할머니….”

“………좋은 일…?? 무슨 경사라도 생긴거냐…??”


나직한 저음의 물음 끝에 영주댁의 얼굴에도 반가운 듯한 미소가 감돌았고 영주댁의 옆을 지켜 앉은 윤지의 얼굴에도 의혹이 눈길이 솟아난다.


“예…. 경사라면 경사지요……. 좀 전에 상인이 다녀 갔어요…….”

“……??”


모두의 시선이 현우에게 쏠려가고 현우는 으슥한 기분에 참을 수 없는 감정이 느껴지는지 마른 기침을 하고는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한다.

“인제 농사 지은 것은 전부 상인에게 좋은 가격으로 인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매번 읍내로 발품을 팔 필요도 없을 것 같구요….

시세에 따르긴 하겠지만 다른 곳이 가격보다도 조금은 더 받을 수 있을것도 같아요….”


영주댁의 눈에 반가운 기색이 흐르며 입꼬리가 길어지기 시작했다.

몇 십년을 이어 온 번거로움이 한 순간에 사그라지는 듯 했고 지겹도록 반복되는 쥐꼬리만한 대가도 금새 먼 옛날 얘기처럼 생각이 되어졌다.

풍년이 들면 넘쳐 나는 작물에 허탈하기도 했지만 팔지 못해 썩여야만 했던 기억도 있었고 흉년이면 부족한 식량탓에 아쉬움을 달래면서 눈물짓기도 했었다.

현우가 마을에 오면서 복덩이로 생각이 들만큼 마을엔 넘쳐 나는 작물들로 예년에 없는 호사를 누리는 듯 생각이 들면서도 

내년을 생각했던 영주댁도 마른 얼굴에 기쁨의 미소를 지어 올린다.

영주댁은 마음 속으로 현우의 생각을 읽은 듯 자신의 손자가 마을을 지키고 일으킨다는 뿌듯함에 고개를 주억거리고는


“그려…그려…애썼다…. 니가 고생 혔겄다…. 아암…. 우리 손주가 아니면 누가 그런 일을 해…. ”


오랜만의 웃음에 멋적은 듯 앉아있던 혜숙도 밝은 웃음을 지어냈고 얼굴이 붉어지는 윤지도 기쁨을 참지 못하는 듯 조심스런 미소를 짓는다.

기쁜 웃음이 한 바탕 방안을 훈훈하게 달구어 놓고는


“내년 봄부터는 굉장히 바빠질 것 같아요…. 들에 노는 밭과 산비탈을 일구어 과실수도 좀 심어야 겠어요…. 할머닌 보고만 계세요…….”

“어이구…. 이눔…착한 것……. 그려 장허다…. 니 할애비도 기뻐 할거다…….”


기쁨이 극에 달한 듯 메말랐던 영주댁의 눈주위로 습기가 어려지고 나무뿌리 같은 손이 현우의 손을 잡으며 영주댁은 따뜻한 애정을 표시했다.

영주댁은 점점 쇠약한 지는 자신이 얼마남지 않은 생에 그나마 현우라도 있어서 편하게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청천벽력 같은 일을 겪고도 이렇게 마음이 편할 수 있는 게 모두 현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고 

자신이 세상을 등져도 홀로 남은 진우 걱정은 안해도 될 듯 싶었다.

정이 깊은 만큼 아쉬움도 컸지만 영주댁은 아무런 내색을 않은 채 현우의 체온만을 느낄 뿐이었다.

잔잔한 파도처럼 진한 애정이 방안을 휘감으며 한 동안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감나무위로 어둠이 몰려 들고는 솜털 같은 함박눈이 소복히 쌓여가며 포근함을 전해주고 있었다.


이틀을 내린 눈이 마을을 두툼하게 덮고는 온통 하얀 세상으로 도배를 한 듯 깨끗하게 보여진다.

지붕위로 피어나는 연기가 아니라면 집이 있는 것 도 모를 만큼 꽤 많은 눈이 내렸고 고요한 정적 속에 한낮을 향해 해가 비추어지고 있었다.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마을 사람들은 집 밖을 벗어나는 일이 없었고 인적 없는 고요함에 마을은 아늑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현우는 대문을 나서는 곳까지 겨우 눈을 치워 내고는 조심스럽게 눈길을 헤치고 있었다.

아무래도 마을을 돌아보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았고 이틀을 내리 부은 눈에 담을 맞대고 있어도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는지 

힘겨운 듯 눈을 헤치며 조금씩 나아가기 시작했다.


눈 속에 갇힌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이라도 전해주려고 이틀을 기다렸지만 야속하게 생각되는 눈이 내리 이틀을 쏟아 붓고는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어 버렸다.

조급함을 이기지 못한 현우가 허리만큼 잠기는 눈 속을 헤치며 나아가는 모습이 보였고 꽤 긴 시간을 헤메고는 가까운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비쳤다.


풍천댁은 누군가의 부름에 귀를 모으고는 한동안을 소리를 찾았고 다행스러움인지 방문 앞까지 다가온 소리에 몸을 일으키고는 방문을 조심스레 열어간다.


“아주머니…. 저에요…. 현우…. 안에 계세요……??”


방문사이로 고개를 내민 풍천댁의 시선에 허리까지 차오는 눈 속에 현우가 보여졌다.


“어구구…이게 무슨 일이야…?? 총각 여긴 왜 왔어…?? 눈이 이렇게 쌓였는데….”

“하하하….이만한 눈쯤이야 대순가요……. 점심 드시고 저희 집으로 오세요…. 할 얘기도 있구요…. 의논 할 얘기도 있어요…….”

“얘기라니…??”

“하하하…. 오시면 얘기 해 드릴께요…. 아셨죠…??”

“그…. 그래…. 알았어…….”


뜬금없는 현우의 방문에 의아하기도 했지만 풍천댁은 현우가 왠만한 일에 이렇게 눈을 헤치며 오지는 않았으리라 생각을 하며 방안으로 들어서고는 

보채는 듯 한 사내아이를 가슴으로 안으며 달래어갔다.


“에구구…..그래그래….엄마가 미안해…. 우리 팽돌이 화났어....?? 저기 현우삼촌이 찾아와서 우리 팽돌이가 화가 났구나…. 오냐…이제 괜찮다….”


자다 깬듯한 사내아이를 가슴에 품으며 풍천댁은 호기심어린 눈으로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점점 궁금해지는 마음에 조급함이 생기기 시작했다.

햇볕이 오랜만에 마을을 따뜻하게 비추기는 했지만 여전히 하얗게 변한 마을은 보석을 뿌려 놓은 듯 차가운 채광을 뿌려 댈 뿐이었다. 


전체 1,808/ 1 페이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