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NTR야설) 아내 스토리 90

작성자 정보

  • 밍키넷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 90화 〉



"여자는 남자에게 아기를 넘겨버리고, 남자는 또 입양을 보내라고 돈을 주고 아기를 넘겨버린 거죠. 그 기구한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게 바로 나에요 "


"나도 자세한 이야기는 대학에 입학해서 알았어요. 내 엄마라는, 아니 엄마도 아니에요. 그냥 나를 낳은 여자가 죽은 후에, 그 이후에 시간이 지나고 나서 할머니가, 내가 성인이 된 이후에 말씀을 해주셨으니까 말이에요. 그 여자는 엄마 자격이 없는 여자예요. 나를 낳은 후에 바로 아이를 넘겼다고 했으니까 말이에요"


아내가 술을 또 따르기에 나는 아내의 팔목을 잡았다. 아내가 나를 보고 웃었다. 눈에는 눈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지만 아내는 나를 보고 웃었다.


"술 못 마시게 하면 이야기 그만할 거예요. 내가 당신한테는 이제 털어놓아야 할 것 같아서 그래서 말을 하는 거예요. 당신한테만은 숨기고 싶었는데 마음이 변했어. 마음이 다 변했다고요. 당신이 이 무서운 산에 날 가두어 놓아서 맨날 뱀 나오는 꿈만 꾸어서 내가 생각이 변했어요. 당신한테만은 다 이야기하고 그냥 그러고 싶어요"


나는 아내의 팔목을 놓았다. 아내는 다시 술을 따라서 원샷을 한 후에 다시 나를 쳐다보았다.


"난 미혼모의 딸이었고 미혼모가 낳아서 버린 아이에요. 미혼모가 남자 쪽에 입양 보내라고 아이를 무책임하게 그렇게 넘겨버렸고, 남자 쪽에서는 날 입양 보내라고 할머니에게 천만 원을 준 거예요.  할머니는 그 돈이 탐이 나서 그냥 입양을 안 보내고 있다가 날 떨이로, 곁다리로 그렇게 같이 키운 거고 말이에요.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새 옷을 입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맨날 물려받은 옷, 얻어 입힌 옷만 입고 자랐죠. 할머니는 나 말고도 애들을 많이 키웠어요. 우리 집은 항상 돼지우리 같았어요. 할머니는 오 남매를 낳으셨는데 그 자식들이 다들 이혼하고 집안이 좀 엉망이어서 할머니 친손주 외손주들에 친척 애들까지 내 또래만 집 안에 다섯 명이나 있었어요. 애들을 많이 키우면 동사무소에서 지원을 받는 뭔가가 있었나 봐요. 내 방이라는 게 없었어요. 아니 내 소유라는 게 없었어요. 그 돼지우리 같았던 집구석에는 말이에요."


"어릴 때 나만 매질을 당하고 컸어요. 내 또래의 할머니 피붙이들은 웬만한 잘못을 해도 그냥 다 넘어갔으면서 나는 나는 있잖아요, 조금만 잘못해도 할머니가 등짝을 후려쳤었어요. 난 정말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살았어요. 대학생 때, 미국에 가기 얼마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었는데 난 눈물 한 방울 나지 않았어요. 내 힘으로 대학에 간 후에 집에 잘 들어가지도 않았고.. 할머니하고는 거의 연락도 하지 않고 살았어요. 할머니는 나를 따뜻하게 대해준 적이 거의 없었어요. 

그냥 불쌍한 년이라고, 나중에 내 친모가 죽은 후에 아주 조금씩 그렇게 과거를 털어놓아주었을 뿐, 나를 그냥 버리지 못해서 키우는 그런 아이 정도로 치부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솔직히 키워준 건 고맙지만 나만을 위해서 밥상을 차려준 적도 단 한 번도 없었고 나만을 위해서 뭘 사준 적이 진짜 단 한 번도 없어요. 다른 애들. 뭐 할 때 숟가락 하나 더 놓고 그냥 곁다리로 묻어가는 것 외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던 게 내 성장기의 모습이었어요."


아내는 눈물을 멈추고 멍하니 눈에 초점이 풀어져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날 낳은 친모라는 그 여자가 교대를 갈 정도의 머리를 가져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그 머리를 물려받아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난 그냥 저절로 항상 공부를 잘했었어요. 생전 누가 먼저 공부하라고 시킨 적도 없었고 공부를 가르쳐준 것도 없었어요. 그저 학교 다니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운동도 잘하고 달리기는 맨날 일등만 해서 학교 육상부 선생님이 육상부에 가입하라고 했는데 담임선생님은 성적이 너무 좋다고 운동을 하지 말라고 하셨었어요. 학원 같은 건 다녀본 적도 없었지만 그래도 중고등학교 때 항상 전교에서 10등 안에 들었던 것 같아요. 반에서는 항상 일이 등을 다투었고요. 아빠가 의사였던 애가 있었는데 그 애랑 나랑 맨날 일이 등을 다투었어요. 그 애는 일등을 하면 아빠랑 스테이크를 먹으러 간다고 자랑을 했었는데 내 성적표에 관심을 가진 가족은 아무도 없었어요."


"중학교 때 공부를 잘한다고 교감선생님이 문제집을 그냥 주셨는데, 몇 달에 한 번씩 꾸준하게 문제집을 그냥 주셨는데 그게 얼마나 고마웠는지 아직도 그 교감선생님 생각이 참 많이 나요. 그때 그 나이 많던 교감선생님이 내 사정을 아셨던 건지 모르셨던 건지는 모르겠는데, 내 기분이 상하지 않게 문제집이 남아서 공부 잘하는 애들한테만 주는 거라고 그렇게 슬쩍 건네주시면 그게 정말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하지만 제대로 고맙다는 인사도 못 드렸어요. 남에게 그런 호의를 받아보지 못하고 자랐었기 때문에 고마워하는 방법도 잘 모르고 그냥 항상 얼굴만 붉혔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는 우연히 친구가 다니는 영어학원의 원장 선생님을 알게 되었는데 내 성적을 보시고 학원에 다녀서 좋은 대학에 진학하라고 말씀을 하셔서, 돈이 없어서 학원에 한 번도 다녀본 적이 없다고.. 솔직히 털어놓았어요. 참 좋으신 분이셨던 것으로 첫인상이 남았었는데, 어찌 되었든 학원에 공짜로 다니면서 칠판도 지우고 청소도 하고 그냥 그랬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청소를 하는 내 몸을 훑어보시는 것 같은 기분 나쁜 느낌이 들어서 학원에 나가지 않았어요. 

그냥 그때는 아무것도 몰라서 남자도 무섭고 사람도 무섭고 아무도 믿을 수가 없었어요. 그 이후로 거의 매일 같이 학교에서만 밤 열 시에 불이 꺼질 때까지 공부만 했었어요.사발면 사 먹을 돈 몇 백 원이 없어서 저녁을 굶는 날이 더 많았었지만 그래도 그게 힘들지 않았어요. 그 나이까지 계속 그렇게 살았었기 때문에 그게 불편한 건지 몰랐었어요 

학비도, 어려운 가정이라서 국가에서 지원이 되었고, 동사무소에서 내 앞으로 지원금이 나와도 할머니는 용돈 한 번 제대로 준 적이 없었어요. 하지만 그때는 잘 몰랐었어요. 내가 너무 순진하고 어려서, 그런 것들을 다 깨닫게 된 건 대학에 들어와서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던 다른 사람들을 만난 후에 그냥 너무 늦게 깨달았던 것 같아요."


"난 주눅 들지 않았어요 타고난 내 머리로 공부를 해서 항상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고 내가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 입학을 했으니까 말이에요. 심지어 입학 성적이 좋아서 4년 전액은 아니어도 외부 장학 재단에서 주는 1년 학비 장학금도 지원받으면서 대학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참 그렇죠? 그렇게 저녁까지 굶어가면서 공부를 했었는데 대학에 입학하니까 책 보기가 싫어진 거예요. 응원단에 가입을 했고 주변에 나에게 대시하는 남자들이 끊이지를 않았어요. 본격적으로 화장을 하고 예쁘게 꾸미고 다녔으니까 말이에요 "


"나랑 같이 살던 내 또래들은, 할머니 피붙이들은 다들 외모도 별로고 여자들 중에 키도 내가 제일 크고 4년제 대학에 들어간 건 나 혼자에요. 다들 공부도 못하고 외모도 별로라서 어릴 때는 그렇게 날 무시하던 애들도 다들 내 눈치만 보았어요. 

대학에 들어간 이후에 할머니하고 참 많이 싸웠어요. 아니 싸운 게 아니라 내가 할머니에게 할 말 다 하고 소리를 질렀죠. 할머니는 내 어릴 적 기억이 남아서 내가 스무 살이 되어도 내 등짝을 후려치려고 손을 치켜들었지만 난 맡고 있지 않았어요. 할머니 팔목을 잡고 할머니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었죠. 지금 생각하면 조금 미안하기도 해요. 할머니는 돈 때문에 나를 거두었겠지만 그래도... 그때 입양을 보내버렸으면, 만약에 재수가 없어서 해외입양이라도 갔으면 그냥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아내는 고개를 저었다.


"남자들이 줄을 섰고 항상 좋은 선물과 식사, 뭐랄까 항상 대접을 받았어요.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나는 참 영악했어요. 성인이 된 이후에 난 해서는 안 되는 짓을 했어요. 내 미모와 몸이 무기라는 걸 깨닫게 된 후에 내 공부 잘하는 머리보다 어쩌면 내 페이스와 잘 빠진 몸매가 훨씬 더 큰 무기라는 것을 깨닫게 된 이후에 난 은밀하게 돈 많은 중년 남자들을 상대하고 그 당시로써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거액을 챙기는 그런 일을 하게 되었어요. 섹스, 순결, 그런 건 관념조차 없었던 시절이에요. 가난을 벗어날 수만 있다면 몸이 아니라 내 영혼도 팔 수가 있었어요."


"돈 때문에 같이 자는 중년 남자들과 내가 좋아서 자는 젊은 오빠들과의 경계가 명확하게 구분이 되었어요. 그러다가 2학년 2학기 때 휴학을 하게 되었어요. 내가 진짜 좋아하는 남자가 생긴 거예요. 정말 많이 사랑했었고 어떻게 보면 진지하게 설렜던 첫사랑이었을 거예요 "


전체 1,808/ 1 페이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