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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야설) 부하직원의 아내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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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리 아내는 현관의 모니터 단추를 누르고는

조심스레 [여보세요?] 하고묻자

누군가의 얼굴이 모니터에 나타납니다.

모니터에 나타난 얼굴은…

다행히도 전혀 알지 못하는 어떤 남자의 얼굴 이었습니다.

 

그러나 박대리 아내의 얼굴은 여전히 당황한 기색입니다.

저를 쳐다보며 다급하게 말합니다.

 

[어쩌죠? 지붕에서 물이 새서 어제 수리를 부탁했었는데, 제가 깜빡했어요…]

수리공인 줄 알았더라면, 대답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지만 지금은 문을 열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열어 줘야 하는데… 누구라고하죠?]

[그냥 남편인 것 처럼 해]

[안돼요..이 분 이전에도 왔던 분이라서, 그이 얼굴을 알 것 같아요 ]

 

그녀와 제가 당황하고 있는 사이 또 다시 벨이 울립니다.

 

[열어줘야 겠어요…그냥오빠라고 할께요 ]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문이 열리자,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거무스름한 얼굴의 수리공이 집 안에 들어섭니다.

그는 소파에 다소 어색하게 앉아 있는 저를 보고는 잠시 의아한 표정을 짓습니다.

 

두 사람의 홍조 띈 어색한 표정과 어딘가 흐트러진 옷 매무새…

거실에 배인 묘한 정사의 내음…그런 걸 감지했는 지도 모릅니다.

 

(아마 도둑 제발 저린다고 제가 그렇게 느낀건 지도..)

 

그때 박대리 아내가 제가 말을 건넵니다.

[오빠, 좀 앉아계세요…제가 물 새는 거 수리를 해달라고 부탁드렸어요]

하지만 회사 일도 일이지만 저는 빨리 이 자리를 빠져 나가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이러다가 또 다른 상황이 벌어지면 정말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테니까요.

 

[응, 그래..아니다…일 봤으니 난 이만 가봐야 해]

[오빠 그럴래요..?]

[자 그럼 수고하세요]

수리공에게 깍듯이 인사를 하고 집을 나옵니다.

왠지 뒤통수에 그 사람의 의심에 찬 눈초리가 느껴집니다.

 

혹시 눈치를 채기라도 한 걸까요?

 

나중에 박대리 아내에게 혹시나 해서 전화해 확인한 바로는

별 일은 없었다는 군요. 어차피 수리 끝나면 다시 볼 일 없는 사람이니...

 

(이 글이 만약 야설이었다면, 눈치를 챈 수리공이 박대리 아내를 협박하여

겁간을 하는 스토리로 이어 졌겠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네요)

 

박대리 아내의 말에 휴….하고 혹시나 했던 가슴을 쓸어 내립니다.

하긴 별일이 있었다 하더라도 제게 말하진 않았겠죠?

 

이렇게 박대리 아내와 저와의 만남에는 크고 작은 난관이 있지만

우리 둘은 점차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관계가 되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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