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학창물야설) 그의 대학생활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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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철하는 정신이 혼미해져 갔다. 그러나 그때 효린의 동작이 멈췄다.

철하는 갑자기 움직임이 멈춘 효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효린은 철하의 부풀어 오른 바지를 바라보며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했다.

굉장히 심각하게 고민하는 얼굴이었다.

잠시간 고민을 하던 효린은 한숨을 푹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몸을 돌리며 말했다.


“오빠…. 괜히 건드려서 미안해요….

나 솔직히 말하면 남자랑 하는 거 좋아하고 밝히는 여자애예요….

근데 오빠랑은….

지금은 아닌 거 같아요.

내가 아무리 막 노는 여자애라도 오빠한테만큼은 그런 여자애가 아니고 싶어서 그래요…. 미안해요….”


효린은 돌아서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녀의 가녀린 몸이 작게 떨렸다. 울고 있는 것 같았다.

철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이 저렇게 진심이라니….

철하는 코끝이 찡해 왔다. 감동이었다.

흥분되던 마음도 진정되었다. 멍하니 그녀의 우는 뒷모습을 바라보다 슬며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뒤에서 살짝 안으려는 찰나 그녀가 뒤로 돌았다.


“히히. 뭐해요? 응큼하긴….”


철하는 깜짝 놀라며 살짝 들었던 손을 잽싸게 내렸다.

효린의 얼굴을 바라보니 눈물 자국이 보였다. 그러나 효린은 애써 웃음 지으며 말했다.


“오빠 많이 흥분했겠네요? 히히. 저 갈테니까 혼자 딸이나 치세요.”


효린은 장난스럽게 말하더니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며 밖으로 나갔다.

철하는 그런 그녀의 행동에 멍하니 서 있다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정말 거부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여고생이었다.

잠시 그렇게 서 있던 철하는 무언가 급하게 생각이 난 듯 컴퓨터를 켜고는…. AV를 보며 자위를 했다.

그날 밤, 여자와 섹스하는 맛을 안 뒤로 자위를 해도 성욕이 잘 풀리지 않던 철하는 잠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었다


그런 일이 있었던 후에도 효린은 전과 다름없이 철하를 대했다.

술 취해 들어와서 자고 가고, 그냥 막 들어왔다 가고….

한번은 철하가 편의점 일이 끝나고 자취방에 갔더니 효린이 방문 앞에 술에 취해서 주저앉아 잠을 자고 있던 일도 있었다.

그러나 주말은 그 일이 있고 난 뒤부터 일부러 피하는지 놀러 오지 않았다.


두 달이 조금 넘는 대학의 긴 방학은 생각보다 금방 흘러갔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다 보니 생각보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철하는 편의점에서 일하다가 달력을 바라보았다.

8월 셋째 주 수요일…. 벌써 다음 주 월요일부터 개강이었다.

며칠 전에 등록금남부와 수강 신청까지 끝낸 상태였다.

등록금은 3분의 1 정도는 자신이 내고 나머지는 집에 부탁했다.

철하는 집안에 등록금을 부탁하면서도 굉장히 미안했다.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고 등록금만 축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철하는 미리 이주 전부터 점장에게 학교 개강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그만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점장도 민아 만큼이나 일을 잘해줬다면서 많이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

철하는 오랜만에 민아란 이름을 들을 수 있었다. 

민아를 잊은 것은 아니었다. 아직도 민아의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연갈색 머리와, 반짝이던 붉은 입술…. 

그리고 그날 밤 나눴던 사랑을 떠올리면 괜스레 미소가 떠올랐다. 

이제 슬프기보다는 아름답고 행복했던 추억이었다.


‘잘 지내고 있겠지…. 연락이나 좀 빨리하지.’


철하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깔끔하게 접혀있는 종잇조각을 꺼냈다. 

민아가 준 마지막 편지를 항상 가지고 다니는 철하였다.


*


철하는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상쾌한 여름밤을 만끽하며 자취방으로 걸어갔다.

벌써 9월이 다가오고 있었다. 가을의 문턱이 다가온 것이었다.

오늘은 효린이 놀러 오지 않았다.

아르바이트하는 동안 문자를 몇 개 주고받긴 했지만, 철하는 요즘 들어 효린의 얼굴이 이상하게 어둡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방에도 계속해서 놀러 오고 재미있게 얘기도 하지만,

왠지 철하에게 느껴지는 요즘 그녀의 느낌은 예전같이 당돌하고 밝은 분위기의 효린이 아니었다.

철하는 효린이 개학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했다.

자신은 다음 주에 개학이지만 효린은 벌써 저번 주에 개학했다.

대문에 들어서자 철하는 왠지 주변 풍경이 평소와 달라진 것을 느꼈다.

주위를 둘러보자 옆방의 창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어라?’


항상 열려있던 창문이 닫혀있자 철하는 이상한 마음에 이리저리 살펴보았지만 다른 특별한 것은 발견할 수 없었다.


‘음…. 설마 벌써 다른 데로 간건가?’


*


그 후 철하는 주인아주머니에게서 은진이 떠났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강남에 고급 원룸을 잡았다며 급하게 떠났단다.

주말마다 남자를 바꿔가며 섹스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조금 아쉬웠다.

자신에겐 꽤 재미있었던 유희였기 때문이었다.


철하는 원룸에서도 남자들을 끌어들여 야한 섹스를 즐길 은진을 떠올리니 조금 흥분이 되었다.

금요일…. 

철하에게는 마지막 편의점 아르바이트였다. 

자주 오기야 하겠지만 앞으로 언제 다시 이 카운터에 서게 될지는 모를 일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추억이 묻어 있는 곳이었다. 

민아와도 만났고, 이곳에서 거의 수다 떨며 지냈었다. 

효린과도 만나게 해준 편의점이었다.


‘쳇…. 막상 그만두려 하니 아쉽네….’


이런저런 생각으로 아쉬워하고 있을 때 편의점 문이 열렸다. 점장이었다. 손에 무언가를 가득 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응. 그래. 이거 거기 카운터에 새로 깔아 놔라.”


점장은 들고 있던 물건중 하나를 철하에게 건네주었다. 

철하가 받아 살펴보니 새로운 담배광고가 인쇄된 고무판이었다. 

철하는 깔려있던 기존 고무판을 들었다.


“아….”


철하는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작게 탄성을 질렀다. 

고무판에 가려져있던 카운터에는 사인펜으로 김철하♡라고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글씨체를 살펴보니 눈에 익은 글씨체였다. 편지에서 자주 본 민아의 글씨체….

철하는 갑자기 코끝이 찡해졌다.


‘정말…. 마지막까지….’


오랜만에 민아의 생각에 눈물이 맺힌 철하였다.


*


토요일 밤….

이제 내일모레면 2학기의 시작이었다. 친구들과 시간표도 다 같이 맞춘 상태였다.

1학년이라 선택의 제한은 많지 않았지만 맞출 수 있는 과목은 모두 똑같이 통일한 상태였다.

그러고 보니 친구들과 바닷가만 같이 갔을 뿐 방학 동안 한 번도 만나질 않았다.

철하는 문득 진원, 지희, 이슬이 보고 싶어졌다.

바닷가에서 지희와 약간의 사건이 있었지만 어색함 없이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철하는 여름방학 동안 있었던 일들도 떠올려 보았다.

민아 덕분에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도 할 수 있었고, 옆방에 사는 은진이란 여자도 잠깐 만날 수 있었다.

굉장히 귀엽고 순수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엄청나게 섹스를 밝히는 여자였다.

효린의 생각이 떠올랐다.

여름방학 동안 거의 효린과 놀면서 지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화, 문자 목록을 살펴봐도 거의 효린이었고 자신도 이제 효린을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개학했으니 서로 많이 못 볼텐데….’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철하의 자취방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철하는 이 시간에 누굴까 생각했다. 효린은 보통 연락을 먼저 하고 오기 때문이다.


“누구세요?”


철하가 외쳤지만 대답이 없었다. 계속해서 문만 두들기고 있었다. 

세게 두들기는 것도 아니고 힘 빠진 사람이 두들기는 소리 같았다.


‘뭐야?’


철하는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문을 열었다.

그러자 한 여자가 쓰러지듯 안으로 들어왔다. 오늘도 변함없이 검은색의 끈나시와 하얀색의 미니스커트를 입은 효린이었다.

효린에게서 술 냄새가 강하게 풍겨왔다. 술에 엄청나게 취한 상태였다.


“야…. 왜 이렇게 많이 마셨냐?….”


철하의 말에도 효린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에 가서 앉았다.

평소 최대한 다리를 오므리고 앉는 효린이었지만 이날만은 달랐다.

엄청나게 짧은 치마를 입은 주제에 다짜고짜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것이 아닌가.

효린의 가랑이가 벌어짐에 따라 하얀색의 초미니스커트가 딸려 올라가며 하얀색의 팬티가 드러났다.


“으악!”


철하는 깜짝 놀라며 얼른 얇은 이불을 꺼내어 효린을 덮어주려 했다. 

그러나 그때 효린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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