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학창물야설) 그의 대학생활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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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이는 철하를 고양이 같은 눈으로 조용히 바라보았다.

철하로선 전혀 적응이 안 되는 표정이었다.

항상 밝게 웃으며 자신을 반갑게 맞아주던 이슬이었는데….

아무 말 없이 자신을 쳐다보는 이슬이를 향해 철하는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


"아…. 같이 가자…."


이슬이는 철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철하는 어색하게 이슬이의 옆에 붙어서 걷기 시작했다.

다시 남자들의 시선이 모임을 느꼈다. 철하는 은근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물론 자신도 여자들의 다리를 몰래 훔쳐보긴 하지만 자신이랑 같이 가는 이슬이의 다리와 엉덩이에 시선이 모이는 것은 몹시 화가 났다.

그리고 철하는 아까 문득 이슬이의 팬티가 보이지 않았음을 느꼈다.

그럼 설마 노팬티란 말인가? 철하는 걱정이 되었지만 이슬이에게 너 팬티 안 입었냐고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윽고 계단을 올라갈 때가 되었다.

자연스레 계단 밑에는 많은 남학생이 운집하기 시작했다. 철하는 그러던 중 남학생들이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다.


"야야. 저 애 장난 아니다…. 노팬티 아냐?"

"아냐…. 내가 아까 살짝 봤는데 티팬티 입었더라."

"뭐? 티팬티? 그거라도 엄청나지."


철하도 덩달아 깜짝 놀랐다. 티팬티라니…. 저 치마에 속바지도 안 입고 티팬티만 달랑 입었단 말인가. 

그래도 철하는 노팬티가 아니라는 사실에 약간 안도가 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철하는 남학생들이 못 보도록 이슬이의 뒤에 가서 서서 올라갔다. 

뒤에서 남학생들의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이 또한 문제였다.

철하의 눈앞에는 이슬이의 하얀 엉덩이가 정통으로 보일 지경이었다.

그만큼 이슬이의 검은 주름치마는 상상을 초월하는 길이였다.

철하는 보고 싶은 마음을 꾹 억누르고는 고개를 푹 숙이고 계단을 올라갔다.


강의실에 들어가자 또다시 많은 사람의 시선이 이슬이의 치마로 쏟아졌다.

진원이와 지희조차도 놀라는 표정이었다.

평소에 이슬이가 짧은 치마를 즐겨 입는 것은 많이 보아온 그들이었지만 저 정도로 짧은, 게다가 펄럭이는 주름치마를 입은 것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슬이는 평소 앉던 대로 강의실의 맨 뒷자리에 앉았다.

그때 누군가가 철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철하야!"


아기같이 콧소리가 섞인 귀여운 목소리…. 00학번 소현의 목소리였다.

철하가 바라보자 웬일로 진원이의 옆에 바싹 붙어 앉아있었다.

평소에는 진원이와 별로 친하지도 않은 것 같았는데 지금 유독 옆에 책상을 바짝 끌어다 앉아있는 것이었다.

진원은 졸지에 좌우에 소현과 지희를 두고 앉아있었다

철하는 오랜만에 소현을 보자 자신의 첫 섹스가 떠올랐다. 그러나 이내 생각을 지워버리고는 말했다.


"어 선배? 이거 들으세요?"


오늘 처음 시작하는 수업이었다. 소현은 귀엽게 웃으며 말했다.


"응! 선배 이거 학점 잘 안 나와서 재수강 하는거야."


소현은 말을 마치고는 다시 진원에게 웃으며 말을 걸었다. 

소현은 일부러 과장되게 진원이에게 몸을 바싹 붙이며 말을 걸고 있었다. 

진원도 굳이 몸을 빼서 피하지는 않았다. 철하는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희의 표정이 궁금했다. 

그러나 일부러 가서 볼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냥 이슬이의 옆자리에 털썩하고 앉았다.


강의가 끝나고 진원이와 지희는 철하와 이슬이에게 오늘 술을 마시자고 얘기했다. 

철하와 이슬이의 사이가 어색해져서 풀어주려는 것 같았다. 

철하는 알았다고 했고 이슬이는 싫다고 했지만 지희가 애교를 떨며 매달리는 통에 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뒤에서 소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와? 너희 오늘 술 마시니? 선배가 사줄까?"


눈치 없이 끼어드는 소현이였지만 후배 된 처지에서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할 수 없이 수업이 끝나고 소현과 같이 술집에 가기로 했다.

지희는 소현이 사라지고 난 뒤 어이가 없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저 선배 뭐야…. 왜 갑자기 친한 척이야."


그러나 진원은 왜 그러냐는 듯 말했다.


"뭐 어때. 왜? 선배가 사주면 좋지…."

"흥…."


진원의 말에 지희는 삐진 듯이 강의실을 나가버렸다. 

분명히 아까 소현이 진원에게 바짝 붙어 앉아 있던 일에 화가 나 있는 것이 분명했다. 

진원은 급하게 지희를 따라 나갔고 철하와 이슬이는 천천히 둘의 뒤를 따라 나갔다.


*


'….'


철하는 술집에 앉아 자신의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너무나 황당한 이 상황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진원과 지희가 처음부터 자신과 이슬이의 사이를 풀어주려고 술을 마시자고 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지만 지금 상황이 너무나도 우습게 변해 버린 것이었다.

진원의 왼쪽에 지희가 앉아있었고 오른쪽에는 소현이 앉아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철하가 앉아있었고 오른쪽에는 이슬이가 앉아있었다.

소현은 술을 마시는 내내 계속해서 진원이의 몸에 밀착해서 앉았다.

웃으면서 진원이의 허벅지를 만지기도 했고, 지희에게 얘기하는 척하며 자신의 큰 가슴을 은근히 진원의 팔에 비비기도 했다.

그러나 진원은 피하기는커녕 오히려 살짝 즐기는 것 같았다.

소현의 큰 가슴이 자기 팔에 닿으면 살짝 움직여 소현의 가슴을 느끼기도 하였다.


지희의 표정은 가관이었다. 완전 무표정하고 싸늘한 것이 얼음장 같은 표정이었다.

소현이 선배만 아니었으면 일어나서 욕이라도 한바탕 할 것 같았다.

그러나 소현은 그런 지희를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해서 진원에게 진한 신체접촉을 해갔다.

이슬이는 지금 이 상황이 자신과 상관없다는 듯 혼자 맥주를 홀짝거리며 술집에 설치된 TV만을 보고 있었다.


철하는 이 어이없고 난감한 상황에 그저 가만히 앉아서 지희와 이슬이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그날 술자리는 소현 혼자서 신나게 떠들다가 어색하게 흩어졌다.

소현은 술값을 계산하고는 혼자서 택시를 타고 가버렸다.

가면서까지 진원의 팔짱을 끼며 가슴을 밀착시켰다.


소현이 가버리고 난 뒤 네 명은 한동안 아무 말도 없었다.

각자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철하는 그저 친구들의 눈치만 살짝 봤다.

이윽고 진원이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


"하하…. 이거 원래 너희 둘 기분 풀어주려고 모인 건데…. 이상하게 됐네. 할 수 없지 다음 기회에 풀어줄게…. 내일 보자."


진원과 지희는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고는 버스를 타는 곳으로 갔다.

철하가 보니 지희는 몹시 화가 난 것 같았다. 아마 오늘 둘이 한바탕 싸우겠지.

철하는 슬쩍 이슬이의 눈치를 봤다.

이슬이의 주위에는 여전히 남자들이 지나다니며 다리와 엉덩이를 힐끗거리며 쳐다보았다.

조용히 있던 이슬이가 입을 열었다.


"나 간다. 내일 보자."


또 무신경한 딱딱한 말투…. 말을 마친 이슬이는 곧 택시를 잡아타고는 사라졌다. 혼자 남겨진 철하…. 철하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아! 진짜 이게 뭐냐! 어쩌다가 이렇게 돼버린 거야…. 그리고 소현 선배는 갑자기 진원이한테 왜 그러지? 아 정말. 복잡하다 복잡해….`


철하는 투덜대면서 지하철로 발걸음을 옮겼다.



*


철하는 효린과 지내면서 적극적으로 섹스해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효린과 같이 있으면 솔직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자신의 자취방에 데려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일부러 그런 상황을 만들고 싶진 않았다.

그냥 자연스럽게 하게 되면 하고 싶었다.

효린도 굳이 섹스하자고 이야기 꺼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철하를 더욱 좋아하는 것 같았다.


효린은 철하와 데이트할 때 둘만 있게 되면 무조건 키스를 해왔다.

엘리베이터에서, 으슥한 골목에서, 한적한 식당의 구석 등에서 둘만 있는 상황만 되면 무조건 키스를 해왔다.

그러면서 은근히 진한 스킨쉽을 시도하기도 했다.

철하의 손을 자기 가슴으로 이끌기도 하고 엉덩이, 심지어는 치마 안으로 이끌기도 하였다.

처음엔 그런 효린의 행동이 무척 당황스러웠던 철하였으나 싫지 않았다.

오히려 행복하다고 함이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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