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NTR야설) 아내 스토리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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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화 〉



단지 저 아이의 비쥬얼이 만 열한 살 치고는 너무 거대해서 다시 한 번 아내를 그런 눈빛으로 쳐다본 것이었다. 다시 쌍안경으로 보았다. 얼굴은 확실히 앳되어 보였다. 

하지만 내가 미리 예측을 해 본 아내의 아들 모습은 분명히 아니었다. 동양인과 흑인의 혼혈은 우리나라 연예인들 중에도 몇몇이 솔직히 존재를하는 것이 사실이었다. 


요새는 거의 없지만 예전에 전후(戰後), 그러니까 육십 년대 생에는 미군 흑인 아버지를 둔 혼혈아들이 많았던 것이사실이었다. 

튀기라는 놀림을 받고 자라온 흑인 혼혈을 낳은 여자들은 실제로 창녀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양갈보라는 손가락질을 받았었던 불행한 그 역사를 내 나이 또래의 성인이면 모르지 않을 것이다. 

조금만, 지난 과거에 관심이 있었다면 말이다. 


애가 얼마나 체구가 좋은지 진짜 우량아였다. 키만 큰 게 아니라 배도 산처럼 나와 있었다. 조금 심한 비만이었다. 

게다가 얼굴도 완전히 시커먼 흑인이었다. 엄마가 한국 여자라는 것이, 그것도 한국 여자치고는 지나치게 하얀 피부를 가진 그런 여자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지경이었다.


"자라면서 점점 더 부계 쪽 영향을 많이 받는지 피부색도 많이 진해지는 것 같더라구요. 

저 애를 대여섯 살 때 보았을 때는 지금처럼 저러지는 않았는데 미식축구를 좋아해서 야외에서 운동을 많이 해서 그럴 수도 있겠네요."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아내는 그렇게 설명을 하고 있었다. 아내는 내 표정을 다 읽고 있는 것 같았다.


"이름이 제레미에요. 든든하죠? 먹기도 엄청나게 먹나 봐요. 저 체격 유지하려면 오죽하겠어요. 한국 K POP을 아주 좋아한대요. 

저 아이는 친모가 한국 여자인 것을 전혀 모르는 상황인데도 참 신기하죠. 한국 음식도 잘 먹고 그냥,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아내는 그렇게 찬찬히 설명을 했지만 나는 그냥 뭔가 조금 얼떨떨한 기분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 * *


아내와 같이 LA 관광을 했다. 맛있는 곳에 가서 식사도 하고 손을 잡고 같이 공원을 거닐면서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제레미의 미식축구 경기를 보는 내내 조금 뭐랄까,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아내와 시내에서 데이트를 하면서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아내의 핸드폰 벨이 울렸다.


"짐 미안해요. 오전에 전화를 드렸어야 했는데 깜박했네요. 어제 말한 것을 조금 수정해야 할 것 같아요. 남편하고 며칠 더 같이 있고 싶어요. 주말 지나고 화요일까지 휴가를 연장할래요."


아내는 유창한 영어로 통화를 했다. 아내와 통화를 하는 것이 아내의 미국 보스인 짐 크레이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에게 모든 것을 다 털어놓은 이상 아내는 굳이 자리를 피해서 전화를 받고 그러지는 않았다. 내 옆에서 자연스럽게 통화를 하는 아내였다. 

아내의 발음은 네이티브라고 해도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은 자연스러운 발음이었다. 아내는 뭐랄까, 저 정도 수준의 영어 발음에 오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아니, 아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멈추었다.


아내는 저렇게 영어를 잘 하기 위해서 몸까지 던진 것이나 다름 없었다. 대학을 휴학하고 미국으로 와서, 그 잘 나가던 대학 농구선수와 그렇게 된 후에 미국으로 무작정 와서 그냥 뭐랄까,  

아내의 인생 여정 자체가 정말 보통 사람은 상상도 못할 어려운 길이었음을 나는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짐 미안해요. 오늘 저녁은 남편하고 같이 있을 거에요. 갈 수가 없어요. 이해를 부탁해요. 네 뭐라구요? 아니요 아니에요. 남편은 그런 거 이해하지 못하고 남편을 그 집에 들이고 싶지 않아요. 

부탁이에요. 짐 한 번만 봐주세요. "


우리는 분명히 이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나를 계속 남편이라는 호칭으로 말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아내의 자연스러운 호칭이 그냥 기분이 나쁘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여보 무슨 일인데 그래?. "


내가 작은 목소리로 아내에게 물었다.


"짐이 오늘 저녁에 날 보고 싶어해요. 나랑 저녁을 같이 먹고 싶다고. "

"그럼 그렇게 해. 나도 같이 가면 되잖아."


너무도 시원한 내 대답에 아내가 깜짝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다 당신. 그러다가 화라도 내면 어떻게 해요. 당신 화가 나는 순간이 음."

"일단 된다고 해. 전화 끊고 계속 이야기 하자고."

"저기 짐,  남편도 같이 가도 되는 거에요?"


아내의 질문에 뭔가 상대방 측에서 한참을 이야기 하는 것 같았다.


"그래요 알겠어요. 이따가 뵐게요."


아내는 전화를 끊은 후에 나를 보았다.


"그냥 끝까지 안 간다고 고집부리고 안 가도 되는데, 난 당신이 짐을 보는 게 썩 반갑고 그러지는 않아요. 저기 여보. 짐의 경호원들에게 폭력을 쓰고 그러면 안 돼요.  

그건 절대로 안 되는 거에요. 그곳 가드들도 다 내 친구들이고, 나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람들인데 당신이 그들에게 화를 내고 폭력을 쓰는 건. 만약에 그렇게 되면 

내가 앞으로 너무 난처할 것 같아요. 짐은 조나단에게 이미 이야기를 들어서 당신이 위험한 스페셜 솔져 출신인 걸 잘 알고 있어요. 조금 전에도 그걸 살짝 걱정을 하더라구요."


아내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나는 두 손을 옆으로 벌리면서 말을 했다.


"난 이제 그럴 자격이 없잖아. 당신이 짐 앞에서 발가벗고 밥을 먹더라도 내가 뭐라고 할 수 있겠어."


나는 가벼운 미소를 지으면서 농담조로 말을 했다. 그러자 아내가 조금 머쓱한 웃음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빙고.."


나는 잠시 아내가 왜 빙고라고 하는지 그걸 이해하지 못하고 벙찐 표정을 짓고 있었다. 


* * *


헐리우드 영화나 미드 같은 건 역시나 그냥 뭐랄까, 전체를 다 보여줄 수는 없었다. 이게 집인지 아니면 무슨 시립박물관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멋진 대리석 건물이었다.  

베버리힐즈의 나지막한 언덕 중간쯤에 있는 짐 크레이들의 저택은 일반인들이 평생 한 번 구경하기도 어려운 그런 장소로 보이고 있었다. 

집값은 둘째치고 집 주위를 아주 커다란 너도 밤나무가 쭈욱 둘러싸고 숲을 이루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건물 자체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나무가 정말 멋지네. 도대체 몇십 년이 지나야 나무가 저렇게 높이 자랄까?."


아내를 보고 말을 하자 아내가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나도 그 생각을 했었어요. 처음에 이 집에 오면 저 나무들 때문에 다들 놀라는 것 같아요."


아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나는 식당으로 안내가 되었고 아내는 옷을 갈아 입고 온다고 어디론가 사라졌기에 나 혼자 앉아있는 상황이었다.  

집이 커서 그런지 집에서 일을 하는 분들이 참 많은것 같았다. 

나이가 많은 흑인 아주머니부터 스패니쉬계의 젊은 남자까지, 얼마나 돈이 많길래 저 많은 사람들 월급을 다 줘가면서 집에서 일을 시키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여기는 그냥  뭐랄까, 전혀 다른 세상 같았다. 한국에 있는 조나단은 그냥 진짜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긴 조나단은 자신의 이부형인 짐 크레이들의 눈치를 본다고 아내가 말을 한 것이 그냥 한 말은 아닌 것 같았다.  


마음의 준비는 이미 한 상황이었다. 아내는 벌거벗고 식사를 한다고 했다. 짐 크레이들과 식사를 할 때면 항상 그랬다고 했다.  

또 다시 더러운 기억들을 떠올리기는 싫었지만 내가 오자고 한 것이었다. 아닌 말로 벌거벗고 밥을 먹든 물구나무 서서 똥을 싸든 내가 아내를 너무 보고 싶어서 미국까지 온 것이니까 

그냥 다 참자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내가 모습을 보였다. 머리를 뒤로 묶어서 포니테일 스타일로 완전히 치켜올린 아내는 목에 아주 호화스러운 보석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  

수수했던 화장은 온데간데 없고 아주 화려한 화장을 하고 나온 아내였다.  

눈가에는 반짝이까지 뿌린 상황이었다. 입술은 새빨갛고 두 뺨도 약간 불그스름하게 볼터치를 한 것 같았다.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 알몸이었지만 목에는 보석 목걸이 그리고 팔에는 보석 팔찌 심지어 양쪽 발목에까지 보석 발찌를 하고 나온 아내였다.  

벌거벗은 온 몸에 보석 장식을 하고 내 옆으로 와서 의자에 앉는 아내였다. 


"미리 말을 하기는 했지만 조금 민망하네요."


아내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했다. 그때 구두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넓은 식당의 커다란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왔다.


"어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


한국말이었다. 발음은 뭐랄까 한국어를 10년 정도 배운 외국인이 능숙하게 하는 한국말 같았지만 그래도 본토 발음은 분명히 아니었다.  

나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나는 짐 크레이들을 보고 너무 놀라서 표정 관리가 안 되고 있었다. 놀랄 요소가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가장 큰 것은 그의 피부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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