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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여인의 정사 - 11장. 제 2의 살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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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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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그것을 높이 쳐들었다.

그는 눈을 찔끔 감았다.

허리띠가 바람소리를 일으키며 그의 몸을 후려쳤다.


그는 온 몸을 비틀었다.

살갗이 찍어지는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허리띠는 계속해서 그의 몸을 사정없이 후려치고 있었다.

그는 거실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입에 붙여져 있는 테이프 때문에 비명 소리는 한 마디도 입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았다.


그는 결렬하게 몸부림쳤다.

그러다가 축 늘어지고 말았다.


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욕실 바닥에 내동댕이쳐져 있었다.

다행히 입에 붙여져 있던 테이프는 떼어져 있었다.


"내가 누군지 알아?"


여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여자의 눈은 살기로 번뜩이고 있었다.


"모, 모릅니다."


그는 황급히 부인했다.

여자를 알고 있었으나 여자를 안다고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되면 여자를 죽이러 온 사실을 자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


여자가 묘하게 입을 비틀며 웃었다.


"왜, 왜 이르죠? 난 그냥 도둑질을 하러 들어왔을 뿐입니다. 도둑질 하려 들어온 사람을 이렇게 다루는 것은 너무 심하지 않습니까?"

"망치!"


"예?"


그는 화들짝 놀라서 대답했다.


"본명은 김인필, 소매치기 전과자, 불야성 양마담의 기둥서방..."

"어, 어떻게 그런걸..."


"김민우를 네가 죽였지?"

"아, 아니요."


"붇는 대로 솔직히 대답하지 않으면 네 놈을 그냥 두지 않겠어."


여자는 다시 허리띠를 치켜들었다.


"말하겠습니다. 제발..."


그녀는 허리띠를 내렸다.


"말해 봐."

"김민우를 죽였습니다."


"왜 죽였지?"

"양마담이 시켰습니다. 양마담이 시켜서 강철구에게 죽이라고 했습니다."


"양마담은 왜 김민우를 죽이라고 시켰어?"

"모릅니다."


"내가 누군지 알아?"

"모릅니다."


다시 허리띠를 망치의 얼굴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그만. 그만...홍보옥입니다."

"홍보옥이 누구야?"


"이재우의 부인입니다."

"이재우는 어떻게 되었어?"


"자살했습니다."

"왜 자살했어?"


"모릅니다."

"몰라?"


"예. 모릅니다."

"폭풍이 불던 밤 홍보옥과 딸을 네놈이 윤간했지?"


"아닙니다. 난 그런 짓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누가 했어?"


"모릅니다."


여자의 손에 허리띠가 다시 허공에서 바람을 일으키며 방치에게 날아갔다.

망치가 데굴데굴 구르며 비명을 질러댔으나 그것만은 자백 하지 않았다.

그것까지 자백하면 미쳐 날뛰는 여자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그는 간파하고 있었다.


얼굴이 찢어지고 피가 튀었다.

여자의 발가벗은 나신도 이내 피투성이가 되었다.


"지독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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