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NTR야설) 아내 스토리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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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화 〉



인터넷 스포츠 신문의 연예부장님이었다. 기자시절 서로 안면을 트고 지내던 사이였다.

나보다 적어도 열 살은 더 많은 인상이 아주 좋은 선배 기자님이셨다.


"아 네, 뭐 그냥 "


"아 와이프시구나. 몇 년 전에 결혼식에서 뵙기는 했었는데 다시 보니까 정말 미인이시네요. 안녕하세요 "


부장님은 아내를 보고 인사를 했고, 아내 역시 미소를 지으면서 부장님에게 고개를 숙였다.

부장님의 시선이 아내의 옆트임이 심한 스커트에 가서 꽂히는 것이 내 눈에 캐치가 되었지만 뭐 어쩔 수가 없었다.

저걸 안 쳐다보는 놈은 남자도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게 워낙에 규모가 큰 파티다 보니까 별의 별 어중이 떠중이들이 다 온 것 같았다.

별로 안 친했었지만 그래도 안면이 있는 각종 인터넷 매체의 연예부 기자들이 여기 저기에서 눈에 띄고 있었다.

나는 일부러 고개를 숙여서 그들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

괜히 눈빛이 마주쳐서 인사를 나누게 되면 다들 아내를 유심히 훑어볼 것이 뻔할 뻔자였기 때문이었다.


기자들의 촉이라는 것은 정말 무서운 것이었다.

눈빛 하나로 모든 상황을 다 읽으려고 하는, 그 무서운 눈초리들은 기자를 따를 직업군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도 뭐 과거에는 그랬었지만 말이다.

사회부 기자들이 와인 파티에 올리는 없지만, 연예부 소속 특히나 가쉽거리를 좋아하는 인터넷 매체의 연예부 소속 기자들, 그것도 남자 기자들이 눈에 심심치 않게 띄고 있었다.


나와 아내는 미리 예약이 된 지정석으로 가서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다.


"와인 종류가 참 많다. 공짜로 줄 거면 다 공짜로 주지, 공짜로 주는 거 따로 있고  유료로 제공하는 거 따로 있네. 젠장 "


나는 아내의 귀에 대고 가볍게 웃으면서 말을 하고 있었다.


"여기 오는 사람들 와인에 대해서 다들 어느 정도 알고 있을 텐데, 저 비싼 와인들을 무료로 제공하면 다들 좋은 것만 서로 마시려고 하죠 "


아내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을 하고 있었다.

그때 배가 산처럼 나온 어떤 초로의 백인 신사가 금발의 아주머니와 팔짱을 끼고 우리 테이블 옆을 지나가다가 아내의 얼굴을 보고 반갑게 웃으면서 아는 척을 하고 있었다.

아내 역시 반가워하는 목소리로 초로의 백인 신사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아내가 그 부부와 선 채로 마주보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대화 내용을 들어보니 아마 회사 일로 아는 사이들인 것 같았다.

짧은 대화가 그렇게 잠시 동안 이어지고 있었다.


내가 아내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만큼 아내 역시 나에 대해서는 거의 다 알고 있었지만, 아내가 나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뭐 솔직히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비밀도 아니고 말이다.

단지, 그냥 내가 아내에게 말을 하지 않을 뿐이었다.


아내는 영문학을 전공했고, 내가 뭐 정확하게 아는 건 아니지만 미국으로 어학연수까지 다녀온 상황이었다.

그리고 영어 실력은 내가 보아도 아주 유창하고 거의 네이티브에 가까운 발음이었다.

어쩌면 아내의 특기는 그 화려한 미모와 다이내믹한 춤 실력도 있기는 하지만 그 유창한 영어실력 역시 아내의 주특기나 다름없다라는 생각을 하는 나였다.

하지만 아내는 다른 건 몰라도 영어를 잘 하는 것을 한 번도 뻐기거나 잘난 척 하는 적을 본 적이 없었다.


대개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 하는 나쁜 습관이 하나 있었다.

한국어 대화에서 유달리 영어 단어를 많이 섞어서 대화를 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신문사에도 그런 사람들 정말 많았었다.

특히나 해외 특파원 출신들이 더더욱 그랬었다.

하지만 아내는 전혀 그러지 않았다.

아내는 한국말 대화에서 영어를 거의 섞어 쓰지 않는 아주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한국어 대화는 철저하게 한국말만을 이용해서 하는 아내의 아주 합리적이고 좋은 습관을 나는 마음속으로 항상 칭찬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아내는 내가 영어를 잘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가끔 케이블 채널을 보면서 영어로 뭔가 나오면 아내는 그걸 나에게 설명을 해줄 때가 있었다.

그러면 나는 그걸 고개를 끄덕이면서 수긍을 하는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나는 그걸 다 알아듣는다.

하지만 아내는 내가 영어 대화를 리얼 타임으로 히어링 하고 알아들을 정도의 영어실력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연애를 할 때도 그랬었고 결혼을 한 이후에도 역시나 마찬가지로 말이다.

나는 그건 뭐 비밀도 아니고 대단한 것도 아니어서 말을 하지 않았다.

괜히 잘난 척을 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아내와 집에서 서로 영어로 대화를 할 일도 없었고 말이다.


나는 지금 아내가 서양인 부부와 나누고 있는 영어 대화를 거의 백 프로 알아듣고 있었다.

나는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과거 대학 입학을 위해서 시험을 봤을 때 영어과목을 다 맞았던 기억이 있었다.

문과이든 이과이든 국영수가 중요한 것은 우리 때나 그 전이나 요즘 젊은 친구들이나 매한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 당시 국어나 영어는 항상 거의 다 맞았었다.

수학에서 몇 문제를 틀리는 일이 가끔 있었고 말이다.

그리고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대학에 들어와서도, 영어 원서로 외국 문학작품들을 계속해서 접했기 때문에 수준급의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다만 말을 할 기회가 없을 뿐이었다.


나는 지금도 출판사에서 낮에 일이 없을 때는 간단한 번역 일도 맡아서 하고 있었다.

번역은 영어만 잘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

영어는 기본으로 해야 하고 한국말 어휘를 많이 알아야 깔끔하고 매끄러운 번역이 나오게 되는 것이었다.

뭐 하여간에 지금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아내와 나는 살사댄스 공연을 보면서 무료 와인을 신나게 즐기고 있었다.

아내도 내일은 출근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토요일이라고 해도 가끔 출근을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오늘을 즐기기 위해서 아내는 아예 작정을 한 것 같았다.


"어이쿠. 저기 연어 더 나온다. 얼른 가져와야지 "


안주는 뷔페식으로 계속해서 준비가 되고 있었다.

여러 안주들이 두루두루 인기가 있었지만, 생연어와 훈제연어 안주가 특히나 인기였다.

생연어를 롤로 말아서 꼬치에 끼워놓은 안주가 새로 나오는 것을 보고 나는 부리나케 가서 그걸 접시에 가득 담고 있었다.

나도 연어를 좋아하고, 아내 역시 나만큼이나 연어를 좋아했다.

우리 부부는 작은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서 연어 안주를 곁들여서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처음에는 마주 보고 앉았었는데 내가 아무래도 조금 아내와 귀엣말로 대화를 하기가 자연스럽지 않을 것 같아서 아내의 옆에 가서 앉았다.

하지만 다른 꼼수도 솔직히 아주 조금은 있었다.

술을 마시면서 아내의 몸을 슬쩍 터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가만히 보니까 오늘 레드 와인 파티에 참석한 인원들 중 거의 팔십 프로 이상은 커플이었다.

젊은 커플들, 우리 같은 중간의 낀 세대 커플들, 그리고 아까 서양인 노부부 같이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커플들까지 거의 다 쌍쌍으로 와서 와인들을 즐기고 있었다.

와인 파티가 아니라 쌍쌍파티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무료 와인은 아주 넉넉했지만, 연어 안주는 너무 인기가 좋아서 호텔 직원들이 쉴새 없이 계속해서 대형 접시를 치우고 나르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다른 스낵이나 치즈 같은 안주들은 쉽사리 접시 바닥이 보이지 않았지만 유독 연어 안주는 계속해서 호텔 직원들이 접시를 교환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대폭발인 것 같았다.

한 눈에 보기에도 연어가 아주 신선하고 먹음직스러워 보였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


나는 귀신 같은 눈썰미를 발휘해서 그림 같은 타이밍으로 연어 안주를 획득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몇 번 그러다가 보니 그것도 상당히 재미가 붙는 것 같았다.

즐거운 음악과 더불어 노출이 심한 화려한 의상을 입고 있는 섹시한 살사 댄서들이 경쾌한 댄스 공연을 하기 시작했고 우리 부부는 그걸 보고 즐기면서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내 생각에는 왕년의 아내가 훨씬 더 살사를 잘 추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진짜 아내밖에 모르는 팔불출 같다는 생각을 스스로도 가끔 할 때가 있었다.


나는 또 한 번 접시 한 가득 생연어 카나페를 담아서 테이블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때 내 앞에 꽁지머리를 한 한 남자가 우리 테이블 옆을 지나가고 있었다.

명칭은 와인파티였지만 가만히 보니까 사람들이 복잡하게 돌아다니고 여기저기서 왁자지껄 떠드는 분위기가 나는 것이 마치 사이키 조명이 없는 나이트클럽에 온 기분이었다.

나는 그 꽁지머리 남자의 등을 본 채로 걷고 있었다.

그 남자가 아내 혼자 앉아 있는 테이블 옆을 지나가다가 아내를 흘낏 쳐다보더니 무척이나 반가워하는 목소리로 아내에게 말을 걸었다.


"딜라일라? 오우. 여기서 다 보네 "


남자는 손을 뻗어서 아내의 어깨를 가볍게 한 번 툭 치면서 말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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