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학창물야설) 그의 대학생활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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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하는 다음날 학교에 갔다. 

이슬이도 별일 없다는 듯이 나왔지만, 전처럼 철하에게 팔짱을 껴온다거나 장난을 치는 일이 없어졌다.

게다가 철하에게 말도 잘 걸지 않았고 꼭 필요한 말만 짧게 했다.

더욱 놀라운 건 옷차림이 조금 더 야해졌다는 것이다.

오늘은 가슴이 크게 파인 갈색의 쫄티를 입고 왔다.

가슴이 파인 데다가 이슬이의 몸에 찰싹 달라붙어 이슬이의 둥그런 가슴의 윤곽이 또렷이 보일 정도였다.

평소에 짧은 치마나 팬츠는 입고 다녀도 상의 쪽은 잘 드러내지 않던 이슬이었다.


철하는 그런 이슬이에게 예전처럼 말도 걸고 장난도 쳐보았지만 이슬이는 그저 가볍게 넘겼다.

진원이와 지희도 같이 다니면서 이슬이의 눈치를 보게 되었다.

누가 봐도 이슬이의 기분이 복잡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강의가 모두 끝나고 진원이와 지희는 둘이 일이 있다면서 급하게 가버렸다.

철하와 이슬이 둘만 남겨진 상황. 철하는 이슬이의 눈치를 살짝 보았다.

이슬이는 자기 가방을 챙기더니 조용히 일어나며 철하도 쳐다보지 않고 말했다.


“나 간다. 내일 보자.”

“어, 어…."


철하는 그저 어색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이슬이는 아무 말 없이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철하는 이슬이가 빠져나간 강의실 문을 바라보다 한숨을 크게 내쉬며 생각했다.


‘아…. 왜 화가 난거지. 정말 나 때문에 화가 난 건가….’


꽤 이슬이가 신경 쓰이는 철하였다.


혼자 터벅터벅 걸으며 캠퍼스를 빠져나가고 있는 철하에게 전화가 왔다.

핸드폰을 보니 -이쁘니♡-라고 찍혀 있었다. 효린이 철하의 핸드폰을 뺏어 바꿔놓은 이름이었다.

철하는 이 이름이 뜰 때마다 웃음이 나왔지만, 기분이 무척 좋아졌다.


“응.”


핸드폰을 받자 핸드폰 너머로 효린의 밝은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학교 끝났지?]

“응. 지금 집에 가고 있어.”

[그래? 그럼 빨리 와! 나랑 놀자!]


효린은 철하에게 집 앞에서 내리지 말고 번화가에서 내리라고 했다. 

철하는 알았다고 말하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전화를 끊고 생각해보니 효린이 말한 곳에서 내리려면 지하철을 타지 말고 버스를 타야 했다.


학교 앞에 버스를 타는 곳에 가보니 수업이 끝나는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잠시간을 기다리던 철하는 이윽고 버스에 몸을 구겨 넣으며 올라탈 수 있었다.

사방으로 사람이 꽉 들어차 무엇을 잡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잡을 필요도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워낙 사람들이 오밀조밀하게 타서 그런지 안 잡아도 넘어지진 않을 것 같았다.

철하는 웃음이 나왔다.

왠지 사람들 틈에 껴서 꼼짝달싹도 못 하고 있는 자기 모습이 꽤 우스웠기 때문이다.


그러던 철하는 자신의 앞에서 향기로운 샴푸 향이 풍겨옴을 느꼈다.

자신의 코앞에는 긴 머리의 여학생이 한쪽 팔에는 전공 책을 들고 한쪽 팔로는 버스 손잡이를 잡은 채 위태롭게 서 있었기 때문이다.

철하는 여학생의 뒷모습이 꽤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엉덩이의 윤곽이 완전히 드러나는 꽉 끼는 청바지를 입었는데 허리도 잘록한 게 몸매가 늘씬하였다.


철하는 청바지에 꽉 끼인 그녀의 엉덩이를 넋을 잃고 내려 보다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아…. 내가 요즘 변태가 되가는 것 같아….’


철하는 그녀의 엉덩이에서 시선을 떼었다.

이윽고 버스가 출발하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그렇게 별일 없이 가던 버스가 좌회전하기 시작했다.

이 학교 앞 버스의 유명한 최대 난코스였다.

철하는 자기 몸이 뒤로 급속도로 쏠림을 느꼈다.


‘으윽!’


철하의 뒤에는 다행히 사람이 있었다.

철하의 몸은 뒤의 사람에게 바짝 밀착되었다.

그러나 자기 등에 느껴져 오는 감촉…. 여자의 가슴이었다.


‘앗. 젠장….’


철하는 깜짝 놀라 필사적으로 몸을 앞으로 빼려 발버둥 쳤지만 앞을 보고는 더욱 놀랐다.

앞에 있던 여학생의 몸이 뒤로 쏠리며 엉덩이가 자신의 바지 앞섶에 바짝 닿는 것이 아닌가.

철하는 몸을 앞으로 빼려고 발버둥을 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뒤에 서 있는 여학생의 가슴을 등으로 마구 누른 꼴이 되었다.

게다가 자신의 아랫도리로 느껴져 오는 앞 여학생의 엉덩이 감촉에 미칠 것 같은 지경이었다.

철하의 자지가 서서히 커지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아, 안돼…. 제발….’


철하는 필사적으로 참았다. 그리고 이윽고 버스의 회전이 끝나고 철하와 여학생은 몸을 바로 할 수 있었다.


‘후우…. 아슬아슬했다.’


철하의 자지가 바로 커지기 직전에 여학생의 엉덩이가 떨어진 것이다. 

만약 버스의 회전이 조금 더 길었더라면 앞의 여학생도 철하의 자지가 커졌음을 분명히 느꼈으리라….


잠시 그렇게 가던 중 앞의 여학생이 버스의 벨을 눌렀다.

내리려는 모양이었다.

여학생은 오른손으로 버스 손잡이를 잡고 기다리고 있었다.

내리는 문은 반대편에 있었다.

이윽고 버스가 멈추고 문이 열리자 꽤 많은 수의 학생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철하는 여학생도 내릴 것이란걸 알기에 오른쪽으로 살짝 비켜주었다.

그때 버스 손잡이를 잡고 있던 여학생의 오른손이 버스 손잡이에서 내려오면서 철하의 커진 자지에 살짝 스쳤다.


철하는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엉덩이를 움찔 뒤로 뺐고 여학생도 놀랐는지 흠칫하는 기색이 보였다. 

그리고는 버스에서 후다닥 뛰어내리듯이 내렸다.


‘으…. 뭐야 이게….’


철하는 너무나 어이없는 상황에 버스에서 내린 그 여학생을 살짝 보았다. 

당연히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마른 몸매를 가진 예쁘장하게 생긴 여학생이었다. 

그 여학생은 버스 밖에서 철하를 경멸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며 걸어가고 있었다. 

철하는 놀라며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아…. 제길….’


*


버스를 타고 오는 내내 툴툴거리던 철하는 결국 버스에서 내려 효린이를 만날 수 있었다.

오늘도 깔끔하게 뒤로 넘겨 묶은 긴 머리. 그리고 그 문제의 섹시한 교복….

아직 하복 착용 기간인지라 하얀색의 하복 셔츠는 배까지 간신히 내려오고 안에는 분홍색의 티셔츠를 받쳐 입고 있었다.

여전히 치마는 허벅지 중간에 걸치고 너무나도 타이트해서 골반과 엉덩이 라인을 섹시하게 드러내 주고 있었다.

역시 질질 끌고 다니는 슬리퍼는 빼고, 말이다….


늦여름의 햇살이 효린의 길고 하얀 팔다리를 눈부시게 만들어주었다.


“오빠!”


효린이는 철하를 발견하고는 웃으며 달려왔다.

그녀의 등 뒤로 멘 검은색의 작은 가방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효린이 워낙 크게 소리를 지르며 다가왔기에 주위에 있던 고등학생들이 둘을 쳐다보았다.

몇몇 애들이 효린을 보며 수군거렸고, 또한 철하도 빼놓지 않고 보며 수군거렸다.

철하는 그 애들이 무슨 말들을 하는지 안 봐도 알 것 같았다.

너 같은 놈이 저런 여학생이랑 사귄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는 등의 말일 것이 뻔했다….


그런 철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효린은 철하의 팔에 팔짱을 끼며 바짝 달라붙었다. 

주위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작게 쏟아져 나왔다. 

철하는 그 들의 말들을 어렴풋이 들을 수 있었다.


“와…. 쟤 청의여상 김효린 아니야?”

“남자친군가?”

“뭐야 완전 깬다….”

“아 씨바 부럽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남학생들과 여학생들의 목소리들…. 

철하는 난감해진 상황에 고개조차 들지 못할 것 같았다. 

효린은 생각보다 이 지역에서 유명한 여고생인 것 같았다. 

그러나 효린은 이런 상황을 아는지 아니면 신경을 안 쓰는 건지 철하를 바라보며 생글거렸다. 

철하도 그런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자 웃음이 나왔다.


‘그래. 주위 사람들이 무슨 상관이야. 내 여자친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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