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NTR야설) 아내 스토리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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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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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9화 >



오후의 정사 이후로…아내와 조금 서먹한 상황이었다.

내가…부부관계를 하는 도중에…. 김학중의 이야기를 꺼낸 것이…솔직히 많이 후회가 되는 상황이었지만…아내의…. 그 조임은…. 솔직히…. 그냥…. 많이 충격적이었다.

왜…. 그동안…. 그 수많은 부부관계 동안…. 나에게 그런 행위를 한 번도 하지 않은 건지…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김학중이가 그렇게…눈이 돌아갔었던 이유를…내 몸으로 직접 겪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런지…아내와 나는.. 살짝 서먹한 표정으로 식사를 하던 찰나였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이종태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냥 돌려보냈어…."


나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했다.


"또…. 때렸어요?"


아내가 입에 있는 걸 삼키더니…조심스럽게 말을 했다.


"아니…난 이종태는 전혀 밉지 않아…그나마 남자다운 게… 이종태야…이종태가 그러더라고…당신 생사확인을 하려고 왔대.

당신네…사장이…. 당신 생사확인을 해오면…보너스를 준다고 했다고…그래서…. 자기가…그것만 확인하면 된다고 해서…내가 한 달 뒤에 내려갈 예정이라고 말을 했어…."


일부러 다 털어놓는 것이었다. 아까 부부관계 중에 뜬금없이…. 김학중이의 이야기를 꺼낸…. 내 어이없는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아내는…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아내는 손에 들고 있던 그릇을 내려놓았다.

아직 밥이 반 정도 남은 상황이었다.


"더 먹어…내가 괜한 이야기를 했나 보다…당신…. 다 먹은 후에 이야기를 할걸…."


내 말에 아내가 웃었다."


아니…더 먹을 건데…나 해장술 좀….. 하게요…."


아내는…. 내가 정리해놓은 식료품이 있는 곳으로 가서 어제 먹던 소주 페트병과 종이컵을 가지고 왔다. 그런 후에…종이컵에 한가득 소주를 따라서…그걸…. 반 정도…한 입에 마셔버렸다.


나는…술을 마시고 싶지 않았다. 어제 너무 과음을 한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내도 어제 나만큼이나 많이 술을 마신 것 같았는데…. 아내가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술을 마시면서…. 라면을 마저 먹었다. 나도…계속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는 동안…아내는 종이컵으로 거의 다섯 컵 이상….. 술을 마신 것 같았다.


"커피 마실래? 당신…술 좀 마신 것 같은데…술은 이제 그만 마셔…."


내 이야기에 아내가 웃었다.


"내일 출근도 안 하는데…무슨 걱정이에요…. 그냥 하루 종일 잠만 자면 되는데…."


비아냥거리는 말투가 아니었다. 그냥…아내는 솔직 담백한 말투로 그렇게 말을 하고 있었다.

나는 커피를 마셨고…아내는…. 맥주를 가지고 와서…. 종이컵에 맥주를 따랐다. 소주를 반주로 마시고…맥주로 입가심을 하는 것 같았다. 계곡물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어둠이 내리고 있는 산속에서 흐르는…시원한 계곡물소리가…. 잔잔하게 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아내가 입을 열었다.


"보스는…. 나를 참 아껴요…. 그래서 항상 고마워요…

거꾸로…. 매달려서…염소 피를 뒤집어쓰고…. 내 몸에…. 성인 용품…. 그런 기구들이 들어와도…. 별로 힘들지도 않고…항상…쉽게 쉽게 받아들이는 게….

어쩌면 보스가…그런 내 모습을 보고…. 좋아하기 때문인지도 몰라요…."


정말 의외였다. 소리를 내서…. 식후 디저트로 먹는 냉커피를 마시다가 문득…냉커피 마시는 걸 멈춘 나였다.

내가 그렇게 별의별 지랄발광을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입도 벙긋하지 않았던…. 자기네 사장의 이야기를 스스로 먼저 시작한 아내였다. 아내가 입을 열기 시작한 것 같았다.

이런 중요한 순간에….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너무 우스웠지만…나는…. 길을 지나가는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바람과 해님의 내기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그 이야기 말이다. 바람이 더 강하게 불어서…. 나그네의 옷을 벗기려고 했지만…나그네는 더욱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해님이…. 따뜻한 햇볕을…. 비추자…. 나그네는….. 더워서 옷을 벗었던…그 이야기가 불현듯 떠올랐다.


아내는 계속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런 거 있잖아요…자기가 좋아하는 여자가…다른 남자에게 당할 때 오르가슴을 느끼는…피학 성향이라고 하나…아니 피학이 아닌 다른 표현을 써야 하는지 까지는 잘 모르겠고….

알고 싶지도 않지만…하여간... 우리 보스는 그 성향이에요…아니…그렇다고 하더라고요….."


"………."


나는 아무런 말도 못 하고 있었다. 내가 끼어들면…. 아내가 입을 다물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옛날에…. 내가 당신하고 다시 만나기 이전에…. 그냥 그 한참 전부터…아니…내가 미국에서…. 무너져 내리고 도망을 쳤었던….

그날부터…. 보스는…. 한결같이 나에게 잘 해주었어요. 난…그게 너무 고마웠고요…."


"솔직히 그런 사랑을…. 많이 받으면서 살아본 기억이 없기에…

남자들은…. 내 육체를 원했지…. 내 육체를 일단 얻은 후에는…. 나를…그렇게 따뜻하게 보살펴 주었던…한결같이 그랬었던 남자는…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당신이라는 존재는…빼고 이야기하는 거예요…당신은…. 그냥 일반적인 남자가 아니니까 말이에요."


아내는…맥주잔에…다시 소주를 따랐다. 그걸 원샷 한 후에…아내가 다시 나를 보았다. 아내는….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시기는 했지만…너무 급하게 술을 마신 것 같았다.


"당신이 우리…결혼식에서 보았던…. 내 먼 친척이라는…. 우리 식구들…. 그러니까…. 내 친척이라는 사람들은 말이에요….

사실은…. 나하고 피 한 방울 안 섞인…. 분들이에요…. 하지만 참 좋은 분들이에요…. 날 키워주신 할머니의…. 가족분들이시니까….."


이건 또 무슨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부러 리액션을 크게 하지 않았다. 아내의 눈가가…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왜 아내가…. 이런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는지는 모르겠지만…아내는…솔직히 내가 숙취가 있는 만큼…역시나 숙취가 심할 텐데…. 그런 상황에서도…. 술을 더 마신 상황이었다.

해장술이랍시고 말이다.


"결혼 전에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고…결혼 후에도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했어요…아무도 모르니까…이 세상에…. 나하고…그분들만 아는 비밀이니까…고삼 때…우리 담임도 몰랐던…. 비밀이니까…."


"난…. 고아에요…. 아니…엄밀히 말을 하면…. 완전 고아는 아니고…나를 낳은 여자는…. 대학생 때…. 날 낳았다고 하더라고요…

대화 한 번 해본 적이 없어요….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할머니가…. 내 손을 잡고…. 어디를 좀 가자고…. 그래서…. 그날….. 처음 나를 나은…. 엄마라는 여자의 얼굴을 보았어요….

영정사진이 흑백 사진이었는데…. 나는…. 그 여자가 내 친모라는걸…. 믿을 수가 없었어요…

솔직히…. 날 낳은 여자는…. 되게 예쁠 것이라는 그런 생각을…. 그런 상상을…하면서 살았었는데…. 그런 상상을 참 많이 했었는데…그 여자는…너무 평범했었어요…. 벌로 예쁘지 않은 얼굴이었어요.

지나치게 평범하고…얌전하게 생긴…그런 여자였어요…

난…. 고등학생 때까지…화장 한 번 못해보고…꾸밀 줄도 몰랐었지만…. 어딜 가도…. 항상 예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냈었던 게 사실이에요. 사실…. 그 덕도 많이 보았고 말이에요….

그런데…내 친모라는 여자의 얼굴은…. 나와는 정말 많이 달랐었어요…."


"초등학교 선생이었다고 했는데…. 날 낳은 후에…. 날 버리고…. 날 그렇게 입양 보내고…다니던 교대를…. 휴학했다가 다시 복학을 해서…졸업을 하고 교사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아내는 말을 멈추었다. 아내의 두 뺨 위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내는…말을 멈추지 않았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난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아요…. 날 정말….. 단…. 한 번도 찾지 않았어요.

어떻게 자기 자식을 버리고…. 힘들게 사는 것도 아니고…자기는…. 교대를 졸업해서…초등학교 선생까지 되었으면서…자기가 낳은 자식이 어디 처박혀서…어떻게 살아가는지….

그걸…. 찾지 않을 수가 있는 거죠? 따로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그렇게…미혼으로…. 결혼도 하지 않고…나이 마흔도 안 되어서…교통사고로…. 죽을 거면….

그냥…. 이십 대 초반에 자신이 실수로 낳은 피붙이를…. 한 번쯤은…찾아보고…들여다볼 수도 있는 거잖아요."


전혀 몰랐었다. 눈치도 못 챘었다. 그런 기색도 없었고…내색도 하지 않았다.


아내의 과거라는 게 믿어지지가 않았다.


"장례식장은…. 더할 나위 없이 쓸쓸했고…. 난…. 그 여자 앞에…. 절도 안 했어요. 그냥 영정사진만 잠깐…보았을 뿐이에요…궁금했었으니까…그냥…그게 전부였어요…

슬프지도 않고…그렇다고 기쁜 것도 아니었지만…기분이…그냥 이상했던 건 사실이에요. 그 여자가 내 친모라는 걸 믿고 싶지도 않았고요…"


"할머니 친구의 지인분…. 딸이었대요….. 내 친모라는 그 여자 말이에요….

원래…. 다른 곳으로 입양을 보내기로 했는데…누군지는 모르겠지만…남자 집안에서…나를 입양 보내라고 천만 원을 주어서…그 돈을 들여서 입양을 보내기로 했었는데…

할머니가…워낙에 대가족이어서…. 그 천만 원…그냥 가지시고…직접 키우신 거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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