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로맨스야설) 초록마을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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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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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에게 한 달이란 시간은 금방 흘러갔다.

영주댁의 보살핌과 혜숙의 정성으로 다리를 치료하며 어느 정도 거동에는 불편함이 없었고

초여름을 앞에 둬서인지 들판에 김을 매거나 채소를 수확하는 손들이 많아졌다.

영주댁과 혜숙도 넓은 밭을 돌아보며 김매기에 정신이 없었고 마을 아낙들이 도움으로 밭에는 고추가 제법 풍성하게 익어가는 것 같았다.

현우는 농로 옆 큰 나무 아래 앉은 채 김을 매는 아낙들의 모습을 보고 있었고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소년이 옆에서 장난을 치고 있다.


“형아.... 다리 나으면 다시 갈 거야...??”

“아니....”

“그럼, 여기서 사는 거야...??”

“글쎄....”

“그런 대답이 어디 있어.... 씨.... 가지도 않고 여기도 안 살면....”

“후후후...진우는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나....??...나야 뭐 형이 있으면 좋지...아랫마을 덕배가 괴롭히지도 않을 것이고...”

“후후....”

“음...또...재밌는 전쟁 얘기도 해줄 거고.... 그치...??”

“후후.... 글쎄...진우가 형을 못 살게 굴지 않으면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있겠지만....??...뭐....??”

“ 진우가 엄마하고 할머니 말 잘 듣는다고 약속하면 형아도 여기 남아서 살면서 진우도 보호해주고 장난감도 만들어 주고 할 수는 있지....”

“우와...진짜지.... 나중에 딴말 없기다...자.... 약속....”


진우가 내미는 새끼손가락을 걸며 조용한 미소를 지은다.


초록마을에 장정이 없는 터라 동네에서 험하고 힘든 일들은 아낙들이 서로 도와가며 하고 있었고

들판에서 일하는 남자들은 나이 든 노인 몇이 전부였다.

전쟁에서 돌아온 성희 아범과 재덕이란 사람이 제일 젊은 측에 속했지만

이름 모를 전투에서 부상하여 다리가 없거나 몸져누워 있는 상태라 힘쓸만한 사내는 아무도 없는 여자들 위주의 마을로 변한 상태였다.

그나마 전쟁통의 마을은 적군의 손아귀에 들지 않아 집이랑 가축들이 건재하여 조금의 노력만 있다면 예전처럼 먹고 살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현우가 있는 곳으로 영주댁과 혜숙이 걸어온다.

아마도 이때쯤이면 일하는 아낙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했던 것 같다.

현우가 일어서서 영주댁과 혜숙을 맞이하고는


“할머니.... 간식 가지러 갈 거예요....??”

“그려...어여 가자...배고플 때가 된 것 같다...”

“제가 다녀올게요...”

“아니야...아직 몸도 성치 않은 너에게 아직은 무리여...”

“후후후...괜찮아요.... 그 정도는 ...”


말리는 영주댁을 뒤로하고 혜숙과 둘이서 집으로 향한다.

부엌에서 부지런히 음식을 준비한 혜숙은 대나무 소쿠리에 음식을 차곡차곡 담고는 누워있는 시아버지를 위해 미음을 준비한다.

현우는 옆에선 채 음식들 준비하는 혜숙을 바라보고 있다.

차분히 음식을 준비하는 혜숙이 무척이나 소박하고 예뻐 보였다.

시장 동네에서 억세게 살던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낀다.

인정이 넘쳐흐르고 욕심부리지 않는 시골 마을이라 마음의 여유도 느껴졌다.


조용히 미소를 띠고 일에 열중한 혜숙을 지켜본다.

가끔 혜숙과 눈이 마주쳐도 서로가 맑은 웃음으로 대하곤 한다.

문뜩 항아리로 상체를 숙이는 혜숙의 허리로 상의가 들어 올려진 채 하얗고 뽀얀 속살이 보였다.

처녀같이 부드럽고 윤기가 흐르는 듯 현우의 눈 속으로 파고들었고 몸을 숙인 혜숙의 얼굴과 겹치면서 알 수 없는 열기가 떠오른다.

펑퍼짐한 바지가 엉덩이에 밀착되듯 붙어있는 상태라 혜숙의 엉덩이와 속살을 바라보는 현우의 눈빛이 강렬해진다.

허리를 펴던 혜숙이 현우를 쳐다보았고 현우의 눈과 마주치면서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현우는 내심 당황했다.

열린 혜숙의 허리 사이로 너무나 고운 숙모의 속살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욕정을 느꼈는데 그만 그 광경을 숙모인 혜숙이 눈치를 챈 것 같이 생각되었다.


(이런...어쩌다 이런 실수를......)


현우를 보던 혜숙이 아무 일 아닌 듯 다시 준비된 음식을 소반 상에 올려놓고는 들고 나간다.

얼굴이 다소 상기된 현우가 마당으로 나가고 혜숙이 마루를 지나 방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혜숙이 나오고 현우와 혜숙은 소쿠리와 물통을 들고 밭으로 나갔다.

밭으로 가면서 현우는 아무 말도 하지를 못했고 혜숙도 어색한지 침묵으로 일관한다.

밭에 다다르자 어느새 알았는지 일하던 아낙들이 나무 아래에 몰려있었고 소쿠리가 내려지기

무섭게 그릇들을 잡아가며 간식을 먹는다.

대다수가 남편을 전쟁터로 보낸 과부 아닌 과부들이었고 모여 있다 보니 자연스레 음담들이 오간듲 실실거리며 현우를 쳐다보는 눈들이 심상치가 않다.


“영주댁 아주머니 손자가 참 실하오.... 반반한 게 여자 여럿 울렸겠소...호호호...”


성주 댁의 농담으로 아낙들이 깔깔거리고

도화선이 된 듯 여기저기서 한마디씩들을 한다.

아직은 성치 않지만 그래도 젊은 총각이다 보니 젊은 아낙들이 시선을 모으기에 충분했고

현우는 얼굴이 붉어지며 자리를 피한다.

자리를 뜨는 현우를 보며 영주댁이 얼굴엔 웃음이 피어난다.


“아이고...저...주둥이들...어여 밥들이나 먹어...귀한 남의 손주는 왜 갖고들 그래...”


간식이 끝나고 휴식을 마친 아낙들이 자리로 돌아가고 혼자 정리를 하던 혜숙이 걸어오는 현우를 보며 말을 건넨다.


“현우는 대학교 다닐 때 사귀는 여자 없었어...??”

“예...??...없었어요...그땐 그런 거 생각도 못 했는데....”

“호호호...젊은 아낙 몇 마디에 얼굴 빨개지는 게 영락없는 새색시 같더라니깐...호호호..”


혜숙이 아까의 상황을 기억해내며 웃는다.

가지런한 치아가 예쁘다.

(아...내가 이상하게 자꾸 이상한 생각만 하게 되네.... 설마...숙모를 여자로 느껴지는 건 아닐 텐데...)

말없이 웃음만 띤 채 혜숙을 바라본다.

혜숙이 정리를 마치고 밭으로 들어가고 나무 그늘 밑으로 다가가 앉는다.

초여름이지만 제법 햇빛이 따갑다.

파란 하늘을 보면 그늘에 몸을 누이고 흘러가는 구름과 새소리를 들으며 자꾸 눈이 무거워짐을 느낀다.


언뜻 잠들었는데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눈이 뜨여졌다.

누군가가 옆에 있는 것 같은데 하며 고개를 돌린다.


“뭐하세요....??”

“어..??...넌...??”

“푸훗....깔깔깔...”

“너였구나.... 잘 있었니...??”


주희였다.

이 동네에 들어설 때 외갓집을 가르쳐 준 어린 소녀. 뭐가 우스운지 깔깔대며 소리를 내 웃는다.


“아저씨 자는 모습이 곰 같았어요...깔깔깔...코를 고는 곰....”

“어...그랬니......? 하하.”


현우는 주희가 아빠가 없는데도 밝은 모습을 유지하는 게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이제는 고갯마루 에서 기다리는 일이 없어졌는지 동네에서 가끔 보이기도 한다.

한 아낙이 나무 그늘로 다가온다.

주희를 보고는


“동생은 어떻게 하고 왔어...??”

“영식이는 자고 있어...그래서 심심해서 잠깐 온 거야...금방 갈게....”


주희 엄마였다.

주희가 동생을 안 보살피고 온 것에 나무라는 듯하더니 머리를 쓰다듬으며 집으로 돌아가서 동생 곁에 있으라고 달랜다.

햇볕에 그을린 피부가 건강해 보였다.

마른 듯한 몸매에 키가 다소 커 보이고 주희를 달래며 웃는 눈이 사슴 눈처럼 초롱초롱하다.

도시에 나가도 어울릴 것 같은 마스크를 가졌고 별로 고생을 안 한 듯 팽팽해 보인다.

시선을 느꼈는지 현우를 보고는 얼굴을 붉힌 채 웃으며 고개를 살짝 숙인다.

현우도 고개를 숙이며 웃음을 보낸다.

왠지 그녀의 눈이 마음속에 와닿는다.

사슴 같은 눈이....


초여름이 지나면서 비가 내렸다. 하루 종일 내리는 비로 집안에만 갇힌 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진우가 심심한지 연신 하품을 하고 옆에선 영주댁이 목침을 베고서 낮잠을 자고 있다.

혜숙이 바느질을 하며 진우의 모습에 미소를 띠고는 마루 끝에 앉아있는

현우를 바라보며 얼마 전부터 자신을 바라보던 현우의 눈빛이 생각한다.

여자의 느낌으로 자신을 바라보는지 가끔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현우의 눈빛을 몇 번 보았고

혜숙도 이상하게도 현우의 자신을 바라보던 열기 있는 눈빛이 싫지만은 않았다.


이 동네에서는 느껴볼 수 없는 세련미와 생각이 깊은 만큼 절제된 행동이 왠지 모르게 그녀의 마음을 끈다.

하지만 이 정도까지만 하고 생각할 뿐 그 이외의 생각은 없었다.

비가 오는 마당을 무심히 쳐다보는 현우를 보며 혜숙이 정적을 깬다.


“현우야...심심하니....??.. 뭐 간식이라도 만들어 줄까...??”


한참이 지난 후

현우가 고개를 돌리며


“예에..??...뭐라고 하셨어요...??”

“어쩜 애도...비 오는 게 뭐 볼 거 있다고...간식 만들어 주냐고....??”

“후후...간식요...좋지요....”


바느질거리를 챙겨 놓고는 부엌으로 나간다.

심심해진 현우가 혜숙을 따라나서고

진우는 계속해대던 하품을 멈추고 영주댁 옆으로 누워간다.

부엌으로 들어선 혜숙이 전이라도 만들 듯 채소를 다듬고 불을 지피며 옆으로 다가와 앉는 현우를 다정하게 바라본다....

한참을 달그락거리며 준비를 하던 혜숙이 장작이 없다며 뒤뜰로 가고 잠시 후 비를 맞으며 들어오는 혜숙을 본다.


비를 많이 맞은 듯 옷이 많이 젖어있다.

현우의 눈빛이 예전처럼 이상하게 변한 걸 혜숙은 알 수 있었다.

비에 젖은 혜숙이 옷이 달라붙은 채 그녀의 몸매 윤곽을 비춰준다.

현우는 혜숙이 보고 있음에도 이상하게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멍해진 채 혜숙을 바라보자 혜숙도 기분이 이상해짐을 느낀다.

부끄럽기도 하고 야릇해지는 것도 같고 모른 채 장작을 바닥에 내려놓고 옷을 털어낸다.


가슴 부분이 젖은 채 융기된 유실이 오뚝하게 튀어나오게 보인다.

둥그렇고 팽팽한 게 탐스럽다.

현우는 그녀가 숙모라는 사실보다 이 순간은 아름다운 여자로 보일 뿐이며 눈앞에 보이는 탐스러운 가슴을 만지고픈 충동을 느꼈다.

현우 옆으로 다가앉은 혜숙이 아궁이로 장작을 밀어 넣고는 현우를 본다.

불을 바라보는 현우의 얼굴이 다소 상기되어 있는 듯하다.

현우의 옆으로 몸을 밀착시키며 그녀가 있자 현우는 어지러움을 느낀다.

호흡이 가빠지고 아랫도리로 열기가 오른다.

부드러운 그녀의 엉덩이가 느껴지고 만지고 싶은 충동이 일기 시작한다.

고개를 혜숙에게 돌린 현우의 동공이 커져있고 현우를 보는 혜숙의 눈도 열기가 젖어있다.

한동안을 서로 바라보기만 한다.

혜숙에게서 향기로운 그녀의 향기가 느껴지며 현우의 얼굴이 다가간다.

혜숙은 이상하게도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현우의 눈을 보자 움직일 수가 없었다.

점점 다가오는 현우의 얼굴을 보면서 피하자고 생각했지만 피할 수가 없다.


“흐으읍...”

“하으읍..”


현우의 입술이 혜숙에 입을 덮는다.

(안돼.... 안돼...이건 ..꿈이야...현실일 수 없어.. 어떻게...어떻게...)

눈이 커진 혜숙이 그를 밀어보려 하지만 힘이 나지 않는다.

그를 미는 힘이 미약하고 그 미약한 힘마저도 현우의 팔에 의해 저지된다.

현우의 가슴을 밀던 손이 어느새 현우의 팔에 잡혀있다.

혜숙의 눈이 파르르 떨리며 어느새 감기고 현우의 혀가 그녀의 입속으로 들어와 헤엄을 치고 있었다.

알 수 없는 흥분이 몰려들었다.

모든 걸 망각하고 혜숙에게 키스를 하던 현우는 자신도 모르게

혀가 그녀의 혀를 쫓아 다니며 입안에 맴돌고

그녀의 허리에 있던 팔이 그녀의 부드러운 가슴으로 올라가고 있는 걸 느꼈다.

현우가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자 감겼던 눈이 떠지며 몸을 떤다.


(헉...안돼...더 이상은 위험하다...그만 현우야...난 네 숙모야...그만...)


자신의 가슴을 더듬는 현우의 손을 밀어내며 그녀가 일어선다.


“학.. 학...학...”


숨이 가쁜 듯 숨을 몰아쉬며 그녀가 선반에 머리를 기대고 선다.

눈이 동그래진 현우가 자신이 무슨 행동을 했는지 깨달은 듯 고개를 숙인다.

가쁜 숨을 몰아쉬던 그녀가 현우에게 등을 돌린 채 말을 한다.


“안돼...현우야.... 난 네 숙모야...이럴 순 없어...”

“흑..”


현우가 일어서며 부엌을 뛰쳐나가고 그녀가 되돌아서면서 현우를 부르지만 대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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