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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야설) 젊음, 그 열기 속으로 - 2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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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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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욱, 후욱......"


무엇인가 물컹한….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탄력적인 그것이 가슴에 느껴졌다.

그리고 이내 그것은 자신을 내리누르는 나를 밀어 올리려는 듯 꿈틀거렸다.

호흡을 하다 보니 가슴이 들썩이는 것이었겠지만 그 움직임은 지나치게 자극적이었다.

마치 전기에 감전이라도 된 것 같은 짜릿짜릿한 느낌이 등줄기를 훑고 지나갔다.


움찔, 움찔......


온몸을 관통하는듯한 그 느낌 때문에 나도 모르게 몸이 꿈틀거렸고, 그런 내 반응이 미나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았다.

이런 내 몸의 반응을 미나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기에 빨리 몸을 일으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조금 더 이대로 있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 좀 더 강렬한 자극을 원하는 마음이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말의 망설임은 여전히 남아있었기에 내 본능이 요구하는 대로만 움직일 수는 없었다.


"끄응......"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그 바람에 내 목을 감고 있던 미나의 두 팔이 침대 위로 힘없이 떨어져 내렸다.

누워있는 미나의 시선과 내 시선이 얽혔다.


"......"


이럴 땐 도대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내가 당황스럽고 난처한 것 보다는 미나가 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내가 먼저 입을 열어야 할 것만 같았다.


"... 어... 괜찮아...?"


좀 더 괜찮은, 이런 상황에 어울릴만한 말이 있겠지만 내 머리로는 그 이상의 말을 찾아낼 수는 없었다.

아니, 어떤 말이었든 간에 제대로 들렸을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


미나에게서 아무런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그저 내 얼굴에서 무엇을 찾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바라볼 뿐......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내 손 위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무엇이 얹혔다. 미나의 손이 내 손을 덮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내 손을 쓰다듬듯이 움직였다.

손등으로 느껴지는 미나의 손...... 그것은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미나의 마음을 나타내주는 것 같았다.

아무 말도 필요하지 않다는, 그저 이렇게 하고 싶었다는, 조금 당황스럽지만 견딜 수 있다는, 그리고 미나도 원하고 있다는......


"......"


내 손을 쓰다듬던 미나의 손이 팔을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닿을락 말락, 스치는듯한 움직임 때문에 털 하나하나까지 전부 곤두서는 느낌이 들었다.


"......"


어느새, 미나의 손이 내 얼굴을 쓰다듬고 있었다. 턱을 만지던 손이 내 입술을 가볍게 건드리고 있었다.

입술을 따라 움직이던 미나의 손가락이 입술 사이에서 잠깐 멈추었다.

입 속으로 미나의 손을 맛보고 싶었지만, 그냥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보고 싶은 생각이 더 강했다.

잠깐 내 입술 위에 멈추어있던 미나의 손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입술을 벗어난 미나의 손이 활짝 펴지면서 내 볼을 가볍게 쓰다듬더니 내 코로 다가왔다.

콧날로 느껴지는 미나의 손은 바라볼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


입술과 콧날을 가만히 건드려보던 미나의 손은 더 이상 올라오지는 않았다.

무언가 아쉬운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 뭐라고 말을 할 분위기는 아니었기에 잠자코 입을 다물고 있었다.


"하아아......"


미나의 입술이 살짝 벌어지면서 나지막한 한숨 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리고 내 얼굴을 쓰다듬던 미나의 손이 다시 내 손을 잡는 것이 느껴졌다.

조금 전까지 가만히 쓰다듬는 움직임이 아니라 힘을 줘 내 손을 잡아 쥐는 것이었다.


"......?"


자석에라도 이끌리는 듯이 내 손이 미나의 손에 의해 드리워졌다. 그리고......

미나가 내 손을 자신에게로 인도하고 있었다.

손끝으로 느껴지는 부드러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 같은 그런 부드러움 속에는 풍선을 만지는듯한 탄력과 함께 온기가 느껴졌다.

자신의 볼에 다다른 내 손을 지그시 누르면서, 지금껏 내 눈길을 사로잡고 있던 미나의 두 눈이 감겨졌다.

길지 않은 속눈썹이 보이고, 그 끝자락이 바르르 떨린다고 생각한 것은 내 착각일까......

미나가 내 얼굴을 쓰다듬어 주었으니 나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 따위는 아니었다.

손바닥에 와 닿는 그 따뜻한 온기를 좀 더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내 손을 움직이게 했다.


가느스럼한 얼굴선을 따라 내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록 불은 켜져 있었지만 미나의 얼굴이 자세하게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미나의 솜털이 보이는 것 같았다.

내 손이 지나간 뒤로 꼿꼿하게 일어서는 솜털이......


약간 어두운 음영 위로 미나의 가지런한 입술이 보였다.

화장기 없는 원래의 모습 그대로인 미나의 입술......

조금 전 내가 맛보았던 그 입술이 내 손끝에 와닿았다.

약간 붉은 기운이 감싸고도는 그 입술은 굳게 닫혀있었지만, 내 손끝이 닿자 살짝 벌어졌다.

그리고 그 틈 사이로 습기 가득한 어둠의 끝자락이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그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그 어둠 속에 자리 잡고 있을, 조금 전 맛보지 못했던 미나의 혀를 확인해보고 싶었다.


"후우......"


점점 가빠지는 숨을 다스릴 필요가 있었다.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망설임 따위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지금껏 그렇게 요란하게 싸워대던 이성과 본능도 내 의식 밖으로 밀려나 버렸다.


뭐랄까…. 애틋함이랄까….


얇디얇은 눈꺼풀로 자신의 시야를 차단한 채 내 손길에 가느다랗게 떨고 있는 미나를 내려다보면서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러자 점점 빨라지던 심장도 차츰 본래의 움직임을 찾아가는 듯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중할 미나의 첫경험......

나에 대한 신뢰를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미나를 상대로 단순한 욕망에 사로잡힌 채 성급해지기는 싫었다.

그것은 미나에 대한 모욕이었고, 미나가 나에 대해 갖고 있던 신뢰의 배반이니까......

될 수 있으면 일방적이기만 한, 그런 시간이 되는 건 피하고 싶었다.

물론 처음 접해보는 이런 상황에서, 두려움이 가득할 미나가 적극적으로 나서리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미나에게서 능동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다정한, 그러면서도 미나를 배려하는 행동이 필요할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이 들자, 살짝 벌어진 미나의 입술 사이로 내 손가락을 밀어 넣고 싶다는 생각 따위는 없어지고 말았다.


바르르......


감겨있던 미나의 눈이 떨렸다. 그리고 그 떨림과 함께 미나의 입술이 조금 움직였다.

순전히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지만, 멈추어있는 내 손길을 재촉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천천히 내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흠칫......


볼을 따라 움직이던 손이 미나의 귓가에 다다랐을 때, 미나의 어깨가 흠칫거렸다.

너무 갑작스러웠던 건 아니었는지 걱정이 되었지만, 이내 걱정을 털어버리고 움직였다.

작은... 그리고 너무 귀여운 귀였다.

다가온 내 손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파들거리며 떨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떨림을 조금 더 맛보고 싶어서 귓바퀴를 따라 가만히 쓸어보았다.


바르르......


간지러운 것일까... 미나의 미간이 좁아지면서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귓가를 맴돌던 손을 옮겨 귓속의 작은 골을 따라 움직여 보았다.


"으으응......"


골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이자 미나의 입에서 나지막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리고 그 소리와 함께 미나의 얼굴이 손가락을 피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싫어하는 것은 분명 아니었지만,

간지러운 그 느낌을 참기는 어려운 것 같았다.

......


한동안 그렇게 귓가를 맴돌던 손을 거둬들였다.

가만히 내려다보니...

잘 익은 자두처럼 붉은 미나의 얼굴이 작게만 보였고, 콧등에 송골송골 맺혀있는 땀방울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감긴 두 눈이 가늘게 떨리는 미나의 얼굴은 조금이라도 힘을 준다면 부서질 것만 같았기에 선뜻 손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냥 좀 더 이런 모습을 눈에 새기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

"하아아......"


귓가에 와닿던 손의 느낌이 아쉬웠던 것일까, 아니면 더 이상 간지럽게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미나에게서 나지막한 한숨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잠시 후 닫혀있던 미나의 두 눈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

"......"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저 이렇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데...


동그란 눈을 반짝이면서 날 쳐다보는 미나가 작고 귀여운 아기처럼 보였다. 마치 맛있는 과자를 좀 더 달라며 보채는 꼬마아이......

그 모습에 피식거리며 웃음이 나왔다. 내가 웃자 미나도 방싯거리면서 따라 웃었다.

그러더니 미나가 두 팔을 뻗어 내게로 향했다.


"......"


안아달라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일으켜 달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말로 하면 될 것이지만 입술을 열기가 부끄러운가 보다. 그래도 왠지 미나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저런 표정으로 어떤 말을 할지......


"뭐어......?"


빙글거리면서 말꼬리를 길게 늘어뜨려 말하는 나를 미나가 샐쭉해져 쳐다보았다.

아마도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팔을 내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팔을 높이 들더니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뭐어......?"


"이이이잉......"


떼쓰는 아이처럼 칭얼거리는 목소리가 미나에게서 흘러나왔다.

그런 목소리일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듣고 보니 너무너무 감칠맛 나는 목소리였다.

조금 더 듣고 싶었다.


"뭐어......?"

"안아 줘어......"


미나의 눈꺼풀이 살며시 내려가면서 모깃소리만 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뭐라구?"


마치 잘 안 들린다는 듯 귓가에 손을 가져다 대면서 미나에게 반문했다.


"안아 달라고......"


조금 전보다는 커졌지만, 여전히 작은 목소리였다.

언제나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어떤 말을 하든지 간에 그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스며있었던 미나의 목소리가 그렇게 작아졌다.

스멀스멀 장난기가 솟아나기 시작했다.


""안아 주세요" 해 봐."

"......"


언뜻 미나의 눈이 반짝거렸지만, 다시 시선을 내리고 말았다. 그리고는 고민이라도 하는 마냥 잠시 말이 없는 미나였다.

하지만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 주세요오..."

"잘 안 들리는데?"


고개를 살래살래 저으면서 내 팔을 잡고 흔들어대는 미나였다. 그래도 나는 빙긋이 웃기만 할 뿐, 미나의 바람대로 하지는 않았다.


"... 안아... 주세요오..."

"뭐?"

"안아 주세요오..."


더 이상 시간을 끌었다가는 미나가 삐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팔도 아플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미나가 내게 "요"자를 붙이는 게 너무너무 신기했다. 물론 예전에는 항상 존댓말을 썼지만, 언제부턴가는 계속 반말이었는데….


"계속 높임말 하면!"

"......"


푸훗...... 미나가 나를 째려보는 것 같았지만 난 싹 무시했다.

미나는 내 요구조건과 지금의 상황을 저울질하는 것 같았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이런 상황에, 그리고 어울리지도 않는 대화였지만 미나와 나는 그런 것을 신경 쓰지는 않았다.

조금 고민하는듯하던 미나의 고개가 끄덕였다.


"응......"

""응"?"

"... 예..."

"약속이다?"

"그래... 요오..."


후후...... "요"를 갖다 붙이는 미나의 미간이 잔뜩 좁아졌지만 싫다는 말은 안 했다.


"그럼 다시 해 봐."

"... 안아 주세요오..."

!

말이 떨어지자마자, 미나의 겨드랑이 사이로 팔을 집어넣어 미나를 거칠게 일으켜 세웠다. 미나의 두 팔이 버둥거리면서 내 목을 감아왔다.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그러고 싶었다. 갑자기 거칠게 일으켜지자 미나는 좀 당황한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눈을 좀 더 자세히 보고 싶다는 생각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서서히... 서서히......

시선을 피하지 않은 채 날 응시하는 그 눈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난... 남자야! 넌... 여자이고!"

"......"


놀란 눈을 여전히 동그랗게 뜬 채 미나가 내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난... 널 여자로 안을 거야! 넌 날 남자로 생각하고 있니?"

"......"


내 머릿속에서 내가 생각지도 않았던 말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무엇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인지 나 자신도 잘 알 수 없었지만. 일단 입을 열고 나니 해야 할 말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너... 오늘 무슨 생각으로 내 방에 왔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어."

"......"

"나에게 안기로 싶다는 그 말...... 진심이니?"

"......"


진작에 물어보았어야 할 말이었지만 이제라도 확인해야만 했다.

내가 물어보는 말에 조금 시간이 흐르고 미나의 고개가 미세하게 끄덕여졌다. 주의 깊게 쳐다보지 않으면 알아차리지도 못할 정도로......


"네 대답을 듣고 싶어…. 확실하게…."

"......"


미나에게서 쉽사리 대답이 나오리라고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어떻게 해서든 대답을 들어야만 했다.

그건 나 자신에게는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오해를 방지하자는 것이었고, 또 미나에게는 자신의 의지를 확인시켜주는 과정이었으니까….


"...응..."

"......"

"... 예..."


무심코 내뱉은 반말에 화들짝 놀라 허겁지겁 다시 대답하는 미나였다.


"...신중하게 생각한 거니?"

"... 예..."

"은하 때문에 충동적으로 그런 거 아니니?"

"아니! 그런 거 아녀요!"


미나는 고개를 저으면서 다급하게 대답했다. 마치 머뭇거렸다가는 내가 딴생각이라도 할지 모른다는 듯이….


"... 어쩌면. 앞으로 불편해질지도 몰라. 그럴 거라는 생각은 해봤니?"

"......"


그럴지도 모른다. 아니! 확실했다. 지금까지는 오빠 동생으로도 만족했고, 또 편했지만….

오늘 밤이 지나가고 내일 눈을 뜨고부터는 달라진 관계가 미나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내일 눈 뜨고 나면…. 후회할지도 몰라."

"......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미나의 눈동자 속에 일말의 불안감 같은 것이 스쳐 지나가는 듯 했지만, 애써서 그 불안을 떨구어버리려는 듯이 미나의 목소리가 단호해졌다.


"그래…."

"......"


이제. 확인할 것은 다 했다. 미나는 자신의 의지대로 나와 함께 있는 것이고, 나 또한 미나를 여자로 안고 싶은 마음이 분명했다.

더 이상 망설였다가는 미나에게 상처를 줄 것이 분명했고.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이 순간에만 충실하면 되는 것이다.

언젠가 미나가 이 순간을 돌아봤을 때 후회 없는 선택이었고, 또 행복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순수한 기쁨을 맛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도 그 기쁨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

"......"


미나의 얼굴이 점점 가까워졌다. 동그란 눈동자에 내 얼굴이 비쳐 보였다.

그 눈동자 속의 내 얼굴이 점점 커지자 미나의 눈꺼풀이 서서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눈을 보고 싶어…."

"......"


미나가 눈을 감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부끄러울지라도 눈으로 이 상황 하나하나를 미나가 확인하기를 원했다.

닫히려던 미나의 눈이 다시 열렸다.

입술이 맞닿을 만큼 가까이 접근했다. 미나의 숨결이 내 얼굴로 느껴졌다.

심장이 모든 피를 얼굴로만 보내는지 얼굴이 뜨거워졌다. 미나의 숨결도 뜨겁기는 마찬가지였다.


살짝......


미나의 눈동자에는 내 얼굴이, 그리고 내 눈동자에는 미나의 얼굴이 비치고 있을 것이다.

서로의 눈동자를 통해 서로를 확인하는 순간......

내 입술이 미나의 그것을 살짝 건드렸다. 뜨거울 것이라는 내 예상은 빗나갔다.

약간 미지근한 온기만이 입술로 느껴질 뿐이었다. 그리고 약간이지만 촉촉한 물기도….


살짝......


조금 더 다가갔다. 닿는 부분의 면적이 조금 더 넓어졌고…. 내 목을 감은 미나의 두 팔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목에 와닿는 미나의 팔을 느끼면서 미나를 내 쪽으로 당기기 시작했다.

미나의 입술이 내 입술에 밀리면서 형체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내 입술에 완전히 점령당해버렸다. 미나의 속눈썹이 바르르 떨렸지만, 눈동자를 가리지는 않았다.

미나의 고개가 조금씩 조금씩 뒤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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