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NTR야설) 아내 스토리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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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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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화 〉



그녀의 키가 나보다 오 센티가 작은 백육십칠이라는 것은 그녀와 결혼을 한 이후에 그녀의 병원 신체검사 기록지를 보고 알 수가 있었다.

하긴 백육십칠의 키에 응원을 할 때를 빼고 평상시에는 항상 하이힐을 신고 다녔으니까 나와  항상 비슷하거나 더 커 보인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기말고사도 거의 다 끝나버린 어느 수요일의 늦은 저녁이었다.


나는 자취방에서 혼자 글을 쓰고 있었다.

라면을 삶아서 소주 한 병을 반주 삼아서 먹은 후에 나는 당시에는 꽤나 고가품이었던 중고 데스크탑 컴퓨터를 켜놓고 단편 소설을 쓰던 중이었다.

그해 겨울에 신문사에 신춘 문예를 투고하려고, 틈틈이 시간 나는 대로 쓰고 있던 단편 소설이었다.

비가 갑자기 후드득 소리를 내면서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창문을 열었다.

하루 종일 맑았던 하늘에서 정말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소주 한 병을 까서 기분이 알딸딸하게 좋았던 나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그렇게 혼자서 글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비가 억수 같이 쏟아지던 늦은 밤에 갑자기 누가 밖에서 자취방의 방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동아리의 선후배들에게도 진짜 친한 몇몇 외에는 자취방의 위치를 알려주지 않은 상황이었다. 매일 같이 술판이 벌어지는 아지트가 될까 봐.

그러면 조용히 글을 쓰는 내 저녁시간에 방해가 될까 봐 일부러 그렇게 했었던 상황이었다.

혹시 옆의 다른 자취방에 찾아온 손님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나는 자취방 문을 열면서 말을 했다.


"누구에요?"


그리고 잠시 숨이 멎는 것 같았다.

그녀였다.

나를 항상 선배라고 부르는 그 여자 

긴 머리를 휘날리면서 치어리딩을 하던 다이내믹한 몸짓을 보여주는 그 여자, 그녀 사혜연이 내 자취방 문 앞에 기댄 채로 서 있었다.

비를 홀딱 맞았는지 온 몸이 젖어 있었다. 그녀의 긴 생머리도 완전히 흠뻑 젖어 있었다.

술 냄새가 화장품 냄새와 함께 진동하고 있었다. 그녀는 몸을 비틀거릴 정도로 술을 많이 마신 것 같았다.


"선배 미 미안해요. 수...술이 너무 취했는데 갑자기 비가 너무 갑자기 많이 .와서 "


그녀의 혀는 꼬여 있었다.

그녀가 완전히 혀가 꼬인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감기 걸리겠어요. 괜찮으면 들어올래요? 나 혼자 있긴 하지만 "


흑심 같은 건 없었다.

그냥 흠뻑 젖어버린 미니스커트까지 흠뻑 젖어버린, 그 긴 생머리가 완전히 젖어서 머리에 착 달라붙어버린 그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서 그랬던 것 뿐이었다.

그녀는 벽을 잡고 방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녀의 미니스커트 안으로 속옷이 보였다. 팬티스타킹을 신었지만 속옷색깔이 확연히 보이고 있었다.


나는 바로 눈을 돌렸다.

나는 얼른 커다란 타월을 꺼내서 그녀의 젖은 어깨를 감싸주었다가 그건 별로 따뜻할 것 같지도 않아서, 내가 집에서 입던 츄리닝 윗도리를 꺼내서 그녀의 어깨에 둘러주었다.

그리고 타월은 그녀의 긴 다리 위를 가려주었다.

그런 후에 얼른 따뜻한 물을 끓여서 찬물을 조금 섞어서 미지근하게 만들었고 그걸 잔에 따라서그녀에게 내밀었다.


"선배...미안해요 "

"아.... 아니에요 "


나는 손까지 저으면서 말을 했다.

그녀의 눈 주위가  마치 팬더곰처럼 새까만 것이 번져있었다. 눈화장이 번진 것 같았다.

비가 와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아까 그녀는 내 자취방 앞에 와 있을 때부터 이미 울고 있었던 상황인 것 같았다. 눈알이 새빨갛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따뜻한 물을 마시고 조금 안정이 된 것 같았다.

술냄새와 화장품 냄새가 섞이면 뭐랄까? 남자를 미치게 만드는 정말 오묘한 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

그런 오묘한 향기를 풍기고 있는 그녀가 나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남자들은 왜 다 그래요? 사람 마음 갈기갈기 다 찢어놓고 "


그녀는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모르겠는 그런 혼잣말을 하더니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갑자기 엉엉 울기 시작했다.

나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그녀는 정말로 한참을 내 자취방에서 울었다. 아무런 말이 없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펑펑 눈물을 흘린 그녀였다.

나는 방의 한 쪽 구석 벽에 등을 기대고 행여나 그녀가 우는데 내 움직임이 방해가 될까 봐 그냥 숨을 죽이고 가만히 있었다.

솔직히 지금 다시 생각을 해 봐도 그녀가 그날 도대체 몇 분이나 울었는지 나는 짐작을 할 수가 없었다.

결혼 후에 아내는 역시나 그날 밤에 있었던 일은 대충 기억을 해도 자신이 울었다는 것은 기억을 못하는 것 같았다.

지금 내가 생각을 해 보건대 최하 15분에서 최대 30분 정도는 울지 않았었나 하는 추측이었다.

그때는 솔직히 너무 긴장을 해서 시계를 볼 생각조차도 못 했었던 상황이었다. 그녀와 내가 좁은 내 자취방 안에 함께 있었으니까 말이다.

울음을 멈춘 그녀는 억지로 나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선배 미안해요 술 먹고 갑자기 찾아와서 이런 추한 꼴 보이고 "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나저나 드라이기가 없어서 어쩌죠? 옷을 말려야 할 것 같은데 "


나는 그녀의 흠뻑 젖은 옷을 보면서 말을 했다.


"나 샤워 좀 해도 괜찮을까요? 선배 옷 좀 빌려줄 수 있어요?"


그녀가 나에게 말을 했고, 나는 대답도 하기 전에 일어나서 여분의 편한 츄리닝 바지에 군에 가기 전에 입었던 문학 동아리 티셔츠를 꺼냈다.

미칠 것만 같았다. 자꾸만 발기가 되는 것이었다. 나는 동정이었다.

스물네 살에 동정이라는 것이 창피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했지만 어찌되었든 나는 동정이었다.

군에서 수도 없이 많은 마스터베이션을 했었다.

전역을 하고 이 자취방에 자리를 잡은 이후에도 항상 마스터베이션을 했었고 말이다.

동정이라는 견고한 유리벽을 창녀의 몸을 빌려서 깨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나중에 정말 아름다운 연애를 해서 자연스럽게 깨자는 그런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 다른 건 몰라도 내 동정을 깨는 기억은 먼 훗날 내 글의 소재가 될 수도 있으니까 

꼭 그러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온수 보일러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그녀가 혼자서 간신히 샤워를 할 수 있는 작은 내 자취방의 욕실로 들어가서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물소리가 멎은 후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내 츄리닝 바지에 너무도 익숙한 내 동아리 티셔츠를 입고 있는 그녀가 모습을 보였다.

화장이 완전히 지워진 그녀의 얼굴을 그날 처음 보았었다.

나는 그녀의 화장기 없는 얼굴을 보고 그 당시의 그 순간에 그런 생각을 했었던 것이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한 것 같았다.

이 여자를 위해서라면 내 목숨도 바칠 수 있겠다는 그런 조금은... 무모한 생각을 말이다.


그녀는 어리석은 여자라는 생각을... 그날 처음 그녀를 처음 보았던 스물한 살 이후로 정말 처음 했었다.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이 저토록 청순하고 아름다운데, 왜 맨날 쥐를 잡아먹은 듯이 새빨간 립스틱을 칠하고 다니는 것인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화장이란 미모가 안 되는 여자들이 자신의 원판을 감추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그녀는 그게 아니었다.

자신의 청순함을 일부러 감추기 위해서 화장을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렇게 그녀의 화장기가 모두 지워진 맨 얼굴을 보면서 깊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그녀는 나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선배 나 옷걸이 좀 몇 개만 ."


그녀가 나에게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했다. 세탁소에서 세탁물을 줄 때 같이 주는 그 철사로 만들어진 옷걸이.

나는 그걸 그녀에게 몇 개 집어서 내밀었고 그녀는 욕실에 벗어놓은 그녀의 젖은 옷가지들을 그 옷걸이에 차곡차곡 널었다.

벗어서 옷걸이에 걸어놓은 그녀의 미니스커트가 정말 손바닥만한 것 같았다.

저렇게 작은 스커트를 어떻게 입고 다니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발기가 풀리지 않았다. 나는 계속 흥분된 상태였다. 아니 흥분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스물한 살 때부터 짝사랑하기 시작했던 여자였다.

스물하나..둘 셋 그리고 스물네 살이 되어 나는 지금 그녀와 좁은 방 안에 같이 있었다.

내가 제정신으로 정상 호흡을 하기가 벅찬 이유는 다른 게 아니었다.

나는 그녀를 너무나도 많이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 첫사랑 군에서 그 어려운 지옥 같은 순간들을 이기게 해주었던 나의 하나뿐인 베아트리체, 하지만 진짜 소중한 존재는 감히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내 주변머리에 그녀의 손목 한 번 잡을 용기가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선배 정말 무리하고 막무가내인 부탁인데, 나 구석에서 조용히 잠만 좀 자고 가면 안 될까요? 자정도 넘었고 이 꼴로 가기가 좀 그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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