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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R야설) 아내 스토리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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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선배. 지금 우리는 사귀는 것도 아니고 연애를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선배가 아무런 부담 없이 그냥 편하게 만나자고, 귀찮게 하지 않겠다고 말을 하신 게 저번 달인데 그렇게 뜬금 없이 청혼을 하시면 저는 어떻게 해요 "


그녀는 무척이나 난감해 하는 표정으로 나에게 말을 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나에게 단 한 번도 화를 내지는 않았다. 나는 그게 너무 좋았다.

짜증스럽게 말을 시작해도 문장의 끝은 항상 내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가벼운 미소와 함께 끝나는 경우가 많았었다.

나는 멋쩍은 웃음을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거절당할 것 알면서도 이야기 한 거에요. 혜연씨가 다시 내 곁을 떠나가면 어떻게 하나...그런 걱정 요즘 솔직히 많이 해요. 지난 십 년 간 얼마나 고통스러워 했는지, 그렇게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혜연씨를 용기 내서 더 적극적으로 찾기 못 했었던 내 행동이 조금은 원망스럽기도 하구요 "


"미국에 오래 있었어요. 찾으려고 하셨어도 아마 못 찾으셨을 거에요. 그리고 선배, 난 결혼 같은 거 할 생각 전혀 없어요. 나는 있잖아요. 더 이상 남자들을 믿지 않아요. 물론 선배는 예외이기는 해요. 난 선배를 남자로 보는 게 아니라 정말 좋은 선배, 과거에 나에게 정말로 사심 없이 잘 해주었던 그런 선배로 기억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저랑 계속 이런 식으로라도 만나고 싶으신 의향이 있으시면 "


그녀는 말을 하다가 말고,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선배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우리 그냥 건배나 해요 "


그녀는 말을 하다가 그냥 자기 마음대로 멈춘 채로 나에게 건배를 제안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같이 마주보고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날 첫 번째 뜬금 없는 청혼을 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거절을 당했던 그날 나는 꽤나 많이 술을 마셨었다. 그리고 그건 그녀도 마찬가지였었다.


"남자들은 전부 개새끼들이에요. 나를 볼 때 그런 생각만 하죠. 쟤랑 자고 싶다는 그런 생각 말이에요."


그녀가 살짝 눈이 풀린 표정으로 나를 보고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했다.

술에 제법 취한 상황에서 그녀의 입에서 욕설까지 나온 상황이었다.


"난 아니에요."


나는 고개를 저으면서 대답을 했다.

난 그녀와 자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키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 많이 늦은 첫키스의 상대, 나는 그 첫키스의 느낌을 십 년 동안 잊지 못한 채로 살아왔었다.

물론 그 십 년의 긴 시간 동안 다른 여자와 잠을 잤었던 적도 있었고, 키스를 했었던 적도 있었지만, 그런 의미 없는 시도들은 오히려 그녀에 대한 그리움만 더 크게 만들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항상 내가 그녀에게 먼저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했었고 그녀는 내가 연락을 두 번 정도 시도를 하면 한 번 정도의 빈도로 받아주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 먼저 전화가 왔었다.


"선배. 바빠요?"


"아니요 전혀 혜연씨가 먼저 전화 주니까 너무 기분 좋아요 "


나는 아주 밝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대답을 했다.


"뮤지컬 페임 오리지널 팀이 내한 공연하는 거 선배도 알고 있죠?"


"그렇지 않아도 티켓 오픈 하고 한 시간 만에 전 타임 매진된 거 기사로 보았어요. 공연기간이 너무 짧아서 그런 것 같아요. 그거 아는 분에게 S석으로 두 장 부탁해 놓았어요. 티켓 받으면 같이 가요 "


나는 그녀의 질문에 하얀 거짓말을 했다.

매진 되었다는 것은 추측이었고 오리지널 팀이 내한 공연을 하는 건 기자니까 당연히 귀동냥으로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제 표만 구하면 되는 일이었고 어차피 그런 공연들은 협찬 기업체에서 표를 아도쳐서 대량 구매를 해 놓는 상황이기에 티켓을 구하는 것은 내 입장에서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상황이었다.


"우와 선배 너무 고마워요 "


그녀가 정말 밝은 목소리로 말을 했고 나는 그녀의 목소리에서 아주 오래 전 그 날에 내 노트와 함께 가나초콜릿을 답례로 건네 주었던 그녀의 밝은 미소가 눈 앞에 펼쳐지는 느낌이었다.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팀이 직접 공연을 하는 뮤지컬 페임을 같이 본 후에 우리는 저녁을 겸한 술 한 잔을 하러 이태리 식당에 들어갔다.

그녀는 뭐든지 잘 먹는 여자였다.


"내가 선배 항상 이용해 먹기만 하는데, 선배 화나고 그러지 않아요?"


그녀가 올리브 오일을 드레싱한 샐러드를 먹다가 말고 나를 보면서 물었다.

나는 그녀를 보고 웃으면서 대답을 했었다.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게 더 행복하다고 어떤 철학자가 말을 했던 것 같아요. 나는 그 의견에 백 프로 동의하는 사람이에요."


"선배 나랑 자고 싶지 않아요?"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하다가 말고 뜬금 없이 말을 한 그녀의 당돌함에 나는 살짝 당황을 했지만 그래도 바로 대답을 했다.


"자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키스를 하고 싶어요. 십 년 전에 혜연씨가 나에게 해 주었던 그 키스가 나에게는 첫키스였어요."


내 말에 그녀는 소리까지 내면서 크게 웃었다. 그렇게 한참을 웃던 그녀가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선배 그런 큰 신문사 기자 생활은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거에요? 그런 나이브한 마음으로 기자 생활을 할 수가 있어요?"


나는 여전히 환한 웃음을 그녀에게 지으면서 대답을 했다.


"일을 하는 모습은 지금과 백팔십 도 달라요. 혜연씨가 어떤 의문을 가지고 있는지 알겠는데 내가 일을 하는 모습과 혜연씨를 대하는 모습은 완전히 정 반대에요. 나는 혜연씨를 사랑하고 있지만 내 일은 솔직히 이제 애정이 다 식은 상황이거든요."


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을 한 후에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서 말을 했다.


"나랑 결혼해 주세요. 장난스럽게 가볍게 들리는 거 알겠는데 난 열 번이 아니라 백 번 정도는 찍을 생각이에요. 혜연씨에게 결혼해 달라고 백 번을 조를 생각이에요. 물론 이 정도 선에서 혜연씨 난감하지 않을 정도로 선을 지켜가면서 말이에요."


그녀는 내 말에 조금 심각한 표정이 되어서 대답을 했다.

말을 하기 전에 갑자기 내 손을 꼬옥 잡는 그녀였다. 내 손을 꼬옥 잡더니 선배가 싫어서 거절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그런 이야기를 서두로 계속 말을 이어나가는 그녀였다.


"아뇨 


난 있잖아요...선배와 결혼을 할 수가 없어요. 이건 선배가 좋고 싫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난 있잖아요. 선배에게 말을 할 수 없는 난잡한 과거가 있는 여자에요.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나를 거쳐갔는지, 일일이 선배에게 설명을 하기도 싫고, 생각 자체도 하기 싫어요. 난 남자들의 말을 믿지 않아요. 난 있잖아요, 선배와 딱 이 정도가 좋은 것 같아요. 더 이상 깊어지는 건 절대로 원하지 않아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난...남자 관계가 무척이나 지저분한 여자이니까. 나를 무슨 성녀 보듯이 대해주는 선배의 그런 태도는 그냥 나에게는 어울리지 않아요. 선배 이용해 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이젠 양심의 가책까지 어느 정도는 느낄 정도에요."


그녀는 똑 부러지는 당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이내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그렇게 길게 나에게 마치 변명을 하듯이 이야기를 했다.


"기분 상했어요? 내가 혹시 기분 나쁘게 한 거라면 사과할게요 "


이태리 식당에서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하고 난 이후에 그녀와 같이 거리를 걸으면서 내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녀가 내 두 번째 청혼을 아주 긴 이야기를 하면서 거절을 한 이후에, 그녀의 표정이 별로 밝지 않은 것 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선배가 왜 나한테 사과를 해요? 내가 뭘 그렇게 대단한 존재라고 "


그녀는 내 옆에서 나란히 걸으면서 말을 하더니 갑자기 내 팔짱을 꼈다.

나는 순간 몸을 움찔했다.

예고 없이 다가온 그녀의 스킨쉽에 솔직히 조금 놀랐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있잖아요. 나 지금 후회하고 있어요. 선배가 나한테 너무 뭐랄까 환상 같은 것을 가지고 있어서 그걸 깨주려고 조금 심하게 직설적으로 말을 한 건데, 꼭 오늘 그랬어야했나 하는 후회를 하고 있는 중이에요. 오늘 선배 덕분에 제일 좋은 자리에서 뮤지컬 공연도 정말 재미있게 감동적으로 보았고 식사도 근사한 곳에서 얻어먹었는데, 그냥 오늘은 아무 소리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를 하고 있어요 "


그녀는 내 어깨에 머리까지 살짝 기대면서 말을 하고 있었다.

하이힐을 신고 있는 그녀의 키는 나와 거의 비슷했다. 그녀의 향수 냄새가 내 코를 자극하고 있었다.


"술 한 잔 더 할래요? 나 지금 그냥 괜히 찜찜해서 술 마시고 싶은데 "


그녀가 조금 밝은 미소와 함께 나에게 말을 했다. 그녀의 미소를 보니까 나도 그냥 기분이 좋아졌다.

솔직히 아까 그녀가 내 두 번째 청혼을 거절했을 때 난 기분이 전혀 나쁘지 않았었다.

오히려 오늘 그녀가 내 청혼을 받아들였으면 그게 더 어색하고 이상했을 뻔한 상황이었다.

큰 기대 없이 그녀에게 차근차근히 접근을 하는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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