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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사이트) 초록마을 - 36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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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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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 산길을 내려오며 현우와 혜숙은 서로를 부축하고 잡아주며 냇가가 보이는 하천으로 다가서기 시작했다.

현우는 몰사 당한 마을을 피해 산을 한바퀴나 돌고서야 간신히 이곳에 도착할 수 있었고 얼마나 더 가야 할건지도 모른 채 마냥 산을 내려오기에 바빴다.

흐르는 시원한 냇물에 목을 축인 두사람이 너른 바위에 앉고는 서로를 바라보며 희미한 웃음을 지어 올리고


“아마 조금만 더 가면 마을이 나올지 모르겠어요…. 조금만 참아요….”

“으응…. 난 괜찮아…….”


아직도 쑥스러움이 남았는지 현우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듯 혜숙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을 한다.

새벽녘까지 이어진 두사람의 정사는 아직도 발그레한 혜숙의 얼굴에서 여운을 남기고 있었고 오랜만에 만족스런 정사를 나눴음인지 

현우의 얼굴은 상당히 밝아진 채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허기진 배를 물로 채우며 고생을 하고는 있었지만 혜숙은 그래도 행복한 느낌이 들었다.

든든하게 보여지는 현우가 있어서인지 피로감도 덜한 듯하고 어제와 같은 공포스러운 감정도 현우만 있다면 참을 수 있을것도 같았다.

간밤의 정사가 혜숙에게 다시금 현우에게 따스한 감정을 느끼게 했는지 혜숙은 새색시 같은 부끄러운 생각만이 머리속을 헤집으며 

수줍은 듯 현우를 바라보고 현우도 다시금 시작된 혜숙과의 관계가 안심되 듯 기쁜표정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한참을 쉬던 현우와 혜숙이 다시 험한 길을 걷기 시작하고 머리위를 비추는 따사로운 햇살이 맑게만 보여지고 있었다.


멀리서 마을이 보여졌다.

한낮인데도 밥짓는 연기가 보여지며 자그만한 촌락이었지만 마을을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간간히 보여지며 현우와 혜숙은 기쁜 듯 미소를 지어올리고는 

발길을 빨리하며 마을로 들어서는 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대여섯채의 초가집들이 군데군데 보여지고 제법 커 보이는 집으로 현우와 혜숙이 들어가는 모습이 보여졌다.

싸리문을 들어서며 현우의 눈으로 넓은 마당과 마당 한켠에서 장작을 패던 초로의 노인이 보여지고 산골에 낮선 손님이 온것에 왠일이냐는 듯 눈을 뜨며 

현우를 바라보는 노인이


“뉘신가…??”

“아..예…. 지나가는 길손인데  염치없지만 신세 좀 질려고 들렸습니다만…….”

“허허…. 이 산속에서 어디를 갈려고…??”

“예…. 서울로 가는 길입니다만…….”

“서울…??”

“예……”

“이사람아 서울을 갈려면 저 산너머로 가야지 왜 여길 오누….”

“예…그게…. 사연이 좀….”


부엌으로 보이는 문이 열리며 노인의 아낙으로 보이는 장년의 여인이 현우와 혜숙을 보고는 눈이 휘 둥그레지며


“아유…. 누구신데 여길…??”


장작을 패던 노인이 손을 저으며 


“지나가는 길손인데 서울로 가는 사람인가 보이…. 아마 요기도 못했는가 본데 어여 상이나 봐 주시게…….”


손에 쥐었던 도끼를 장작위에 얹으며 노인이 현우와 혜숙을 방으로 안내하고 멀찌감치 서있던 혜숙이 현우의 위로 다가서더니 

현우를 따라 방으로 들어서 간다.

화전민 부락인 듯 얼기설기 지어진 집이 정교하게 보이지는 않았고 방안에는 농사에 사용할 종자들과 겨울을 준비할 식량으로 가득차 있는게 보였다.

오랜간만에 찾아든 손님이라 그런지 노인은 이것 저것 묻는 것이 많았고 왕래가 없다보니 세상 돌아가는 일이 궁금한지 

한시도 가만있지 못한 채 얘기를 해대기 시작한다.


“그려…. 전쟁은 끝났다고 들었네만…. 큰강 주변의 마을 몇이 이번 전쟁으로 씨몰살 되었다는 얘기도 있었어……”


산너머 마을에 대해서 노인은 모르는 듯 했지만 그 마을 말고도 몇군데가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건 현우에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역시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사실을 알고 난 후의 기분은 묘했다.

전쟁하고 아무런 상관이 없을것 같은 마을이 왜 처참한 몰살을 당해야만 했는지 허탈하고도 분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두사람의 대화를 들어가던 혜숙은 마음속에 흐르는 섬뜩함이 느껴진다.


만약 자신이 그 광경을 봤다면 충격이 어떠 했을까 하는 생각과 자신을 생각해서 아무런 얘기도 안해준 현우의 마음을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인근에 마을이 또 있습니까…. 어르신…??”


현우의 질문에 노인은 씁쓸한 표정과 함께 고개를 저으며 


“자네가 보다시피 우리는 전란을 피해 깊은 산속으로 들어온 사람들이네…. 한 이십리 정도에 마을이 있었네만 지금은 없어져 버렸고 

우리도 거기서 살았지만 다행히도 참화를 피할 수 있어서 그나마 이렇게 살아남아 있다네…… 휴우….”


곰방대로 담배를 채워넣은 노인이 불을 당겨 불을 붙이고는 담배연기를 뿜어 올린다.


“인근에 상황이 너무 처참해서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을 지경이었지……”

“그럼 서울로 갈려면은 어느곳으로 가는게 좋을지요…??”


담배를 빨아 올리던 노인이 의아한 듯 눈을 떠 올리며


“자네는 이 험한 상황에서 왜 서울을 가려하는가…??”

“그럴만한 사정이 있습니다…. 꼭 다녀 와야할 사정이요….”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던 노인이 긴 탄식을 터트리며 


“사정이 있다믄야 어쩔수 없겠지만 길을 따라서 간다면 길 보다는 흉이 많을게야….”

“………??”


무슨뜻인지 의아한 눈빛이 되는 현우가 노인을 바라 보았다.


“제대로 남아있는 마을이 없을 뿐더러 요즘 인심이 흉흉해서 예전같지가 않다는 얘길세….

아직…젊은 사람이라 얘기하네만 자네 혼자 가기도 힘들텐데 저렇게 미색있는 아낙이랑 길을 나선다면 어려움이 많을게야….”


고개를 숙이고 있던 혜숙이 고개를 들어 올리면 눈이 커져가고 현우는 찌푸려지는 인상으로  노인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노인의 말처럼 흉흉해진 인심과 앞으로의 험난한 여정에 예상은 안한건 아니였지만 마음속에선 점점 불안해지는 기색을 지워 버릴수가 없었다.

마침 방문이 열리며 장년의 아낙이 상을 가지고 들어서기 시작하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상엔 조촐해 보이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입맛을 당길만큼의 

구수한 냄새가 현우와 혜숙의 미각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어여들 드슈…. 먼 길을 오느라고 배도 고팠을 텐데…”

“아예…고맙습니다….. 괜히 폐만 끼친게 아닌지….”

“에유…그런말 마슈…. 인심은 흉흉해도 아직은 살아 갈만은 하우…. 먼길 손님은 박대하는게 아니라우….”


감자와 옥수수가 섞여있는 밥과 두어가지의 나물반찬이 전부였지만 현우와 혜숙에겐 꿀맛 처럼 진수성찬이었고 두사람의 식사를 지켜보던 노인이


“서울을 갈려면은 여기서 오십리정도 가면 큰 산이 나올걸세….”


정신없이 밥을 넣어가던 현우가 노인의 얼굴로 시선을 모으고는 다음말을 기다리고


“산을 타면서 한 이틀만 가면 큰 강이 보일걸세. 강을 따라 걸으면 하루나절이면  아마 자네가 가고자하는 서울을 갈수도 있을 것 같네만….”


현우는 노인의 말뜻을 이해했다.

되도록 마을을 피하고 산길로 인적을 피해서 가는게 나을거란 얘기였고

현우 생각도 조금 힘들기는 하겠지만 어쩌면 그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만히 고개를 끄떡이기 시작한다.


마당으로 내려선 현우와 혜숙이 노인부부에게 고개를 숙이며 고마움을 표시하고

조심해서 가라는 노인의 대답을 들으며 현우와 혜숙이 마당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고맙게도 여유분의 식량을 나누어 주면서 노인부부는 산골인심의 넉넉함을 보여주었고 언젠가 한번 들리겠다는 인사를 하며 

현우와 혜숙이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날이 저물기전에 꽤 먼 길을 걸어야하는 부담이 있었지만 현우와 혜숙은 힘든 줄을 모른 채 자그마한 소롯길을 걸어 나가기 시작하고 

그들의 뒤로 아스라이 마을이 멀어지기 시작했다.


현우와 혜숙은 하루하고도 반나절의 시간을 험한 숲속길과 계곡의 바위를 오르며 서울을 향해 조금씩 다가서기 시작하고 

저무는 산속의 해가 짦아짐인지 계곡틈의 자갈밭에 자리를 잡고는 휴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큰 산을 힘들게 넘어왔고 험난해 보이는 계곡도 반 이상을 헤쳐 나온 두사람은 피로와 배고픔에 바위에 기댄 채 한동안을 멍한 듯 쉬어가고

헝크러진 머리사이로 보이는 혜숙의 얼굴을 보면서 현우는 아무런 내색없이 자신을 따르는 혜숙이 측은하게 생각되었다.

발이 아픈 듯 발을 만져가는 혜숙을 보던 현우가


“오늘은 여기서 쉬어가요…. 이제 거기 보이는 저 산만 넘으면 강이 나올거예요……”


현우를 바라본 혜숙이 고개를 끄떡인다.

대답하기도 힘든 듯 혜숙은 초췌해져 있었고 몸이 무거워지는 느낌에 기대어진 바위에 머리를 기대고는 눈을 감는다.

현우는 곧 어두워 질것에 대비해 계곡의 구석에 잠자리를 마련하고 불을 피울 수 있도록 나무를 모으며 다가올 어둠을 준비해 나가기 시작했다.

화전민 마을에서 넣어준 감자 몇 개와 주먹 두개가 남아있어서 저녁 걱정은 안되었지만 산속이라서 위험스러운 일에 준비도 필요할 것 같은 생각에 

현우는 부지런히 움직여가고 정신을 차린 혜숙도 옷가지를 모은 채 잠자리를 마련하며 부산스런 움직임을 보였다.


산깊은 곳이라 고요하면서도 차가운 기운이 금새 몰려들기 시작하고 현우는 서둘러 불을 피우고는 온기를 유지하기위해 혜숙의 곁으로 다가 앉는다.

탁탁거리며 모닥불이 타오르고 둘러쌓인 바위때문인지 장소가 아늑하게 느껴졌다.

혜숙이 보퉁이에서 감자 몇 개와 천에 쌓여진 주먹밥을 꺼내고는 호롱박에 담긴 물과 함께 현우의 앞으로 밀어 놓는다.


“이게 마지막이야…. 저 산을 넘으면 진짜 강이 나올까…??”

“아마도 있을 꺼예요…. 너무 걱정 마세요….”


근심스러운 혜숙을 바라보며 위로하 듯 얘기를 하면서도 현우는 못내 불안한 기색을 감추었고 그나마 현우가 옆에 있어서인지 

그래도 안심은 되는 듯 혜숙의 얼굴이 금새 펴지는 듯 보였다.

우물거리며 감자와 주먹밥으로 저녁을 마친 혜숙이 나른한 몸을 바닥으로 뉘여가고 모닥불로 나뭇가지를 던져넣은 현우가 그녀의 곁으로 다가 앉는다.


자신의 머리를 쓸어 넘기는 현우의 손길을 느끼며 혜숙은 나른해지는 느낌과 달콤한 행복이 밀려듬을 느꼈다.

나직히 미소를 지으고 현우의 눈을 바라보는 혜숙의 눈속엔 비록 힘들기는 하지만 잘 따라왔다는 듯 포근한 느낌의 미소가 지워지질 않는다.

초췌해보이는 모습이었지만 현우는 혜숙이 모습에 정감을 느끼기 시작하며 비록 숙모와 조카의 사이였지만 

이제는 부부처럼 거림낌 없는 행동에 아무런 부담감이 생기지 않았다.


현우의 눈속에 흐르는 욕구를 감지해낸 혜숙의 눈에 수줍은 열기가 생겨나며 자신의 상체를 덮어오는 걸 보면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부시럭 거리며 치맛속을 드나들던 현우의 손이 어느새 헝겊쪼가리를 벗겨내고는 그녀의 몸을 덮는다.

혜숙은 이제 아무 거리낌없이 자신을 탐해가는 현우에게 마치 당연한 것처럼 몸을 열어주고 있었고 현우도 익숙해진 

그녀의 샘속으로 성기가 진입되는 걸 음미하며 서서히 율동을 시작해 간다.


“흐읍……. 으음….”


오늘 벌써 두번째의 정사였다.

산속에서 잠시의 휴식동안 한차례의 뜨거운 정사를 나누었지만 현우는 무언가 부족함을 느꼈는지 잠자리의 그녀를 다시 탐하기 시작했다.

찔꺽거리며 현우의 성기가 혜숙의 샘속을 드나 들기 시작하고 혜숙은 몰려오는 쾌감에 현우의 목을 감싸 안은 채 다리를 그의 허리로 감아가고

뜨겁게 자신을 감아오는 열기속에 현우는 행복한 느낌을 만끽했다.

스스럼 없이 안겨오고 자신이 원하면 언제든지 자신을 열어주는 혜숙이 너무나 이뻐 보였다.


“흐윽…. 아…. 음…….”


거침없이 자신의 샘속을 드나드는 현우의 성기에 의해 점점 상승되가는 감정이 느껴지고

하늘로 조금씩 보여지는 별무리를 보며 혜숙은 연신 신음소리를 터트려 갔다.


“아…. 으읍…… 흐으윽…… 으음….”


현우에게 길들여지는 혜숙은 이제 현우의 손짓 하나에도 몸속에서 쾌감을 느꼈다.

현우의 여자인 양 혜숙은 깊은 탄성을 터트리며 행복의 탄성을 뱉어내면서 점점 뜨거워지는 열락에 어쩔줄을 몰라한다. 

밤은 길었고 아마 오늘도 밤새 자신을 괴롭힐 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혜숙은 몸속 깊은곳에서 터져나오는 짜릿한 전율에 

점점 몸을 떨어가고 현우의 율동은 강도를 더해간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 질려면 아직은 좀 더 이른 시간이었지만 계곡의 밤은 벌써부터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혜숙은 현우의 가슴에 얼굴을 뭍은 채 마냥 행복한 듯 미소를 지어 올렸다.

가끔씩 자신을 바라보며 미소를 보여주는 다정함도 좋았지만 포근하게 감싸안은 모습에서 알수없는 정감이 느껴지는 게 너무도 행복했다.

초롱이는 별빛이 하늘을 수놓은 아름다운 밤이었고 현우와 혜숙은 두런두런 말을 이으며 밤을 보내기 시작했다.

한차례의 뜨거운 열풍을 마무리하고 다정하게 겹쳐진 채 마냥 행복한 미소를 지어 올리던 현우의 귓가로 알수 없는 소리가 잡혔다.

산을 떨어 울리는 소리.


총소리였다.

가까운 곳은 아니었지만 현우의 귀에 들려온 건 분명한 총소리였다.

산을 울리는 진동이 아직도 느껴지는 듯 눈이 커진 채 현우의 몸이 굳어지고 다급하게 일어선 현우가 불타고 있는 모닥불위로 모래와 자갈을 뿌리고는 

불을 꺼갔다.

의아한 표정의 혜숙이 현우의 행동에 이상함을 느끼고는


“왜…??”

“분명 총소리 였어요……”


혜숙은 놀란 듯 눈이 커지며 두려운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차가워진 어둠속에서 자세를 웅크려 갔다.

현우는 비록 멀리에서 들려온 소리라고는 했지만 안심할 수 없는 듯 귀를 모으고는 신경을 집중한다.

누굴까하는 의문이 생겨나며 얼마전 지나온 마을이 현우의 머리속으로 스쳐 지나가고 긴장된 표정으로 혜숙을 바라보며 


“숙모…. 무슨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여기 그냥 조용히 계세요…. 절대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혀…. 현우야…. 어쩔려고…??”

“아무래도 뭔가 불안해요…. 조금만 여기 그냥 계세요….”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현우를 지켜보며 혜숙의 불안은 가중되었고 

달빛 희미한 계곡사이를 시력을 모아가며 현우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며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소리의 울림으로 사방을 분간 할 수는 없었지만 어쩐일인지 자신의 가는 방향에서 소리가 들려왔다는 판단아래 

어둠속을 조심스럽게 나아갈 즈음


타..앙…


정적을 가르는 소리가 다시한번 현우의 귓가를 메아리치고 지나갔다.

멀지 않은 곳이다.

순간적으로 현우는 긴장되는 몸을 나무숲으로 감추며 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어 갔다.

정적만이 흐르며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고 수풀을 가르며 조심스럽게 다시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한 현우는 어느새 산의 중턱즈음에서 

웅성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분명 사람의 목소리였고 다수로 생각 될 만큼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는게 느껴졌다.

어두운 그늘만을 쫒으며 현우는 소리의 지원지로 조심스럽게 나아갔고 커다란 나무를 지나면서 희미한 불빛이 시선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산중턱 조그마한 공터에 몇 명의 그림자가 어른 거렸다.

다섯쯤 되어보이는 인영들이 보여지고 그중 두명은 포박이라도 한 듯 공터에 꿇어 앉혀진 상태로 현우에게 보여지기 시작하고 

가까이 다가선 현우가 잽싸게 나무위로 오르고는 나뭇잎 사이로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동무는 벌써 몇번이나 당과 인민의 약속을 져버린지 아시오..?? 오늘 당과 인민의 이름으로 당신들을 처단하겠오..”

“아닙니다 위원장 동지…. 단지 배가 고파서…….”

“닥치시오…. 동무뿐만 아니라 나머지 동무들도 선동을 하여 우리조직을 위험에 빠뜨릴 뻔 했는데 그러고도 살아 남을 줄 알았오…??”


말을 마칠 즈음 꿇어 앉혀졌던 두명의 인영옆에 쓰러진 채 신음을 뱉어내는 한명의 사내가 보였다.

아직 숨이 끊어지지는 않았는지 땅바닥을 구르는 모습에 고통스러워하는 몸짓이 느껴지고 현우는 뚜렷하게 보이는 일행들의 행동을 보면서 

그들이 적들을 위해 활동을 하던 빨치산이라는 걸 느낄수가 있었다.

전쟁이 끝났지만 다시 자신의 살던 마을로 돌아 갈수가 없었는지 그들은 산속을 헤매며 힘들고 고단한 생을 살아가는 듯 보여지고 

무슨 이유 때문인지 일행중 몇 명이 동료의 총아래 숨을 거두고 있는게 보여졌다.


식은땀이 현우의 등줄기로 흘러 내렸다.

마을을 약탈하고 마을전체를 몰사시킨 장본인 일수도 있다는 생각과 그들이 머무는 곳에서 휴식을 취하려던 자신들이 위험했다는 생각이 들어진다.

허리춤에서 총을 꺼낸 가운데의 인물이 대답을 하던 인영에게 총을 쏘았다.


탕.


변명이라도 하려는 듯 무릎걸음으로 나아가던 인영이 쓰려져 가고 옆에 남은 인영이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며 쓰려진 사내를 불러간다.


“영수아버지……엉..엉..엉…..영수 아버지…….”


다시 한번의 총성으로 주위가 조용하게 가라 앉았다.

현우는 커진 눈으로 쓰려져가던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들이 부부라는 생각에 문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초록마을을 찾아오면서 들었던 얘기가 생각이 났다.

적들에 의해 마을이 점령되면서 수탈과 살인이 적군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보다 마을사람들 사이에 이루어진게 더 많다는 얘기는 여러 번 들은 기억이 있었고 살아남기 위해서 어쩔수 없이 그들에게 협조를 하거나 지원을 했던 많은 사람들이 다시 찾아든 아군에 의해서 죽임을 당했다는 얘기는 가슴아플정도로 

들었지만 어쩌면 위원장이란 이에게 죽임을 당한 사람들도 그들처럼 피해자가 아닐까하는 생각에 현우는 분노와 함께 섬찟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을 너무도 간단하게 죽여버리는 행동에 현우는 진저리 치듯 몸을 떨어대기 시작하고 조심스럽게 나무를 내려오며 수풀을 헤치며 

조심스럽게 움직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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