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청춘예찬 33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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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넌 내것이 될거야..나의 여신-

 


발신자는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여신?'


 

승민에게서만 들었던 말이다. 하지만 승민이 이런 변태성이 농후한 문자를 보낼리가 없다.

그녀는 자신이 승민 말고도, 다른 학생들에게 공공연히 여신으로 불리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가장 먼저 승민을 떠올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승민오빠가 이런 문자를 보낼리는 없고...누가 장난치는 거지?'


 

사람들은 휴대폰 액정을 보고 있는 채윤을 힐끔힐끔 바라보았다.

스커트에, 살짝 두툼한 자켓을 입었을 뿐이지만, 채윤의 모습은 마치 후광이 비추는 것처럼 광채가 난다. 

여행 가는 것을 감안해 늘 신던 구두 대신 단화를 신었지만, 그것마저도 깜찍하게 잘 어울리는 그녀였다.

 


"오빠!"


 

채윤은 저쪽에서 헥헥대며 뛰어오는 승민을 보며 금새 미소를 지었다.

승민은 연신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채윤 앞으로 달려왔다. 가을이를 보내고 와야 해서 살짝 늦은 것이다.



"미안 미안. 많이 기다렸어?"

 

"음...오분 정도요. 늦었으니까 오빠가 밥사요."


"으윽...알았어."

 


채윤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팔짱을 꼈고, 승민은 그런 그녀를 한참이나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진짜 이쁘다...'

 


평소에는 성숙하게 옷을 입는 채윤이지만, 오늘만큼은 깜찍한 여학생 같은 옷차림이다. 게다가 설레어 보이는 미소, 승민은 주위에서 쳐다보던 말던, 그저 그녀만 눈에 보일 뿐이었다.



'귀여워 죽겠네..'


"오빠 .여긴가 봐요."


"응..그러네."


"겨우겨우 찾았네요."


"미안해.차가 있으면 가기 쉬울 텐데."


"뭘 그런 걸로 미안해해요. 전 기차 타는거 좋아해요."


 

자리에 앉아서 멋적은 듯 머리를 긁적이는 승민을 보며 채윤은 전혀 상관없다는 듯 웃어주었다. 사실 승민도 알고 있었다.

귀하게 자랐을 채윤이 기차를 좋아할 리 없다. 아마, 탈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고급 승용차의 승차감에 더 익숙해져 있을 그녀일 것이다. 

학교를 다닐 때는 지하철을 타고 다녀서, 승민은 그녀가 얼마나 잘 사는 줄 몰랐지만, 그녀의 집과 아버지를 본 이후로는, 뭘 해도 채윤에게는 미안한 맘만 들었다.



'에휴...가난한 학생이니...그 흔한 렌트카라도 렌트하는 거였는데.'


 

사실 승민은 예전에 과외로 용돈을 번 적은 있지만, 대부분 학교에서의 연구에 몰두하는 시간이 많았다.

아직까지는 부모님이 보내주는 생활비로 살아야 하는 처지다.



"이제 돈 벌면 재밌는 여행 종종 가자."


"좋아요."


 

채윤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창가쪽을 바라보았다. 날씨가 화창해서 창문으로 빛이 들어온다.

그 빛을 받아 눈이 부신 듯 살짝 얼굴을 찡그리는 채윤. 승민은 그런 그녀를 보기만 해도 지루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어느새 두 사람은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



"오빠는 여행 많이 가봤어요?"


"여행? 아니....가봤을리가 있나.."



그의 중얼거림에 채윤은 장난스런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해 보인다.


 

"그래요? 의외네요. 바람둥이도 안 해본 게 있다니..."


"으윽! 자꾸 그 말할래?"



"왜요? 맞으면서..."


"아냐. 맹세코 처음이야. 여자랑은 커녕 남자랑도 가본적 없어. 수학여행 빼고."


"왜요?"


"글쎄...왜..라기 보단. 당연한 거였지.여행 같은 거 신경 쓸 겨를도 없었고..."


 

같이 갈 여자친구도 없었다...라고 하려다가 승민은 그만두었다. 가을이나 하은이를 채윤에게 또 상기시키는 일이 되어버릴까 봐 염려되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채윤은 그가 숨긴 말은 알아채지 못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여자친구들하고도 간적 없어요."


"엥?왜?"


 

승민은 이해가 안된다는 듯 되물었다. 채윤에게는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었다.

물론 남자들이야 그녀의 외모와 도도한 매력에 반하는 거겠지만, 채윤 정도가 되면 여자 애들도 좋아할 만한,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집에서..반대하니까요. 그리고 저도 가고 싶지 않았던 것도 있어요. 입시때도 그랬고.."


"그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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