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NTR야설) 아내 스토리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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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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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4화 〉



"당신, 나 일부러 임신 시킨 거잖아. 그전에 먹던 피임약을 일부러 당신이 샘톰하고 나하고 파트너 시킨 이후부터 바꾼 거잖아. 일부러 샘톰하고 나 사이에 임신 시켜보려고 그렇게 한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그때 학교 끝나고, 나 혼자 몰래 아이 낙태 시키려고 병원을 세 군데나 돌아다녔어. 아이가 5개월인 걸 알고 말이야. 

그런데 미국 시민도 아니고, 5개월 넘은 아이는 낙태가 아니라 낳아야 한다고 해서, 해줄 수 없다고, 불법이라고, 그래서 더 알아보지도 못하고 포기했어. 당신이 그때 그랬잖아. 아기는 샘통이 데려간다고, 

샘통이 데려가서 키울 거라고 나한테 그랬었는데."


아내는 눈물을 흘리면서 거의 절규하듯이 소리를 치다가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애니, 널 평생 내 곁에 두고 싶었어. 널 너무 사랑해서."


"그만해. 이 변태 괴물 새끼야. 

일부러 샘톰하고 온갖 변태 짓은 다 하게 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날 임신 시키고 내 배가 불러왔는데 만삭의 몸으로도 샘톰하고 관계를 하게 해서 그걸 보고 넌 쾌감을 느꼈잖아. 

시간이 그렇게 지났는데도 날 한국에 계속 못 있게 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몸을 팔게 시키고 내가 점점 더 어려워지도록, 이래서 미국에 안 오면 안 되도록 그렇게 계속 괴롭히고, 날 그렇게 가지고 놀았어.

날 그렇게 자기 마음대로 유린했다고 이 변태 괴물아. 죽어버려.


"아내는 신고 있던 하이힐을 벗어서 의자에 앉아있는 짐 크레이들에게 집어던졌지만 빗나가버렸다.


"영어가 뭔데, 영어가 뭐고 유학이 뭔데, 이런 영어 못해도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 없는데 그걸 배우겠다고 그걸 남들보다 더 잘해보겠다고 당신 돈 받아서 창녀처럼 몸을 팔면서 공부를 했어. 

그냥 몸만 팔게 하지, 당신한테 창녀 노릇만 하게 하지, 왜 그런 변태 놀음에 날 던져버린 거야. 난, 난 있잖아. 내가 싫어. 당신한테 속은 내가 정말 병신 같아. 

내가, 내가 얼마나 우스워 보였으면 날, 자기 장난감처럼 평생 옆에 두고 볼 생각을 했을까? 난, 난 있잖아. 날 낳은 친모라는 그 여자, 그 여자처럼 쓰레기가 되기 싫어서 

이놈 저놈한테 다리 다 벌리고, 몸도 팔고, 하루도 남자 콕을 입에 안 무는 날이 없게 그렇게 살았는데 뭐라고? 날 사랑했다고?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야?"


아내의 입에 코에서 흐른 콧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누구 탓을 하겠어. 어미 아비가 버린, 저주 받은 내가 죽일 년이지 아니, 진작에 죽었어야지."


아내가 울부짖으면서 그렇게 말을 하다가 갑자기 바닥에 떨어져 있는, 아까 자신이 집어던져서 깨져버린 접시의 조각을 들었다. 그걸 들고 자신의 팔을 그으려고 하는 아내였다.

생각하고 판단한 게 아니라 본능적으로 아내에게 뛰어들었다. 정말 번개같이 달려들어서 아내의 팔목을 잡았다. 아니, 잡는다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낚아채버렸다. 아내의 팔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날카로운 접시 조각으로 자신의 팔을 그으려고 시도를 한 아내였다. 하지만 사실, 그 정도로 마음이 모진 여자가 아니었다. 아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책 없이 팔을 그으려고 했었던 것 같았다. 

얼마나 무너져 내렸으면, 얼마나 자기 스스로에게 환멸을 느꼈으면 자기애가 강한 아내가 저런 돌발행동을 하는지 정말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아내의 팔을 잡아서 접시 조각을 빼앗았다 그걸 집어던졌다. 일부러 짐 크레이들의 바로 옆으로 던져버렸다. 짐 크레이들 역시 반쯤은 얼이 빠진 것 같은 표정으로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었다. 

나에게 접시 조각을 빼앗긴 아내가 다시 눈물을 왈칵 터트리면서 말을 했다.


"하지 마, 하지 말라고. 그을 용기도 사실 없어. 죽고 싶지 않다고. 죽고 싶지 않아서 그 발악을 하면서 그동안 버틴 거야. 제발하지 말라고."


아내가 바닥에 주저앉아서 정말 어린애처럼 펑펑 울어대고 있었다.


누구한테 하는 말인지 모를 그런 하소연을 하면서 아내는 울고 있었다. 내가 끼어들 계제가 아닌 것 같았지만 아내 몸이 다치는 건 너무 싫어서 끼어든 것이었다. 

다행히 아내는 재차 그 짓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다 밝혀지고 나면 가슴이 답답했던 것이 뻥 뚫릴 줄 알았는데 웬걸, 더 답답해지는 것 같았다. 

아내가 눈물 콧물이 완전히 범벅이 되어서 엉망이 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너무 염치없고 미안하지만 날 좀 여기서 데리고 나가 주세요. 저 괴물하고 같은 공간에 있기 싫어요."


아내는 여태 영어로 짐 크레이들에게 쏘아붙이다가 나를 올려다보면서 한국말로 말을 하고 있었다.


* * *


아내를 데리고 한국으로 들어왔다. 아내는 비행기에서 잠을 자다가, 깨서 멍하니 있다가 다시 잠을 자다가, 그렇게 반 폐인처럼, 그렇게 좋지 않은 상태로 한국에 도착을 했다. 

화장을 하지 않은 아내는 어디가 많이 아픈 사람처럼 보이고 있었다. 공항에 도착한 아내가 나를 보고 말을 했다.


"여기서 헤어져요. 더 이상 백호인 씨 인생에 피해가 되는 존재이고 싶지 않아요. 

난 이 세상에서 제일 바보 같은 여자예요. 똑똑한 척은 혼자 다 했지만 나보다 더 어리석음 여자는 없을 거에요.

백호인 씨, 그동안 사랑해 주시고 잘 대해주신 거 평생 기도로 갚을 게요. 

백호인 씨 위해서 평생 기도하고 살 테니까 나 좀 제발 보내주세요. 백호인 씨한테 더 이상 신세를 지고 사느니, 차라리 혀를 깨물고 죽겠어요 ."


아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는 아내의 뺨을 가볍게 쳤다. 

철썩 소리가 나게 풀 스윙을 한 게 아니라 그냥 툭 치는 정도로 하지만, 건드리는 것보다는 조금 세게 살짝 짝 소리가 날 정도로 아내의 뺨을 때렸다. 

나에게 처음 맞아보는 아내가 너무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아프라고 때린 게 아니었다. 정신을 차리라고 때린 것이었다. 

여태 살아온 날들보다 훨씬, 더 많은 꿈결 같은 나날들을 살아갈 수도 있는 인생을 벌써부터, 그렇게 비관적으로 포기할 필요는 없었다. 그래서 정신 좀 차리라고 뺨을 친 것이었다.


"내가 짱구냐? 그동안 서혜연 너한테 든 돈이 얼마인데, 그거 잘못된 거 바로잡아주려고 미국 사립탐정 동원하는 거 돈 얼마나 들었는지 알아?"


"넌 이제 내 거야. 아무 데도 못가. 죽을 때까지 내가 널 가질 거야, 아직 바로잡아야 할 게 더 남아있어. 우리 처음 만났었던 서혜연의 프레쉬맨 시절로 내가 모든 걸 다 되돌려 줄 거야. 

그다음에, 그다음에 보내주든지 말든지 그다음에, 내가 결정할 거야 "


말을 마친 나는 황당한 표정으로 서있는 아내의 팔목을 거칠게 잡아서 끌었다. 그리고 같이 걸었다. 공항 장기 주차장에 세워놓은 내 차가 있는 곳까지 아내를 질질 끌다시피 하면서 걸었다. 


아내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아내는 거실에서 주저앉아서 말을 했다.


"갈 데도 없었어요. 너무 미안해서 그랬어요. 당신한테 나는 평생 기생해서 사는 벌레 같은 존재인 것 같아요."


집에 도착하니까 그냥 조금 마음이 안정되었다. 아내 말이 틀리지 않았다. 짐 크레이들은, 그리고 그냥 그네들이 있는 그 공간들은 정말 괴물이 사는 곳 같았다. 그곳에서 탈출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질로 잡혀있는 공주를 구해서 탈출을 한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마저 들었다. 그를 몽둥이로 두들겨 패서 복수를 하고 싶다는 생각 같은 건 솔직히 전혀 들지 않았다. 인간 같지 않았다. 

그냥 아내가 접시를 깨면서 그에게 절규를 하는 걸보면서 복수고 나발이고 나 역시 그 공간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을 뿐,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었던 순간이었다.


아내가 평소와 다르게 자해 비슷한 선택을 하려고 그랬던 것도 솔직히 나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아내 몸에 피 한 방울 흘리게 하는 것보다 차라리 내가 피 한 바가지를 쏟는 게 나을 것 같다는 무모한 생각마저 들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상하게 배가 너무 고팠다.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힘들지만 우리 쉬어도 밥은 먹고 쉬자. 식사는 잡탕밥으로 하고 요리는 깐풍기 시킬까. 라조육 시킬까?"


나는 캐리어를 내려놓으면서 말을 했다.


" "


거실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아내는 아무런 말도 못 하고 고개를 푹 숙인 채로 가만히 있었다.


"깐풍기 라조육!!!"


내가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냥 대충 크게 지른 것이 아니라 군 시절 진짜 악바리처럼 맞기 싫어서 고함을 지르는 수준으로 크게 소리를 질렀다. 아내 정신 번쩍 들라고 말이다. 

사람은 자꾸 강한 자극을 주어야 정신을 차린다 


"라 라조육"


아내가 너무 많이 놀란 얼굴로 엉겁결에 말을 했다. 내가 소리를 자주 지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당히 많이 놀란 얼굴로 고개를 들면서 말을 했다. 거의 반사적으로 말이다. 

나는 잡탕밥 두 개에 라조육을 시켰다.


여독을 풀어도 밥은 먹고 풀어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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