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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야설) 부하직원의 아내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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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기술을 담당하고 있는 김과장이 들어와 보고를 합니다.

저희 사무실 안에는 한동안 쓰지 않고 비워 두었던 공간이 있었는데

그곳을 쇼룸으로 활용하기 위해 오늘 부터 공사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대충 30~40평 정도의 방입니다.

벽은 이미 페인팅이 되어 있어서 손 볼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바닥도 카페트가 깔려 있어 쇼룸을 만드는 데 큰 비용은 들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때 문득 제 머리를 어떤 생각이 스쳐 갑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박대리 아내랑 이 방을 이용하면 제 격이란 생각이 문득 들었던 겁니다.

문만 걸어 잠그면 이중의 안전 장치를 갖춘 공간이 되는 거였습니다.

 

김과장이 부연 설명을 합니다.

[부장님, 여기에 랙과 조명 등 약간의 인테리어 만 보완하면 될 것 같습니다.

CCTV도 설치해야 할 것 같구요.]


아 그렇지...

CCTV....

CCTV....!!

 

여기서 또 한번 번득이는(?) 또 다른 아이디어가 떠 올랐습니다.

 

이야기는 몇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제가 박대리 아내에게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 사진 한번 찍어볼까?]

[무슨 사진요?]

[우리 하는 사진... 얼마 안 있으면 난 본사로 전근을 가는데..

그때 생각나면 보고 싶을 것 같아서...]

[부장님이랑 저랑 하는 걸요?]

[응..그렇지...]

[어머..안돼요...그건 절대 안되요 .]

기겁을 하는 박대리의 아내의 반응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저를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말도 안되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저는 다시 한번 졸라 봅니다.

[그럼 그냥 옷을 입고 있는 거라도 좋으니,

얼굴 안보이게 다리 만이라도 찍어 보면 안될까?]

 

당연히 박대리 아내는 이 마저도 펄쩍 뜁니다.

 

아쉽게도 일단 포기를 하는 수 밖에 없었지만,

왠지 박대리 아내의 사진을 찍어 보고 싶은 욕구는

사라지질 않았더랬습니다.

 

이제 박대리 아내에게 제지 당했던,

그 소원(?)을 이룰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 올랐던 것입니다. 

저는 곧바로 비품 창고로 들어가

이것 저것 박스를 치우며 비품 들을 뒤집니다.

이곳 어디엔가 캠코더가 있었던 기억이 났기 때문입니다.

 

얼마 후, 제 손에는 비록 구형이지만, 작은 크기의 캠코더가 들려 있었습니다.

제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떠오릅니다.

 

테이프를 사용하는 모델이라서,

구형인 반면 테이프만 빼 내면 다른 흔적이 남지 않는 잇점이 있어서

구린 화질의 단점을 보완하고도 남는 최적의 캠코더였습니다.


어떤 분이 저를 보고 변태라고 하셨지만,

제가 생각해도 어떻게 이런데는 그리도 머리가 잘 돌아가는지

스스로 감탄할 만 합니다.


저는 캠코더를 방 한 구석 바닥에 놓은 뒤,

박대리 아내와 제가 나눌 위치를 겨냥하여 각도와 줌을 맞춰 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타월 같은 것을 슬쩍 덮어 놓으니

아직 어지럽게 널려진 자재 들과 속에 어두운 조명 탓으로 전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이제 녹화 버튼만 누르면 시작되는 겁니다.

문제는 실내 조명이 어두운데 다가

캠코더를 최대한 멀리 놓은 탓에 화질이 상당히 안 좋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이제 새로운 시도에 대한 기대감과

혹시 있을 지 모를 불상사에 대한 살짝 걱정으로 가슴이 두근 거립니다.

 

오늘은 박대리가 외부 거래선과의 약속은 없고

직원들 끼리 저녁 식사를 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저는 오늘 좀 피곤하다고 빠지기로 했습니다.

박대리 아내에 오늘 만나자고 전화를 하자 남편의 저녁 스케쥴을 듣고는 흔쾌히 콜 합니다.

 

간단히 저녁 식사를 끝내고,

차를 회사 쪽으로 몰자,

박대리 아내는 오늘도 사무실에서 하는 걸 알면서도

이제 별 얘길 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어두컴컴한 사무실에 들어서자

박대리 아내가 본능적으로 불안한 표정으로 제 팔을 붙잡습니다.

저는 박대리 아내를 제 방으로 데려 들어 가서는

화장실에 다녀올 테니 잠간만 있으라고 얘기하고는 

곧바로 쇼룸으로 가서,

미리 준비한 타월을 한쪽 벽 바닥에 깔고는

맞은 편 코너에 놓인 캠코더의 녹화 버튼을 눌렀습니다.

 

긴장감으로 숨이 벅차 오릅니다.


저는 다시 박대리 아내가 기다리고 있는 제방으로 와서는

좋은 생각이 떠 올랐다는 듯이,

이 방은 아무래도 좀 불안하니,

아직 공사 중인 쇼룸에 가서 문을 걸어 잠그는 게 낫겠다라고 말하자

박대리 아내는 잘 됐다면서 따라 옵니다.

 

쇼룸의 문을 걸어 잠근 저는

엉거주춤 서 있는 박대리 아내의 손을 붙들고는

타월이 놓여 있는 벽면 쪽을 향해 걸어 갔습니다.

 

제가 미리 조명이 가장 밝은 위치를 잡아

그 밑에 타월을 깔아 놓았기 때문에

마치 그녀와 제가 조명이 환한 무대 위로 걸어 나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검은 색을 좋아하는 박대리 아내가

이날도 마침 제가 좋아하는 원피스를 입고 나왔습니다.

비록 처녀 만큼은 못하지만

제가 보기엔 유부녀 치곤 이쁜 종아리와 몸매입니다.


남편의 상사와 손을 잡고

이제 정사를 나눌 간이 침실로 걸어가는

박대리 아내의 발걸음이 생기가 있어 보입니다.

 

제가 깔아 놓은 타월에 앉은 박대리 아내가

뭔가 불안한지 두리번 거립니다.

룸안이 휑하니 넓은 한 복판에

부장님과 단둘이 앉아 있는 모습이 어색한가 봅니다.

 

근데 불쑥 그녀가 말을 합니다.

[이렇게 있으니까, 무슨 무대에 올라온 것 같아요.]

박대리 아내로서는 그냥 그때 기분을 무심코 한 말이었지만

순간 제 가슴은 무슨 짓을 하다 들킨 것 처럼

덜컹 내려 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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