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NTR야설) 아내 스토리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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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화 〉



전연두는 잠시 내 얼굴을 쳐다보다가 계속 말을 이었다.


"미국계 회사이고…한국 내 자산도 상당히 많은 회사야…현재 사옥으로 쓰고 있는 그 20층 빌딩뿐만 아니라 요지에 그런 빌딩이 세 개나 더 있고, 모두 임대를 놓아서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어.

하지만 그건 그냥 표면적인 회사의 수익활동일뿐이고, 사모펀드 쪽으로 아주 유명한 회사야…자기들 회사 이름으로 사모펀드에 투자를 하는 게 아니라 꼭 중간에 바지 회사를 하나 끼어서 투자를 진행하고…엄청난 고위험 분야에 투자를 해서 고수익을 챙기는 것으로 유명해…그리고 미국계의 검증되지 않은 검은 돈이 투자가 되고 그렇게 투자 이후에 회수가 되는 과정에서 돈세탹이 된다고 하는데, 국내의 유명한 증권회사나 투자회사 관계자들 마저도 그 과정이 너무 복잡해서 도저히 들여다볼 수가 없다고 하더라구…"


"그냥 그 업종, 그 세계에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회사인데, 주류 세계로 일부러 진입을 하지 않고, 스스로 이단아 취급을 받는 회사라고 하더라구…경제나 기업파트 전문 기자들조차도 잘 모르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아주 은밀하게 운영이 되는 회사이기도 하고 말이야."


"빌딩 임대나 관리 쪽 인력들은 거의 다 한국인이지만, 사모펀드나 투자 쪽 인력들은 거의 다 미국인이거나 검은 머리 미국인 들이야. 교포 2세나 뭐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 말이야…"


"여기 이 사람이 대표인데, 실질적인 오너는 미국에 따로 있고, 이 사람이 뭐랄까 한국 법인을 이끄는 바지사장 같은 건가 봐…"


전연두는 태블릿 화면에 한 남자의 사진을 띄우면서 말을 하고 있었다.

흑인도 아니고, 한국인도 아닌 애매한 피부색의 한 남자가 단정하게 수트를 입고 있었다.


"조나단 크레이들이라고 해…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하더라구…이건 뭐 오픈이 된 자료에 나와있는 거야. 미국 국적이지만 한국어에 능통하다고 하더라구…"


"외부로 신원이 공개된 사람은 이 남자 한 명 밖에는 없어. 임원이 몇 명이고, 지배구조가 어떻게 되는지도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야.

상장회사도 아니고…불법적인 거래가 있는 것도 아니고…한국에서의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세금도 따박따박 잘 내는 법인이라서 세무서에서 표창도 여러 번 받은 이력이 있어….한 마디로 말을 해서 외부인들이 털어보기 정말 애매한 회사라고 할 수가 있지…"


전연두는 바로 다음사진으로 넘겼다.

조금 철렁한 기분이 들었다. 상반신이 다 나온 사진이 나왔다. 단정하게 정장을 입고 찍은 사진이었다.

흰색 블라우스에 연한 그레이색 정장 자켓을 입고 가볍게 미소를 짓고 있는 여인이 내 눈에 들어왔다.

전문 사진사가 프로필 사진을 찍은 것처럼…사진이 고급스럽게 보이고 있었다.

아내였다. 아내의 얼굴이…태블릿 안에 가득 채워져 있었다.


아내의 사진을 보면서 연두가 다시 입을 열었다.

기자는 아나운서가 아니었지만, 대개의 기자들은 발음이 아주 정확했다.

나도 그랬고 전연두 역시 마찬가지였다. 인터뷰를 따서 녹음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다.

혀 짧은 소리나 웅웅거리는 소리는 막상 녹음을 해서 다시 들으면 뭔 소리인지 알아먹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연두의 발음은 아주 또랑또랑하고 정확했다.


"사혜연은 공식적으로 JD파이넌스 앤 인베스트먼트의 매니저야….외부 교육이나 세미나에 여러 번 참석을 한 기록이 있기에…그런 자료들을 찾을 수가 있었어. 임원 시크리터리 업무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임원인지는 모르겠어…그런 디테일한 내역까지 나와있지는 않아…"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바로 다음 사진으로 넘어갔다. 다음 사진은 한 장이 아니라 연속 촬영이 된 것이었다.

동영상이 아닌 사진을 연사로 찍은 것을 동영상처럼 붙여서 만든 것이었다. 계속해서 사진이 넘어가고 있었고, 동영상처럼 보이고 있었다.


아까 보았던 건물 현관이었다.

고급 외제 세단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고, 중앙현관에서 나온 수트를 입고 있는 한 중년 남자가 뒷좌석에 올라탔다.

그리고 한 여자가 보였다. 브리프 백을 들고 있는 여자는 바로 아내였다.

최근 사진이었다.

최근에 아내가 출근을 할 때 입고 나갔었던 그 옷차림이 사진에 잡혀 있었다.

지나치게 짧은 미니스커트에…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타이트한 블라우스와 자켓….물론…흉하지는 않았다. 예쁘고 섹시했다.

몸매가 아름답지 않은 여자가 입었으면 절대로 소화하지 못할 과감한 의상이었지만, 아내가 입으니까, 그냥… 섹시하고 아름다웠다. 서른일곱이라는 아내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마치 영화 필름처럼 연속으로 동작을 촬영한 사진들이 반복해서 넘어가면서 아내를 보여주고 있었다.

기자들은 사진만 봐도 알 수가 있었다. 이게 신문사 카메라로 찍은 건지 아닌지 말이다.

요새는 워낙에 핸드폰 카메라의 성능이 뛰어나서 화질이 좋지만 그래도 신문사의 프레스용 전문 카메라의 성능에 비길 수는 없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이런 먼 거리에서 망원렌즈로 연사 촬영을 한 경우의 품질은 핸드폰 카메라가 감히 범접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아내와 남자를 태운 차량이 출발을 했다.


"뭐 이상한 거 없어?"


"뭔 이야기를 하려는지 알겠어…"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했다.



"뭐 더 없어?"


"응….시간이 짧았잖아…오빠가 나한테 이야기를 한 게 월요일인데…오늘은 목요일이야…겨우…중간에 이틀의 텀이 있었을 뿐이라고…"


"오빠가 찾아낸 이상한 게 뭔지 말해봐…"


전연두는 마치 상사가 부하에게 지시를 하는 것 같은 말투로 나에게 말을 했다.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보통 시크리터리들은 앞좌석….그러니까 앞좌석 보조석에 앉지…뒷좌석 상석 옆에 앉는 경우가 없지…하지만….저긴 외국회사잖아…"


"그래…맞어….그 말도 맞지만…아무리 자유분방한 외국회사라고 해도…드레스코드라는게 있는 거야…아무리 몸매가 뛰어나고….잘 빠졌다고 해도…저 옷차림이 저게 뭐야?

남자들한테 내 몸 좀 봐달라고 시위하는 것도 아니고, 해도 너무한 거 아니야?

이십 대…발랑 까진 애들도 저런 복장 소화는 힘들겠다….저런 옷을 불편해서 어떻게 입는 거지?"


나는 가볍게 한숨을 쉬면서 말을 했다.


"너무 그러지 마…스무 살에….처음 보았을 때도…그러니까…아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무 살에 대학에   처음 입학했을 때도….항상 저런 짧은…미니스커트만 입었어…다만…그 스타일이 오피스 스타일로 바뀐 것 뿐이야…"


전연두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말을 했다.


"내가 그걸 몰라서 말을 하는 거니? 난 사혜연이랑 수업을 같이 들은 같은 학과 동기라고…난 그게 너무 짜증이 났어….같은 과 남자애들이 전공 수업을 들으면….사혜연이 가슴하고 엉덩이만 훔쳐보는 게….그게 너무 짜증이 났다고…창녀 같은 년…."


"…….."


연두에게 말이 너무 심하다고 한 마디를 해주고 싶었지만….그럴 자격이 안 되는 것 같았다.

아내를 의심해서…뒷조사나 의뢰를 한 주제에…연두에게 아내를…두둔해서…그렇게 쫑코를 주기가 뭐 했기 때문이었다.


"토라졌니?"


"살짝…"


나는 웃으면서 연두의 질문에 대답을 했다.


"어떻게 계속 해? 말어….시간이 없어서 더 이상 파지는 못했어…하지만 내 직감인데…뭐가 분명히 있다…회사도 그렇고….사혜연이 개인도 그렇고 말이야…사혜연이…나랑 개인적으로는 한 마디도 안 했었지만, 아니….그게 아니라 나 같은 존재하고는….어울릴 필요조차 없었겠지….항상 주변에 남자들이 따랐으니까 말이야.

오빠처럼….그냥 사혜연이의 미모와 몸매에 푹 빠진 얼치기들이 말이야….사람 변하지 않아…계속 파면 분명히 엄청난 거 나오고…오빠…크게 상처받는다…그건 알고 고 할 건지….스톱 할 건지…결정하자…어떻게 할까?"


나는 연두의 눈을 쳐다보면서 대답을 했다.


"일단 고 하는데….부탁이야…너만 알기…다른 사람들에게는 철저히 비밀로…."


내 말에 전연두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케이….이 유에스비 줄 게….잡다한 정보들 더 많이 들어있어…사혜연의 회사에 대한 정보들 말이야..오빠가…샅샅이 살펴봐…난 살펴보지 않은 것들도 있으니까 말이다.

일 이야기 그만 하고….술이나 먹자고…이런 안주에…이런 비싼 술….누가 이렇게 신나게 사겠어…요새는 기업 쪽 접대가 씨가 말라서…다들 돼지껍데기에 쐬주만 먹고 살아…"


전연두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우리는 잔을 부딪히고 연속으로 두 잔씩을 마셨다. 아마도 마시는 이유는 서로 다를 것이다.


나는 내가 미웠다.

아내에 대한 내 믿음이 작아진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진실 탐구라는 미명하에…아내의 뒷구멍을 파보는 것은 치졸한 짓이라는 생각을 완전히 떨쳐낼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종이 신문시대의 종말과 더불어 뜨고 있는 유투브 채널의 수익 창출에 대해서 서로의 의견을 침을 튀어가면서 교환하고 있었다.


그러던 전연두가 뜬금 없이 물어보았다.


"정지연 부장하고 잘 알아? 친한 사이야?"


나는 뜬금 없는 전연두의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대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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