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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R야설) 아내 스토리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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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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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9화 >



게다가 김학중이의 그 마지막 표정이 아직도 생생했다. 

그 녀석 인성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이종태는 그래도 사내다운 놈이었다. 맺고 끊는 게 정확한 게 있었다. 

숙일 줄도 아는 것이 이종태였다.

중년 남자가 권총을 꺼냈을 때 이종태의 그 반응은 나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중년 남자가 어떻게 될까 봐 심각하게 걱정을 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녀석은 어떤 정의감 같은 것이 조금은 남아 있는 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그 젊은 시절에도 친구인 학중이가 맞으니까 용수철처럼 튀어나왔던 것이 분명했다.

두 녀석은 동기이기 이전에, 사회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동갑내기 친구였다고 들었으니까 말이다.


김학중이가 가만히 있을 놈은 절대로 아니었다. 

분명히 뭔가 복수를 할 방법을 찾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런 건 하나도 겁나지 않았다. 

내가 걱정하고 고민하는 건 어떻게 아내의 회사 생활 속으로 더 깊게 파고드는 것인가였다.


근육에 강한 텐션이 느껴졌다.

평지에서 푸쉬업은 더 이상 하지 않았다.

다리를 벤치에 올리고 하다가 이제는 아예 나무 앞에서 물구나무를 서고, 나무에 발을 기댄 채로 그렇게 물구나무를 선 채로 푸쉬업을 하고 있었다.

작은 막대기를 하나 손에 집어 들고 그냥 몸풀기로 하는 슉슉슉 체조가 아닌 진짜 단검술을 하고 있었다.


피가 끓었다.

왜 그럴까, 권총을 본 이후에, 집에 잘 숨겨놓은,권총과 실탄을 본 이후에, 내 피는 절절 끓고 있었다.

군 시절을 증오하고 있지만, 나는 총을 참 좋아했었던 것 같았다.

운동을 마치고 찬물로 샤워를 한 후에 권총을 잘 챙겨가지고 출판사로 출근을 했다.

출판사의 내 책상 위에 신문지를 깔고 총을 놓고 분해를 했다가 다시 조립을 하는 걸, 몇 번이고 반복을 했다.

총에서 나는,그 특유의 기름냄새, 권총을 청소할 때 쓰는 그 특유의 오일 냄새가, 반갑게 날 맞이하고 있었다.


권총을 두 손으로 들고 몇 번이고 조준을 했다.

거울을 보면서 몇 번이고 조준을 하고 있었다.


딱 한 발만 쏴보고 싶었다.

너무 오래간만이었다.

하지만,그럴 수는 없었다.

총을 실내에서 쏘았을 경우에 화약 터지는 소리가 얼마나 큰지, 그걸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이 안 될 것이다.

출판사가 있는 건물 전체가 뒤집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나는 출판사의 금고 안에 총과 실탄을 따로 분리해서 넣고 잘 잠그었다.


마음 같아서는 계속 가지고 있고 싶었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장난감 비슷한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그게 안 된다면 다음 차수 불법무기 자진신고기간에 경찰서에 가져다가 주는 방법도 있었다.

평소에 가지고 가면,출처를 조사받겠지만 불법무기 자진신고 기간에 가면 조사를 면제받는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냥 아직은 어떤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점심 식사를 하고 계좌에 판매대금들이 입금된 내역을 살피고 있었다.


입소문이라는 것이 정말 무서운 것 같았다.

이젠 인터넷에 조회를 해봐도 우리 출판사의 그 문제의 사진책과 관련된 블로그나 카페의 글들이 심심찮게 보이고 있었다.

인쇄소에서 찍어내기가 무섭게 팔리고 있었다.

대형서점 위주의 판매가, 이제는 대형서점의 인터넷 사이트 주문 위주로 점점 변경되고 있었다.

수익이 늘어난다는 것은 기분이 좋은 일이었다.

이 돈을 잘 모아서 아내의 일을 해결해주고 싶었다.

돈 때문에 약점이 잡혀서 저러고 있을 가능성이 제일 높았다.

하지만 거기에 덧붙여진 다른 이유들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내의 그동안 말과 행동을 종합해보면 분명히 그럴 것이라고 나는 확신하고 있었다.


오후가 되어 출판사의 입구에 있는 초인종을 누가 눌렀다.

아무나 드나들 수 없게 입구에 번호키 장치와 초인종이 설치가 되어 있었다.

나는 단출한 사무실 하나뿐인 출판사에 누가 찾아왔나 하는 생각을 했다.

전연두는 비밀번호를 아니까 그냥 열고 들어올 때가 많으니까 연두는 분명히 아니었다.


문을 열었고, 나는 예상은 했지만 조금 놀라고 있었다.

중년 남자였다.

남자는 나를 보자마자 입을 열었다.


"총을 찾으러 왔습니다."


나는 중년 남자를 보고 말을 했다.


"총 돌려드릴 생각 전혀 없습니다.

다음 번 불법무기 자진신고기간에 근처 경찰서에 제출할 생각입니다.

그 시기에 제출하면, 출처를 묻지 않습니다."


나는 단호한 표정으로 남자에게 말을 했다.


"총 돌려주지 않으시면 사혜연 과장님이 곤란한 지경에 처하시게 됩니다. 총 돌려주시죠,"


"아내는 이미 애진작에 곤란한 상황에 빠진 것 같습니다.

내가 바보 쪼다라서 당신네들 그런 변태 짓거리를 지켜만 보고 있는 게 아닙니다.

시간을 보고 타이밍을 보는 겁니다.

아내를 당신네 그 복마전 같은 회사에서 구해낼 겁니다."


"그때 저에게, 어떻게 아내냐고 하셨었죠?

이혼을 했는데 어떻게 아내냐고 말이에요.

저희 가정사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계시는 모양인데 아내는 영원히 제 아내입니다.

저는 폭력을 아주 싫어하지만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는 더더욱 싫어합니다.

아내 얼굴을 봐서 참고 있는 겁니다."


더 할 말은 많았지만 그쯤에서 끊었다.

중년 남자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그러더니 뒤를 돌아보고 입을 열었다.


"최대리, 이리 와라 "


누군가 복도에 더 있는 건 인기척으로 이미 눈치를 채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고과장이라는 중년 남자는 뒤를 돌아보면서 말을 했고, 복도 뒤쪽에 있던 남자가 걸어와서 출판사의 문 앞에 섰다.

학중이가 백팔십오인데 학중이와 마주보고 선 것보다 조금 더 커 보였다.

그러면 도대체 키가 얼마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부 기자 시절에 유럽도 가보았고 미국에도 가보았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쪽은 비교적 키가 아주 큰 사람들이 드물었다.

평균신장이 다른 북유럽 국가들에 비해서 작은 곳이 프랑스나 이탈리아 쪽이었다.

그곳에 가면 별로 키 때문에 이질감 같은 것은 느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었다.

영국이나 네덜란드 쪽은 큰 사람은 진짜 엄청나게 크고, 작은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만한 사람들도 제법 되는 걸 느꼈었다.

하지만 미국은 아니었다.

남자들이 모두 다 진짜 거인 같았다.

특히나 백인들 중년의 백인들 말이다.


이유가 있었다.

단지 키만 커서 그런 게 아니었다.

미국은 비만 인구가 워낙에 많았다.

키도 크면서 덩치까지 크니까, 진짜 숨이 막힐 정도로 인간들이 거대해 보였던 것이 사실이었다.

지금 고과장 뒤에 있는 최대리라는 남자가 그랬다.

키도 큰데 덩치까지 우람하니까, 그냥 큰 게 아니라, 진짜 무슨 거인이 서 있는 것 같았다.


"시간 없어 총 내놔, 고과장님이 인간적으로 대하니까 만만하게 보는 것 같은데, 나는 고과장님 같은 참을성이 없어. 다치고 싶지 않으면 총 내놔 "


최대리라는 거구의 남자가 출판사 사무실 안으로 밀고 들어오면서 말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힘과 힘으로 완력 대결을 하면 내가 밀릴 것이 자명한 상황이었다.

남자는 백 킬로그램은 훌쩍 넘을 것 같은 정말 거대한 덩치였다.

배는 안 나왔지만 가슴둘레가 진짜 엄청난 것 같았다.


"진정해요. 싸우고 싶지 않고, 그렇게 남의 사무실에 무작정 밀고 들어오면 다칠 수 있습니다. 조금 진정해요,"


나는 두 손을 앞으로 가볍게 들어 보이면서 말을 하고 있었다.


"나도 싸우기 싫어. 총만 내놓으면 그냥 간다 "


최대리가 상당히 거만한 말투로 나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불법 총기류를 일련번호도 야스리질을 해서 날려버린 총기류를, 당신네들 같이 무슨 일을 하는지 파악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 다시 넘겨줄 수는 없습니다.

내가 합법적으로 불법무기 신고해서 처리할 겁니다."


나는 당당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말이 안 통하는 새끼네. 니가 지금 사과장님을 얼마나 어렵게 만들고 있는 건지나 알아? 그 좋은 분이, 어휴 진짜"


최대리는 한숨을 푹 쉬더니 내 뒷덜미를 잡으려는 듯 한 쪽 팔을 앞으로 번개같이 뻗었다.

일단 앞 멱살이나, 뒷덜미부터 잡으려고 하는 놈들은 백발 백중 유도선수 출신이라는 것을 나는 군에서 배웠었다.

무술 교관 중에 유도선수 출신 원사님이 계셨었기 때문이었다.

훈련 받으면서 맨 바닥에 패대기 쳐짐을 수도 없이 당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다.

차라리 귓방망이 몇 대 맞는 게 덜 아프지, 맨땅에 패대기 쳐지는 그 고통은 정말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 같았다.


나는 빠르게 몸을 피했다.


"여기서 이러지 말아요. 사무실 집기 부서지면 당신들이 배상해야 합니다."


나는 몸을 피하면서 말을 했다.


"그러니까 총 내놓으라고. 남의 물건을 왜 니 마음대로 빼앗는 거야,"


최대리는 한숨을 쉬더니 내 뒷덜미를 잡으려는 듯 아예 몸을 던져서 달려들었다.

운동은 했는지 모르겠지만 온 몸이 헛점 투성이였다.

이종태나 김학중이 수준도 안 되는 그냥 덩치만 큰 근육덩어리를 데리고 온 것 같았다.

이종태나 김학중이는 일단 스피드가 살아있었다.

다른 일반인들은 이종태나 김학중이를 상대하기가 버거울 것이다.

우리 셋은 어찌되었든 같은 트레이닝을 받았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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