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학창물야설) 그의 대학생활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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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린과의 데이트


그날부터 효린은 철하에게 적극적으로 연락하기 시작했다. 

하루에도 효린과 몇십통씩 문자를 주고받게 된 것이다. 

하루에 문자 한통도 잘 쓰지 않던 철하는 적응이 잘 되지 않았지만 기분이 마냥 싫지만은 않았다. 

예쁜 여고생과 문자를 주고받는데 싫어할 남자가 세상 천지에 어디 있을까….

게다가 효린은 이틀에 한번 꼴로 학교가 끝나면 편의점에 꼬박꼬박 놀러왔다. 

항상 문을 요란스럽게 딸랑거리며 연 뒤 카운터로 다가와 밝게 인사하곤 했다.


“오빠! 나 왔어요!”

“으, 응…. 그래.”


그럴 때면 철하는 그저 멋쩍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도 역시 효린은 어김없이 철하가 일하는 편의점에 찾아왔다. 

밝게 인사하는 효린, 멋쩍게 대답하는 철하….

효린은 편의점에 올 때마다 한바퀴씩 둘러보곤 했다. 

새로운 물건도 없지만 효린에게는 꽤 재밌는 것 같았다.

“히히. 편의점에 이렇게 다양한 물건이 있는 줄 몰랐어요. 

자세히 살펴보니까 신기한거 짱 많네….”

철하는 저번에 효린이 콘돔을 들고 와 자신을 곤란하게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참 당돌하면서도 엉뚱한 여고생이었다. 

철하는 효린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대화는 거의 효린이 주도해나갔기 때문이다. 

그녀는 쓸데없는 이야기도 주절주절 재미있게 꾸며가며 잘도 얘기했다.

철하는 오늘 효린에 대해 물어보기로 했다.


“효린아….”


편의점을 돌던 효린은, 철하의 말소리가 들리자 카운터로 왔다. 

편의점에 계속해서 놀러왔지만 철하가 먼저 말을 건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효린은 상당히 신나하는 표정이었다.


“예?”


여우같은 눈으로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효린을 바라보며 철하는 일순간 할 말을 잃었다…. 

여고생답지 않게 예쁘고 섹시한 얼굴….

철하는 정신을 가다듬고는 말을 이어갔다.


“너 어디 사냐?”


철하의 물음에 효린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핏…. 겨우 그거 물어보려고 불렀어요? 나 저쪽에 신동아아파트에 살아요. 왜요?”

“아, 아니…. 그냥 물어보고 싶어서…. 지금껏 너에 대해 제대로 아는게 하나도 없으니까….”


철하는 자신이 말해놓고 아차 싶었다. 

이 말은 완전 너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는 뜻이 아닌가…. 

예상대로 효린은 펄쩍 뛰며 좋아했다.


“와! 오빠 나한테 관심이 있구나? 히히. 그럼 더 물어봐도 괜찮아요.”


멍하니 서있던 철하는 말을 말기로 했다. 

한참을 생글생글 웃던 효린은 무언가가 생각 난 듯 말했다.


“오빠!”

“응?”

“우리 데이트해요!”


효린은 카운터에 두 손을 올려놓고 철하에게 바짝 다가왔다. 

그녀의 여우같이 섹시한 두 눈이 반짝이며 철하를 바라보았다.


*


‘….’


철하는 거울을 바라보며 자신의 머리를 매만졌다.

효린이 데이트를 하자고 한날, 철하는 깜짝 놀라 거부하였으나 막무가내인 그녀를 당해낼 수 없었다. 

많은 남자애들이 자기랑 데이트 하고 싶어 하는데 오빠는 이해가 안 간다며 편의점에 벌러덩 누울 기세였다.

철하는 자신이 너무 우스웠다. 

효린의 어거지를 못 이기고 허락한데다가, 

지금 완전 들떠서 머리를 매만지고 있는 거울속의 자신을 바라보니 한심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였다.

효린은 토요일 수업이 끝나고 자신이 연락한다고 하였다.

준비를 끝내고 방안에 멍하니 앉아 효린의 연락을 기다렸다. 

그러면서도 연신 거울을 봐가며 자신의 스타일을 신경 썼다. 

평범한 외모에 평범한 옷차림이지만 신경을 안 쓸 수는 없었다.


짜라라라라라라라라라.


철하의 손이 번개같이 핸드폰을 잡았다. -김효린-이라고 적혀있었다.


“응….”

[오빠! 오빠네 집 앞이에요. 빨리 나와요.]


전화를 받고 자취방 앞으로 가자 효린이 폴짝 뛰며 반가워했다. 

길고 검은 머리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린 효린은 오늘 역시 노출이 심한 옷차림이었다. 

몸매에 자신이 있는 효린은 끈나시를 즐겨 입었다. 

오늘은 분홍색의 끈나시에 하얀색의 초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철하는 순간 머리가 아파왔다. 저런 애를 데리고 돌아다녀야 하다니….


“히히. 오빠 우리 영화 보러 가요.”


효린은 말을 마치고는 앞장서서 걸어갔다. 

철하는 그녀의 뒷모습이 여름햇살에 비치며 눈부시게 느껴졌다. 

밝은계통의 옷차림을 입은데다가 길고 하얀 팔다리가 완전히 드러났으니 눈이 부시지 않을 수가 없었다.


*


둘은 근처 극장에 가기위해 버스에 올라탔다. 

철하는 그녀의 뒤를 따라 버스에 올라타자 탑승하고 있던 아저씨들의 시선이 일제히 효린의 몸매에 쏠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떤 아저씨들은 아예 노골적으로 고개를 돌려가며 끝까지 효린을 쫓았다.

그러나 효린은 아는지 모르는지 신경쓰지 않고 자연스레 버스의 맨 뒷좌석으로 가서 앉으려했다. 

철하는 그런 그녀에게 재빨리 다가가 붙잡으며 맨 뒷좌석의 앞좌석에 앉혔다. 

뒷좌석으로 올라갈 때 그녀의 팬티가 훤히 드러날게 뻔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높은 뒷좌석에 앉아있으면 다른 아저씨들이 그녀를 훑어보기 딱 좋았다. 

철하는 그녀가 눈요깃거리가 되는 것이 싫었다.

그녀를 잡아 자리에 앉히고는 철하도 옆에 따라 앉았다. 그

러자 효린이 이상한 듯 철하에게 물었다.


“오빠 왜 그래요?”

“야! 넌 그런 치마입고선 왜 자꾸 뒷자리에 가서 앉으려고 하냐! 아저씨들이 자꾸 쳐다보잖아!”


철하는 그녀에게 조용하게 화를 냈다. 

그러자 효린은 철하에게 팔짱을 끼며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히히. 뭐 어때요. 그래도 오빠 진짜 짱 착해요.”


철하는 그녀가 팔짱을 껴오며 머리를 기대오자 순간적으로 당황하여 쳐다보았다. 

효린의 하얀얼굴이 창문으로 들어오는 여름햇살에 비춰지며 눈부시게 빛났다. 

그러나 철하의 시선은 그런 그녀의 얼굴에 오래 머무르지 않았다. 

여름햇살이 효린의 분홍 끈나시 안쪽과 하얀 미니스커트 아래로 드러난 희고 긴 다리도 비춰주었기 때문이다. 

철하가 보기에 효린의 가슴은 이슬이와 비슷할 것 같았다. 

그만큼 효린의 가슴은 딱 보기 좋게 봉긋하게 솟아올라있었다.

끈나시 안쪽으로 효린의 하얀 가슴골이 얼핏얼핏 보였다. 

게다가 그녀의 가슴은 팔짱을 낀 자신의 팔에 의해 약간 밀린 상태라 가슴골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아으….’


방학하면서 이슬이를 못 만나 한동안 못 느끼던 이런 행복을 느끼자 철하는 흥분이 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


버스에서 내려 극장이 있는 곳에 도착하자 철하는 상당히 무안함을 느꼈다. 

자신의 팔에 꼭 달라붙어 걸어가는 효린은 가는 곳마다 아는 애들을 만났다. 

몇 발자국 걸어가면 또 누굴 만나고, 몇 발자국 걸어가면 또 누굴 만나고…. 

그중에는 남자애들도 엄청 많았다. 

게다가 그런 남자애들 모두 열이면 열 효린의 몸매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눈빛은 말 안해도 뻔했다.

또한 만나는 사람마다 철하를 바라보며 누구냐고 물었다. 

당연히 그들의 눈빛은 왜 효린이 이런 남자와 다니는 줄 모르겠다는 눈빛이었다. 

그럴 때면 효린은 자신이 좋아하는 오빠라고 소개시켜주었다. 

철하는 그들에게 무시당하는 눈빛을 받으면서도 내심으로는 날아갈듯이 좋았다. 

효린 같이 예쁜 여고생이 자신을 좋아한다는데 싫을 리가 없었다.

결국 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극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철하는 극장에 처음 와봤다. 

시골에서 시내로 나가면 작은 극장이 있긴 하였지만 학창시절 내내 한번도 극장엘 가보지 않았다. 

철하는 1학기 내내 친구들이랑 극장도 안가보고 뭐했냐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는 줄 하나도 모르는데….’


효린은 철하가 극장 입구에서 머뭇거리자 왜 그러냐고 물었다. 

철하는 할 수 없이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다.


“응…. 나 사실…. 극장 처음 와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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