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NTR야설) 아내 스토리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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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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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화 〉



나는 태블릿의 사진들을 넘겨보기 시작했다.


아내였다.

아내가 한 중년의 남자와 같이 시내의 한 호텔로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대낮이었다.

대낮에….중년 남자와 아내…도대체 무슨 일로 호텔에 들어간다는 것인가? 아내는 가방을 들고 있었다.

핸드백과는 별도로 샐러리맨들이 들고 다니는 것 같은 브리프 백을 손에 들고 있었다.

아내의 가방은 절대로 아니었다. 우리집에는 저런 가방이 없었다. 옷차림을 보아하니 최근의 일이었다.


그냥 호텔로 들어가는 사진뿐이었다. 호텔 안에서 뭘 하고 그러는 사진은 없었다.

하지만….대낮에 남자와 여자가 호텔에 들어가는 것은 그다지 정상적인 일은 아니었다. 다음 상황이 어떨지는….저절로 짐작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그 주인공들이 중년 남자와…젊은 삼십 대의 매력적인 여성이라고 한다면…더더욱…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전연두의 눈을 쳐다보았다.


"너무 깜짝 놀라는 표정 지을 필요 없어…내가 아는 이 세상 사람들 중에…제일 신중한 사람 중의 하나가 바로 오빠야…한결 같이 말이야…팩트 체크는 오빠가 해…나는 여기까지만이야…물론…다음 번에도 내가 연락을 주기는 할 거야. 하지만….최종 확인은 오빠 눈으로 직접 하라는 의미야.

내가 나서는 건 너무 우습잖아…아까도 이야기 했지만, 오빠는 절대로 흥신소 쓰지마..역관광 당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

오빠가….한때는 무척 잘 나가던…다이내믹한 사회부 기자였다는 사실을 지금 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과거 실력 좀 발휘해봐…"


"……….."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연두의 말이 틀린 것 하나도 없었다.

나 역시 흥신소에….의뢰를 할 생각 같은 건 추호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일단 흥신소에 의뢰를 하는 그 순간부터 비밀 유지는 어렵다고 봐야만 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비밀 유지가 확실한 전연두에게 부탁을 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연두가…내가 보지 않으면 좋을 것 같은…그런 사진까지 이렇게 찍어온 것이었다. 다음…팩트 체크는 내 스스로 해야만 할 것 같았다.

간통죄는 폐지되었다. 간통죄가 폐지된 이상 현장을 잡는다는 것은 솔직히 그다지 중요한 일은 아니었다.

위자료를 청구하고 이혼 소송을 할 것이면 그게 중요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아내와 이혼을 할 생각도 없고, 어떻게 끝장을 보고 싶은 생각 같은 것도 전혀 없었다.


마음이 아팠다. 결혼 4년차였다. 물론 만 4년이 된 것은 아니었다. 서른다섯 살이던 해의 가을에 결혼을 해서…서른여덟 살이 되었다.

그동안 이런 문제는…솔직히 전혀 없었다. 아내가 그 많은 해외 출장을 다니고…자정이 넘도록 늦게….일을 보다가 퇴근을 해도, 단 한 번도 아내를 의심했었던 적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요 근래에…아내가 싱가포르 출장을 갔었던 그 시기 이후로…아내의 노트북을 훔쳐보게 되었고…너무 짧은 시간에…너무나도 많은 일을 겪게 된 것이었다.


좋은 일은 천천히 오랜 시간에 걸쳐서 오고…나쁜 일은 한 번에 비바람이 몰아닥치듯이…다가온다는 그 말이…정말 맞는 것 같았다.

이젠 인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찌되었든….나는 아내에게 아주 크게 실망을 한 것이 사실이기는 했다.

결혼 전에 아무리 더럽고…난잡하게 놀았다고 해도, 결혼 후에는 절대로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다.

결혼 전의 과거에 대해서 꼬투리를 잡고 싶은 생각은 아주 조금도 없는 상황이었다.


* * *


"지금 회사에서 나왔어….그냥 그때와 같은 패턴일 것으로 예상하자고…저번 주에도 그렇게 나왔다가 호텔로 얼마 뒤에 갔어. 지금 00호텔 야외 주차장으로 바로 와….시간 끌지 말고…"


연두의 전화였다.

나는 차를 몰아서 부리나케 00호텔로 향했다. 카메라를 들고 차의 운전석에 앉아 있는 연두와 만났다. 그리고 무작정 그렇게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후에 고급 세단 한 대가 호텔 입구에 멈추고 있었다.

수트를 단정하게 입은 중년 남자가 내렸고, 상석의 옆좌석에서 검정 미니스커트 정장을 단정하게 입은 한 늘씬한 여자가 내렸다.


아내였다.

나는 연두와 함께 차에서 내려서 호텔 로비로 뛰어들어갔다.

아내와 중년 남자는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뭔가를 이야기를 나누면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연두야…나는 비상계단으로 먼저 올라갈 테니까, 너는 몇 층에 엘리베이터가 멈추는지 바로 문자로 보내줘라….나는 미리 어느 정도 뛰어올라가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오케이…"


나는 비상계단을 미친놈처럼 뛰어 오르기 시작했다. 운동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체력은 자신이 있었다. 군 시절….야밤에…산 하나 타넘는 건 일도 아니었다.

전역을 한지…아주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나는….내 체력이 그때에 비해서 그다지 쇠퇴하지 않았다는… 대책 없는 자신감 속에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계단을 뛰어 올라갔고, 어느새 7층까지 이르른 상황이었다.

20층 정도 되는 호텔이었다.

힘이 들었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나 혼자만 해야 하는 일이었다.

아내가 내리는 층을 놓쳐버리면….말짱 꽝이었다.

내리는 층을 안 후에…잽싸게 그곳으로 가야 어떤 룸으로 들어가는지 위치를 캐치할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숨도 안 고르고 다시 달려서 14층까지 올라갔다.

아내가 몇 층에 내리든…어느 정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층수는 14층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14층보다 위면 위로 치달아 올라가면 되는 것이고 아니면 아래로 내달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커버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위든 아래든 둘 중의 하나였다. 다만….최대한 14층 근처에 내리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그때 문자가 도착을 했다.


[12층]


문자가 도착을 했고 나는 진짜 표범이 먹이를 쫓아 뛰는 것 같은 번개같은 속도로 12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방화문을 열고 복도로 들어갔다.

지옥과도 같았던 스나이퍼 시절의 훈련들은…후에 내가 사회부 기자를 하던 시절에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었는지는….이루 말로 다 할 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늘이 돕는 것 같았다.

나는 미친 듯이 비상계단을 뛰어올라서 14층까지 올라간 상황이었는데…중년 남자와 아내가 탄 엘리베이터는 12층에 멈추었다는 문자가 도착을 한 것이었다.

천우신조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닌 말로 5층 정도에 멈추면….나는 다시 한참을 뛰어내려가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19층에 멈추어도 다섯 층은 더 뛰어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복도 끝에서 몰래 고개를 내밀고 주위를 살폈다.

남자와 아내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스나이퍼는….이 세상 그 어떤 일보다…집중을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0.1초의 승부를 보아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발자국 소리를 놓치지 않고 있었고, 발자국 소리가 멈추는 그 순간 머리를 잽싸게 내밀어서 남자와 아내가 들어가는 방의 위치를 파악했다.

그리고 남자와 아내가 사라졌다.

진짜…불과 몇 분 이내에 다 벌어진 일이었다. 등줄기에서 땀이 흐르고 있는 것이 느껴지고 있었다.

이마에 맺힌 땀은 손으로 훔쳐낸다고 해도…등줄기에서 흐르고 있는 땀은…속옷을 흠뻑 적실 것이 분명한 상황이었다.


나는 숨을 고르면서….다시 비상계단 쪽으로 갔다.


[방의 위치를 확인했다. 십 분쯤 후에 들어가 볼 거야. 넌 그냥 먼저 가도 괜찮다. 바쁠 텐데…고마워…]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잘 해…내일 연락하자고…]


짧은 답장이 왔다. 그냥 기분이 착잡했다.

아내와 중년 남자가 호텔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천신만고 끝에 연두의 도움을 받아서 방의 위치를 확인한 상황이었다.

아닌 말로 CCTV를 감시하고 있는 호텔 보안요원에게 발각이 되어서 끌려나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복도에서 계속 서성거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비상계단에서…시간을 때우고 있는 상황이었다.


바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그리고 10분 정도는 텀을 준 후에….들어가야만 할 것 같았다.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다. 그리고 다짐을 했다.

어떤 장면이 눈 앞에 펼쳐져도 흥분도 하지 말고…화도 내지 말고…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자는…그런 다짐 말이다.


나는 절대로 성격이 급한 편이 아니었다.

지나치게 느긋한 성격도 아니었지만…그냥 뭐랄까….상당히 신중한 성격인 것은 사실이었다.

가만히 앉아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조금은 차분한 성격인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한 번 어렵게 결심을 하면 무조건 우직하게 몰입을 해서, 원하는 바를 이루는 스타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고집도 센 편이었다.

신문사 사회부 기자시절에 사회부장이 내 고집에 한두 번 고개를 저은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원칙에 입각해서 고집을 피우는 것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토를 달 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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