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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로맨스소설) 환락의 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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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 민수는 임지숙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머 민수 씨. 지난번에는 고마웠어요."


일상적인 인사말을 주고받은 후 지숙은


"그날 그 여자분에게는 좀 미안했어요."


지난날의 동창생이라서 그런지 대화가 스스럼없이 이어졌다.


"그 여자는 신경 쓸 것 없다니까요. 한 번 상대해 줬을 뿐인데. 그보다도 오늘이나 내일. 아니, 다음 주라도 오후에 잠깐 만날 수 있을까요?

가슴속 깊이 묻어 두었던 당신에 대한 그리움에 불꽃이 당겨져 나는 상사병에 걸리고 말았어요."

"어머, 그런 말을‥‥ 그건 그렇고 당신 혹시, 신미애라고 기억나죠?"

"음, 육상 선수였던 그 멋진 다리의 소유자를 말하는 거라면 물론 알고 있죠."

"학교 졸업하면서 육상은 그만두고 미국으로 건너가서 공부하고 있어요. 잠깐 한국에 다니러 온 김에 가까운 친구들이랑 만나기로 했거든요.

한 2년 만인가 그래요. 당신도 혹 시간이 되면 같이 봤으면 좋을 것 같아서‥‥"


즉시 민수는 찬성했다. 신미애는 얼굴만 아는 정도이지 얘기를 해본 적은 없었다.

민수로서는 그리 반가울 것도 없는 얼굴이지만, 임지숙과 만나는 명분이 선다면 이런 기회를 이용하는 것이 당연했다.


"당신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아요. 미애는 한 달 정도 머물 거라고 했으니까 다음에 또 자리를 만들면 돼요."

"그런데 그 여자, 결혼은 안 하고 미국에서 무슨 공부를 한데요?"

"예, 지금 뉴욕에 있는데 국제 홍보 학이라나 뭐 그런 걸 하고 있데요. 학교 다닐 때부터 운동보다는 그쪽에 관심이 있었거든요.

걔는 결혼은 별로 생각이 없고 거기서 만난 남자와 동거하고 있다는데 백인이래요. 전 정말 그 애가 부러워요.

자기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자유롭게 살고 있으니‥‥ 그리고 그 애와 친했던 서윤정이라고 기억나세요?"

"응. 잡지사에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하지만 학창 시절에 만나고는 지금까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걸요."

"그 윤정이도 오기로 했어요. 셋이서 만나기로 했는데, 시간이 나면 당신도 오겠어요?"

"물론, 가야지요. 하지만 신미 애도 서윤정도 내겐 홍미 없어요. 난 오로지 당신뿐이니까."

"윤정이도 아직 미혼인걸요"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내심 그는 고교 시절의 서윤정을 떠올렸다.

미국으로 돌아갈 신미애와는 기회가 없겠지만, 서윤정에게는 잘 보이는 편이 좋겠지.

어쨌든 친한 친구들이 모이는 곳에 초청받은 셈이니 지난번 건이 효과를 발휘한다는 증거다.

임지숙의 태도에 변화를 느낀 민수는 자신감이 붙었다.


월요일 저녁, 민수는 세 여인이 모이기로 한 찻집으로 들어섰다.

이미 세 여자는 자리를 잡고 앉아 수다를 떨고 있었다.

일정한 직업이 없다고 기죽을 강민수가 아니었다. 오히려 자유로운 입장이라는 것에 자신감을 갖고, 웃으면서 세 여자의 곁으로 다가갔다.

네 명은 찻집에서 나와 일식집으로 자리를 옮겨 식사를 하며 술을 마셨다.

9시쯤 되자 민수와 지숙 둘만이 남게 되었다

신미애는 서윤정의 집에서 같이 자기로 하고 두 사람은 먼저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연스럽게 민수와 지숙 둘만이 남겨지자 민수는 슬며시 임지숙의 손을 잡았다.


"우리 전의 그 '프린스'에 들러서 한 잔만 더 하고 갈까요?'

"음, 좋아요."


잠시 후 민수와 지숙은 미스 김 앞에 나타났다. 지숙은 물수건을 가져온 미스 김에게


"안녕하세요. 실례를 무릅쓰고 또 왔어요."


하며 약간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말했다.


"두 분 잘 오셨습니다. 그런데....."


미스 김은 목소리를 낮춰 임지숙에게만 들리도록 말했다.


"이 분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이 말은 민수와의 약속을 의식해서 한 말이었다.

얼마 후 지숙은 흥이 나는지 홀에 나가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처음엔 혼자서 부르더니, 다음 곡이 나오자 민수의 팔을 끌어 함께 불렀다.

잇달아 두 곡을 불러서 목이 마른지 한잔 가득 따른 맥주를 단숨에 마셔버렸다. 주량이 꽤 되는 것 같았다.


"...... ,민수 씨."


손님의 청으로 미스 김이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 지숙이 민수에게 속삭였다.


"저 아가씨와는 왜 한 번밖에 만나지 않았죠? 여자의 마음을 그렇게 몰라주다니 너무 가여워요."


민수가 지금까지 기다려 왔던 말이었다. 민수는 임지숙의 어깨를 안고 그녀에게 바싹 다가 앉았다.


"한 번 정도로는 깊은 관계라고 할 수 없죠. 뒤끝도 없고. 사귀는 것과 한 번 노는 것과는 분명히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저 아가씨 또 만나자고 조르진 않았나요?"

"물론 그런 낌새가 없었던 건 아니에요. 하지만 자존심 때문인지 자기가 먼저 내게 그런 말을 하지는 않더군요."

"오늘 밤 그녀를 안아 줘요. 기뻐할 거예요. 여자를 그렇게 괴롭히면 신사가 아니지요."

"안돼요. 오늘 밤은 어차피 당신은 집으로 돌아가야 하니 바래다주고 나서 혼자 쓸쓸하게 내 방으로 돌아가 당신 생각을 하며 잠들 거야."


10시 10분 전.


"자, 이제 그만 나갑시다."


먼저 말을 꺼낸 것은 민수였다.


"늦었으니 택시로 갑시다. 가는 방향이 좀 다르지만 나는 도중에 내려도 되니까."


문제는 택시 안에서 어느 정도까지 진전시키느냐 하는 것이었다.

택시 안에서는 두 사람 외에도 기사가 있기에 어느 정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상대 여자의 성격, 환경, 그날의 취한 정도 등, 종합적인 것을 고려해서 행동을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 민수는 술을 마실 때와는 달리 함부로 말을 할 수도 없어서 학창 시절의 추억이나 늘어놓았다. 하지만 여전히 임지숙의 손만은 놓치지 않았다.


"민수 씨는 생각보다 낭만적인 데가 있군요."


저 뿐만 아니라 10대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은 사람이라면 당연한 본능이죠. 그때 사랑은 거의 모두가 짝사랑이었고, 또 순수한 것이었으니"


임지숙이 사는 동네가 거의 다가왔을 때 민수는 키스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녀는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강하게 거절하지를 않았다.

민수는 잠시 뜸을 들인 후 다시 한번 신사적으로 요구했다.

임지숙은 천천히 머리를 저었지만 마음은 그게 아닌지 도리어 민수에게 한걸음 다가갔다. 이제 좁은 샛강을 살짝 건너뛰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민수는 그 욕망을 억누르며 어깨에 놓인 손을 내려놓았다.

"오늘 저녁은 단연 지숙 씨가 빛났어요."

"거짓말. 미애는 변함없이 정열적이고, 윤정이는 침착하면서도 매력이 넘쳐흐르고 있었어요. 둘 다 모두 청춘의 한가운데 있는걸요."

"아니, 그래도 당신의 미모에는 미치지 못해요. 

아파트 근처에 작은 공원이 있는 걸로 아는데, 우리 잠시 산책하고 가는 게 어때요? 이대로 헤어지는 건 너무 섭섭합니다. "

"잠깐이라면."


하고 임지숙도 찬성했다

잠시 후 택시는 교차로를 지나 두 남녀를 내려주었다.

택시에서 내린 두 사람은 아파트 근처의 조그마한 공원으로 들어갔다.

입구에서부터 이어진 돌담길을 지나자 민수는 지숙의 어깨를 감싸 안더니 벽으로 밀었다. 자신은 방향을 바꾸어 앞으로 서서 한쪽 팔을 그녀의 허리에 둘렀다.

갑작스러운 태도에 당황한 지숙이 고개를 돌리려고 하자, 그가 턱을 붙잡고 입술을 덮쳐버렸다.

입은 곧 포개졌고, 끌어안은 두 팔에 힘이 들어갔다. 이런 경우에는 손에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은 것이 유리했다.

임지숙도 더 이상 피하지 않았다 잠시 동안 그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더니 드디어 그의 등을 껴안고서 그녀도 그의 키스에 화답을 해 왔다.

용기를 얻은 민수는 혀를 집어넣었다. 키스는 곧 관능적으로 변했고 뜨거워졌다. 민수는 자신의 몸이 더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의 것도 긴장하여 요동을 시작했다.


'아아, 이 느낌. 이것이야말로 내 삶의 기쁨이다.'


민수의 혀는 자신의 욕망을 스스로 고조시키면서 여자의 혀를 유혹했다. 

드디어 임지숙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듯 민수의 입속으로 들어왔다. 격렬한 키스가 전개되었다.

두 사람은 정신없이 키스에만 열중했다.

민수는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키스에 대해서, '이 정도면 되겠지.'하고 혼자 생각하고는 적당하게 끝내려고 한다.

그러나 여자는 젊으면 젊을수록, 또 미인이면 미인일수록 입술과 입술의 감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법이다.

첫 키스는 5분 이상 계속되었다. 이윽고 민수는 "


당신이야말로 내 청춘의 미와 선망의 대상입니다. 오늘 밤은 이것으로 좋아요."


라고 말하며 임지숙의 촉촉하게 젖은 눈을 들여다보았다.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시 입을 맞췄다.

두 번째 키스 도중. 민수의 허리가 움직이더니 그의 중심이 지숙을 자극하기에 이르렀다.

옷이라는 몇 조각의 천을 사이에 두고 있었지만, 그의 맥박은 지슥의 허벅지에 뚜렷하게 진동을 전했다

임지숙은 괴로운 듯 입을 벌리고 옆으로 얼굴을 돌린 채 거친 숨을 내쉬었다.

민수는 지숙의 엉덩이를 손으로 끌어당기며 허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지숙 씨. 당신은 나의 꿈 나의 여신이오!"


달콤한 말로 속삭였다. 특히 오늘 밤은 둘 다 다소 취기가 올라있기 때문에 더 효과가 있을 터였다.


'조금 더....'하는 욕구가 임지숙에게 생겨났다고 해도 그녀를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와 같은 욕구가 없는 여자라면 남자에게 아무런 매력을 주지 못한다.

그 사이 세 번째 키스가 오고 갔다 두 남녀의 입술이 포개지고 혀가 휘감겼다.

민수는 벽에 등을 기대고서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별도 달도 없는 적막한 도시의 밤이었다.


'좀 더 깊은 곳을 만져 봐도 될까?'


민수는 속으로 생각해 봤다 상대는 호스티스도, 플레이걸도 아닌 극히 상식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가정을 가진 유부녀다. 이제부터는 신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렸다. 민수는 입술을 떼고서,


"오늘 밤엔 손으로만 잠깐 인사할게요. 허락해 줘요."


하고 그녀의 귓불을 간지럽히며 속삭였다.

예상대로 지숙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이미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그녀의 몸은 그를 강하게 거부하지는 못했다.


"손끝으로 인사하는 정도는 키스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것 없으니 걱정하지 말아요."


밀어붙여도 괜찮다고 생각한 그가 말했다. 그러자 뜻밖에도 그녀는 고개를 옆으로 흔들지 않았다. 오히려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인사만 할 거예요."


민수는 엉덩이를 쓰다듬던 손을 앞으로 가져갔다. 그 손이 스커트를 걷어올리고 안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민수의 손이 허벅지를 스쳤다. 약간 땀이 밴 듯했지만 스타킹 아래 감추어진 그녀의 살결은 부드럽고 탄력 있었다.


'멋진 살결이다.'


위로 갈수록 체온이 따뜻해졌다. 그는 손을 멈추지 않고 속삭였다.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예의상 하는 말이었다.

민수의 손이 거침없이 그녀의 속살을 파고들자, 지숙은 더 이상 내버려 둘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아, 이제 그만, 그만해요."


하고 소리쳤다. 하지만 민수는 그녀의 말을 진심에서 하는 소리가 아니라 그저 한번 해 보는 제스처에 불과하다고 여겼다.


"이제 그만둘 수가 없어요. 이처럼 깊이 사랑하고 있다고는 나도 생각지 못했으니 나도 어쩔 수가 없어요‥‥"


밤의 주택가는 사람들의 왕래가 드물다. 하물며 이렇게 늦은 시간에 공원에 사람이 있을리 만무하다. 그러나 민수는 조심스럽게 사방을 둘러보았다.

손은 여전히 스커트 속에서 빠져나올 줄 몰랐다.

그의 남성도 흥분된 분위기에 고조되어 더 이상 커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는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팬티 위로 느껴지는 무성한 음모를 감상하며 아랫배로 갔다.

아랫배 역시 매끄러운 피부에 싸여 있었다.

임지숙에게는 손끝으로 잠시 인사한다고 했지만 실은 손가락 전부를 다 사용하고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지숙은 더 이상 달아오르지 않는 것 같았다.


"나 후회하지 않도록 해 줘요."


이에 민수는 힘주어 단언했다.


"절대로!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여자에게 중요한 것은 이처럼 신념에 찬 약속이었다.

지숙은 여전히 양팔을 민수의 등 뒤로 돌려서 안고 있었는데 그 손에는 핸드백이 걸려 있었다.

공원의 군데군데 세워진 가로등 불빛이 그녀의 얼굴을 비춰주었다. 두 눈을 꼭 감고 있는 그 모습을 보며.


'이 여자 괜찮은데, 하지만 오늘 밤은 이 정도에서 끝내야겠지?'하는 생각이 스쳤다.

처음 대하는 여자에겐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다짜고짜 몰아붙이는 것은 신사로서 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아니다 서로 즐기는 것이야말로 이 여자의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하고 결론지었다.

약해질려는 마음을 다잡듯이 곧바로 손놀림을 이었다.


"아."


여자의 입에서는 작은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고 허리가 뒤로 휘청 휘어졌다.

그의 손끝은 자석에 이끌린 듯 착 달라붙어 떨어질 줄 몰랐다.


"이곳은 너무나 멋진 걸 "


민수는 감동적인 듯 중얼거렸다.

멋진 건지 아닌지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런 분위기에서는 그렇게 말해 주는 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였다.


"아이, 더 이상은 안 돼요."


그녀의 허리가 가늘게 떨려 왔다. 허리가 떨릴수록 손은 더 깊이 들어가 있었다.

왼팔은 지숙의 어깨 위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누르고 있었다.

우선 그녀의 꽃잎 크기와 모양새를 확인해 보았다. 둔덕이 높고 도톰했다. 그 안쪽을 조심스럽게 만져보았다.


"윽."


지숙으로서는 전혀 뜻하지 않는 것이었던지 그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민수의 몸에 매달리는 꼴이 돼 버렸다. 

그러나 곧 자신의 경박함을 깨달았는지,


"이제 그만해요."


하며 엄한 소리로 민수에게 항의했다.


"미안, 나도 모르게 그만."

"그래요. 이제 손을 빼 줘요."

"아니, 그렇게는 안되지. 잠시만 더‥‥"


그리고 민수의 손은 하류를 향해 급히 내려갔다. 민수의 손은 그곳에 더욱 생기가 솟구치도록 애무했다.

그녀는 이제 모든 걸 포기한 듯 민수에게 기대왔다


"미안해요. 젖어 버려서 ."


이런 말은 기혼녀라 해도 좀처럼 하기 힘든 말로 지숙이 솔직한 성격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것은 엄밀히 말해 여자가 남자에게 미안해할 일이 아니었다.


"아니, 이처럼 기쁜 일은 없어."


민수는 대답하고 숨을 가다듬었다


"나, 여기에 키스하고 싶어 ."

"아아, 안 돼요."

"제발 허락해 줘요."

"싫어요. 이런 곳에서."


이것이야말로 민수가 기다리던 말이었다.


"그럼 또 만나 주겠어?"


민수의 진지한 제의에 지숙은 허리를 한번 비틀어 무언으로 응답했다.

그는 진한 키스를 하였다. 키스하는 중에도 그의 손은 쉬지 않고 움직였다.


'이 여자는 다루기가 그리 힘들지 않으니 정공법으로 하면 될 것이다.'


민수는 그렇게 판단하고 재빨리 손끝으로 애무에 돌입하였다.

지숙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었으나, 그보다는 남자로서 당연한 일을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지숙은 금방 반응을 보였다.


"그것은 안 돼"


'안 돼'가 '돼'로 들릴 만큼 희미했다.


"왜 안 돼?"

"하지만, 하지만"

"좋지 않아?"

"음, 너무 좋아요."

"그럼 됐어요."


그러는 사이에 여자의 보석은 더욱더 부풀어 올랐다.


"아아, 당신은 너무나 사랑스러워."


그녀를 유혹하는 말을 귓전에 쏟아부었다.

그러나 민수는 곧 지숙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면 안 되었다. 

저만치서 두 그림자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민수는 스커트에서 손을 빼고


"우리 좀 걸읍시다."


하고 재빨리 속삭였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태연하게 공원 안쪽을 향해 걸었다. 지숙도 말없이 민수의 뒤를 따랐다.

남자들의 얘기 소리가 잠시 끊어지는 것 같더니 소변보는 소리가 났다.

공공장소에서 예의 없는 짓이라며 민수는 뒤쪽의 남자들을 비난했다. 

이에 비해 자신의 행위는 인생을 즐기며 남에게도 전혀 피해를 주지 않는다. 어느 누가 이들을 비난하랴.

돌담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니 우측에 제법 큰 나무가 있었다. 느티나무였다. 주위가 어두워 밀어를 속삭이기에는 안성맞춤인 장소였다.


강민수는 그 나무 밑으로 지숙을 데리고 갔는데, 마침 미리 준비라도 해 놓은 듯 나무 벤치 하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호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그것을 깔고 여자를 앉게 했다. 자기도 나란히 앉으며 여자의 어깨를 안았다.

그리고 입을 맞췄다. 행동이 바뀔 때마다 키스하는 것은 여자에 대한 기본 매너라고 생각하는 민수였다.

돌담을 따라 걸어오는 동안 그의 페니스는 계속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추측하면서 민수는 다시 손을 그곳으로 가져가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이번엔 가볍게 가슴을 쓰다듬었다. 앉아 있기 때문에 이 편이 훨씬 자연스러웠다.


그녀의 가슴은 풍만한 편이었는데 브래지어 때문에 젖꼭지는 만질 수 없었다. 블라우스의 단추를 하나하나 열어 그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천천히 쓰다듬으며 얼굴을 가까이하고 바라보았다.

그녀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고 민수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학창 시절엔 이렇게 멋진 가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는데. 그때도 이렇게 컸었나?"


지숙의 유방은 민수의 손에서 출렁이고 있었다.


"아니, 나도 다른 애들처럼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갑자기 커졌어요."

"그렇군."

"여학생은 거의가 그래요. 사춘기를 겪고 성인이 되면서 많이 커지지요."


그녀의 목소리는 흥분된 것에서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역시 결혼한 여자는 유방을 애무할 경우, 기분은 좋아지지만 심하게 흥분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는 계속해서 유방을 주물러댔다. 손에 닿는 풍만함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임지숙은 아직까지 '어서 돌아가야 할 텐데'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민수가 조금만 심한 애무를 하려고 하면, '이런 데선'하며 싫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민수는 빨리 지숙을 확인해 보고 싶었지만, 이처럼 벤치에 걸 터 앉아 있는 상태로는 제대로 할 수도 없을뿐더러 효과도 떨어진다.

더구나 벤치에 앉은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금방 일어서는 것도 좀 이상할 것 같았다. 유방을 계속 만지작거리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번엔 오른쪽 유방을 쓰다듬으며 민수가 말했다.


"결혼 전에 남자는 몇 명이나 사귀어 봤어요?"


지숙은 고개를 저었다.


"이런 데서는 말할 수 없어요?"

"그래요."


민수는 기운이 솟았다.


"아무래도 가까운 시일 안에 둘이서 마음 편히 만나지 않으면 안 되겠는데."


그제서야 지숙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번 주말에· 남편이 출장 갈지도 모르는데..."라고 고백해왔다.

"그럼, 그날 저녁에 만나요."


지금까지 이 여자는 남편의 출장소식을 알릴까 말까 갈등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저녁엔 안 돼요!"

"왜 안 돼요?'


그이는 출장 가면 항상 밤에 전화를거는걸요.


'짐승 같은 놈'


민수는 얼굴도 모르는 그녀의 남편에게 욕을 퍼붓고 싶어졌다.


"응. 그렇겠지. 대개 몇 시쯤에 전화가 오죠?"

"그것은 일정하지 않아요. 9시경에 하기도 하고, 10시가 지나서 오기도 하고.... 미안해요."


공원에 들어오기 전에 비하면 지숙의 태도는 아주 호의적으로 변해있었다.

지숙의 가슴에 손을 넣고 있는 민수의 생각은 지숙과 함께 하게 될 주말로 달려가고 있었다.

출장 중에 남편이 집으로 전화를 거는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급한 일이 생긴 것은 아닌가?

-나는 아무 일 없어.

-나는 출장을 가더라도 당신을 생각하며 다른 여자는 거들떠보지 않는다.

-아내가 집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 등등.


지숙의 남편은 어느 경우에 해당될까?

그렇다면 곤란하잖아. 출장을 가든지 안 가든지 상황은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지?"

"그러니까·"


지숙은 은밀하게 속삭였다.


"낮에는 괜찮아요. 낮부터 저녁 8시 정도까지는 "

"무슨 요일에 떠나지요?"

"금요일 아침에 떠나서 토요일 오후에 돌아올 거예요."

"그럼 금요일 오후 12시 정도에 만나서 점심이나 같이 하는 게 좋겠군요. 꼭 저녁에 만나라는 법은 없으니까."

"그럼, 금요일 오전에 전화 주세요."

"그래요."


약속을 한 두 사람은 벤치에서 일어났다. 민수는 지숙의 손을 잡고 큰 나무가 서 있는 곳으로 이끌었다

민수는 나무에 기댄 지숙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만 헤어져..."


지숙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민수는 자신의 입술로 그 입을 막아버렸다.

그 키스가 어느 정도 지났을까,. 그의 손은 다시 스커트를 헤치고 들어갔다. 

이미 흥건하게 젖어 버린 팬티를 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러보고 팬티를 걷고서 손을 넣어 아래로부터 서서히 들어갔다.

민수는 다소 쉬어버린 목소리로 지숙의 귓전에 속삭였다.


"이곳은 내 것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흥분한 것 같은데."


민수의 노골적인 말에 그녀는 부끄러움을 느긴 듯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싫어."


하지만 그녀의 허리는 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의 손길을 유도하는 것 같았다.

지숙의 허리 움직임에 맞춰 그의 손이 더 거세게 파고들었다 지숙은 숨이 가쁜 듯 물러서며 머리를 저였다.

급속히 상승해 간다기보다는 오히려 감각이 무뎌지는 것 같았다.


'이 이상 계속해서 자극하는 것은 무리다.'라고 판단한 민수는 더 이상 진전시키는 것은 그만두었다.

지숙은 겨우 숨을 돌리더니 메스꺼워했다. 그는 지숙이 많이 흥분해 있음을 확인하고,

'이 흘러넘치는 사랑의 샘물을 모두 삼켜 버리고 싶다'라는 욕망이 생겼지만 오늘은 처음이니 이 정도에서 그치기로 했다.


"이제 갈까요?"


잠시 후 둘은 돌담길을 향해 돌아섰다.


"살고 있는 아파트는 어디지요?"

"여기서 2분 정도 가면 돼요."


상가 길목으로 나오기 직전 지숙에게 들키지 않도록 민수는 살짝 손을 코에 대보았다.

몸을 청결히 하고 건강한 여자임을 증명하듯 냄새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향긋한 냄새가 났다.

굴속대로 아파트가 보이는 곳까지 오자 민수는


"자, 빨리 들어 가요. 현관에 들어갈 때까지 여기서 지켜볼게요." 하고 지숙을 재촉했다.

지숙이 아파트 입구로 들어서는 것을 본 민수는 택시를 잡기 위해 큰길로 나섰다.


"그처럼 흥분해 있는데 제대로 잘 수 있을까?"


그녀가 남편을 유혹할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만일 그렇게 되면 그는 그녀의 남편에게 좋은 일을 시켜 준 결과밖에 안된다.


"그것도 좋은 일이다."


오히려 그러는 편이 안심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민수의 그것은 아파트까지 걸어오는 사이에 부드럽게 줄어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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