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유부녀야설) 섹스청부업자 - 5부

작성자 정보

  • 밍키넷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민수야, 잘되고 있는 거 맞지?"


작업이 끝나고 사무실로 돌아갈 때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똑같은 질문만 하는 철호를 보며 민수 또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똑같은 대답을 반복한다.


"철호야, 한동안 괜찮다고 했는데 또 그 의심병 도진 거냐?"

"나도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아냐? 의뢰인이 허구한 날 전화를 하니깐 그러지"

"한두 번 겪는 일이냐? 사람이 이제는 적당히 넘어갈 줄을 알아야지"

"그래도..."

"그래 이 자식아! 알았다. 알았어"


내내 장난기를 유지하던 민수의 눈에 순간적으로 장난기가 사라지고 진지해진다.


"음. 너도 대충은 내 패턴을 알아서 예상을 하겠지만 지금 상황은 아주 좋다고 말할 수 있어"

"그렇지"

"하지만 항상 내가 말하는 거 있지? 여자는 감정적인 동물이라 변수가 많다고"

"그렇지"

"지금은 상황이 좋다고 생각을 하지만 이게 정말 상황이 좋은지는 나도 몰라. 단순히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황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뿐이지"

"매번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불안해지는데?"

"맞아! 일부러 내가 불안함을 느끼려고 이런 말을 꺼내는 거야"

"..."

"항상 마음속에 불안감을 가지고 수많은 경우의 수를 머릿속에 생각을 해놔야지 돌발상황이 일어나면 적절하게 대처를 할 수가 있지"

"그래서 네가 이 바닥에서 최초이고 또 최고 아니겠냐?"


철호의 칭찬에 민수의 얼굴에 뿌듯함이 느껴진다.

.

"풉. 내가 최고가 아니라 우리가 최고다! 너의 그 정보수집 능력과 물질 동원 능력이 없다면 내가 있겠냐?"


갑자기 남자끼리의 대화가 진지해지자 철호가 얼굴을 붉히며 주제를 환기 시킨다.


"닭살 돋는 얘기는 그만하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쳇... 재미없는 자식"


약간의 투정을 뱉은 민수가 이제는 정말 본론을 말하려는지 속사포 같이 입을 연다.


"일단 오늘 그년을 달아오르게 만드는 데는 성공한 것 같다. 심장 소리가 아주 요란을 떨더라.

상상 이상으로 반응이 좋고 얼굴과 몸매도 군침이 돌아서 참느라고 힘들었다.

가사가 기억나지도 않는 애국가만 즉석에서 창작했다"


"참았다고? 분위기 좋으면 그냥 마무리하지 그랬어?"

"오늘 했으면 일이 더 쉬워졌을 거야. 하지만 그뿐이야. 단순히 엔조이로 변질할 우려가 크지"

"그래서 오늘은 달아오르게만 만들고 다음번에 마무리하겠다? 또 당연히 연락처도 안 물어봤을 테고 밤새 아쉬움에 너를 그리워하며 허벅지를 송곳으로 찌르는 그녀에게 우연으로 접근하겠다?"


"잘 아네~ 그러고 나서 자연스럽게 유부녀가 아니라는 거짓말을 유도한 후 마무리 지으면 끝나지. 이제 네가 해야 할 일도 잘 알겠지?"


민수의 말에 조금은 소심해 보이던 철호가 버럭 소리를 지른다.


"이놈아! 나랑 상의도 없이 전략을 수정하면 어쩌자는 거냐? 나라고 항상 모든 상황에 맞춰서 밑밥을 깔 수 있는 줄 알아?"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내는 화는 유달리 무서운 법이다. 민수가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철호의 눈치를 본다.


"미리 문자라도 할 걸 그랬나."


민수의 조심스러운 눈치작전에 철호의 표정이 풀리는 게 감지된다. 아마 철호 역시 단순한 투정이었나 보다.


"사람은 항상 정해진 시간, 정해진 길로 다니게 돼 있어. 내가 누구냐? 문제 될 거 없다"

"역시 철호 네가 최고다!"

"근데 넌 진짜 그 버릇 좀 고쳐라. 나도 내 생활이 있는데 이렇게 함부로 전략을 수정하면... 어휴. 오늘도 밤새야 하나?"


민수의 얼굴에 미안함이 가득하다.


"이년 성공하면 너도 먹게 해줄게."

"됐다. 나도 이제 곧 유부남인데 가정에 충실해야지. 아차!"


철호의 갑작스러운 감탄에 민수가 의문을 표한다.


"아차?"

"민애 그년 동생 민아에 대해서 정보가 들어왔더라""그래? 읊어봐"

"고딩이라서 별다른 건 없더라"

"고딩?""그래 고3이더라고. 조심해. 잘못하면 물린다."

"오랜만에 고딩이라서 이거 흥분되는데? 가끔 별미를 먹어줘야 하는데 말이야."

"조심해. 복어일 수도 있다."

"그 나이 때는 그저. 남들이 좋다고 하면 나도 좋고. 남들이 멋있다고 하면 좋고. 오히려 공략하기가 쉽지!

""어쨌든 조심하고 대충 정보에 대해서 말해줄게."

"그래""고딩이라서 별달리 특이한 점은 없고, 매일 6시부터 12시까지 서면동에 제일 독서실이라는 곳에서 공부하더라"

"범생인가 보네?"

"그래, 성적은 학급에서는 2등, 학년에서는 13등이니깐"

"으음... 범생이라..."

"미모는 역시 핏줄 탓인지 제법 떡잎이 보이지만, 언니와는 다르게 여중, 여고를 다니는 범생이라 아직까지 남자친구는 못 사귀어봤고"

"남자에 대한 로망이 마음속에 가득하겠구먼"

"대인관계도 원만하고. 아차! 밤 12시에 독서실이 끝나면 아버지가 독서실 앞으로 데리러 온다."

"공주님이구만"

"그리고..."

"그리고?"

"없다. 끝!"


한창 시나리오를 그리던 민수의 머릿속에서 순간적으로 혈액 공급이 중단된다.


"참나. 정보가 너무 없는 거 아니야?"

"고3이 다 똑같지. 발 사이즈라도 알려주랴?"

"됐다. 됐어. 그건 그렇고 다음 개시일이 언제냐?"

"일요일 6시쯤? 4시쯤에 나랑 만나자"

"아니, 그년 말고, 동생 년 말이야"

"아. 그건 일요일 12시 전에 언니 년 빨리 마무리 짓고, 동생 년한테 가자"

"힘들겠구먼..."


전체 1,808/ 1 페이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