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아내 스토리 3 (NTR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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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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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가 지나고 그렇게 한 달 정도가 지났을 무렵 그 교양수업 시간에….조금은 당황스러운 일이 벌어졌었다.

수업이 시작하고 십 분 정도가 지났을 무렵에 뒷문으로 들어온 그녀가 많이 비어있는 자리들을 놓아두고 내 옆에 자리를 잡은 것이었다.

수업에 집중을 하기가 힘들었다.


청바지에 흰 남방을 입고 있는 그녀에게서 화장품 냄새가….풍기고 있었다.

나는….수업에 제대로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그녀는 너무도 태연히 수업을 듣고 있었다.

그렇게 수업이 끝나자마자…바로 책을 가방에 넣고 자리를 뜨려는 나에게 그녀가 먼저 말을 걸었다.


"저기…선배…."


그녀는 딱 두 마디만을 했을 뿐이었는데…. 나는 심장이 너무나도 심하게 뛰어서… 어떻게….이 상황을…진정시켜야 하는지…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저…저 말이에요?"


나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그녀를 보았었다.

그녀가 나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가서 잠깐 이야기 좀…."


그녀는 많이 당황해 하는 나와는 달리…너무도 태연한 모습으로 나에게 말을 했었다.

우리는 교양 수업이 있던 그 건물의 앞 쪽 벤치에 나란히 앉았다.

햇살이 아주 쨍쩅하게 내려 쬐던…..초가을의 어느 날이었다.


"저는….영문과 1학년 사혜연이라고 해요… 다른 게 아니라…선배가 수업 시간에 필기를 참 열심히 하시는 걸….제가 보았는데…얼마 뒤가 중간고사잖아요… 죄송하지만 제가 선배 노트 좀 복사를 해도 될까요? 수업은 듣지만…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말이에요…."



너무도 당당한 말투였다. 말로는 죄송하다고 말을 했지만… 표정이나 행동은 조금도 죄송하지 않은 것 같았다.

나는 그녀의 당돌한 요청에 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바로 가방에서 내 노트를 꺼내서 그녀에게 내밀었다.


"지금 바로 주셔도 괜찮아요? 선배는 시험 공부….."


그녀는 지금 바로 내가 그걸….내밀지는 몰랐다는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말을 했다.


"괘…괜찮아요….중간고사 아직 2주 남았잖아요. 다음 주 수업 때 돌려주세요…."


나는 어색한…..대답을…정말 아주 간신히 하고서…먼저 벤치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나보다 1년 후배인데…나는 그녀에게….반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아주 공손한 경어를 써가면서 말을 하고… 먼저 벤치에서 일어나서 길을 따라 걸었다.


"선배…."


그런 나의 뒤통수에 대고 그녀가 나를 불렀다.

나는 무슨 로보트가 반응을 하는 것처럼 바로 뒤를 돌아서 그녀를 보았다.

그녀가 나를 보면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고맙습니다…선배…. 복사 뜨고…다음 주에 드릴 게요…"


그녀는 나랑 아주 오래 전부터 친했던 사이처럼… 환한 웃음과 함께…손을 흔들면서….나를 보고 말을 했다.

눈이 부시도록 환한 햇살 속에서 나를 보고 환하게 웃는 그녀의 표정이… 그날…내 마음 속으로 들어와버렸다.

그때는 솔직히 그런 생각까지는 하지 못 했었다. 그녀가…내 여자가 될 것이라는…

그건….정말 허무맹랑한 꿈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냥….그랬었던 시절이었다.


나는 살짝 고개를 숙이고….아주 빠른 걸음으로… 그 건물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나는…가슴이 두근거렸다.

내가…지난…봄에…그녀가 하는 응원단 공연을 몰래 쫓아다니던….그런 한심한 놈이라는 것을…그녀가 알게 되는 것이 두려웠다.

지금 다시 생각을 해 보면…그건…말도 안 되는… 불가능한 일이었겠지만 말이다.


그 다음 주 수업에….그녀는 역시나 조금 늦게 들어와서 내 옆에 앉았다.

그리고 내 노트를 나에게 내밀었다.

노트를 펴자 가나 초콜릿 한 개랑 작은 쪽지가 들어있었다.

나는 그걸 다른 책 사이에 숨겼다.

그녀가 보면 어떻게 하나 하고 조심스럽게 그걸 숨겼는데…그녀는 그런 내 행동을 가벼운 미소와 함께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 노트를 받아서 다시 열심히 필기를 했다.

그날….강의가 끝난 후에 혼자 도서관 구석자리에 앉아서 그녀가 내 노트 사이에 끼워둔 쪽지를 조심스럽게 펴 보았다.



"선배


노트복사 잘 했습니다. 글씨…상당히 깔끔하게 잘 쓰시네요.

선배처럼 글씨 잘 쓰는 사람 거의 못 본 것 같은데… 이번 중간고사 너무 걱정인데, 혹시 어떤 부분에서 출제가 될지 써머리 같은 거 도움 좀 받을 수 있을까요?


추신 : 우연히 노트 뒤에 쓰신 선배의 습작들을 읽었어요. 시 잘 쓰시는 것 같아요. ^^"



그녀의 쪽지를 거의 한 열 번쯤은 반복해서 읽은 것 같았다. 두근거리는 심장이 멈추지를 않았다.

특히나 웃는 눈 모양을 표시한 그 기호는…. 나를 거의 미치게 만들 지경이었다.


중고등학생 시절… 누군가를 좋아하고, 누군가를 만나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남자 중학교…남자 고등학교….여자를 만날 기회 자체가 없었다.

아니….주변에 재주가 좋은 놈들은 다들 여자를 만나고 다니곤 했었지만, 나는 솔직히 독서실에서 공부만 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난 시절의 이야기….




그렇게 정말 오래 전의 기억들을 꺼내서 생각을 하니까, 이상하게….아내가 보고 싶었다.

지금 현재 시점의 아내 얼굴이 너무나도 보고 싶었다.

내 오래 전 기억 속에 살아있는 아내의 모습들이 지금 내 머릿속에 가득 찬 상황이었다.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그렇게 생각이 떠오른 것이었다.


내가 보아서는 안 될 아내의 과거 사진을 보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아내와 내가 처음 만났었던 그 과거의 순간들이 소환된 것이었다.

싱가포르와의 시차는 겨우 한 시간 차이였다. 서로 시간 차이가 거의 안 나는 상황이었다.

나는 전화기를 들어서 아내에게 문자를 보냈다. 전화를 그냥 바로 할 수는 없었다.

아내가 혹시나 회의라도 하고 있으면 아내에게 폐를 끼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잘 지내고 있지? 이번 출장은 정말 긴 것 같다. 4일이나 지났는데, 이제 겨우 절반이네. 밥 잘 챙겨먹고 수고 많이 해."


뭔가 더 길게 문자를 쓰고 싶었지만, 마땅히 쓸 말이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갑작스럽게 아내의 그런 과거 사진을 보게 되었고, 그 사진을 본 충격 때문에 아내와 처음 만났었던 그 순간까지 추억을 소환했고….

그러던 와중에 보내는 문자였기 때문이었다.



일요일 오후였다.


토요일이야 그렇다고 해도, 보통 일요일날 일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아내는 아니었다.

아내는….일요일에도 일을 하는 경우가 가끔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집에서 나와 같이 쉬다가도 회사에서 연락을 받고 일요일 오후에 급박하게 출근을 했었던 적이 왕왕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내가 일요일에 일을 한다고 해서 이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전혀 없는 상황이었다.


문자를 보내고 삼십 분이 지나자 솔직히 조금 뭐랄까 초조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일반 문자가 아닌 카톡이었기 때문에 아내가 확인을 했는지 아닌지 내가 바로 알아 볼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내는 삼십 분이 지나도록 확인을 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나는 그냥 아내가 바쁜가 보다 하는 생각에 더 이상 카톡을 보내지 않았다.

평소의 아내 버릇대로라면….밤 늦게나….확인을 했다는 표시가 될 것이 분명했다. 아내는 바쁠 때면…항상 그랬었다.


국내에 있는 상황이든….해외로 출장을 간 상황이든 항상 그랬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뭐 새롭고 그런 건 아니었다.

나는 다시 아내의 노트북에 집중을 했다.

그리고 아내의 이메일에 있는 그 첨부 파일을…. 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그냥 보기만 해도 너무 기분이 나빠지는 사진이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다시 아내의 이메일 계정이 열려 있는 창을 닫았다.


로그아웃 하지 않고 그냥 창만 닫은 후에…. 전원을 끄지 않고 절전모드로 바꾸었다.

처음 내가 아내 노트북을 열었을 때의 환경을 그대로 다시 재현해 놓은 후에 나는 아내의 노트북에서 손을 떼었다.

아내의 노트북은 처음과 마찬가지로 아내의 책상 위에 얌전히 모셔져 있는 상황이었다.


* * *


10일이라는 시간은….아니 9박 10일이라는 시간은 막상 신경을 끄고 지내니까,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지나간 것 같았다.

처음 4일은 되게 느리게만 가는 것 같더니, 나중 6일은 정말 번개같이 지나간 것 같았다.

나는 아내에게 공항에 픽업을 나가겠다고 했지만, 아내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답장을 보냈었다.


아내에게 문자가 도착을 했다. 인천공항에 무사히 도착을 했다고 말이다.

함께 했었던 일행들과 간단하게 저녁 식사를 하고 헤어진다는 문자가 왔다.


나는 아내에게 카톡을 주로 보내는 편이었지만, 아내는 내가 카톡으로 보낼 때만 카톡으로 답장을 할 뿐….자신이 먼저 문자를 보낼 때는….거의 일반 문자 위주로 나에게 소식을 전달하고는 했었다.

그리고 밤 열한 시가 다 되어서 아파트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삐삐삐 소리가 여섯 번 울렸다. 그리고 현관문이 열렸다.

나는 바로 현관문 앞으로 가서 섰다. 너무도 기다리던 반가운 얼굴이 바로 내 앞에 있었다.


"고생 많았지?"


나는 환하게 웃으면서 아내의 캐리어를 받아 들었다.

긴 생머리를 위로 말아 올려서 하나로 묶고 있었기에 아내의 흰 목선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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