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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토리 야설) 아내의 비밀스러운 직업 - 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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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상 위에 붙어있는 인터폰을 눌렀다.


“네. 사장님.” “이봐. 김 실장 좀 불러와.”

“사장님. 지금 김 실장님은 출타 중이십니다.”

“어디 갔나?”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알았네.”


나는 눈앞에 모니터를 주시했다. 인터넷 성인사이트에 나와 있는 한 코너에서 나는 내 아내가 벌거벗고 다른 남자와 뒹구는 것을 볼수있었다.

다행히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있었지만 나는 그녀가 확실히 내 아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때 그 이후로 김 실장의 행동은 눈에 띄게 변했다. 아내는 이틀에 한 번꼴로 김 실장을 불러들여 섹스를 즐겼고 집안 살림은 엉망이 되어갔다.

한번은 김 실장을 불러 회사를 그만둘 것을 얘기했지만 그는 웃으며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다만 그가 알려준 한 인터넷사이트에서 아내를 보게 되었고 그것이 나에게 족쇄로 작용한다는 것을 나는 아주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아마도 지금 김 실장은 내 집에서 내 아내를 품고 있을 것이다.


나는 전화기를 집어 들고 집 전화번호를 눌렀다.

뚜르륵~뚜르륵~ 전화가 한참 울린 후에야 아내의 숨 가쁜 음성이 들려왔다.


“헉헉...여..여보세요.”

“나야.” “여..여보...왜?..빨리 말해...”

“많이 바쁜 가 보지? 김 실장하고 같이 있나?”

“어...그래...아...”

“지금도 김 실장하고 섹스하고 있는 건가?”

“아...그래요...당신도 하고 싶으면 빨리 와...”

“그러지...”


나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잠시 모니터를 주시했다. 양쪽 다리를 활짝 벌린 채 자신의 음모를 주무르고 있는 아내의 모습이 보였다.


‘걸레 같은 년.’


서랍을 뒤져 신문지에 둘둘 말려있는 물건을 꺼냈다. 오늘 새벽 남대문시장을 들러 찾아낸 나에게는 아주 귀한 물건이다.

신문지를 펼쳐내자 길이 25cm 정도의 날카롭게 빛나는 은색 나이프가 눈에 들어왔다.

손잡이는 약 10cm 정도에 손에 잘 맞게끔 가운데 부분이 홈이 파진 채로 굴곡이 져 있었고 그 앞쪽으로 15cm의 양날이 날카롭게 빛나는 칼날이 보였다.

검지를 칼날에 살짝 대자 순식간에 피가 흘려 내렸다. 아주 날카로워서 초보자들도 웬만한 가죽 정도는 쉽게 뚫을 수 있다고 했던가.

잠시 그것을 바라보던 나는 다시 신문지에 곱게 싼 후 양복 안쪽 주머니에 찔러 놓고 컴퓨터를 끈 후 사무실을 나섰다.


오늘 나는 차를 타지 않고 집까지 걸어가려고 한다.

그동안 나는 아주 많은 생각을 할 것이고 또 내가 행하려 하는 것에 대한 모든 계획을 머릿속에서 여러 번 반복할 것이다.

나는 새 인생을 시작할 것이다.

아까부터 따가운 햇볕이 내 머리를 향해 쏟아지고 있었다.






(EPISOD1 속편)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져 오는 것을 간신히 참고 몸을 일으켰다. 나는 잠시 상체만 일으킨 채로 정신을 차리기 위해 두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

방안을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화장실로 들어가 차가운 물을 머리에 덮어쓰자 정신이 조금 맑아졌다.

머릿속으로 어제의 일이 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분명히 무슨 일이 있었는데 기억하기가 쉽지 않았다.

꿈인지 환상인지 떠오르는 것은 한참 아내가 촬영을 하고 내가 그것을 지켜보는데 그것이 촬영이 아니라 실제로 남자배우와 섹스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갑자기 가슴이 쿵쾅거리며 요동질 치기 시작했다.


“도..도대체...”


나는 어제 있었던 무언가를 기억해내기 위해 온정신을 집중했다.


언제부턴가 나는 아내와 남자들의 섹스를 지켜보며 내 물건을 꺼내 들고 자위를 하고 있었다.


"당신도 저년과 하고 싶은 거야?"


갑자기 감독이 나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대단하지 않나? 저렇게 끝내주는 계집은 처음 보는군. 낄낄...

맞아.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난 지금 이 카메라를 당장 던져버리고 저 애의 보지 맛을 보고 싶어.

후후. 조금만 참으라고...상민이 녀석 끝나고 저년 입 속에다 한번 하지 그래?"



“으아아아~악”


나는 터질 듯이 아파져 오는 머리를 부여잡고 소리를 질렀다. 기억이 돌아왔다. 생생히.


어떻게 된 것인지 이미 모두 떠나고 이곳엔 나 혼자 남아있었다.

나는 서둘러 모텔을 나와 차에 올라탄 후 서울 쪽으로 거칠게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집에 전화를 해보았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우선 차를 신사동으로 몰아 기획사가 있는 사무실로 올라갔다.

다행히 사무실은 열려있었고 몇 명의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었다.


“쾅.” 


나는 거칠게 사무실 문을 열어젖히고 안으로 들어섰다.


“당신 뭐야.”


안쪽에 앉아있는 뿔테안경의 사내가 가장 선임인 듯 자리에서 일어서며 소리쳤다.


“내 마누라 어딨어. 이 개새끼들아.”

“뭐야. 이 사람이 미쳤나. 여기 당신 마누라가 어디 있다고 그래.”

“그래, 나 미쳤다. 이 개새끼야. 너 이리로 와봐.”

“꺄아악~”


내가 한 걸음 다가서자 여직원들이 뒤로 물러서며 소리를 질렀고 한 명의 남자 직원이 자기 상사를 지키겠다는 듯이 뿔테안경 앞을 가로막았다.


“야. 이 새끼야. 내 마누라가 바로 정인숙이다. 어딨어? 당장 말해. 안 그러면 내가 널 오늘 죽여버릴지도 몰라.”

“야 이 미친놈아. 도대체 정인숙이 누군데 여기에 와서 그 여잘 찾고 그래.”


나는 그제야 내가 너무 흥분한 나머지 아내가 가명을 쓰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냈다.


“그래 정민정. 내 마누라가 여기서 쓰는 이름이지. 이제 알겠지? 내가 누군지?”

“정민정이라고? 흠흠...”


뿔테안경이 손수건을 꺼내 이마의 땀을 닦아내며 머뭇거렸다.


“그럼 진작에 그렇게 말씀하시지. 아니 뭐가 그리 급하다고 그 난리요.”

“뭐. 뭐야?”

“참 나. 이쪽으로 오시오. 어서..”


놈은 일어서 한쪽 문을 가리키며 태연히 나에게 손짓했다. 나는 순간 놈의 태연함에 겸연쩍어져 그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똑똑...


뿔테가 문을 노크하더니 나를 안쪽으로 안내했다. 커다란 가죽 의자에 거의 누운 듯 기대어 앉아있는 비대한 거구의 남자가 보였다.

그를 보는 순간 나는 아내와 나, 둘 다 헤어 나올 수 없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네가 민정이 남편이라고?”


그는 말을 할 때마다 얼굴 근육이 유난히 실룩거렸는데 눈가에서 턱밑에까지 길게 그어져 있는 상흔이 따라 움직이며 보는 이로 하여금 섬뜩함을 느끼게 했다.


“그...그렇소.”

“이리 와서 앉아.”


나의 몸은 생각과는 달리 명령투인 그의 말에 반응하고 있었다.


“흠...그래..여긴 무슨 일이야?”

“그..그걸 몰라서 묻습니까? 당. 당신들이 나와 내 아내에게 한 짓을...말이오.”

“뭐?”



~쾅~


사내가 책상을 치며 버럭 소리를 질렀고 나는 순간적으로 몸이 움찔하며 뒤로 물러섰다.


“이봐. 잘 들어. 네 녀석의 마누라는 제 발로 여기를 찾아왔고 우린 계약대로 영화를 찍고 돈을 주었을 뿐이야.”


그는 책상 서랍을 열고 서류뭉치를 내 앞에 던지고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읽어봐. 그리고 양수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도 네 상황을 잘 판단해.”


나는 그가 던져준 서류를 대충 훑어보았는데 거기에는 5년간 기획사와 전속계약이 맺어져 있었고

만약 기획사와의 지시에 위반하거나 계약을 지키지 못할 시에는 1억 원의 위약금을 물게끔 되어있었다.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계약이...”

“후후. 말이 안 돼? 말이 안 되면 네놈 하고 싶은 대로 해봐. 경찰에 고소를 하던지...그럼 알게 될 거야.”

“좋소. 계약은 그렇다고 치고 그럼 당신들이 나와 내 아내에게 했던 짓을 신고할 수도 있소.”

“하하하. 너 정말 멍청이구나. 감독 놈한테 대충 들었다. 그런데 어떻게 무엇을 당했다고 신고할 테냐?

너와 네 마누라가 내 직원들과 그룹섹스를 했다고 신고를 할 거냐? 아니면 너와 내 직원들이 네 마누라를 강간했다고 신고할 테냐?”


나는 분노와 치욕으로 온몸이 떨려왔지만, 그의 말은 맞았다. 내가 그들을 상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내 아내는 어디 있소?”

“지금쯤은 집에 있을 것이다. 곧 일본으로 촬영하러 가야 할 수도 있으니 감독을 만나봐. 앞으로 네놈 마누라의 매니저는 너다. 하하하. 재미있군.”


놈의 웃음을 뒤로한 채 난 사무실을 서둘러 빠져나왔다. 우선은 아내를 만나야 했다.

열쇠를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불도 켜지 않고 소파에 앉아있는 아내의 모습이 보였다.


“불 켜지마.”


내가 다가서자 아내의 흐느낌이 들려왔다. 지금 나는 아내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아니면 다독거려줘야 할지, 아무 판단도 서질 않았다.

담배 한 대가 다 타들어 갈 때쯤 아내가 입을 열었다.


“미안해. 모두 내 잘못이야. 이혼하자면 할게. 모두 당신 시키는 대로 할게.”

“이혼?”


아내의 말에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올랐다.


“이혼하자면 다야? 잘못은 네가 다 저질러 놓고 뭐 이혼하자고? 그래 이혼하자. 시발 좆같이.”

“이게 나 혼자 잘못한 거야? 당신이 실직만 하지 않았으면 이런 일도 없었잖아. 난 먹고살기 위해서 우리 식구를 위해서 그런 거라고.”

“먹고살기 위해서 옷을 벗고 다리를 벌렸어? 그게 제정신이야?”

“뭐라고? 내 덕에 차 사고 이사하고 외식할 때는 언제고?”

“휴~그만하자. 다 그놈들 꾐에 넘어가서 이렇게 된 거라고. 대책을 세워야지.”

“흑흑흑...”


아내의 눈물에 가슴이 저려 왔다.


“미안해. 당신 말이 맞는다. 화내서 미안해. 진짜 죽여야 할 놈들은 그놈들인데.”


나는 팔을 뻗어 아내를 끌어안았다. 아내는 내 품으로 더 깊숙이 파고들며 흐느꼈다.






하네다공항 도착 예정을 알리는 기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창밖으로 하네다공항의 모습이 조그맣게 눈에 들어왔다.

고개를 돌리자 내 어깨에 기댄 채 잠들어있는 아내의 모습이 보였다.


“휴우~”


나도 모르게 한숨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일 주일 전 두 사내가 나에게 찾아왔었다. 하나는 감독이고 또 한 사내는 처음 보는 근육질의 사내였다.


“오랜만이오. 김 선생.”

“개새끼.”

“후후. 이런...나에게 무슨 감정이 많다고. 내 덕에 좋은 경험 했으면서...”

“뭐야? 이 새끼가.”


내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감독에게 달려들자 옆에 서 있던 근육질의 사내가 내 팔을 잡고 꺾었다.


“이봐. 말로 하지. 우린 얘기를 하러 왔다고. 어떡하겠나?”

“알았다. 그만 팔을 놔.”


사내의 악력은 대단했다. 잠깐 잡혔던 팔 한쪽이 벌써 욱신거렸다.


“자 잠깐 앉읍시다.”


그는 마치 제집이라도 되는 양 성큼성큼 걸어들어오더니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안방에서 문틈으로 이쪽을 주시하던 아내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거실로 나왔다.


“아. 민정 씨 오랜만이야?”

“당신은 그만 들어가. 어서.”


나는 막무가내로 아내를 방에 들여놓고 그와 마주 앉았다.


“무슨 일이야?” 


감독은 빙긋이 웃더니 주머니에서 봉투를 하나 꺼내 탁자에 올려놓았다.


“비행기 티켓이야. 날짜는 일주일 후고.”

“이게 무슨 짓이야.”

“이런. 꼭 일일이 설명해야 하나? 일본 쪽하고 계약이 이뤄졌어. 당신 마누라를 아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일본 팬이 있는데 ...후후후

아무튼 아주 좋은 조건이야. 그러고 보면 당신 행운아야. 저런 이쁜 미모에 능력까지 겸비한 마누라는 얻기 힘들거든.”


“닥쳐.”

“그쪽에 도착하면 안내원이 있을 거야. 혹시 계약위반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참고로 돈을 낸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는 일이 하나 더 있지.”


감독이 옆의 사내에게 눈짓하자 그가 양복 안주머니에서 두툼한 서류 봉투를 하나 꺼내놓았다.


“그럼 나중에 보지. 가자.”


감독과 사내가 가고 아내가 방에서 나왔다.


“다 들었어요.”


탁자에 그들이 두고 간 서류 봉투가 보였다.

봉투를 개봉하자 비디오테이프가 하나 나왔는데 나와 아내는 그것이 무엇인지 안 보고도 직감할 수 있었다.





아내의 이름이 쓰인 피켓을 들고 있는 한 사내가 보였다. 그의 앞으로 다가가자 그가 형편없는 한국말로 말을 걸어왔다.


“아..밍죵상 되시므니까?”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뒤돌아 밖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그는 멋지게 빠진 검은색 세단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걸어가더니 뒷문을 열어주었다.

어디로 가는 것인지도 알지 못한 채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가로수만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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