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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사이트) 초록마을 - 43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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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보낸 시간이 벌써 사흘을 넘기고 있었다.

한강의 내려다 보이는 야트막한 공간에 자그마한 모습으로 자리한 모친의 산소도 둘러보았고 포탄으로 구멍이 숭숭 뚤려 버린 교정도 둘러 보았다.

적군의 보급기지로 학교건물이 사용되면서 오래된 역사의 흔적들이 잿빛가루만을 남긴 채 사그라져 버리고 어깨를 나란히 교정을 거닐던 

많은 친구들도 살았는지 죽었는지를 모를만큼 흩어져버려서 학교의 흔적은 황폐한 모습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현우는 오늘도 혼자서 도시의 거리를 배회하며 기억의 흔적들을 둘러보았다.

상처가 깊었는지 현우의 눈속에 보이는 모습들은 한결같이 고통의 흔적만이 보여졌고 

예전엔 없었던 색깔 다른 외국인의 모습들이 도시의 지배자로 점점 각인되어 보여지기도 했다.

푸른 군복의 그들을 따라다니는 철부지 어린 소년 소녀가 현우에겐 너무나 동떨어진 느낌을 가지게 만들었고 

화사하게 차려 입은 젊은 처자들의 옆에 선 파란눈의 군인들도 낮설어 보였다.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도시의 모습에 현우는 몇 일간의 도시생활을 생각하고는 힘없는 걸음으로 걸음을 옮겨가기 시작했다.


오늘도 여전히 붐비는 시장 안의 풍경에 현우는 그래도 조금 나아지는 기분이 들며 인파속을 헤치고는 떡집으로 다가가고 

빈객으로 남기는 싫다며 상주댁을 도와가는 혜숙이 상주댁의 옆에 붙은 채 서 있는게 보여진다.

다가온 현우를 늦게 발견한 상주댁과 혜숙이 밝은 웃음을 떠올리며 반기고는


“그래…. 우짜트노…??”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현우가 난처한 듯 대답을 한다.


“학교는 건물이 온전하게 남은게 없네요…. 폐허로 남겨진 게 아마 오랜 시간이 있어야 복구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되더라구요….”

“우야노…??”

“아주머니…. 학교는 나중에 다시 생각을 해봐야 될 것 같아요…. 우선은 다시 외가댁으로 내려 갈까 싶어요….”

“아쉽고마…. 그래도 니 많이 보고프기라…. 가끔씩은 연락하그라….마….”

“예…….”


혜숙의 눈 속으로 기쁨이 빛이 흐르고 현우의 결심이 아주 적절한 때에 이루어 졌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현우야…. 그럼 내려가기로 결정은 한거니…??”

“예…. 가야지요…. 할머니도 계신데 가야지요….”


아마 이번 서울행에 마음의 상심이 큰 듯한 모습이 혜숙의 눈 속으로 보여지며 쓸쓸한 모습의 현우가 떡집을 벗어나며 

상주댁의 집으로 가는지 시장을 나가는 모습이 보여진다.


인화는 우두커니 마당의 한켠에 앉은 채 넋을 놓고는 하늘을 바라다 보았다.

맑은 하늘이 제법 높아진 듯 싸늘해지는 바람과 허공을 날아다니는 몇 마리의 작은새를 바라보며 마냥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여전히 외롭고 허전한 마음은 인화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고 어디에서든지 환영 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버린 자신이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곳이 없는 듯 

생각되며 며칠간 겪어야 했던 소외감을 다시금 떠올리며 생각에 잠겨간다.


자신에게서 현우마저 떠나버리면 이젠 완전한 외톨이란 생각에 두려움도 들었지만 도시에서 갈곳 없는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자신도 

준비해야 한다는 것에 아무런 의욕도 생겨나지 않았다.

점점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서 인화는 어찌할 줄을 모른 채 한숨과 탄식의 시간을 보내며 

오후의 시간을 보낼 즈음 나무상자를 떼어 만든 대문이 열리면서 현우가 들어 서는게 보인다.


요 며칠을 도시를 둘러보는 것으로 소일을 하고있는 현우가 오늘은 왠일인지 일찍 귀가를 했다는 것에 인화는 의아함을 느끼면서 


“다녀 오셨어요…?? 그런데 오늘은 일찍 들어 오신 것 같네요…??”

“………..예…. 이젠 더 이상 둘러 볼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요…”


인화는 현우의 대답에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생겨가며 얼굴이 굳어짐을 느꼈다.

현우가 돌아볼 필요가 없다는 의미를 인화는 알 수가 있었다.

결심을 굳혔다는 생각과 이젠 자신이 그의 곁을 떠나야 할 때가 왔다는 걸 의미하기에 인화의 마음은 알수 없는 두려움에 가는 떨림을 일으키고는


“그럼…?? 어디로…??”


현우는 파랗게 변한 인화의 입술 끝을 바라보고는 인화의 생각을 읽는다.

아마도 인화 자신의 거처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현실화 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은 듯 가늘게 떨리는 어깨의 움직임만으로도 충분히 감지가 되었다.

가엾은 느낌도 들었지만 그렇다고 그냥 내버려 두기엔 현우의 마음도 편지 않을거란 생각을 하고 한 동안을 뚫어지 듯 인화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하고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다 보았다.


하얗고 갸름한 얼굴선이 무척이나 곱다.

오똑선 콧날과 동그래진 눈동자가 그녀의 미를 한층 돋 보이게 하면서 현우의 마음을 아리게 만들고는 자신도 모르게 탄식을 터트리며


“휴…우…. 걱정 말아요…. 이런 도시에 인화씨를 내버려 둘 생각은 없어요…. 같이 내려가든지 아니면 인화씨가 원하는 곳이 생기면 

그 곳에 거처를 마련해 줄께요….”


벅찬 감동과 알수 없는 뜨거운 감정이 마음속으로 몰려듬을 느끼며 인화는 현우의 가슴으로 쓰러지 듯 안겨가며 눈물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인화의 행동에 현우는 당황스런 마음이 생겼지만 그녀를 뿌리칠 수가 없었다.

현우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인화의 어깨가 들썩이며


“흑..흑…. 고마워요…. 너무나 힘들어요…. 제발 절 여기 버려두지는 말아주세요……. 흐윽… 흑….”


며칠간의 고뇌를 한 순간에 날려 버리듯 인화의 뜨거운 눈물은 하염없이 볼위를 적시면서 현우의 옷을 적셔갔다.

어떻게든 이 도시를 떠나면 방법은 있을거란 생각에 현우는 울먹이는 그녀의 등을 어루만지면 그녀를 조심히 안아간다.

그녀가 평화로울 수 있는 곳은 어딘가에 존재하리란 생각에 자그마한 희망을 가지고 현우는 그녀가 더 이상은 힘들어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한 동안을 그녀를 안은 채 마당에 서 있었다.


상주댁의 집은 방 두칸의 허름한 판자집이다.

원래는 시장안에 집이 있었지만 포화의 여파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나서는 그나마 어렵게 장만한 집인 만큼 허술하기는 했지만 

비바람을 견디기에는 아무런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방안에 앉은 두 사람이 한 동안을 서로를 바라보며 정적을 유지했다.

말이 필요 없는 듯 현우와 인화 사이엔 조용한 정감만이 흐르고 점점 열기가 어려가는 현우의 눈속에 그녀의 모습이 유혹적으로 보여지며 

현우는 가만히 손을 내밀고는 그녀를 안아갔다.


“흐으읍…….”


가녀린 인화의 몸이 넓은 현우의 가슴으로 가득히 안겨지고 현우의 입술을 받고는 인화의 두 눈이 감겨가기 시작했다.

조금은 어두워 보이는 방이었지만 한올 한올 인화의 옷을 벗겨가는 현우의 손동작이 차츰 빨라지며 하얗게 빛나는 인화의 살결을 드러내게 만들어 간다.

인화는 자신의 입술을 탐하면서도 자신의 허물을 한겹씩 벗겨내리는 손길에 가슴 설레이는 마음과 함께 얼마전 그와 나누었던 사랑을 생각하고는 

기대어린 감정이 떠 오르기 시작하고 현우는 부드럽게 마찰되는 그녀의 살결을 음미하며 빨리 그녀의 아름다운 나신을 보고싶은 마음에 조급함이 생겨났다.


둘만이 있는 공간인 탓인지 현우는 뜨겁게 솟구치는 욕구의 감정이 점점 강해져 가며 인화의 허물을 남김없이 벗겨내고는 

가만히 그녀의 지푸라기 한올 없는 알몸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길다란 다리를 모은 채 인화는 수줍은 듯 두손을 가슴으로 모으고는 현우의 눈길을 받아 들이고 

하얗게 빛나 보이는 살결위로 파란 실핏줄이라도 보일 듯 깨끗해 보이는 인화의 알몸은 현우에게 황홀한 느낌마저 들게 만든다.


바닥으로 뉘어지는 인화의 알몸위로 현우의 커다란 상체가 덮여가며 가느다란 목덜미로 입술을 묻어갔다.

뜨겁게 달궈진 현우의 입술이 그녀의 목어름과 가슴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언덕을 자극하며 서서히 뜨거운 사랑이 시작되고

인화는 아무런 거부감이 없이 자신의 온몸을 어우르기 시작하는 현우에게 몰입되어 간다.


언제부터인지 현우에게 느끼는 감정이 점점 그녀 자신을 변화 시키는게 느껴지고 비록 남녀간의 정사가 아니더라도 현우에게 의지하고픈 희망은 

그녀에게 꺼지지 않을 불꽂을 마음 깊이 남기며 조금씩 타오름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네다섯쯤은 자신보다 어리겠지만 그에게 마음이 기울어 가는 것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는 듯 현우의 품이 너무나도 따뜻하고 행복해지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하며 자신도 모르게 인화는 기쁨을 표현하며 현우를 맞아 들인다.


“으음…. 아음….”


말랑한 인화의 가슴살이 어느새 현우의 손아귀에 이그러지고는 현우의 입속으로 삼켜진 채 달디단 과즙처럼 흡입되어지는게 느껴졌다.

조금씩 열려가는 인화의 하얀 육체에 열기가 어리기 시작했다.

부드럽게 뻗어내린 다리를 거스러 올리던 현우의 손길이 풍만하고 부드러운 인화의 엉덩이에 걸리고는 두툼하게 살집을 잡으면서 

그 열기가 더해지기 시작하고 가슴을 혜집어 놓은 현우의 입술의 팽팽한 배와 허리를 적시며 점점 열락의 중심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흐으음…. 아흑……. 아……”


잔떨림이 시작되었다.

인화의 몸속을 타고 흐르는 전류의 느낌때문인지 인화의 몸동작이 가는 경련으로 떨림을 일으키며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하으윽……. 아윽……. 아…. 현우씨….”


인화는 바위처럼 자신을 눌러오는 육중함과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자신을 불태워가는 현우에게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은 연모의 정을 느끼면서 

현우의 이름을 애타게 불러댄다.

거친 파도 위를 넘나들 듯 자꾸만 넘실대는 인화의 몸이 파도를 일으키며 다가올 태풍이 예상이라도 되는지 점점 동작이 커지기 시작하고 

현우는 꿈틀거리는 인화의 샘속으로 입술을 대어 갈증을 풀어 나간다.


인화는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는 듯 허리를 띄운 채 몸을 휘어가며 작은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현우는 열정적으로 몸부림을 쳐대는 인화에게서 뜨거운 쾌감을 느껴가며 그녀의 허벅지를 고정시키고는 깊은 샘물을 음미해간다.


“흐으윽……아……나…..나…….어…떻게……으음….”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화의 모습에서 현우는 오랜만의 강한 자극을 느꼈다.

활화산처럼 피어오르는 인화의 열기가 점점 방안을 달구며 끈끈하게 이어지고 현우는 상체를 일으키고는 인화의 몸위로 자신을 덮어가기 시작했다.

긴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 듯 인화는 자신을 활짝 열고서 현우를 맞아들이기 시작하고

뜨겁게 달구어진 그녀의 샘속으로 현우의 성기가 진입하면서 인화는 기쁨의 탄성을 자아냈다.


“으음….하으윽…….아……아….”

“허억…….음….”


오랜 기다림속에 현우를 반겨가는 인화의 샘속이 마치 연체동물처럼 꿈틀거리며 현우를 자극한다.

강하게 조여드는 느낌이 현우를 당혹케 했지만 현우역시 그 느낌이 싫지는 않은 듯 두눈을 감으며 허리를 깊숙이 내리고는 

그녀의 깊은곳의 끝에 다다르기 시작했다.


“하으윽……아……너무…..너무….기뻐요……..으윽…”


인화는 벅차오르는 감정을 감당하기가 힘든 듯 고개를 젖혀가며 자신의 감정을 표시하며 땀이 번져오르는 팔을 현우의 목으로 두르고는 열락을 준비해 가고

한치의 빈틈도 없는 것 처럼 밀착되어진 몸이 서서히 움직여가며 인화의 입을 뚫고서 간헐적인 신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현우의 율동에 맞추어 흐느적 거리는 모습에서 평소와는 다른 요염함이 느껴지고 쉬임없이 꿈틀대며 현우를 자극하는 듯 열정적인 모습이 점점 짙어져 갔다.


“흐으윽……아앙…..아앙……흐응…..음….”


땀으로 얼룩지는 현우의 등줄기로 땀방울이 방울지며 흘러내리고는 질퍽거리는 음향이 간간히 들려오고

서로를 굳세게 끌어안은 상태로 서로의 감각만을 의식하며 현우와 인화는 짜릿하게 번져오르는 쾌감에 서서히 몰입되어 갔다.


인화는 자신의 깊은곳에서 몰려나오는 짜릿함에 정신이 없다.

등줄기를 타고 오르는 쾌감은 모든 사고를 마비 시킨 듯 눈앞으로 보여지는 하얀 별천지만이 보여질 뿐이었고 그 자극은 자신을 태워가는 것처럼 

점점 강도가 높아져감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하응…..으응…..아….아….으윽….”


턱을 치켜올린 인화의 얼굴에서 점점 격해지는 신음소리가 내뱉어지며 떨림이 시작되었다.


“하응….아…..어억…..하윽……더…아…조금…만….더…”


현우의 동작이 커지며 인화의 율동이 현우에게서 벗어나려는 듯 몸부림이 시작되고

현우의 품속 깊숙이 잠긴 채 허우적 거리는 모습에서 멀지 않은 정상이 보여지기 시작했다.


“어억…. 으음….”


신음소리를 참아가는 듯 인화의 다물려진 입에서 괴로움의 탄성이 울림으로 내뱉어지면서 인화의 허리가 들리우고는 경련을 일으켜 가고


“억……. 아윽…하윽…. 하앙……. 아아…”


길게 여운을 남기며 터트리던 신음소리를 끝으로 샘속 깊은곳에서 봇물처럼 터지는 밀물의 느낌을 현우는 느낄 수 있었다.

길게 이어지는 경련을 음미해가는 현우는 멀지않은 사정의 느낌을 감지하면서 인화의 어깨를 끌어 안고는 강한 율동을 시작한다.

인화의 개방된 샘터로 강하고 크게 마주쳐가는 현우의 동작에서 인화는 꺽꺽대는 신음을 터드려보지만 

눈앞에 보여지는 휘황찬란한 별무리만이 보일뿐 자극은 멈춰지지 않았다.

샘속으로 잠겨가던 현우의 성기끝으로 용암처럼 뿜어져 나온 정액에 인화는 너무나 뜨거운 느낌을 받고는 

자신의 용암의 열기에 재가 되는 듯한 환상에 젖고는 커다란 탄성을 터트려 가고


“흐으윽…. 아악…….아앙…….”


활처럼 몸을 휘고는 고개를 젖힌 채 굳어져가는 인화를 가슴 가득 안아가는 현우는 짜릿한 쾌감에 나직한 신음을 내뱉었다.


“허억…. 음….”


뜨거운 정사뒤의 여운.

아직도 남아있는 그녀의 수축되는 움직임에 현우는 가끔씩 피어 오르는 짜릿함이 느껴지고

땀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아직도 느낄수 있는 그녀의 부드러움이 뜨거움 속에서도 너무도 좋은 느낌을 가지게 만들고 있었다.


가쁘게 숨을 쉬어가는 인화의 모습을 지켜보며 현우는 나른한 기쁨을 느꼈다.

비록 자신의 여인은 아니었지만 자신을 연모하는 느낌에서 사랑스러운 감정이 솟구침을 느낄 수 있었고 

자신에게 순종하는 것처럼 따르는 행동에서 알수 없는 욕심도 생겼다.

가쁜 호흡을 진정시킨 인화가 가는 눈으로 현우를 바라보다 부끄러운 듯 현우의 가슴으로 고개를 뭍으며 애뜻한 마음을 보여주고

뚜꺼운 창호지였지만 틈을 비집으며 들어서는 햇살이 아직은 하루가 저물지 않았음을 알려주며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멀리 보이는 한강의 물결위로 태양이 긴 꼬리를 내리며 스러져 간다.

붉게 물든 석양을 바라보는 현우와 인화는 열려진 대문밖에 선 채로 피폐해진 도시속의 일몰에 넋이 나간 듯 한 동안을 석양만을 응시하며 서 있었다.

예전에도 그랬던 것 처럼 자연의 현상은 변함이 없었지만 현우가 살아가는 주위엔 언제나 떠나는 이와 새로운 만남으로 

새로운 이들이 존재해 왔다는 걸 생각하며 자신이 초라해지는 감정을 갖게 만들고 있었다.


옆에서 바라보는 인화 역시 멀지않은 시간에 자신의 곁을 떠나 조용한 곳으로 가리라는 생각에 아쉬움도 들었지만 

모든걸 포용할 수 없는 자신에게서 후회의 감정도 생겨남을 느꼈다.


“산이 높고 물이 맑은 곳이면 어디든 괜찮아요…. 괜히 현우씨에게 짐이 되고픈 마음은 없어요…. 

단지, 마음에 뭍고서 살아갈 수 있는 평화로운 곳이었으면…..좋겠어요….”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하지만…. 되도록이면 멀지 않은 곳이면 좋겠군요…….”


인화가 마음을 굳힌 듯 현우에게 떠나겠다는 말을 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떠나 보낼수는 없다는 생각에 현우는 자신이 직접 그녀의 거처를 마련하기로 하고는 

조금이라도 위안을 삼으려는 듯 멀지않은 곳에 그녀만의 공간을 마련한다고 했다.

어쩌면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일 수 도 있겠지만 그녀에게 힘든 삶을 덜어주고 픈 소망일수도 있었다.

오늘따라 맑아진 하늘을 가로 질러 지평선 너머로 가라앉는 석양이 빛이 너무나 곱게 느껴지며 그들의 뒤로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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