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NTR야설) 아내 스토리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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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화 〉



가정법원에 가서 같이 협의이혼 서류를 제출했다.

나도 예전 같지 않았다.

이게 그냥 불륜이라고 하면 그냥 덮고 갈 수도 잇겠지만 그냥 불륜이 아니었다.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 한 명도 아닌 여러 명과 그런 미친 행동 그런 영화 속에서나 나올 것 같은 이교도의 행동을 하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아내가 했었던 행동은 악마숭배영화 같은데서나 나오는 행동들이었다.

영화는 짜고 치는 것이지만 이건 그런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먼저 이혼을 원한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나는 일단 대화와 해명을 통해서 모든 일을 풀어나가고 싶었다. 이혼을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혼해서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고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그동안 지내온 내 인생 서른여덟, 그 기간의 거의 절반을 나는 아내의 생각을 하면서 아내를 사랑하면서 살았었다.

아내가 없으면, 나는 도대체 무얼 바라보고 또 쳐다보면서 살아가야 하는지 자신이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내는 나와 대화를 하려고 하지 않았다.

해명은 고사하고, 나하고 대화를 하는 것 자체를 거부하고 나온 아내였다.

집에 들어오지도 않고, 이혼을 결정해주면 그때 집에 들어가겠다는 문자만 매일 같이 남기면서 나를 압박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나는 일주일을 버텼다.

일주일동안 이혼을 하지 못한다고 버텼었던 게 바로 나였다.

하지만 아내가 마지막으로 제안을 한 이야기 때문에, 나는 끝내 아내의 뜻대로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혼만 해주면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것이었다.

이혼을 한다고 어디를 가는 것도 아니고 사실 갈 곳도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아내는 나를 다시 찾아왔다.


"사실 갈 곳도 없지만 당신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고 싶지 않고,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당신까지 같이 끌어들이고 싶지 않아서 이혼을 하자고 하는 거에요.

이혼을 해도 전 항상 당신을 좋아하고 존경할 거에요."


"당신이 날 사랑해준 건 정말 고마운데, 난 당신을 한 남자로 설레임을 가지고 사랑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아니 당신뿐만이 아니라 어느 나이 이상이 된 이후로는 남자를 사랑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언젠가 당신에게도 이야기 했었을 거에요. 난 남자를 믿지 않아요. 남자라는 존재들 자체를 말이에요 

하지만 당신을 좋아하고 존경해요. 

내 평생 당신처럼 좋은 남자... 내 인생에 다시는  없을 거에요."


"절대로 나를 위해서가 아니에요. 당신을 위해서 이혼을 하고 싶어요.

나는 그동안 당신에게 받기만 했었고, 제대로 해준 것도 없었잖아요. 말도 안 되는 궤변 같지만, 제발 이혼 해 주세요. 부탁이에요."

궤변을 말 하면서 아내는 내 발 아래 무릎을 꿇었다.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서 빌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아내였다.


핑계 같지만, 내가 진짜 이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아내의 눈물 때문도 아니었고, 아내가 고집을 피워서도 아니었다.

나는 아내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이혼을 선택했다.


그 이후로 모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다.

협의이혼 신청서를 제출했고, 아내와 나는 숙려기간이라는 것을 거쳐야만 했다.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3개월 간의 숙려기간을 거치고, 자녀가 없는 경우에는 1개월의 숙려기간을 거쳐야 하는 것이 현행 제도였다.

하지만 모든 제도에는 유연한 구간이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었다.

아내와 나는 한 달간의 숙려기간을 거쳐야 하지만, 그것도 단축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숙려기간 단축신청서라는 것이 있었다.

굳이 한 달의 숙려기간을 거치지 않고도 이혼을 하는 방법이 있었다.

나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제도였다.


아무래도 자녀가 없으니까, 그리고 재산다툼이 없으니까 이혼을 하는데 걸림돌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혼을 할 때 다투는 이유는 딱 두 가지 때문이라고 했다.

재산 그리고 자식, 그 두 가지였고 자식보다는 재산 때문에 다투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고 했다.

자식은 재산보다 뒤로 밀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듣기에도 민망하고 쑥스러운 이야기였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아내와 나는 서류상으로 완전히 남남이 되어버렸다.

서류상으로 완전히 남남이 된 후에 아내가 다시 집으로 찾아왔다.

숙려기간 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았었던 아내였다.


작은 캐리어 가방 하나…. 

아내가 해외출장을 나갈 때면 항상 가지고 다녔던 캐리어 가방 하나를 가지고 집에서 나갔다가…. 

짧은 숙려기간이 지나고 이혼이 확정되어서 완전히 서류상으로 남남이 되자마자 아내는 캐리어 가방을 끌고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육 개월만, 신세를 좀 지면 안 될까요? 너무 염치가 없지만…. 

지난 몇 주 동안 모텔방에서 혼자 지냈어요. 모텔방에서 혼자 자는 게 좀 그렇기도 한데…. "


아내는 뭔가를 말하려다가 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나는 웃었다.

왜일까? 아내가 밉지 않았다.

이 여자, 더러운 걸레짝인거 모르고 대학 때부터 사랑했었던 거 아니다.

나한테는 허락하지 않았어도 얼마나 많은 응원단의 잘생긴 남자 선배들, 그리고 핸썸한 농구부원들과 같이 자고 다녔을지 그냥 안 봐도 비디오였지만, 그냥 그런 생각은 쓴 소주 한 잔과 함께 씹어 삼켰었던 게 나였다.


아내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아내에게 아직도 그 영상들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젠 법적으로 내 아내는 아니었지만, 전처에 불과했지만, 사혜연은 누가 뭐라고 해도 사혜연이었다.

미워하기 전에 사연이나, 뭔가 복잡한 이야기가 숨어 있을 것 같은 사연이나 들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 보니 아내 이름 사혜연에서 가운데 지혜 혜자를 들어내고 나면 사연만 남는 것 같았다.

아내는 원래 이름부터 사연이 있던 여자가 아닌가 하는, 그런 허망한 코미디 같은 생각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내가 나에게 봉투를 내밀었다.


"짧게는 육 개월이지만 길어지면 일 년 정도까지 걸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일 년을 넘지는 않을 거에요….

모텔에서는 마음 편하게 쉴 수가 없어요….

여기 이 공간 당신 집에서만 내가 편하게 쉴 수 있을 것 같아요…. 

작지만 월세에요 매월 드릴게요…. 

오십만 원을 넣었어요…. 

더 내고 싶지만 솔직히 돈이 넉넉하지가 않아요….

우린 이제 남이니까 당연히 이런 거 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리나 설거지는 내가 할게요…. "


아내가 내민 봉투를 열어보았다. 오만 원짜리 열 장이 들어있었다.

나는 봉투를 아내에게 다시 내밀었다. 그리고 웃으면서 말을 했다.


"서류상으로는 이혼을 했지만, 당신은 아직도 내 아내야 아니 영원히 내 아내야 누가 뭐라고 해도 말이야…. 

이혼을 동의해준 이유는 단 한 가지뿐이야…. 

당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 

당신이 피인지 뭔지 모를 그 더러운 액체를 뒤집어 쓰고 그런 미친 짓을 하는 이유를 내가 꼭 알아야 했기 때문에 이혼에 동의한 거야 "


아내는 가만히 내 이야기를 듣기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내는 내 이야기를 다 듣더니 돈이 들어있는 봉투를 나에게 다시 내밀었다.

그런 후에 고개를 살짝 숙인 채로 다시 입을 열기 시작한 아내였다.


"학창시절에 항상 가난했었어요…. 

하지만 단 한 번도 주눅이 든 적은 없었어요….

나도 알아요. 내가 예쁘게 태어난 것, 그건 정말 돌아가신 엄마아빠에게 감사해요…. 

그런 예쁜 외모를 가지고 항상 당당하게 살았었지만, 난 지금 당신에게 당당할 수가 없어요….

당신이 그걸 받아주면 좋겠어요….

당신이 그걸 받지 않으면 난 이 집에서 편히 쉴 수가 없어요…."


"모텔방에서, 아무도 없는 쓸쓸한 모텔방에서 열흘 넘게 지내다 보니까 당신이 있는 이 집이 얼마나 소중한 공간인지 깨달을 수 있었어요. 

그 돈 안 받으면, 난 이 집에서 머물 수 있는 아주 작은 당위성 조차 확보할 수가 없어요 

제발, 날 쓰레기 같은 년이라고 취급해도 좋으니까, 미국에 가기 전까지만이라도 이 집에 머물게 해주세요. 

그 돈 안 받으면 난 이 집에 머물 수가 없어요. 나도 낯짝이라는 것이 있는데 어떻게 그래요. 이젠 당신 아내도 아닌데 "


나는 아내의 말도 안 되는 엉터리 논리에 바로 반박을 했다.

 

"마음대로 생각하고 마음대로 판단하지 마 "


"사혜연 넌 내꺼야 죽어도 널 포기하지 않을 거야..

우리 이혼한 거, 너랑 나밖에 몰라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말하지 않을 거야.

내가 이혼에 동의하고 도장을 찍어준 이유는, 그렇게 해서라도 니 입을 열고 너한테 이야기를 들어서..너를 합리화 시켜주기 위해서야 .

그런 후에, 너의 그런 행동들을 다 차단하고 그 상처들을 내가 다 치료해줄 거야 "


"그런 행위들, 니가 출근해서 회사에서 일은 안 하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오컬트 변태 같은 행위나 하는, 그런 지금의 현실을 내가 다 뒤집어 엎어버릴 거야. 다 멈추게 할 거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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