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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야설) 첫 사랑, 첫 혼외정사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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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의 모텔은 내륙 쪽보다 두 배 이상 비쌌다.

나는 속으로 침을 꿀떡 삼키며 카드를 제출하는 동안 주희는 모텔 로비에 앉아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있었다.

내가 그녀를 향해 걸어가자 그녀는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녀에게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고 들어가게 해달라는 듯이. 절대로 자기 의지로 다른 남자와 모텔에 들어가진 않았다는 알리바이를 만들려는 것 같았다.


“자기 전에 먼저 샤워할게요. 남자는 나중에 하는 거예요. 시간이 걸릴지도 몰라요.”


그녀는 옷을 그대로 입은 채 샤워실로 들어갔다.

아마도 삼십 분은 걸리나 않을까 싶어 모텔을 걸어 나와 한 십여 분을 걸어서 미니마트에서 작은 미니 와인과 일회용 와인잔 두 개를 샀다.

객실로 들어가니 물소리는 멈추었지만, 여전히 불이 켜져 있었다.


문이 열리고 아까 전의 옷을 그대로 입은 그녀는 머리가 촉촉이 젖어 있었다. 그리고 화장을 지우지 않은 대신 다시 손본 듯했다.

아이섀도의 방향이 넓게 확장되어 있었고 루즈는 빨간색 대신 와인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내가 샤워실에 들어가니 거기가 촉촉이 젖어 있었다. 발기는 되어 있지 않았지만 나도 모르게 조금씩 뭔가가 새어 나온 것이었다.

거기서 변기 옆의 휴지통을 발견했을 때 끈끈한 액체가 묻은 휴지가 몇 장 있었다.

주희가 부주의로 휴지통을 닫지 못했겠지만 설마 조금 전 깊은 키스와 애무 때 여자도 뭔가를 흘릴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만취할 일이 없이 반 사이즈의 화이트와인을 한 잔씩 나누고 나는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하였다.

그녀는 미소와 함께 눈을 감았고 나는 그녀를 일으킨 뒤 깊은 포옹을 했다.


그녀를 감싸 안아 올렸다. 그녀 입으로 47킬로라고 했지만 내겐 40 정도로밖에 느껴질 정도로 가벼웠다.

주희는 얌전히 모든 것을 내가 하는 대로 따랐다.


그녀를 침대 위에 눕힌 뒤 나는 셔츠와 러닝을 벗었다. 바지 혁대를 푸는데 어느덧 성기가 발기되어 있었다.

아직은 그녀 앞에서 창피하다. 결국 뒤돌아서서 바지를 벗고 팬티마저 벗어버린 뒤 침대에 누웠다.

아, 나도 드디어 여자랑 이런 걸 한다고 하는 뿌듯함과 동시에 가슴이 두근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에게로 몸을 돌려 그녀의 목을 잡아끌고, 깊은 입맞춤을 나누려 했다.


그 말에 나는 스위치를 찾아 헤매다가 완전히 깜깜한 어둠이 되도록 했다.


“오빠. 그 옆의 건 작은 불같으니까 그건 남겨둬요”


그녀가 확인한 스위치를 나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다시 그녀 옆에 누웠을 때 내 성기는 발기상태가 죽어 있었지만 어스름한 무드램프와 그녀의 화장이 어울리면서 그녀의 얼굴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세 번째로 깊은 키스신을 벌이기 시작했다.

주희의 치마는 어느덧 위로 말려져 있었기에 내 눈은 그녀의 얼굴을 응시하면서 손은 그녀의 치마를 들치며 팬티를 찾기 시작했지만, 역시 아까처럼 그녀의 손이 내 손을 제지했다.

이젠 누가 볼 사람이 없는데. 남편이 여길 찾아올 리도 만무하고.


“오빠. 조금 있다가 넣어요. 그보다는 가슴....”


내 손은 그녀의 원피스 어느 부분을 열어야 할지를 몰라 자칫하면 그녀 가슴 부위를 찢을뻔했다.

주희는 스스로 두 손을 가슴 쪽 부분에 넣고 어떻게 조작하니깐 그녀의 가슴이 드러났다.

그리고 자기 손으로 밴드레그 브래지어를 풀어 옆으로 휙 던졌다.


그녀의 유방은 아주 크지도, 그렇다고 작지도 않았고 어둠 속에 비친 그녀의 젖꼭지는 까맸다.

나는 여자의 유방이 푹신하면서도 어떤 압력으로도 완전히 눌리지 않는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아아으으으.......아하아” 


그녀의 유방을 입으로 빨기 시작하자, 그녀는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개의 유방을 번갈아 가며 키스하고 빨다가 지루해질 때가 되어 고개를 들어 그녀의 목을 빨기 시작했다. 

특히 그 부분에서 주희의 신음소리가 커졌다.

그다음 다시 두 입술이 포개어지고 그녀의 혀와 내 혀가 만나서 씨름하기 시작한다.


어느덧 내 손은 다시 그녀의 엉덩이까지 내려갔다.

티팬티는 아니었지만 얇고 작게 디자인되었고 끝 선에 레이스가 달린 예쁜 팬티였다.

하지만 한 손으로 그녀의 겨드랑이를 애무하며 다른 한 손만으로 팬티를 끌어 내리기는 힘들었다.


“오빠....두 손으로 하세요....천천히....서두르지 마세요.....”


그녀의 충고는 자기를 존중해달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두 손을 그녀의 엉덩이 양옆에 대고 팬티를 잡으러 의외로 휙 움직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주희의 팬티를 내릴 때 그녀는 익숙한 동작으로 히프를 들어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여 주었기에 어렵지 않았다.


작은 크기의 팬티로서 그녀의 큼지막하며 단순하지만은 않은 그녀의 히프에 딱 달라붙었던 팬티를 끌어내리는 건 어려울 줄 알았지만, 그녀의 협력 작용으로 인해 팬티는 어렵지 않게 끌려 내려왔다.

그건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팬티 벗겨지는 동작에 익숙한 그녀의 동작 때문이다.


완전히 그녀의 팬티를 발목까지 끌어내리자 나는 승리에 도취한 자의 전쟁노획물인 것처럼 그녀의 팬티를 들어 올려보았다.

아주 작고 예쁜 팬티에 불과했는데 이토록 내 속을 아까부터 썩이고 있었다.


주희 팬티의 앞부분은 살짝 젖어 있었다.

주희는 외간 남자에 의해 팬티를 빼앗긴 치마를 다시 내리고 두 다리를 쭉 뻗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하얀 허벅지 안쪽을 애무하기 위하여 그녀의 무릎 사이에 손을 넣었다.


“아아아”


그녀의 치마를 그녀의 아무런 저항 없이 완전히 걷어 올렸다.

그 큰 헝겊 쪼가리가 젖혀지자 어둠 속에서 검은 동굴의 실루엣이 드디어 내 눈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여자의 거기가 저렇게 생겼다는 걸 나는 처음 알았다. 처음으로 조우한 보지라는 것은 생각보다 그리 예쁘지만은 않았다고 생각한다.

터널 위의 촘촘하지만 길지는 않은 음모들. 그리고 양 외음부를 구성하는 덮개들.

그 안에 반쯤은 열려 있는 동굴.


나는 그녀의 보지를 손으로 만질 것인가, 입술로 키스할 것인가를 고민했지만 오래가진 않았다.

거기서 흘러나오는 왠지 모를 시큼한 비린내는 적응되기 힘들어서였다.

여자의 벌려진 보지와 주변은 반들반들했고 약간 울퉁불퉁하기도 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다음엔 용기를 얻어 그녀의 허벅지를 들어 그녀의 엉덩이 쪽의 항문을 바라보았다.

어둠 속에서 깊고 어두운 항문이 수줍은 듯이 나를 향해 사인을 보낸다.

내 입술은 그녀의 보지보다 항문에 먼저 키스하였다.


“하얏, 간지러워욧!” 


그녀는 몸서리치기 시작했지만 이미 야수로 변한 나는 그녀를 완력으로 찍어 누르며 그녀의 항문을 마구 핥았다.

항문 주름과 구멍을 번갈아 가며 쪽쪽 소리를 내며 쭈쭈바를 먹듯이 그녀의 항문에 때가 빠지기라도 할 것처럼 항문을 먹었다.


“으아하으으으으”


주희의 신음소리와 울음소리가 구분되지 않는 이상한 소리를 내었다.

내 얼굴이 그녀 엉덩이에서 빠져나왔을 때 그녀의 표정은 완전히 일그러져 있었다.

그쯤 되고 나니 내게도 이상한 용기가 생겼다.

냄새고 뭐고 자시고 할 것 없이 보지 정도를 핥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내가 그녀의 보지를 핥기 시작했을 때 그녀의 두 손에 의하여 내 머리카락이 뽑힐 듯 했다.

정말 그녀가 거부하는 것일까? 거부하더라도 나는 하고야 말 것이다. 아까처럼 창피하게 멍하게 서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 내 혀는 그녀의 보지와 그 아래를 거쳐 항문을 번갈아 움직였다.

그리고 나는 상체를 일으켜 다시 그녀와 입맞춤하려 할 때 그녀는 갑자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녀의 고개를 강제로 바로 세우고 강제적으로 입맞춤을 할 때 그녀는 눈을 질끈 감으며 몸을 이리저리 돌리려 했다.


“키스하지 말아요. 찝찝해요. 지저분하단 말이에요!”


갑자기 왜 키스를 거부하는 것일까. 그보다 더한 행위도 이미 벌어졌는데.

나는 또다시 기분이 상했고 더 이상 키스를 시도하진 않았다.

그 대신 그녀의 상체를 일으켜 세운 뒤 그녀의 미니원피스를 벗기려 했다.


“잠깐만요. 제가 벗을게요”


그녀는 조심스레 헝클어진 미니원피스를 스웨터를 벗듯이 신중하게, 얼굴에 닿지 않게, 아마도 화장을 망가뜨리려 하지 않으려는 듯이 벗었다.

스스로 원피스를 벗을 정도라면 나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었다.

참으로 알 수 없는 여자의 심리였다.

내가 그녀를 눕혔을 때 그녀는 단말마의 비명을 질렀다.


“앗참!! 깜빡 말 안 했네요! 오빠! 콘돔, 콘돔! 그거 해야 해요, 오빠, 잠깐만요.”


나는 아랑곳없이 그녀의 무릎을 벌리고 성기를 밀어 넣었다.

한번은 정확한 삽입지점을 몰라 미끄러졌고 두 번째는 그녀가 몸을 비트느라 미끄러졌다.

하지만 세 번째에 정확하게 어느 살과 근육 속으로 쑤욱 들어가는 느낌을 알 수 있었다.


“하아아아으으읍......” 


그녀가 그 삽입에 반응하는 신음과 약간 입술을 찡그리는 표정으로 삽입에 성공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사실 삽입 자체가 어렵지 않았고,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쑤욱 들어간 것은 뭔지 금세 KO로 끝나버린 권투경기를 본 것처럼 싱거웠다.


그곳이 진짜 거기일까 하는 의심에 나는 살짝 엉덩이를 뺐다가 다시 넣기를 두세 번 반복했다.

그 피스톤 운동은 일종의 정확한 장소에 대한 점검 차원이었다.


“으으으아...”


그녀의 표정과 신음에서 정확한 곳이라는 걸 확신하자 나는 계속해서 피스톤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제일 낭패인 순간은 뒤로 빼던 순간에 아예 내 성기가 빠져버린 것이었다.

다시 넣어서 네다섯 번 조금씩 빼고 다시 욕심부려 크게 하려 하면 아예 빠진 상태에서 허전한 모텔의 차가운 공기에 성기가 휩싸이는 것이었다.


내 성기는 항상 그녀의 보지에 들어가서 그 안에서만 움직여야만 했다.

그리고 왠지 남자로서의 망신살도 느껴지기도 하고, 그녀에게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했다.


솔직히 보지 속에 내 자지가 그리 쉽게 아무런 물리적 저항 없이 삽입될 수 있었다는 것에 놀랐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런 사연은 좀 복잡하다.

잘 뚫리는 보지라 하더라도 남자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 쉽게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했고, 나와 지금 관계를 갖는 여자는 처녀가 아닌 결혼생활 6년 차의 주부라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땀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고 주희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입술을 반쯤 벌린 채 신음과 거친 호흡을 내뿜고 있었다.

콘돔을 잊었다며 급히 서두르던 그녀는 아주 잊어버린 듯했다.

나는 서서히 지쳐갔지만 온 힘을 다해, 전신전령으로 계속 성기를 넣고 빼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가끔 그녀의 목을 빨았다.

그럴 때 그녀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아아아아....."


마치 고지가 저기인데 여기서 쓰러질 순, 무너질 순 없었다.


"아. 안돼. 안돼. 아직....시작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나는 적어도 피스톤 운동을 한 시간은 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 되질 않았다.


"아아!, 으흐흐흐흐으..........헉헉! 아하!"


나는 주희의 무릎을 더 펴서 벌리고 사정을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사정되는 순간 그녀의 보지 속 깊숙이 내 성기를 완전히 잠기게 한 뒤에 괄약근에 힘을 빼버렸다.


줄줄이 무언가가 내게서 빠져나가는 느낌......

휴! 한숨을 내쉬었다. 숨이 차고 노곤한 느낌의 그녀는 사정의 순간을 안듯 조용히 눈을 감고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한참을 가만있다가 나는 그녀의 몸속에 꽂힌 성기를 빼내었다. 번데기처럼 쪼그라들고 끈적한 습기를 머금은 성기를.

그리고 그녀의 옆에 누워 숨을 몰아쉬었다.


한참을 있다가 주희를 돌아보았다. 돌아누운 주희의 어깨가 들썩거리고 있었고 훌쩍거리는 그녀의 울음 섞인 숨소리가 들려왔다.

억지로 그녀의 어깨를 잡아 내게 돌려놓았을 때 그녀의 뺨의 파운데이션 자국은 마스카라의 검은 국물로 인한 자국이 나 있었다.

나는 그 눈물의 의미를 알 순 없었지만, 그녀를 다시 한번 가볍게 안았다.


색색거리며 숨을 내쉬던 그녀의 뜨거운 콧김은 서서히 잦아들어 가고 있었다.

비록 서로의 땀으로 범벅이 되긴 했지만 부드러운 양가죽 같은 그녀의 생생한 피부와 맞대고 있는 것은 여전한 행복이자 생전 처음으로 하는 경험이다.


주희는 미모가 있는 여성이었지만, 처음과 두 번째 만날 때는 전혀 꾸며질 않았고 제복 내지는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의 투박한 모습이었었다.

이 여인은 내 앞에서 여자가 될 각오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겉으로 내세웠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살을 맞대보니 세상에 이런 피부를 가진 여자는 없을 것 같았다.


깜빡 눈을 떠보니 객실은 훤해져 오고 있었고 내 옆에 내게 기대어 있던 주희의 자리는 약간의 온기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리고 창문이 달려 있지 않은 폐쇄구조의 욕실 바닥으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나를 깨우지 않고 일어난 게 분명했다. 샤워를 하고 있을 줄 알았건만 물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혹시 샤워실에 들어가 목을 맨 건 아닐까 하는 불필요한 불안감마저 엄습했지만 지금 욕실 문을 열 수는 없었다.

그때 서야 내가 정말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부녀와 모텔에서 정사를 하다니.



샤워실이 잠겨 있어서 문을 열진 못하고 앞에 머리를 갖다 대자 뭘 하는지는 모르지만, 인기척이 들렸기에 안도하며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서 벌컥벌컥 마셨다. 

잠시 후 헤어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젯밤 모든 것을 다 허용한 그녀였지만 여전히 서로의 선을 지키고 가리고픈 건 가리는 여자라는 생각이 들자 그녀가 더 사랑스럽고 정이 간다.

내겐 여자와의 첫 경험, 그녀에겐 첫 혼외정사. 우리 모두에게 소중하면서도 의미가 있는 경험이었을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 생각대로 계획대로 된 것은 많이 없었다. 나는 모든 게 서툴렀고 매사에 서둘렀다.

그녀는 나의 말과 행동이 답답하면서도 놀랍기도 했을 것이다. 게다가 그녀가 원치 않고 거부했던 질내사정은 그녀를 당황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런 부분은 사과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시간은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문이 따지고 열리면서 나타난 그녀는 긴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있었지만 나를 바라보며 함박 웃었다.

어쩌면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눈에 남아 있는 눈곱을 보고 우스워서일지도 모른다.


“저 이제 다 끝났어요. 오빠 차례에요”

“그래. 수고했어”


나는 양치질을 먼저 하고 샤워를 시작했다.

번데기처럼 줄어든 페니스에서는 끈적한 것들이 말라붙었는지 녹았는지 오징어 냄새 같은 게 피워 올랐다.

샤워를 끝내고 옷을 입으면 무엇을 해야 하나? 까마득하게 아무런 생각도 나질 않았다.

한꺼번에 모든 걸 성취해 버려서인지, 아니면 내가 홑몸이 아니란 걸 알아서 뭔가의 책임 의식이 필요했는데, 어떤 행위로 책임을 져야 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방금 화장을 지운 그녀의 얼굴은 발그스레하게 홍조가 나 있었고 눈빛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던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런 그녀를 상대로 뭘 어떻게 주도해야 할지가 까마득한 것일 게다.

아마 그녀는 옷을 입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옷을 다 입었을지도 모르겠다.

가져온 것이라곤 레깅스용 미니원피스와 작은 팬티와 밴드레그 브래지어.


그녀가 지루하게 기다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밤을 같이 지낸다면 겉옷이라도 여벌을 하나 챙겨야 한다는 걸 깨달은 것도 하나의 경험이 아닐까.

숨이 턱턱 막혀올 때까지 더운물로 정신을 차리고 머리를 말리고 모텔에 갖춰진 싸구려 스킨로션과 밀크 로션을 바르고 옷을 입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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