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19로맨스소설) 환락의 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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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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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일단 흥분상태가 되면 절제하기가 힘들어진다. 

그러나 남자인 민수의 경우에는 욕망을 다 채우지 못해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줄어드는 비교적 절도 있는 체질이었다.

그렇지만 그 다음날 밤, 프린스의 미스 김에게 전화한 것은 역시 여자의 육체가 그리워서라고 솔직하게 고백할 수밖에 없다.


"오늘 어때?'

"물론. OK 지. 몇 시까지 올 수 있어?"

"lI 시 ."

"그럼 11시 반까지 집으로 갈게"

"아니, 무리하지 않아도 돼. 천천히 와."


그녀의 돈벌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시고 민수는 약속시간 전에 미스 김의 원룸 아파트로 갔다.

그런데 현관문을 열고 방에 들어서자 방에는 이미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고, 꽃무늬 이부자리도 깔려 있었다.

거기다 파자마 차림의 낯선 여자가 이부자리 옆에서 잡지를 펼쳐 들고 앉아있었다. 그녀는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서는 민수를 보자 당황해하며 일어섰다.

순간, 남의 방에 잘못 들어왔나? 하고 생각했지만, 미스 김의 집 열쇠로 직접 열고 들어왔기 때문에 다른 집에 들어 올리는 없었다.

그러나 혹시, 하는 생각에 가구들을 살펴보니 미스 김의 방이 분명했다.


"여기가 505호 아닌가요"

"....."


어정 정한 모습으로 서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다소 긴 얼굴에 단정한 용모의 젊은 여자였다. 나이는 미스 김보다 조금 어려 보였다.


"저‥‥ 여기는 505호 김승희씨 집입니다만, 누구신지?"


체격은 미스 김보다 약간 큰 것 같았고 얼굴 생김이 더 예쁘장했다.


'지난번 미스 김이 말하던 후배인가?' 겨우 그렇게 짐작하고서...


"혹시 미스 김의 후배...?"라고 물어보았다

"예, 전 승희 언니 후배 송윤아라고 합니다‥‥ 언니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는데요."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여자가 전화를 받았다.


"아, 언니...."


통화 내용으로 미루어 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인 것 같았다.

민수가 전화했을 때 미스 김의 후배라는 여자는 이미 집에 와 있었지만, 미스 김은 알려주지 않았다.

미스 김은 민수가 11시쯤에 올 것이라는 것을 후배에게 알려줬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가 붐벼 이것저것 바쁘고‥‥

이제야 겨우 생각났다는 듯이, 강민수라는 사람이 가니까 같이 술이나 마시면서 얘기하고 있어라는 내용의 전화를 걸어온 것이었다.


새삼스럽게 민수와 여자는 서로 자기소개를 했다. 민수는 송윤아한테서 풍겨오는 신선한 젊음의 냄새라도 맡은 듯 기분이 상쾌해졌다.


'미스 김보다 어린 것 같은데. 처녀일까?' 다소 음흉한 생각을 했다.

윤아가 이부자리를 개서 장속에 넣으려고 하자 민수는 그대로 둬도 괜찮다고 말렸다.

이부자리는 한쪽으로 밀어 놓고 작은 테이블을 가운데 놓았다.

윤아가 간단하게 술상을 준비하자, 둘은 술을 따라 건배했다.

이 좁은 방에서는 아무것도 못 하겠다. 그런데 미스 김은 왜 내가 오는 것을 허락했을까? 그런 의문을 가지며 민수는 주거니 받거니 계속 술을 마셨다.


이미 여기 오기 전에 전작이 있어서인지 술은 부드럽게 넘어갔다.

윤아도 술을 제법 마셨다. 주량이 꽤 센 것 같았다.


"윤아 양은 미스 김과 같은 고향 출신이라고 하는 것 같던데."

"예, 전 K 대학 2학년에 다니고 있어요. 서울에 일이 있어서 온 김에 승회 언니나 보고 갈까 해서...

언니는 바로 우리 옆집에 살았었거든요. 언니랑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같은 학교에 다녔는데 언니가 없는 제가 무척 따랐어요.

그런데 언니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서울로 가버리는 바람에 그 뒤로 쭉 못 봤어요.

여기까지 와서 얼굴도 안 보고 가는 건 너무 섭섭할 것 같아서‥‥

저도 조금 전까지 언니가 일하고 있는 '프린스'에 있었어요. 가게가 너무 시끄러워서 먼저 들어온 거고요."


"아, 그랬었군. 갑자기 놀래서 미안해요."

"아니에요. 그런데 승희 언니가 없어서‥‥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언니가 금방 들어온다고 했으니까 "


미스 김이 언제 들어오든 상관없었다. 이렇게 싱싱한 젊음을 가진 매력적인 여자와 술상을 마주하고 있으니 미스 김의 생각 따위는 잊힌지 오래였다.

송윤아는 자신이 승희와 얼마나 친했었는지. 대학생활은 또 얼마나 재미있는지 등을 신이 나서 떠들어댔다.


"그런데 승희 언니가 학교 다닐 때 얼마나 인기가 좋았는 줄 아세요? 얼굴 이쁘죠. 몸매 늘씬하죠. 거기다 그림은 얼마나 잘 그렸다고요.

제가 알기로는 그림 대회 같은데 나가면 항상 상을 받아왔어요. 언니는 저더러 이담에 크면 꼭 화가가 될 거라고 그랬는데..."


"승희가 그랬단 말이야? 금시초문인데?"

"그런데 그 화가의 꿈이 무너져버렸죠. 언니가 고등학교 2학년에 다닐 땐가, 아마, 그쯤일 거예요.

아버지가 뺑소니차에 치여서 그만 돌아가시고, 언니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공장도 하루아침에 남의 손에 넘어가 버렸으니‥‥

그래서 언니는 대학 진학도 포기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고향에서 사라져버린 거예요."


"음, 미스 김에게 그런 사연이 있었군."


민수는 송윤아가 하는 얘기를 들으며 지금까지의 미스 김을 생각해 보았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이던 미스 김에게 그런 아픔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그런데 그건 그렇고 도대체 이 여자는 나를 미스 김과 무엇쯤으로 생각하고 있을까?'


일반적인 친구나 아는 사이라면 이렇게 밤늦은 시간에 혼자 사는 여자의 아파트에 직접 열쇠를 파고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다.

'대학생이니 어린애는 아닐 테고, 내가 미스 김과 특별한 관계라는 것쯤은 짐작하고 있겠지.'

그런데 여자의 표정이나 말속에는 불쾌한 감정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원래 미스 김의 고향 사람들은 개방적인 사람들인가? 아니면 이 여학생이 아직 남자를 잘 모르는 건가?'


어쨌든 윤아도 알콜 덕택인지 유쾌해 보였고, 

미스 김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민수는 그런 우울한 생각은 접어두고 기분 좋게 마음껏 술을 마시기로 하였다.

시간은 금방 지나 12시가 되었다. 민수는 너무 많이 마셔 취해 버렸고, 윤아도 기분이 좋은지 노래를 흥얼거리며 몸을 흔들거리고 있었다.


"윤아 씨."


민수는 자기 볼을 손바닥으로 툭툭 두드리더니 게슴츠레한 눈으로 윤아를 불렀다.



"학생 몇 살?"


대학 2년생이면 윤아의 나이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로서는 다음 질문이 더 중요했다.


"스무 살이 넘었으니 성년이고 당연히 남자친구도 있겠지? 그래 키스해 본 경험은 있나?"


민수는 윤아를 똑바로 쳐다보고 말했다. 윤아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민수를 바라보았다.


"키스요? 음, 두 사람하고 해 봤어요."


함께 영화를 본 적이 있는 남자친구의 수를 헤아릴 듯 스스럼이 없었다.


"와! 두 사람이라고? 애인이 두 사람이야?"

"뭐, 애인이라기보다는..."


윤아는 웃었다. 귀여운 웃음이었다.


"첫 번째 남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헤어졌어요. 그 남자는 졸업하고 바로 미국에 갔으니 그런 사이는 무의미해요.

몇 년씩이나 기다린다는 것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고, 그래서 대학에 들어가서 다른 사람을 만났죠."


"그렇지 사랑은 가까운 데서 구하지 않으면 안 되지. 그런데 그 새로운 상대는 어떤 사람이야?'

"친구 소개로 만났는데, 건축과에 다니고 있어요. 내년에 졸업하면 바로 직장에 다닐 건가 봐요. 이미 자리도 났다고 그러던데‥‥"


그 회사 이름을 윤아가 말해 주었다. '미다스'라고 하는 토목건축 회사였다.


"잘 생기고 키도 크고 거기다 마음씨도 좋은 사람이겠지?"

"으음, 키나 생김새는 보통이고, 유머도 별로예요. 그다지 멋진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아주 정직한 사람이에요."


윤아의 표정에는 애정이 담뿍 담겨 있었다. 그것도 민수에게는 기분 좋게 들렸다.


"그래, 그 사람 아버지는 어떤 분이지?"


민수는 평소에 이를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종합병원 원장이세요. 형이 한 분 있는데 그 사람도 의사래요."

"그럼 결혼까지 끌고 가요. 병원은 의사인 형이 물려받는다고 해도 아버지가 원장이라면 상당한 재산이 그 사람에게 돌아갈 게 분명해."

"하지만 그 사람은 여자가 나뿐만이 아니라서 그것이 좀‥‥"

"그럼 플레이보이 란 말인가?"

"아니요.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세 명의 여자 중에서 아직 누굴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하지 않은 것뿐이에요."

"세 명씩이나? 그거 아주 나쁜 놈이잖아."

"어째서요? 셋이나 교제하니까 좋은 일이지요. 그 사람은 어느 여자를 더 좋아하는가,

어느 여자를 선택해야 자신에게 득이 되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좋아하는 것과 득이 되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럼 윤아도 선택되기를 기대하면서 사귀고 있다는 말인가?"

"예!"


민수는 감탄하면서 누군지 대단히 부러운 남자라고 생각했다. 윤아와 그 남자와의 관계가 어느 정도까지였는지 궁금해졌다.


"그 친구 이름이 뭐지?"

"도영이라고 해요. 이도영"

"그럼 그 친구와 다른 여자들과의 관계는 어느 정도지?"

"문제는 그거예요. 세 여자 모두 페팅까지 갔데요. 나는 정확하고, 다른 두 명도 그렇다고 그가 말했어요."

"페팅이라니 ?'

"흔히 생각하는 보통의 페팅 말이에요. 그가 나를 애무해 주면 나는 기분이 좋아지고, 나도 그 사람을 만져 주고 그러다 티슈에다 사정하는 거지요."

"그것으로 그만이란 말이야?"

"그래요. 그 이상 더 진전된다면 서로 책임이 따르게 되는데 페팅 정도라면 괜찮다고 그 사람은 생각하고 있어요."

'정말 그럴까?"


하고 민수는 무의식중에 중얼거렸다.


"그럼 넌 아직 처녀란 말이야?"

"아직은 그래요. 그는 손가락도 집어넣지 않은걸요. 단지 겉에서만 할 뿐"


귀여운 여자의 입에서 노골적인 말이 거침없이 나왔다. 갑자기 그의 아랫도리가 반응을 보였다.


"미국으로 간 남자와도 그 정도였나?"

"음, 그 사람하고는 가슴까지만."

"그럼, 그 도영이라는 친구는 세 여자를 멋대로 가지고 놀고 있다는 말이군"

'그런 표현은 적절하지 못한 것 같은데요. 나와 내 라이벌인 두 사람은 그저 서비스를 받고 있는 정도라고요."

"그럼 너희들도 서비스를 하고 있는 건가?"

"그렇게 말할 수는 없고, 가끔 그의 몸을 만질 수도 있으니까 그것으로 만족해요."

"그런 말을 하다니,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것 같아. 이거 야단인데."

"어머, 괜찮겠어요? 언니가 올 때까지 참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참을 수 없다고 하고 싶었으나, 속이 들여다보이는 것 같아 차마 말하지 못했다.


"참아야지."

'미스 김과 나와의 관계를 이 아가씨는 이미 알고 있는 모양이다."


민수는 안심하고 잔을 들어 맥주를 한 번에 들이켰다.


"결국 도영이라는 그 친구가 어느 여자와 관계를 가지느냐에 따라서 배우자가 결정되는 셈이군."

"예. 그렇게 될 거라고 그 사람이 말했어요."


맑은 눈을 깜박이며 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기가 거기까지 진행되었을 때, 미스 김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미스 김은 민수와 윤아가 사이좋게 위스키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보자 안심한 듯 활짝 웃었다.


"나 샤워 좀 하고 나올게."


그녀는 슈퍼에서 안줏거리를 사 왔는지 까만 비닐봉지를 식탁 앞에 놓더니, 뒤돌아서서 얼른 옷을 벗었다.

윤아와 민수가 보고 있는데도 별로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속옷만 남게 되자 미스 김은 잠옷을 꺼내 들고 욕실로 향했다.

윤아는 미스 김이 가져온 비닐봉지 안의 음식을 상위에 꺼내며...


"함께 샤워하지 그러세요?"

"아니, 오늘 밤은 됐어. 그보다도 네하고 잠깐 키스하고 싶은데."


민수는 몸을 살짝 일으켜 맞은편에 앉아 있는 윤아에게 다가갔다.

갑자기 윤아의 눈에 복잡하면서 장난기 어린 그림자가 스쳤다.

고개를 천천히 옆으로 피하는 것 같더니 오히려 입술을 그에게 내밀었다. 그 입술의 움직임, 눈빛이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민수는 벌써부터 흥분하고 있었다. 윤아의 몸도 달아오르고 있음이 분명했다.

순간, 입술과 입술이 마주치며 서로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

윤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을 본 민수는 눈을 감고 천천히 입을 뗐다. 입술이 닿은 것은 아주 잠시였다.

눈을 뜬 채로 바라보던 윤아는 눈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와 언니가 맛있는 걸 많이 사 왔네. 같이 먹어요."


욕실에서 미스 김이 나온 것은 민수와 윤아가 두 번째 키스를 막 끝낸 후였다.

두 번째 키스는 식탁이 두 사람 사이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민수의 두 팔이 윤아의 어깨를 끌어안았으며 입술이 서로 마주 대하고 있었던 시간도 앞서보다 길었다.

키스 중에 민수는 '이 아가씨 기회만 닿으면 좀 더 진전시킬 수 있겠는걸'하는 기대를 갖게 되었다.

막 샤워를 하고 나온 미스 김은 잠옷 안에 속옷을 입고 있었다.

민수와 둘이 있을 때는 속에 아무것도 입지 않았었지만 역시 후배를 의식해서인지 다소 조심하고 있었다.

미스 김은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와서 부엌을 등지고 앉았다.


"밤공기가 제법 쌀쌀하던데. 이제 가을도 다 갔나 봐. 참 윤아야. 너, 이 사람 지금은 내 남자이지만 대단한 바람둥이니까 조심해야 할 거야."


새삼스럽게 윤아에게 민수를 소개했다. 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 그렇군요. 이미 내게 키스까지 한 걸로 봐서는 플레이보이가 틀림없는 것 같아요."


윤아는 좀 전에 있었던 일을 거리낌 없이 말했다.

듣고 있던 미스 김은 별로 놀란 기색도 없이 한술 더 떴다.


"그래? 그런데 어땠어?"

"음, 입만 맞췄을 뿐예요."


미스 김은 별거 아니군, 하는 표정으로 민수를 쳐다보았다.


"오늘 밤에도 어제 말한 그 교수가 왔다 갔어 ."

"마마와 잤다는 그 교수?"

"아니, 그 사람 말고 나에게 관심 있다는 교수 말이야"


이러한 말은 흔히 남자로 하여금 질투를 유발할 때나 남자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 쓰는 방법이다. 민수는 미스 김의 팔을 확 잡았다.


'설마 데이트 약속을 한 것은 아니겠지?"

"아니, 아직 멀었어. 그렇게 쉽게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지."

"흥, 그렇게 말하지만 머지않아 곧 넘어가고 말걸?"


가만히 둘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윤아가 느닷없이 말했다.


"언니,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언니는 어느 정도로 남자를 좋아하는 편이죠?"

"응? 어느 정도냐고? 글쎄, 여자 중에는 남자를 좋아하면서도 겉으로는 아닌 척 내숭을 떠는 타입이 있는가 하면,

아주 적극적으로 남자를 사로잡는 여자도 있고, 또 마음은 안 그런데 표현에 서툰 여자도 있지.

내 경우는 그저 평범하면서 다소 솔직한 편이야. 그건 그렇고 민수 씨 당신, 어젯밤에 함께 온 그 여자와는 그 후에 어떻게 되었어?"


미스 김은 우유를 계속 마시며 얘기했다. 술을 많이 마시고 온 것 같았다. 아마 최근에 관심을 보인다는 그 교수와 마셨을 것이다.


"아직은 시작 단계야. 문제는 이번 주 금요일 오후에 달려있어. 그때 그녀를 확실하게 유혹할 수 있을 것 같다"


민수는 공원에서의 일을 사실대로 털어놨다.


"바보."


미스 김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째서 당신에게 매달리게 하지 못했지?"

"시간이 없었어. 하지만 다음에는 꼭! 하고 말겠어"

"뭐, 그렇다면 문제없겠지딴‥‥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당신이 원하는 것을 손에 넣지 못할 수도 있어. 

유부녀들은 가정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도중에 마음이 돌아설지도 모르거든"

"마음이 돌아선다고?"

"그래. 그러니 확실하게 손아귀에 넣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해. 그러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하게 될 거야."

"언니, 언니는 질투심도 없어요? 오히려 두 사람 사이를 그렇게 부채질하다니."


민수는 윤아의 표정이 몹시 요염해 보인다고 느꼈다. 우유를 다 마신 미스 김은 탁자 위에 컵을 소리 나게 놓으며..


"자, 이제 우리 그만 잡시다."


하고 말했다. 시간은 벌써 새벽 1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윤아도 미스 김의 말에 찬성하고 민수는 나머지 술잔을 비웠다. 하지만 이 방에서 어떻게 세 명이 함께 잘 것인지 그것이 문제였다.

탁자는 다리를 접어 부엌으로 가져다 놓고, 간단하게 청소를 했다.

두 개의 요가 깔리고 창문을 향해 왼쪽으로 윤아가 눕고, 오른쪽으로 민수가 하의만 걸친 채 누웠다

방 한가운데에 서 있던 미스 김은


"전등불은 어떻게 하지?"

"언니, 꺼 주세요. 창밖에서 빛이 들어오니까 전등은 꺼도 될 거예요."

"그럼 그렇게 할까?"


미스 김은 불을 끄고서 윤아와 민수 사이에 나란히 누웠다.

창으로 들어오는 희미한 빛에 점차 익숙해지자, 민수는 엎드려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윤아가 이쪽으로 얼굴을 돌리며 말을 걸어왔다.

"언니 내 남자친구 도영 씨 알죠? 그이와 형님에 대해서 혹시 들어 본 적 있어요? 같은 동네에 살았었으니까 기억나겠죠?"

"음, 그저 얼굴만 아는 정도야.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그 사람은 의대생이었고, 여름방학이 되면 고향으로 내려왔었지.

나에게는 말도 붙일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곳에 있는 사람으로 보였는데‥‥ 그 형제는 나이 차이가 꽤 있지 아마?"

"도영 씨는 이제 스물세 살이에요."


그러자 미스 김은 손가락을 구부려 세어 본다.


"일곱 살 차이가 나는구나. 그 의사는 나보다 다섯 살이 많았으니 이제 꼭 서른이네"


두 여자가 하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민수가 담배를 비벼 끄고 천장을 바라보며 누웠다.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다.

민수는 미스 김의 가슴을 더듬었다.


"넌 안 될 거야."


미스 김이 단언하듯이 말했다.


"너는 욕심이 없어서 그 사람에게 선택되지 못해. 모르긴 해도 다른 두 여자는 이미 그 남자를 노골적으로 유혹하고 있을걸?"


그러자 민수가 한숨을 쉬었다.


"그 친구는 정말 행복한 남자 군. 나도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그런 처지가 되어봤으면 좋겠다.

여자들이 서로 뺐으려고 다투는 그런 남자는 얼마나 행복할까."


"어머, 당신에겐 내가 있잖아요."


미스 김이 민수를 향해 돌아누웠다. 자연히 민수의 팔은 그녀의 등을 끌어 앉게 되었다

미스 김의 손이 잠옷을 뚫고 나오려는 그의 것을 꼭 쥐었다. 그녀는 이미 팬티를 벗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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