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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키넷 야설) 회색인간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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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분노의 시작


신장 175cm 시력 좌우 1.0 몸무게 63kg 현 한광대학교 2학년 재학중. 이것이 그의 모습이었다. 

이름 최영훈. 남보다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은 가장 평범한 사람중의 한명. 친구들은 그를 보고 미들맨이라 불렀다. 

뭐든 중간위치에 있는 그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말인지도 몰랐다.


딱!딱!


"얼라리? 뭔놈의 구멍이 이렇게 안파인다냐!!"

"짜샤 구멍은 아무나 파는 줄 아냐?!"


뿌우연 연기속에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당구에 열중한다. 

예나 지금이나 불황이 없는 장사중에 하나다. 

모든 대학생들이 그렇듯이 당구란 필수불가결의 원리다. 

당구 못치는 애들은 아예 사람 취급을 못받을 정도니... 


영훈이는 친구들과 어울려 당구를 치고 있었다. 

과내에서 유일하게 친하게 지내는 형주와 진형이, 몹시 내성적인 성격의 영훈이라 처음 대학교에 입학해서 친구를 사귀기가 힘들었었다. 

자기pr을 적극적으로 하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소극적인 성격의 영훈이는 과 학생들의 관심밖의 대상이었다. 


처음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을 때 영훈이는 벌써 주눅이 잔뜩 들어 있었다. 

사실 말이 좋아 오리엔테이션 이었지 한마디로 선,후배가 의기투합해서 술마시는 술판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얼싸좋다 하며 술을 마셨지만 영훈인 그럴수가 없었다. 

오히려 속으로"저녀석 들은 고등학교때부터 술을 마셨나?.."하는 의아심이 들 정도였다. 

특히 여학생들이 오히려 남학생들 보다 술을 더 잘마신다는 사실에 그저 놀랄뿐이었다. 


영문과라 그런지 남,여학생의 비율이 50대50 정도 였다. 

선배가 권하는 술을 거절하다 웬지 다른 친구들이 자기를 우습게 보는 눈치가 보여 홧김에 마셨다가 방안에다 오바이트를 하는 불상사가 생겼었다. 

다음날 아침 어제 밤의 일을 떠올리고 괜한 주눅이 들어 다른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 계속 되고 있었다.


형주와 진형이를 사귀게 된 동기는 다름아닌 당구 때문이었다. 

갓 입학한 다른 친구들은 보통 150~200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었다. 

강의가 끝나고 당구장에 모여 신나게 당구에 열중하는 친구들의 모습이 너무 부러웠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고등학교 다닐 때 당구 좀 배워둘걸..."


자신이 한심하게 생각됐다. 사건은 5월 중순 캠퍼스 축제가 한창 무르익을 때 시작됐다. 

영문과 국문과 1학년 당구대항전... 평소 라이벌 의식이 깊은 두 과에서 당구대항전이 벌어졌다. 

개인전 우승은 다마수 250의 국문과 학생이 차지했다. 겐페이는 영문과 승리... 남은건 쓰리 겐페이만 남았다. 

그런데 시합 규정상 다른 게임에 출전한 선수는 중복되게 나올수가 없었다. 

또 하나 세명의 선수 중 한명은 그 과에서 가장 다마수가 낮은 사람이 나와야 한다는 거였다. 

결국 150을 치는 형주와 80을 치는 우형이, 그리고 30을 치는 영훈이가 출전하게 되었다. 

반면 국문과 에서는 200다마 두명과 짜다고 소문난 300다마 치는 놈이 어디선가 숨어있다 나왔다.


"에이!!볼것도 없겠네!!"


벌써 영문과 에서는 절망적인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억지로 큐대를 움켜진 영훈이의 손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그때.


"어이. 나 왔어!!"


문 쪽에서 들리는 목소리.. 진형이가 땀을 뻘뻘 흘리며 문앞에 서있었다.


"얌마!! 이제 오면 어떡하냐"

"느려 터져가지고.."


영문과에서 환호성이 터지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것이 진형이야 말로 영문과 최고수였다. 300다마...... 

결국 우형이가 빠지고 영훈이와 형주,진형이가 선수로 구성됐다.


"야..영훈이 너 30다마?..히로는 없으니까 걱정말고 질러라"...

"거럼 거럼!!"


진형이와 형주의 자신있는 말투에 영훈이는 조금 안심이 되었다. 

사실"나 때문에 지면 어떡하지"...하는 걱정이 영훈이를 긴장시켰기 때문이었다..... 


당구시합은 그야말로 팽팽하게 진행되었다. 

고수들의 틈세에서 영훈이도 고군분투 했으나 난생처음 잡아본 큐로 당구를 친다는건 어려운 일이었다. 

가뜩이나 과 여학생들도 대부분 참여한 자리라 영훈이 얼굴엔 식은땀이 가득했다.


"호호! 웬일이니? 영훈이 쟤 당구 정말 처음치나봐.."


이런 소리가 들려올때마다 얼굴이 화끈 거렸다. 그러나 진형이의 활약으로 스코어는 1대1. 마지막 최종 시합이 시작됐다. 

막상막하의 경기 끝에 국문과가 먼저 가락 한개를 풀고 마지막 하나를 남겨 놓았을 때 영문과는 가락 두 개를 남겨 놓았다. 

완전 가락구가 영훈이 차례에 섰으나 어이없이 삑사리~~ 

무안해진 영훈이가 얼굴을 붉히고 있자 형주가 농담 비슷하게 위로를 해줬다. 

그때까지 영훈이는 알다마 4개를 풀었을 뿐이다. 

결국 국문과의 승리....영훈이는 자기 때문에 진것같아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쉽다는 듯한 표정의 진형이가.


"야! 영훈이 당구 좀 배워야 겠다.."라고 싱겁게 말하고는 다른 친구들과 몰려 나갔다. 

그 사건 이후로 영훈이는 거의 광적으로 당구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상대는 영훈이와 진형이였다.


"오케바리!!!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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