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학창물야설) 그의 대학생활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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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하는 다음날도 어김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기 위해 자취방문을 나섰다. 

생각대로 크게 힘들지도 않고 즐거웠다.

즐겁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대문을 지나려 할 때, 옆방 창문이 열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문단속도 안하고 다니나….’


철하는 그냥 슬쩍보고 지나치려 했지만, 왕성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한번 들여다보기로 했다. 

방충망에 얼굴을 바짝 갖다 붙이고 안을 들여다보자 변함없이 지저분했다. 

그러나 평소와 다른 한가지가 있었다. 

바로 속옷차림으로 잠을 자고 있는 은진이었다.


“헉….”


철하는 자신도 모르게 방충망에서 눈을 뗐다. 

심장박동이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뭐, 뭐야…. 오늘은 안 나갔네?’


철하는 마른 침을 삼키며 다시 한번 들여다보기로 했다. 

이성이 호기심과 욕구를 이기지 못했다. 

은진은 팬티와 브래지어만 입은 채, 아무렇게나 누워 있었다. 

두 팔은 머리위로 들어 올려져서 겨드랑이가 다 보이고, 두 다리는 살짝 벌어진 상태였다. 

흰색의 브래지어와 팬티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팬티가 꽤 야했다. 

여름이라 그런지 몰라도 보지부분을 간신히 가리는 작은 천조각을 제외하고는 모두 망사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거뭇거뭇한 털들도 얼핏 눈에 들어왔다.

철하는 정말 만화책에서 보던 대로 코피가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훔쳐보기의 재미와 자극이 이렇게 강렬할 줄은 전혀 몰랐던 것이다.

더 구경하고 싶었지만 시계를 보니 이제 가야할 시간이었다. 

철하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편의점으로 향했다. 

철하는 편의점 일을 하는 내내 머릿속엔 은진의 하얀 살결과 거뭇거뭇한 보지털들이 뇌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


날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 

3시간 정도 있으면 자신의 파트가 끝나는 시간이었다. 

그때 편의점 문이 짤랑거리며 손님이 들어왔다.

 길고 검은 머리를 뒤로 넘겨 질끈 묶은, 효린이었다. 

효린을 처음 봤던 날 본 섹시한 교복차림이었다. 

물론 질질끌고 다니는 슬리퍼는 빼고 말이다.

효린은 다짜고짜 카운터로 다가오며 말했다.


“디쁠 주세요!”


철하는 잠시 당황한 듯 효린을 바라보았다.


“…안 판다니까.”

“헤헤. 장난이예요. 오늘 다른데 뚫었어요.”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말하는 효린을 바라보며, 철하는 뭔 소린지 몰랐지만 그냥 신경 안 쓰기로 했다. 

앞머리를 다 올려서 뒤로 질끈 묶은 효린은 이마가 굉장히 예쁘게 생겼다. 

사복 입을 때는 긴머리를 풀어 내려서 어른스럽게 보이려는 모양이었다.

철하는 효린에게 딱히 할 말이 없자 교복에 대해 물어보기로 했다.


“아직 방학 안했니?”

“우리 학교는 7월 중순에 한데요. 아씨! 빨리 했으면 좋겠는데….”


효린은 천천히 편의점을 돌며 구경하기 시작했다. 

철하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근데 왜 아직 집에 안가고 교복 차림이야?”

“아 친구들이랑 놀다가 이제 집에 가던 길이예요…. 잠깐 들렸어요. 오빠 얼굴 보려고! 히히.”


효린은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허리를 숙이고는 자세히 살펴보고 있었다. 

그녀의 뒤에 서 있던 철하는 그녀의 짧은치마가 딸려 올라가며 하얀 허벅지가 드러나자 깜짝 놀랐다.

잠시 말문이 막힌 철하는 효린의 길고 가느다란 다리를 정신없이 보고 있었다. 

그때 효린이 무언가를 들고 철하에게 가지고 왔다.


“이거 얼마예요?”


효린이 가져온 물건을 보니 조그만 검은색 상자였다. 

녹색의 동그란 원이 그려져 있었고 일본어로 뭐라뭐라 써있었다.


‘이게 뭐지?’


철하는 사람들이 한번도 사가지 않은 물건인지라 바코드에 찍어보았다. 

삑소리와 함께 기계를 바라보니 [야광콘돔 - 8500원] 이라고 적혀있었다.


‘코, 콘돔?’


그러고 보니 철하는 지금껏 두 번의 섹스를 했지만 한번도 콘돔을 사용해 본적이 없었다. 

지하철화장실에서 파는 것은 많이 보았지만 실제로 보지는 못했다. 

철하는 너무 놀라 콘돔과 효린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철하의 표정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히 들어나 있었다.

효린은 그런 철하를 보며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며 다시 질문했다.


“얼마냐구요?”


효린의 짓궂은 질문에 철하는 얼떨결에 대답했다.


“으, 응?. 8500원….”


효린은 상자를 바라보며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와! 존나 비싸다! 지하철에선 하나에 500원밖에 안하던데….”


효린은 콘돔상자를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놓았다. 

철하는 간신히 가슴을 쓸어 내렸다. 

하지만 왠지 예쁜 여고생과 이런 대화를 나누니 꽤나 흥분이 되었다.

편의점을 한 바퀴 둘러본 효린은 다시 카운터로 돌아왔다.


“오빠는 어디 살아요?”

“나? 난 여기 앞에서 자취해….”


자취라는 말에 효린은 카운터에 두 손을 올려놓으며 바짝 다가왔다.


“와! 짱 부럽다. 저 다음에 놀러가도 되죠?”

“뭐? 너가 왜 놀러와!”


철하는 너무나도 당돌한 효린의 말에 깜짝 놀라 되물었다. 

그러나 효린은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애교까지 떨며 우겨댔다. 

결국 철하는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효린은 펄쩍 펄쩍 뛰며 좋아했고 철하의 핸드폰번호를 알아갔다.


“히히! 요번 주 토요일날 밤에 놀러갈게요!”


효린은 신나게 떠들며 철하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곤 밖으로 나갔다. 

짤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효린이 나가자 편의점에는 다시한번 조용한 음악소리만이 흘렀다. 

철하는 효린과 한번 대화하고 나면 정신이 다 없어졌다. 

효린의 목소리는 하이톤에 사람을 정신없게 만드는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후우…. 이번 주 토요일이라….’


철하는 당돌한 효린을 떠올리며 쓴 웃음을 지었다.


*


철하는 오랜만에 자신의 방을 구석구석 깨끗이 청소하기 시작했다. 

열심히 청소를 하면서도 철하는 자신에 대해 꽤나 어이없음을 느끼고 있었다. 

오늘은 토요일…. 

밤에 효린이 놀러온다는 생각에 열심히 방청소를 하는 중이었다. 

자신도 속으로 꽤나 기대하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그렇게 저녁이 되자 효린에게 문자가 왔다. 

이따 밤 9시에 편의점 앞으로 올 테니 데리러 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철하는 효린의 문자를 받자 왠지 심장이 두근거리며 밤 9시가 오기를 기대했다.

편의점이 바로 앞이었기에, 철하는 9시 정각에 자취방을 나섰다. 

옆방을 얼핏 보니 불이 안켜진게 아직 들어오지 않은 것 같았다.

토요일 밤이라 어디선가 신나게 놀고 있는 것 같았다.

편의점 앞에 도착하자 여자 3명이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한명은 효린이었고, 나머지는 약간 낯익은 얼굴인걸로 보아 저번에 버스에서 만났던 여고생 같았다. 

셋 다 진한 화장에 노출이 심한 사복차림이었는데, 다들 늘씬하고 예뻐서 남자애들에게 꽤나 인기가 많을 것 같은 무리였다.

철하는 효린이 혼자가 아니라 친구 두명과 함께 오자 약간 실망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가로 저었다.


‘미친놈…. 넌 뭘 기대하고 있었던 거냐….’


철하가 나타나자 여고생 3명은 난리가 났다. 

철하는 앞장서서 자신의 자취방으로 여고생 3명을 끌어들였다. 

자취방으로 가면서도 자신의 꼴이 꽤나 우스웠다. 

남자 혼자 사는 자취방에 3명이나 되는 여고생을 줄줄이 데리고 들어가다니…. 

남들이 보면 미친놈, 또는 부러운 놈 소리 듣기 딱 좋았다.

자취방에 들어가자 여고생 3명은 마음대로 자리를 잡으며 앉았다. 

그리고는 제멋대로 떠들기 시작했다.


“와. 씨발. 존나 부럽다! 나도 졸업하면 혼자 살게 해달라고 해야지!”

“미친년. 니가 혼자 살아봤자 맨날 남자만 끌어들이지….”

“아. 욕 좀 하지 마! 미친것들아!”


효린은 욕으로 시작해 욕으로 끝나는 여고생 두명에게 소리를 질러댔다.

철하는 정신이 다 없었다. 

어색하게 구석에 서서 그녀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머리를 크게 부풀린 여고생 한명이 냉장고를 열었다. 

물론 제대로 된 게 있을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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