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NTR야설) 아내 스토리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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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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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7화 〉



시내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이런 알짜배기 자리에 경호회사가 건물 한 층을 다 쓸 정도면 일반 작은 흥신소 규모는 분명히 아닌 것 같았다.

김학중이나 이종태나 나름대로 출세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그런 생각들은 다 무의미하지만 나는 일부러 자꾸만 그런 쓸데없는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아내와 김학중의 그 영상을 생각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건물에 너무 급하게 온 것을 나도 인정하고 있었다.

내가 그걸 모르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더 이상 시간을 끌 수가 없었다.

더 이상 시간을 끌면 뭔가, 그냥 놓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무작정 최소한의 준비만을 한 채로 이렇게 아내의 회사가 있는 건물로 찾아온 것이었다.


아내가 맞은 편에 앉아 있는데 그렇게 눈물을 제어하지 못할 정도로, 그렇게 무너져버리는 그런 모습이 나올 정도면 나도 이제 한계까지 온 것이었다.

아내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아내 역시 눈치가 없는 여자가 아닌데 내가 이렇게 무너져버리는 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나는 창밖을 내다보면서 멍하니 그냥 그런 생각들을 했다.

아내와 학중이가 같이 있는, .두 사람이 같이 거울을 보면서 한 덩어리가 되는 그 생각을 피하고 싶은데 이상하게도 자꾸만 어떤 생각을 하든 귀결은 그생각으로 이어지는 것 같았다.

안내 데스크 옆의 유리 자동문이 열렸다.

그리고 키가 큰 한 남자가 다급하게 밖으로 걸어 나와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창가에 있는 의자에 내가 앉아있는 것을 보고 나에게로 다가왔다.


"백하사 이러지 마라. 우린 너하고 싸우고 싶은 생각 없어. 왜 여기까지 찾아와서 이러는 거야? 그 여자 때문에 너 지금 정상 아니야 "


이종태는 나를 보면서 말을 했다.

싸우자는 말투가 아닌 하소연을 하는 것 같은 그런 절박한 말투로 말을 하고 있는 이종태였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여자에 미친 놈도 아니고 싸우자고 온 것도 아니야. 난 싸움 싫어해. 내가 언제 너희들한테 먼저 시비건 적 있었니?

니네들이 나 괴롭히고 때리려고 해서 그거 방어했었던 것 뿐이야. 다른 거 없어. 이종태 너랑 볼 일은 없고 김학중이 좀 나오라고 해주라. 

학중이가 싸우자고 덤비지 않으면, 나도 싸우지 않아. 그러고 싶지 않다. 김학중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그래."


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솔직히 뭐가 내 진심인지 이제는 나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학중이와 아내의 그 영상을 보고 눈깔이 뒤집힌 사실이었지만, 김학중이를 반 죽여놓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솔직히 사실이었지만, 지금 이종태에게 한 말도 거짓은 아니었다.

즉, 지금 나도 내가 어떻게 할지 명확하게 기준이 딱 서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내 말을 들은 이종태는 아무런 대꾸 없이 다시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몇 분 정도 더 기다렸다.

안내 데스크 옆의 유리 자동문이 다시 열렸고 이번에는 정장을 입은 키가 큰 젊은 남자 한 명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백호인씨 이리 따라오시죠 "


남자는 정중하지만 딱딱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했다.

나는 그의 뒤를 따라서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직원들이 상당히 많은 회사였다.

그냥 경호업무만 하는 회사가 아닌 것 같았다.

건물관리팀과 시설경비팀 같은 명판들이 달린 사무실들이 보이는 것을 보니 경호업무 말고도 사업의 영역들이 여러 개가 있는 그런 회사 같았다.


사장실 말고도 회장실도 따로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지금 남의 회사 조직도 파악하고 있을 단계는 아니지만, 김학중과 이종태가 근무하는 회사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큰 회사인 것 같았다.

경호일만 하는 것이 아닌 무슨 종합관리 용역회사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유리벽 안으로 보이는 직원들도 다들 그냥 평범한 그런 젊은이들 같아 보였고 말이다.


저 평범한 회사원처럼 보이는 젊은이들은, 경호원이 아닌 그냥 관리직 사원들로 보이는 저 젊은이들은, 

이 건물 안에서 멸균 처리된 염소 피를 뒤집어쓰고, 여자와 변태적인 성행위가 연상되는 이교도 의식을 치르고 있다는 것을 과연 알고 있을까? 아니, 모를 것이 분명했다.

그런 걸 알면 요새 같은 정보 공유 시대에는 SNS에 은밀하게 그런 걸 오픈하고 그러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나를 안내하는 젊은 남자는 키가 거의 백구십에 육박하는 것 같았다.

다른 일반 관리 직원들과는 다르게 옷을 경호원 스타일로, 그러니까 김학중이나 이종태 스타일로 입고 있는 젊은 남자였다.

키가 이종태보다도 더 큰 것 같았다.

그런 그의 뒤를 따라서 회사 내부로 안내되고 있었다.


대회의실이라고 명판이 붙은 곳으로 안내가 되었고, 그는 문을 열어주었다.

그 안으로 들어가자 1회의실과 2회의실의 명판이 붙은 각각의 문이 따로 보였다.

하지만 젊은 남자는 나를 그 두 곳의 회의실이 아닌 끝에 있는 작은 복도로 안내를 했다.

그리고 복도의 끝에 체력단련실이라는 명판이 붙은 문이 나왔다.

그는 문을 열어주었고 나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

젊은 남자는 자신은 들어오지 않고 문을 닫아버렸다.


어두컴컴했다. 완전히 깜깜한 것은 아니지만 어두운 편이었다

그때 갑자기 불이 켜졌다.

넓은 장소였다.

유도를 수련하는 유도장 같았다.

조금 들어가면 바닥에 넓게 매트가 깔려 있었고 벽 쪽으로는 운동기구들도 조금 보이고 있었다.

그냥 별다른 집기류가 없는 넓은 강당 같은 공간에 바닥에 매트만 깔아놓은 곳 같았다. 하긴 경호회사니까.

이런 곳도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만치 반대편에 있는 문이 갑자기 활짝 열렸다.

그리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니가 완전히 겁대가리를 상실했구나.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찾아오냐? 그 괴물 같은 싸움실력 믿고 까부나 보지? 눈깔에 뵈는 게 없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김학중이었다.

그의 얼굴을 보자 오히려 더 차분해졌다.


"오늘이 니 제삿날인줄 알아라 날 그렇게 망신을 주었지 감히. 젠장, 그것도 두 번씩이나."


김학중이 짜증을 내는 목소리로 아주 신경질적으로 말을 뱉고 있었다.


"난 싸우자고 온 게 아니야 대화를 좀 하고 싶다."


"지랄하지마 이 새끼야.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찾아와. 여긴 일을 하는 회사인데 공과 사, 구분도 못하는 새끼가 진짜."


학중이는 계속 욕지거리를 하고 있었다.

나는 김학중을 쳐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빙빙 돌릴 이유가 없었다.


"그런식으로 나오면 나도 어쩔 수 없이 그냥 바로 말하겠다. 너, 사혜연 건드렸지. 경고하는 거야 한 번만 더, 그런 일이 생기면 진짜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그 이야기를 하러 왔다."


"지랄하지마 이 새끼야 니가 뭔데? 니가 사혜연이 남편이라도 되냐?"


김학중은 체격만큼이나 큰 목소리로 나에게 대꾸를 했다. 체력단련실 안이 쩌렁쩌렁 울리고 있었다.

김학중은 그렇게 대답을 한 후에, 살짝 비웃는 것같은 표정으로 지으면서 말을 덧붙였다.


"하긴 전남편은 전남편이지 빙신 새끼. 지 마누라가 뭐 하는 년인 줄도 모르고 빙신 새끼. 이혼했으면 손 씻어 이 개자식아 "


"   ."

나는 너무 놀라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김학중이가 내가 아내와 이혼한 것을 아니, 우리가 부부였었던 것을 알고 있는 것이었다.

분명히 그 영상 속에서는 전혀 모르는 뉘앙스로 말을 했었던 김학중이었다.

그렇다면 그 영상 이후에 알게 된 것인데 나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뭘 놀래 이 개자식아 다시 한 번 붙어보자. 내가 너 같은 새끼한테 털린다는 게 자존심 상해서 진짜, 견딜 수가 없다."


김학중은 자켓 상의를 벗으면서 나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그는 넥타이까지 풀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뭐 하나 들어. 난 맨손으로는 안 할 거다. 너도 니 마음에 드는 거 아무 거나 들어라."


김학중은 창가로 가더니 길이가 일 미터 조금 안 되어 보이는 그다지 길지 않은 나무봉을 하나 들었다.

야구 배트 정도의 길이로 보이는 나무봉이었다.

경호원들이 아마도 삼단봉 훈련을 하거나 다른 경호 훈련을 할 때 쓰는 나무봉인 것 같았다.

창가 쪽으로 수십 개가 거치대에 쭈욱 놓여져 있는 상황이었다.

그걸 들고 싸우려고 하는 것 같았다.


나도 창가로 가서 똑같은 나무봉을 집어 들려다가 잠시 멈추고 주머니에서 압박붕대를 꺼내서 그걸 손의 정권과 손가락 부위에 감았다.

그때 .책꽂이를 쳐서 주먹이 다친 것도 있었지만, 손을 보호하고 싶어서 그런 것도 있었다.

아무래도 손에 프로텍터 개념의 뭔가가 둘러져 있으면 손의 부상도 훨씬 적을 것이고 주먹을 쥘 때 주먹 안에 뭔가를 꽉 쥔 상태로 주먹이 쥐어지기 때문에,

손가락이나 팔목 부상에 매우 효과적일 수가 있었다


조폭영화에서 조폭들이 주먹 안에 라이터를 쥐고 주먹을 쥔 채로 싸우는 장면이 전혀 근거가 없는 장면은 아니었다.

복싱선수들이 손에 밴디지를 감는 것과 완벽하게 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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