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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야설) 초록마을 - 3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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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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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숙은 현우의 말에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현우에게서 제발 나오지 말았으면 하고 기대하던 말이 결국은 나왔다.

예전에 자신과의 약속에서도 언젠가는 공부를 위해서 간다고는 했지만 이렇게 빨리 예상 밖으로 얘기가 나올 줄은 몰랐었다.

차분해지려고 해도 혜숙은 진정이 되지 않는 듯 다소 떨리는 억양으로


“왜…?? 가야만 하겠니…??”

“예…. 아무래도 한번은 다녀와야 맘이 편할 것 같아요…. 지금으로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네요…. 그래서….”

“할머니가 아시면 실망이 크실 텐데…….”


혜숙은 자신의 마음을 숨기면서 현우의 의중을 떠보려고 얘기를 했지만, 그녀의 떨리는 음성은

현우에게도 지금 혜숙의 심정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어서 얼마나 충격이 컸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할머니께 말씀을 드려보고 다녀올 생각이에요. 아마도 허락하시지는 않겠지만…”


혜숙은 떨려오는 마음속에서 현우를 붙잡아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떠오르질 않는다.

음울했던 집안 분위기를 현우가 오면서 바꿔놓았고 자신도 현우 없이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현우에게 기대어 있는데

현우가 없는 생활은 전혀 생각해 보지 않은 듯 절망적이고 충격적인 얘기에 어찌할 바를 몰라 한다.


“돌아오기는 할 거예요. 일단 다녀와서 결정을 하려고 해요. 저도 이 마을이 좋아요.

하지만 내가 해오던 공부와 기억들을 잊어버리기엔 나 자신도 아주 힘들어요…….”

“흑…”


터져 나오는 슬픔을 참지 못한 혜숙이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는 부엌으로 들어가 버리고 현우는 답답한 마음에 다시 마당을 서성이기 시작했다.


달빛이 고고한 밤이다.

꽤 깊어진 듯 멀리서 소쩍새의 울음이 간간이 들려오고 열린 방문 틈으로 윤지는 말간 하늘을 바라보며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간간이 미약한 한숨이 터져 나오고 무엇이 답답한지 얼굴엔 슬픔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커다란 눈망울 위로 곧 눈물이라도 떨어질 듯 윤지의 마음은 그늘진 채 보여지는 하늘에 희미하게 영상을 떠올려 본다.


사내를 못 본 지도 꽤 되었다.

읍내의 왈패와 싸움을 벌여 등에 비수를 맞고는 드러누웠다는 말에 얼마나 놀라고 무서웠는지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이제까지 살아온 세월에서 그만한 고통은 없는 듯했다.

한 번쯤은 들려줄 만도 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면 염치없다는 생각에 아쉬움도 생겼고

그래도 이제쯤은 한 번이라도 찾아와야 한다는 생각에 야속함도 생겨갔다.


사내를 생각하는 윤지는 그와 만남과 그와 나누던 사랑에 얼마나 깊은 꿈을 꾸었는지 아직도 그만을 생각하면 몽롱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자신의 마음을 가득 채워버린 열정에 이 밤도 윤지는 홀로 마음 앓이를 하면서 밤을 지새고 있었다.


그늘진 별당의 어둠 속으로 무언가 희미한 그림자가 보여갔다.

그늘을 따라서 별당건물로 올라선 인영이 주위를 둘러보고는 조심스레 방문을 두드리기 시작하고

잠시의 시간이 흐른 후 조용히 열리는 방문 틈으로 놀란 듯 커다랗게 뜨여진 눈동자가 보여졌다.

방문을 들어선 사내가 문을 잠그고는 자신을 올려다보는 윤지의 곁으로 다가서고는 그녀를 조심스레 안는다.


“흑…. 흐흑…..”

“미안해요. 일찍 올려고 했는데….”


서러운 듯 윤지는 낮은 울음을 터트리며 사내의 가슴속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사내는 가냘픈 그녀의 몸이 망가지기라도 하듯 조심스레 가슴속으로 안아간다.

멈출 줄 모르는 윤지의 울음에 현우는 마음이 아파져 옴을 느꼈다.

얼마나 자신을 기다렸는지를 알겠고 윤지도 마을에서 들려오는 갖가지 소문에 자신에 대해서 원망도 많았으리라 생각을 하면서

그녀를 달래듯 얼굴로 그녀의 머리를 비벼댄다.


윤지는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기쁜지 연신 흘러내리는 눈물에도 그의 냄새를 기억하려는 듯 깊이 숨을 들이켜며

잊혀가던 사내의 내음에 희열처럼 기쁨이 샘솟는 걸 느꼈다.

얼마 만인지 여전히 단단한 가슴이 자신을 포옹하고도 넉넉한 여유를 보일 정도로 포근하게 느껴졌고 자신을 부드럽게 둘러싼 튼튼한 팔뚝도

자신을 놓치기 싫다는 듯 단단하게 얽히며 자신을 가둬놓는 것에 윤지는 아늑함을 느껴갔다.


한동안 눈물만 흘리던 윤지가 천천히 고개를 들고는 현우의 얼굴을 쳐다보고 많이 상하지나 않았는지 현우의 얼굴을 차분하게 훑어보기 시작했다.

초상 치르기 전까지 같았다는 소문은 윤지를 죽음까지 생각하게 할 정도로 절망으로 몰아갔었고 다행히 살아있는 현우를 쳐다보며

윤지는 그동안 겪었을 고통을 느끼듯 조심스레 얼굴로 손을 가져다 대고는 그의 얼굴을 어루만진다.


현우는 많이 상한 듯 보여지는 윤지를 보며 아련하게 젖어오는 아픔을 느꼈다.

아마 자신을 생각하는 윤지의 마음이 어떠했으리라는 걸 알 수 있었고 자신 때문에 고통받았을 마음을 어떻게든 치료해주고픈 마음이 생겼지만

현재로서는 그녀를 안은 채 달래줄 수밖에 없는 자신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많이 상하신 것 같네요…. 미안해요…. 저 때문에….”


말없이 고개를 저으며 윤지는 대답을 대신하고 눈물 젖은 눈망울로 기쁜 듯 현우의 얼굴만을 쳐다 볼뿐이다.

현우의 얼굴이 조용히 그녀의 얼굴 위로 겹치고는 그녀의 입술에 부드러운 입술을 붙여간다.

눈을 감으며 윤지는 자기 입술을 덮는 현우를 느끼기 시작하고 자신을 안고 있는 현우에게 안락한 기분을 느껴갔다.


자기 입술과 눈물 젖은 눈과 코 등을 차례로 빨아가던 현우가 자신을 세우며 쳐다봄을 느낌 윤지는 조심스레 자기 상의를 잡고는

옷고름을 풀어 내리는 현우의 손길을 느끼기 시작했다.

여전히 하얀 속살이 현우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나씩 떨어져 내리는 옷들이 윤지의 다리 곁으로 쌓여가고 어둠 속에서도 빛이 나는 듯 윤지의 알몸이

한동안 현우의 눈 속에서 아른거려지더니 현우가 선 채로 옷을 벗어 내리기 시작했다.

단단해진 상체와 튼튼한 다리가 보여지며 현우는 알몸이 되고

가슴으로 부드러운 윤지의 살결을 느끼며 현우가 그녀에게 깊은 입맞춤을 하기 시작한다.


“하으읍….”


윤지의 입속으로 현우의 부드러운 혈육이 들어오고는 갈증 나는 듯 입속을 샘을 찾으며 돌아다니고

자신의 입속에서 무언가가 거칠게 돌아다니는 느낌에 윤지는 아득해지는 정신을 느꼈다.

말랑하고 보드라운 윤지의 입술은 현우에게는 너무나 달콤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억센 가슴속에 안겨있는 그녀의 몸이 마치 깃털처럼 느껴지며 현우는 자신의 감촉으로 윤지를 음미하기 시작한다.

현우는 이불 위로 윤지를 눕혀가며 천천히 그녀의 전신을 탐하기 시작하고 윤지는 얼굴부터 가슴으로 옮겨가는

현우의 입술에 야릇한 희열이 몰려듦을 느끼기 시작했다.


“하아아……”


윤지의 소담스러운 가슴을 한입 가득 베어 문 현우는 유즙이라도 빨리는지 입안에서 느껴지는 달콤함과 혀끝에서

희롱당하는 자그마한 유실에 아늑한 기분이 들어간다.


“아…….아흑….”


간간이 터져 나오는 윤지의 신음소리가 조금씩 높아지면서 현우는 큼지막한 손으로 윤지의 하체를 쓸며 손끝의 부드러움을 음미하고

비단처럼 부드러운 살결 위로 연주하듯 손마디 마디를 움직이며 그녀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가녀린 몸이면서도 윤지는 적당한 살집과 부드러움을 가지고 있었고 가는 듯하면서도 길어 보이는 하체는 꿈틀대며

현우의 하체를 비벼대고는 현우의 감촉을 깨어나게 만들어 갔다.


윤지의 다리가 벌리며 소담한 수풀이 드러나고 샘을 덮는 현우의 손은 열기가 어려지는 샘을 덮고는 천천히 비벼대는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샘 속에서 흘러나오는 샘물 때문인지 현우의 손끝으로 물기가 느껴지며 현우의 손가락이 샘 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젖혀지는 윤지의 얼굴에서

가느다란 탄성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악………으음….”


현우는 손끝으로 샘 속을 가르면서 부딪혀오는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감각에 윤지는 혼미해지는 정신만큼이나 짜릿해지는 감정이 몰려들었고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기대하듯 현우의 목으로 손을 두르며 자신의 몸속에서 일어나는 열락에 가느다란 신음으로 대답한다.


“으음…. 하아…. 으흑….”


현우의 얼굴이 어느새 그녀의 샘을 바라보는 위치에서 그녀를 응시하다 서서히 샘 속을 가르며 입술이 내려가기 시작하고

뜨거운 무엇인가가 자기 샘을 파고드는 느낌에 윤지는 허리를 틀며 괴로운 듯 움직여가기 시작했다.


흘러나오는 샘물로 목을 축이는 현우는 오랜만의 갈증에 부족해지는 느낌만이 들어가고

샘 속의 샘물을 퍼 올리는 게 답답한 듯 강한 흡입으로 연신 샘물을 빨아올리는 행동을 한다.

아득해지는 정신과 몸속에서부터 올라오는 짜릿함에 윤지는 연신 허리를 비틀며 벗어나려는 몸짓을 해보지만

단단한 현우의 두 팔은 그녀를 옥죄이기만 할 뿐 샘으로부터 올라오는 느낌은 강도만을 더 해 갈 뿐이었다.


“하으윽…. 아……. 그만…. 아… 아음….”


기쁜 듯하면서도 괴로워 보이는 윤지의 몸짓은 현우를 더 자극할 뿐이었다.

두 팔에 벌려진 윤지의 샘 속에 얼굴을 박은 채 한동안 샘물을 빨아올리던 현우는 꿈틀대는 윤지의 몸짓을 단단히 고정하고는

상체를 일으키며 서서히 윤지의 샘으로 자기 성기를 맞추어 가기 시작했다.

현우의 곧추선 성기가 그녀의 샘 속으로 서서히 진입을 시작하고 벽에서 꿈틀거리며 조여오는 느낌에 현우는 가느다란 탄성을 지어 올린다.


“어억….”

“하윽…. 으음….”


샘을 가르는 느낌에 윤지의 허리가 들려지고는 들어서는 현우를 맞이하며 기쁜 탄성이 흘러나왔고

샘 속을 가득 채우는 충만감에 머릿속으로 짜릿한 희열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결합한 두 사람이 조금씩 꿈틀거리며 몸부림을 치며 현우는 율동을 시작하고 윤지는 강하면서도

부드럽게 자신을 몰아쳐 오는 현우의 몸짓에 조금씩 반응을 보이며 상승 감각을 보이기 시작한다.


샘으로부터 흘러나온 샘물이 현우의 율동을 부드럽게 만들었고 성기 끝으로 느껴지는 섬세한 감각과

연신 터트리는 윤지의 신음소리는 현우의 마음을 흡족하게 만들었다.

아픈 몸만 아니었으면 여러 번 관계를 나누었을 테지만 오래간만에 느껴지는 윤지의 몸은

예전처럼 깔끔하고 달콤하게 느껴지는 게 현우로서는 커다란 희열을 느끼게끔 했고

외진 별당에서 느끼는 희열조차 현우에게는 또 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었다.

천천히 그녀를 자극하던 현우의 율동이 점점 강해지며 윤지는 구름을 타는 듯 몰려오는 아득함에 정신이 없었다.

구름 위를 떠돌다 떨어지는 느낌에 종아리부터 머리끝으로 전류를 맞는듯한 짜릿함에 윤지는 현우의 목을 감싸며

커다란 신음을 터트리고 연신 몰아치는 율동에 다시 구름 위로 치솟는 느낌은 윤지의 몸을 경련시키기 시작했다.



“아흑…. 아흑…. 아흐흑…. 음…….”


찔꺽..찔꺽….


꽤 많은 샘물을 쏟아내며 윤지는 마치 자신이 몸이 아닌 듯 떨려대는 느낌에 자신도 모르게 커다란 신음을 연발하며

주체할 수 없는 열락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현우는 느껴지는 감각에 윤지가 곧 정상에 오를 것 같이 생각이 들어갔다.

드나드는 샘 속에서 점점 뜨거워지는 느낌이 몰려오며 흐느적거리는 윤지의 몸부림이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젖혀진 고개로 입을 벌린 채 연신 신음을 터트리고 모인 이마엔 찌푸린 표정이 그녀의 상태를 보여주듯

점점 다급하게 보여지는 윤지의 모습이 현우에게 보여지기 시작했다.


단단히 부여잡은 윤지의 허벅지가 점점 경련을 일으키며 허리로 번지기 시작하고

현우는 율동을 강하게 하면서 윤지의 샘 속을 드나드는 성기 끝으로 조여드는 느낌이 강하게 시작됨을 느껴갔다.


:”아…학…. 으음…. 으음…. 으….”


앙다문 그녀의 입에서 속울음 소리가 연발하며 자신의 감정을 참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괴로운 듯하면서도 곧 몰려올 희열에 다음을 준비하듯 그녀가 허리를 들어 올리려는 자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현우는 느껴지는 감각에서 윤지의 샘 속에서 터져 나오는 분출을 느끼기 시작했다.

샘 속을 가득 메우며 샘물이 넘쳐흐르기 시작하고 고개를 젖힌 채 활처럼 몸을 휘어가는 윤지의 입에서 참지 못한 듯 커다란 신음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하으윽…. 하응…. 아…. 하윽… 하윽….”


격해지는 신음 소리와 굳어진 채 자신에게 매달려오는 느낌이 현우에게 커다란 쾌감을 선사한다.

성기 끝으로 조여드는 감촉이 현우도 멀지 않은 분출의 느낌이 다가온 듯 분출 끝의 희열을 만끽하는 윤지를 강하게 자극하기 시작했다.

멀어지던 구름이 다시 윤지의 시선 속으로 다가오며 다시금 짜릿한 감정이 몰려든다.

크고 강하게 자신을 자극하는 느낌에 윤지는 더 크게 몰려오는 짜릿함에 눈꺼풀을 바르르 떨며 현우의 목을 부여 않은 채

머릿속으로 터지는 별 무리의 환상에 자지러지는 듯 안타까운 탄성을 연발하며 샘 속에서 터지는 뜨거운 느낌에 경련을 일으키고

현우도 오랜만의 정사에서 시원스러운 분출을 느끼며 포만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윤지의 경련은 꽤 오래 지속되었고 현우의 품에 안긴 채 바르르 떨어대던 윤지는 긴 한숨을 내뱉고는 수줍은 듯 현우의 가슴으로 고개를 숙여갔다.

별당의 밤은 여전히 뜨거웠고 여전히 길게 이어져 갔다.


아침을 준비하는 혜숙은 얼굴이 굳어 있었다.

예전처럼 무의식적으로 잡히던 그릇이 자기 손을 떠나 발밑에서 산산이 조각나고

문득 정신이 들면서 자신의 발밑에 파편으로 남아있는 그릇들을 보면서 한숨을 쉬면서 허리를 숙이고 깨진 그릇들을 주어갔다.

혜숙은 도저히 현우를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새벽에 그가 돌아와야 했는지 무슨 일이 있길래 밤이슬을 맞으며 돌아 다닌 건지 그에 대해서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아침이 밝을 때까지 한숨도 못 잔 때문인지 혜숙의 눈은 충혈된 듯 보여지고 그릇을 정리하며 연신 뱉어내는 한숨은 계속되고 있었다.


현우는 늦은 아침에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났다.

오랜만에 만난 윤지와의 정사로 현우는 아침부터 즐거워지는 마음이 들었고 흥얼거리듯 콧노래를 부르며 마루로 나섰을 때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영주댁과 혜숙을 보면서 마음속에 알 수 없는 죄스러움이 느껴졌다.


“일어나셨어요…??…..”

“오냐……왠 잠을 이리 늦게까지 자누….??..”

“하하하….좀 늦잠을 잤네요…. 낼부터는 일찍 일어 날께요…..”

“에미야….이눔 상 좀 보거라…..”

“예…….”


고개를 숙이며 혜숙은 현우의 시선을 피하고 부엌으로 들어간다.

우울해 보이는 혜숙을 보며 현우는 자신이 어제 한 얘기 때문에 아직도 우울한 것으로 생각했는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마루로 상을 올리는 혜숙을 바라본 현우는 혜숙의 눈 속에 알 수 없는 차가움에 섬뜩한 느낌이 들어갔다.

식사를 마치고 밭을 나서면서도 혜숙은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았고 그녀의 눈치만을 보던 현우가 혜숙에게 넌지시 말을 띄운다.


“숙모…. 아직도 저 때문에 그러시는거예요…??”


현우의 얘기에도 혜숙은 고개 한 번 돌리지 않았고 앞서가는 혜숙을 따르며 그녀를 달래야겠다는 생각에 현우는 그녀의 팔을 잡으며


“생각만 하고 있어요…. 그러니….”

“너… 어젯밤…. 어디 갔던 거니…??”


현우는 숨이 막히는 걸 느끼며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졌다.

어떻게 혜숙이 현우의 부재를 알았는지 궁금해졌고 그렇게 조심스럽게 행동을 했건만 혜숙이 알고 있다는 사실에 초조해지기 시닥했다..


“그게………”


아무런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자기 행동이 알려지면 어떤 결과가 오리란 걸 현우는 안다.

자신뿐만 아니라 윤지에게도 커다란 아픔이 올 것이란 생각에 현우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혜숙은 굳어진 현우를 보며 자신의 느낌이 맞아 간다는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이 몰려옴을 느꼈다.

어떻게 현우가 그럴 수 있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는 듯 하얗게 변해 버린 얼굴에 점점이 눈물이 번져 오르기 시작하고

고개를 숙인 현우는 멍해지는 느낌에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질 않는다.


잠시의 정적 끝으로 혜숙이 앞서서 걸어 나가고 현우는 멍하니 멀어지는 그녀를 바라만 볼 뿐이었다.

차분히 걸어가는 혜숙의 어깨로 슬픔 어린 고독이 어려지는 게 현우의 시선 속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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