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학창물야설) 그의 대학생활 35

작성자 정보

  • 밍키넷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친구들과 바다 여행을 다녀온 뒤 월요일….

철하는 평소 그렇게 재밌고 즐겁던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이렇게 힘들고 지루한 줄 몰랐다.

그 시원하던 에어컨 바람도 답답하고, 온몸이 나른한 게 정말 일하기 싫은 날이었다.

철하는 카운터에 있는 작은 거울을 통해 자기 얼굴을 바라보았다.

2박 3일로 다녀오긴 했지만, 피부를 많이 태울 정도로 밖에서 놀진 않았기에 약간 탔을 뿐이었다.

철하는 그런 자기 얼굴을 바라보며 걱정이 되어 한숨을 쉬었다. 주말 내내 효린의 연락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 분명히 편의점에 올 텐데…. 화 많이 났으려나….’


철하는 예전 같았으면 효린이 화를 내든 말든 자신이 신경을 쓰지 않았겠지만, 이제 자신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마음도 효린을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효린이 신경 쓰이고 걱정이 된다.

오후 햇살이 뜨거워지기 시작하자 아이스크림과 시원한 음료수를 사는 손님들이 부쩍 늘기 시작했다.

더워진 날씨 탓에 갑자기 늘어난 손님 때문에 제대로 잡지도 못 읽던 철하는 또다시 지긋지긋하게 울리는 종소리에 문을 쳐다보았다.


“어서오…. 아, 안녕?”

“오빠! 주말 동안 뭐 했어요? 집에도 없고? 연락도 안 되고?”


자연스럽게 풀어 내린 검은 머리에 노출이 심한 노란색 끈 민소매와 하얀색 미니스커트…. 효린이었다.

아직 오후 늦은 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복을 입고 있었다.

철하는 두 손으로 카운터를 덮고 있는 담배 광고판을 짚으며 특유의 하이톤 목소리로 자신을 문책하는 효린을 바라보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효린이 철하에게서 무언가를 발견한 듯 얼굴을 더욱더 바짝 들이댔다.


“어, 어! 얼굴이 왜 그래요? 왜 탔어요? 서, 설마…?”


효린은 철하의 얼굴과 팔 등, 옷 밖으로 드러난 피부를 가리켰다. 

효린의 표정이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 철하는 할 수 없이 자신이 먼저 입을 열기로 했다.


“미, 미안…. 친구들이랑 바닷가 갔다 왔어….”


철하는 말을 하면서도 자신이 왜 사과를 하는 줄 몰랐다.

그냥 사과해야 할 것만 같았다.

효린은 그런 철하의 말을 듣고는 한참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많이 삐진 듯 볼을 힘껏 부풀리며 말했다.


“씨…. 뭐 그래요…. 내가 뭐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래도 진짜 오빠 너무해요.

연락도 안 하고 가는 게 어딨어요. 난 주말에 오빠 집에까지 가봤단 말이에요!”


철하가 보기에 효린은 단단히 삐진 것 같았다. 철하는 여자를 달래주는 방법을 잘 모르는지라 그저 뒷머리만 긁적이고 있을 뿐이었다.

효린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칫! 나는 정말 애들이 여름방학 때 놀러 가자는 거 오빠랑 놀 거라고 안 간다고 그러고….”


철하는 멍하니 효린을 바라보았다. 자기 때문에 친구들이랑 여행을 안 가다니….

철하는 효린이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이 정말 진심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때 길거리에서 술에 취해서도 자신을 찾는 효린이 아니었던가….

철하는 새삼스레 효린이 자신에게 품은 감정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 수 있었다.

효린은 자신을 바라보며 왠지 이상한 미소를 짓고 있는 철하가 얄미웠다.


“왜 웃어요!”


효린이 화를 냈지만 철하는 여전히 입가에 띤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아냐…. 그냥 뭐…. 아니 음…. 그럼 방학 때 나랑 많이 놀자….”


철하는 말을 해놓고도 웃겼다.

평생 살면서 이런 말은 못 해볼 줄 알았다. 자신이 놀아줄 테니 그만 삐지라는 말….

그러나 효린은 금세 환하게 웃는 얼굴로 바뀌었다.

철하의 말을 들은 뒤로 화장을 하지 않아서인지 여고생다운 청순한 외모로 바뀐 효린이었다.


“히히! 좋아요. 나 오늘부터 방학이에요! 오늘 저녁에는 친구들이랑 약속 있으니까 내일 밤에 오빠네 집에 놀러 갈게요!”


말을 마친 효린은 손을 흔들며 편의점을 빠져나갔다.

여름의 햇살 때문인지 그녀의 화사한 뒷모습이 눈이 부시게 빛났다.

철하는 효린이 나간 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또 자기 집에 놀러 온다는 효린….

철하는 여고생을 너무 자주 들이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


다음 날, 철하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도 하루 종일 시계를 쳐다보았다.

빨리 11시가 와서 자신의 파트가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었기 때문이다.

철하는 이제 자신이 효린을 좋아하는 마음을 부정하지 않았다.

방학 동안 효린과 만나면서 부쩍 가까워진 철하였다.

효린은 얼굴도 엄청 예쁘고, 모델처럼 늘씬해서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이 한 번쯤 다시 돌아보는 외모였다.

게다가 외모뿐만이 아니라 성격도 착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격은 욕 잘해서 불량스러워 보이고, 노는 것 좋아하고, 술·담배 좋아하는 불량여고생이지만 본성은 누구보다도 착한 것 같았다.

10시 50분…. 철하의 다음 아르바이트 남학생이 도착해서 교대하였다.

그때 문이 살짝 열리며 효린이 들어왔다.

변함없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비틀거리며…. 오늘 역시 술에 취해있는 것 같았다.


“어서 오세요.”


카운터에 서있던 근무교대를 한 남학생이 효린에게 인사를 하였다.

남학생은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효린의 외모와 몸매를 위아래로 슬쩍 훑어보았다.

철하는 그런 남학생을 보며 기분이 조금 안 좋아졌다. 그리고는 재빨리 그녀의 팔을 잡고 끌고 나갔다.

그런 철하의 모습을 보며 남학생은 매우 놀란 듯 눈이 커졌다.


“또 술 마셨냐….”


철하는 비틀거리는 효린을 세워놓고는 물었다.

효린은 철하를 보며 씨익 웃더니 약간 비틀거리는 듯한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야! 어디가!”

“오빠네 집에 가죠.”


놀란 철하는 황급히 따라가 그녀를 제지했다.


“아, 안돼! 너 술 마시면 우리 집에 못 놀러 가!”

“씨이…. 그럼 또 찜질방 가요? 찜질방 별로 안 좋아한단 말이에요….”


효린은 눈썹을 찡그리며 볼을 부풀렸다.

철하는 최근 들어 효린이 이런 행동을 취할 때마다 볼에 뽀뽀를 해주고 싶은 충동이 느껴졌다.

그만큼 효린은 누가 봐도 청순한 여고생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옷차림만 빼고….

철하도 생각해보니 또다시 찜질방에 가는 건 좋지 않을 것 같았다. 이렇게 술에 취해서 잠들면 또다시 접근하는 사람이 많아질 테니 말이다.

철하가 아무 말 없이 고민하고 있자, 효린은 철하의 팔짱을 끼고는 일방적으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히히. 괜찮아요. 오빠는 저 지켜주잖아요.”


효린이 웃으며 하는 말에 철하는 번개가 감전된 듯했다.

효린이 자신을 이렇게 믿어주는데 자신이 고민해서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저 효린의 말대로 지켜주면 되는 것을….


“그래…. 가자.”


이제는 철하가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


“오빠! 칫솔 줘요.”


철하는 새 칫솔을 하나 꺼내어 효린에게 주었다.


“수건 줘요!”


철하는 깨끗하게 빨아놓은 수건을 꺼내어 효린에게 주었다.


“오빠! 왜 샤워기 없어요?”

“으악!”


철하는 소리를 지르며 효린이 들어가 있는 화장실 문을 두들겼다.


“야! 대충대충 씻어! 네가 오자고 해놓고 뭐 이리 바라는 게 많냐!”

“히히. 알겠어요!”


한창 씻는 소리가 들리더니, 잠시 후 효린이 나왔다. 그리고는 구석 방바닥에 자리 잡고 앉았다.

여전히 짧은 치마 덕택에 효린의 하얀색 팬티가 보였다.

철하는 좀 더 살펴볼까 하다가 최근 쌓일 대로 쌓인 성욕을 주체 못하는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라 얇은 이불을 꺼내어 효린에게 주었다.

그러나 효린은 이불을 받고는 멀뚱하게 철하를 바라보았다. 철하는 그런 그녀가 이상해서 물었다.



“왜?”

“베개는요?”

“으….”


철하는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베개를 주었다. 효린은 웃으며 베개를 베고는 얇은 이불을 덮었다. 

효린의 가느다랗고 하얀 팔과 다리들이 보이지 않자 철하는 잠시 진정이 되는 것을 느꼈다.

효린은 아무 말이 없는 철하를 바라보다 말했다.


“오빠 미안해요.”


철하는 갑자기 뜬금없이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효린에게 되물었다.


“왜?”


전체 1,808/ 1 페이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