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NTR야설) 아내 스토리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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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화 〉



열한 시가 넘어서 경호원들이 한옥의 문 앞에서 경계를 서기 시작했고, 한 남자가 문을 열고 나왔다.

나도 저 남자 얼굴을 안다. 유명한 사람이었다. 티브이에서 몇 번 본 사람이었다. 재계의 실력자라고 불리우는 사람이었다.

재벌가의 핏줄이 흐르는 사람이 아니면서도 실력으로 재벌의 계열사 사장에 오른 사람이었다.

얼굴을 .나도 분명히 안다. 오십 대 정도 나이일 것이다.

그가 노타이 정장 차림으로 한옥 대문 밖으로 나와서 마이바흐 최신형의 뒷좌석에 올라탔다. 그리고 차가 출발했다.


만약 조금 뒤에 아내가 나온다면 아내는 나를 너무 순진하게 생각한 것일 수도 있었다.


경호원들이 두 명만 남고 모두 물러갔다.

이종태도 아니고 그때 얼굴을 본 경호원들도 아니었다. 두 명 모두 처음 얼굴을 보는 얼굴들이었다.

남자가 보였다. 평범한 중키에 오십 대 초중반 정도로 보이는 머리에 단정하게 기름칠을 한 남자 그 남자가 맞았다.

그때 .나와 아내의 앞을 가로막았던 그 남자..그 남자가 국산 고급 세단의 운전석에 앉았다.

어디 있다가 혜성처럼 등장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갑자기 나타나서 차에 시동을 건 후에 차를 대문 앞으로 대고 있었다.

저 남자의 정체는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와 서로 과장이라는 같은 호칭으로 부르면서 서로 존대를 하는 사이 아내와 동급의 연령대는 분명히 아니었다. 남자는 삼사십 대는 분명히 아니었다.

얼굴에 주름을 보면 .분명히 오십 대로 보였다. 그런데 남자는 아내와 서로 존대를 하고 있었다.

남자는 그냥 단순한 운전기사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신분이 있는 것인지 도통 짐작을 할 수가 없었다.

굳어 있는 표정에 그냥 뭐랄까 예사 사람은 분명히 아닌 것 같은 포스가 풍기는 것이 사실이었다. 연륜에서 나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빈틈이 없어 보이는 것 같았다.


국산 고급 세단이 대기를 한 후에 십오 분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이었다.

나는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일 것이라는 기대를 이미 버린지 오래였다. 아내가 분명할 것 같았다.

아내는 일주일 넘게 퇴근 후 하는 이런 일을 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그 한계에 다달았기 때문에 나에게 워크샵을 간다는 거짓말을 하고서 다시 이곳을 온 것이 분명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여기 온 것이었다.


장소를 바꾸지는 못했었을 것이다.

상대하는 남자들의 면면을 보았을 때 보안 유지가 확실한 이런 은밀한 장소를 마음대로 편의대로 함부로 바꿀 수는 없었을 것이 분명한 상황이었다.


한옥 건물의 대문이 조금 열렸다.


그리고 한 여자가 .작은 핸드백을 어깨에 맨 채로 나오고 있었다. 바지 정장을 입고 있는 그 여자는 아내였다.

아무리 거리가 멀다고 해도 내가 아내를 몰라볼 확률은 제로에 가까웠다.


나는 달렸다.

아내에게로 아내가 차에 타기 전에 아내의 앞으로 가야만 했다. 요 며칠 아파트 뒷산에서 운동을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몸이 진짜 가벼웠다.

마치 스나이퍼 시절을 연상시킬 정도로 몸이 가뿐했다. 나는 삽시간에 진짜 엄청난 스피드로 내달려서 아내의 앞에 섰다.


"당신 거짓말 했네…."


나는 아내를 보면서 말을 했다.

"     "

아내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아무런 대꾸도 못하고 있었다. 나는 아내의 손목을 잡았다.


"가자 밖에서 이러지 말고 집에 가서 이야기 하자 이건 .정말 아닌 것 같아."


나는 푹 잠긴 목소리로 아내에게 말을 했다. 아내는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아무런 대꾸도 못하고 있었다.

아내의 팔목이 뜨겁게 느껴지고 있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얼마나 몸을 뜨겁게 달구어서 조금 전까지 VIP를 모셨을까라는 생각을 하니 머리가 폭발할 것 같았다.

진짜로 팔목이 뜨거워 봤자 얼마나 뜨겁겠는가 문제는 내가 느끼는 그 기분 때문일 것이다. 나는 기분이 정말로 좋지 않았다.


이건 아니었다….

정말 아니었다….

내 아내였다….


이혼을 하기는 했지만..그래도 내 아내였다. 내 아내의 몸에 손을 댄 인간들은 진짜 가만두고 싶지 않았다. 그냥 다 부숴버리고 싶었다.


그때였다. 급하게 달려온 구둣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이종태의 얼굴이 보였다. 이종태가 손바닥 반만한 초소형 무전기를 손에 들고 말을 했다.


"김전무…. 백하사 떴다. 여기 있어…. "


이종태가 일부러 크게 이야기 하는 건 아니었지만 내 귀에 정확하게 이종태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잠시 후에 믿기 힘든 일이 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이종태와 똑같은 양복인 것 같은 짙은 감색 계열의 양복을 차려 입은 키가 크고 덩치가 당당한 한 남자가 한옥 건물 앞에 나타났다.


이어폰을 끼고 있었다…. 한쪽만….이어폰을 끼고 있는 상황이었다….


"너…. 이 개자식…. 내가 이런 순간을 진짜 기다렸다. 어떻게 이렇게 황당한 우연이 다 있냐…. "


남자는 수트 저고리를 벗어서 옆에 서 있는 젊은 경호원에게 던졌다. 그리고 앞으로 나오고 있었다. 와이셔츠 차림의 남자였다. 학중이였다. 김학중이가 내 눈 앞에 진짜 삽시간에 나타난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때 이종태는 이사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학중이는 이사보다 직위가 높은 전무였다.

두 놈이 같은 경호회사에 근무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군 시절부터 이종태는 김학중이의 꼬붕이나 다름 없는 행동을 헀었으니까 말이다. 하긴 그러니까 

김학중이가 면상을 맞고 쓰러졌을 때 제일 먼저 달려들었을 것이었다.


삽시간에…. 내 앞을 가로막고 선 김학중이었다. 나는 아내의 손목을 놓은 후에 아내를 뒤로 물러나게 했다….


역시나 김학중이는 김학중이었다. 진짜 번개같은 몸놀림으로 내 앞을 가로막고 선 김학중이었다. 위압감이 있었다.

이종태보다는 확실히 한 수 위라는 것이 그냥…. 확연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그냥 잊고 살려고 했는데 니가 이렇게 스스로 내 앞에 나타나주는구나 백호인이 너 오늘 내 손에 뒈질 줄 알아라 어디 한 군데 .불구로 만들어줄게 "


"그냥 조용히 어디 처박혀서 살면 내가 너를 건드리는 게 범죄가 되겠지만, 이건 아니잖아…. 니가 니 발로  때려달라고 찾아온 거잖아.

미친 새끼, 그때나 지금이나 여자에 미쳐서… 또라이 같은 새끼…. 이 개자식아 여기가 어디라고 니 집 안 방 드나들듯이… "


김학중은 여전히 나를 무시하는 것 같은 말투로 나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싸우고 싶지 않아…. 그만 하자…. 니가 잘못한 거잖아…. 난 너한테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니가 나를 못살게 군 거야…. 

그만 하자… 우리 이렇게 싸울 나이가 아니잖아… "


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김학중에게 말을 했다. 진심이었다…. 싸우고 싶지 않았다…. 저번에 이종태와의 그 일이 있은 후에 상당히 기분이 좋지 않았었다….

이종태와 심하게 치고 받고 싸운 것도 아니고 그냥 잠깐 제압하는 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다른 사람을 치는 것도 해본 놈들이나 하는 거지 나는 그런 거 정말 좋아하지 않았다…. 남에게 맞는 걸 싫어하는 만큼 내가 다른 사람을 터치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었다….


"이 개자식… 동기라고 말을 까네…. 엄밀히 말하면 니가 우리보다 어리잖아 백호인이 이 개자식아…. 넌 우리 이름도 까먹었겠지만 우린 아니야….

설마 그때 그 응원단 계집애가 저 년이야? 그렇게 신주단지 모시듯이 사진 한 장 끼고 그 난장을 쳤는데… "


"그 신주단지 모시듯이 모시던 그 년이 양갈보였어? 우와 진짜 미치겠네…. 갈보…. 창녀…. 하하…. 그래 보통 창녀는 아니지….

와꾸는 진짜 최상이니까…. 아니 와꾸뿐만 아니라 완전히 긴자꾸라고 하던데 이 씨발놈아…. 다른 돈 많은 새끼들은 지금 다 바르는 중이네….

나는 씨발 그때… 진짜로 바른 것도 아니고 사진을 문질렀다고 고작 거시기에 사진을 문질렀다고 그 개지랄을 떨었냐 이 씨발놈아…"


학중이는 빈정대는 웃음과 함께 나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그때 폭력을 쓴 건 미안하지만 너도 나에게 잘못을 한 거잖아. 아니 니가 먼저 가만히 있던 나를 건드린 거잖아.

저리 비켜…. 난 너에게 볼 일이 없다. 난 지금 갈 거야…. "


"야…. 백호인이, 진짜로 한 번 해보자. 내가 그때는 엉겁결에 당해서 그게 너무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 좀 넘어트려봐 그러면 보내줄 게….

그때처럼 얍삽하게 기습으로 선빵치지 말고 진짜로 실력 한 번 겨루어 보자….

내가 그동안 그게 진짜 의문이었어…. 니가 진짜로 고수라서 날 쓰러트린 건지 아니면 얍삽해서 그런 건지 말이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김학중의 손날이 내 목을 향해서 번개같이 날아들고 있었다.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찌르기였다. 나는 조금 당황을 하면서 몸을 급하게 뒤로 뺐다. 확실히 이종태와 동급은 아니었다. 

학중이는 진화한 것 같았다. 예전 그 시절보다 더 진화한 것 같았다.


"그만하자… 우리 이렇게 싸울 나이가 아니야…. "


나는 점잖은 목소리로 학중이에게 다시 한 번 말을 건네었다. 하지만 학중이는 아무런 대답도 안 하고 나에게 두 번째 공격을 날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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