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NTR야설) 아내 스토리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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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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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야기는 전부 미사여구였다.

아내에 대한 조사를 멈추지 않을 생각이고..

끝장을 볼 때까지 계속 할 것이라는 의지의 표현이 오늘의 참 주제인 것 같았다.

다른 건 전부 그냥 거드는 표현일 뿐이었다.


"잘 들어... 나 결심했어.. 나 멈추지 않는다.

그동안 오빠가 지랄할까 봐..

이혼 과정이 다 끝날 때까지 잠자코 기다리고 있었는데 사혜연은...전혀 바뀌지 않았어.

죄책감도 없고..

조금도 변한 게 없는 거야..

오빠 혼자 이혼하고...뭐하고.. 그렇게 북치고 장구치고..지랄한 거야.

사혜연이는...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그대로...오빠한테 기생충처럼 붙어있는 거라고.."



"그냥 고급 창녀야...

학교 다닐 때...워낙에 비싼 메이커의 옷에 명품에..

그렇게 몸에 걸치고 다녀서..

난 사혜연이가..되게 부잣집 딸인 줄 알고 있었어.

오빠랑 결혼하기 전에는..진짜..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다고...진짜....얼마나 돈이 많이 필요했었을까?

그런 거 이상하다는 생각 한 번도 안 해봤어?

처가 식구가 없다고 그랬지? 그거 깊이 캐봤어?

어디 돈을 부어도... 부어도 끝이 안 나는.. 숨은 우물이 감추어져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해봤어?

천문학적인 빚을 지게 만드는.. 숨겨놓은 생모 혹은 생부... 이런 거 생각 안 해봤냐고..

아닌 말로..이건 너무 지나친 비약이지만..

오빠 몰래... 어디 숨겨놓은 자식들이 서너 명 있지 않다고, 누가 자신할 수 있겠어..

오빠는...십 년 동안..사혜연이가 어디서 뭔 짓을 하고 자빠졌었는지도 모르고..덜컥 결혼한 거잖아.

누가 알아? 인생 아무도 모르는 거야.

부모 자식도 속이고 사는 세상인데.. 오빠가 어떻게 그걸 장담할 수가 있냐고..."



"그만해 연두야...

나 요즘 아내하고 사이 좋고..뭔가 변화의 조짐이 보여..

내가 천천히 밝혀내고..그 일과...그 회사 그만두게 만들 생각이야..

아내는...6개월 뒤에...아니 길어도 1년 이내에..미국으로 갈 거라고 말을 하지만..

난...아내를 그렇게 보내고는..살 자신이 없다.

예전에는 취업도 해야 하고..기자가 된 이후에..너무 바빠서...

진짜..이 험한 사회에 처음 뛰어들어서..아내라는 존재를 잊고도 10년을 살았었어..

아니..완전히 잊은 건 아니지..항상 그리워했었지만..찾을 생각조차 못하고..

그렇게 10년을 빠르게 흘려 보낸 거야.

하지만 이제는...아내를 그렇게 떠나 보내면...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

좋은 여자야..

여태...우리 둘이 큰 소리 내서 싸운 적이 진짜 단 한 번도 없어..

식성도 잘 맞고...같이 자도..전혀 걸리적 거리는 게 없고..

아내가 귀찮다는 생각 같은 건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

그냥 모든 게 다 잘 맞아..."



"재혼도 하고..

어떤 남자, 어떤 여자들은 세 번...혹은 네 번도 재혼을 하면서 살잖아..

포르노 배우 출신도 결혼을 하고...창녀 출신도 결혼을 하는 세상인데..

나도 그냥 그렇게 감수하고 살면 되잖아.

영혼이 중요한 것이고, 정신이 중요한 것이지..육체는..중요한 것이 아니잖아.

육체는..그냥 껍데기일 뿐이야..

너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결혼을 몇 번 했었는지 기억하니?"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연두가 다시 쏘아붙였다.



"서...설마..

오빠, 오쟁이인지 머시기인지..그거 성향이니? 정말 그런 거야? 사혜연이가 아니고...오빠가 문제였던 거야?"


연두는 살짝 놀래 하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면서 말을 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면서 대답을 했다.



"아니야...절대로 아니라고...커콜드 이야기 하나 본데...그거 절대로 아니다.

나..그런 거라면...아주 환멸을 일으킬 정도다. 절대로 아니야..."



"그냥...아내가 너무 좋아..

나도 식을 줄 알았는데..식지 않는다..아내랑...코드가 너무 잘 맞나 봐..

나도 그 영상들 보고...하루 정도는..충격이 정말 컸었는데...이젠..솔직히..보기 전이나...후나..다를 게 없어.."



연두는 나를 째려보았다.

그러더니 혼잣말을 하듯..욕을 내뱉었다.



"유니크한 새끼...진짜...말이 안 통하네..

이거나 봐라...이거나 보고...그런 말...계속해라..

나 간다..밥 잘 먹었어..책도 고맙고..

나중에 책 5쇄 넘게 찍으면...그때 거기 가서 술이나 한 잔 더 사...어휴...속 터져.."



전연두 특기 또 나왔다.

성질이 나면 욕 하고..그냥 가버리는 특기 말이다.

오빠오빠 하면서 밥 잘 먹고 나서도..지가 뿔따구 나면 오빠가 새끼로 바뀌고..욕설이 터져 나왔다.

학생 때는 전혀 안 그랬는데..기자 생활하면서 생긴 전연두의 더러운 버릇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냥 욕만 하고 가는 게 아니라..욕을 하면서 내 앞에 유에스비 하나를 던지고..가버렸다.

결국..진짜 결론은...이거였다.

유에스비가 오늘의 진짜 결론이었던 것이었다.



전연두가 가버린 후에 나는 유에스비를 바로 노트북에 꽂았다.

화면이 나오고 있었다.

이젠...긴장도 되지 않았다.

이미...그 오컬트 같은 영상을 본 이후였기 때문에..아닌 말로 그 어떤 영상이 나와도...

발가벗겨서 염소 피를 바르고 거꾸로 매달아 놓은 그 영상에 비길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다른 영상이었고..나는..잠시 영상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이젠 아내가 숨긴 것도 아니었다.

아내는..나에게 밝혀진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자신을 버리라고 계속 나에게 주문을 하고 있는데..내가 아내를 붙잡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아내를 원망할 수도 없었고..그렇다고 해서..전연두를 원망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몇 분 동안 영상에 집중을 하다가..나는 문자 하나를 받았다.

인쇄소 사장님이셨다.

거의 다 도착을 하셨다고...10분내로 사무실로 오시겠다고 하시는 문자였다.

나는 화들짝 놀라서 영상을 꺼버리고 유에스비를 주머니에 넣었다.

마치 무슨 죄를 짓다가 걸린 것처럼..나는 심장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얼굴이 붉어진 상황이었다.



전연두가 홧김에 말을 했었던..오쟁이질이라는 단어가...자꾸만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그런 건 아니었다.

다만...비참할 다름이었다.

내 아내가...아니, 아내 이전에..내가 정말..너무나도 사랑했었던..그 뜨거웠던 동정을 바친 여자인데..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에..눈물이 앞을 가리고 있었다.



노크 소리가 들리고 출판사 사무실로 머리가 희끗희끗한 사장님이 들어오셨다.

손에 홍삼선물세트가 들려져 있었다.



"이런 건 뭐하러 사오세요..저 아직 건강한데..."


나는 인쇄소 사장님을 맞이하면서 사오신 홍삼선물을 받아 들고 말을 하고 있었다.


"백사장님이 워낙에 고지식하셔서..상품권 같은 걸 안 받으시니까...뭐 이렇게 환불이 안 되는 걸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허허허.."


사람 좋은 웃음을 웃고 계시는 인쇄소 사장님이셨다.

나는 커피를 내려서 인쇄소 사장님께 대접을 했다.

나에게 출판사를 넘기신 전임 사장님 때부터 쭈욱 거래를 하신 인쇄소 사장님이셨다.

나보다 딱 스무 살 많으신 사장님이셨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머리카락이 거의 반백이 되어있으신 상황이었다.



"백사장님...내가 단도직입적으로 말씀 드릴게요..

다른 인쇄소하고 이원화로 출판하실 생각이시면..그냥 솔직하게 오픈해주시면...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백오더 많이 밀렸는데..저희 인쇄소 캐파로는..도저히 그 책 다 못 찍는 거 사장님이 제일 잘 아실 텐데..

이원화 들어가는 건...당연한 일이지만..그래도 걱정이 되어서 이렇게 직접 찾아왔습니다.

전화로 여쭐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서 말입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그럴 생각 전혀 없습니다.

책은...알맹이 내용도 중요하지만...인쇄 품질과 마감 퀄리티도 저는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예전에 신문사에 근무할 때도...아무리 중요한 특종이 터진다고 해도...윤전기 캐파 봐서 신문 찍어내는 거지 외주 윤전기까지 돌려서..특종 찍어내고 그러지는 않습니다.

그리고...앞으로 평생 저도 책 만들어서 먹고 살아야 하는데...이번 책은...진짜 소가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은 꼴이지...

앞으로는 천 부...이천 부 짜리..비인기 도서들만 계속 찍을지도 몰라요...

그동안 그랬었던 것처럼 말이에요."



"만 부 아래는..솔직히 인쇄소나..출판사나..남는 거 없는 장사잖아요..

이원화 할 생각도 없고..다른 인쇄소에서 정보 들으시고, 벌써 연락 주신 곳이 있기는 하지만...저는 그럴 생각 전혀 없습니다.

사장님 인쇄소에서 찍는 수량만 풀 거에요.

많이 안 팔리면 또 어떻습니까..빨리 달구어진 냄비는 빨리 식게 마련입니다.

천천히 달구어서 오래오래 갈 생각입니다. 원래 기획의도도...그런 방향이었어요..."



워낙에 인쇄소업계도 불경기라서 그런지..불안해서 찾아오신 게 맞는 건데..

내가 아예 대놓고 확약을 하니까..인쇄소 사장님은..꽤나 감동을 먹은 얼굴을 하고 계셨다.

그냥...인생이 그런 것이었다.

오래된 사람들과 끝까지 같이 가고 싶었다.

그리고..그 가운데..그 정점에..아내가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아내를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 * *


전연두가 준 유에스비를 다 보았다.

이건 또 다른 방향이었다.

아무래도..내가 개입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전연두가 불안했고..아내도 불안했다.

두 여자가 모두 불안했다.

내가 직접 뛰어들지 않으면...안 될 것만 같다는 위기의식이 느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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