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청춘예찬 34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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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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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그건 안돼.'

 


승민이 정신을 조금씩 잃어갈때에, 그의 눈앞에 무언가가 보였다. 

그것은 투명한 유리병이었다.



-potassium hydroxide-



유리병에 붙어있는 라벨.



승민은 그것이 수산화 칼륨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더불어,그것이 신체에 엄청 좋지 않은 위험물질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사진하는 사람들이 촉진제로 쓰는 것이었지만, 승민은 그런 화학물질이 왜 그곳에 놓여 있을까 하는 실없는 생각따윈 하지 않았다.

그는 조금씩 손을 뻗어 시약병을 움켜쥐었다. 

다행히도 동철은 승민을 눌러대느라 전혀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죽어...죽여버리겠어 이자식..."


 

이미 채윤에 대한 잘못된 사랑의 방식으로 인해, 그는 살인은 해선 안된다는 기본적 윤리조차 인식하지 못한채, 승민을 제거 하는것이 숙명인양 어서 그가 정신을 잃기 만을 바라고 있었다.



"아직..큭...못죽어 자식아...큭..."



승민은 목이 눌린 상황에서 힘겹게 입을 열며 한손으로 시약병의 뚜껑을 열었다. 그리고 망설임없이 시약병을 동철을 향해 휘둘렀다.



"크아아아아악!"



단말마의 비명이 울리며,승민을 누르던 속박은 풀어졌고, 그는 얼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혹여나 약품의 범위안에 들까봐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얼른, 빨리 채윤을 구하기 위해서 였다.



"으아아악..내눈...내눈!!"

 


안경이 없던 탓에 동철의 눈에도 약품이 튄 모양인지 그는 데굴데굴 굴르며 괴로워했다. 

하지만 승민은 그곳에 눈길조차 주지 않고 채윤에게 달려갔다.



"채윤아!채윤아!"



승민은 얼른 그녀의 입과 손을 풀어주었다. 

그녀는 눈물이 가득한 얼굴로 승민의 품에 안겼다.

갑작스레 긴장이 풀리자 승민의 몸은 축하고 늘어져 버렸다.



"오빠...오빠..."



그녀는 태어나서 이렇게 울어본적은 처음이었다.

그녀의 눈물방울이 채윤의 품에 힘없이 기대진 승민의 얼굴로 방울방울 떨어져 내렸다.



"야...너 사귀는거 왜이렇게 힘드냐...어드벤쳐 수준이다야.."



실없는 그의 농담에도 채윤은 연신 하얗고 이쁜 손으로 입을 가리며 울었다.

왜 우는지 몰랐다.

슬퍼서도 기뻐서도 아니었다.

그저 끊임없이 눈물샘에서 눈물이 솟는다.



"오빠가 구해줬으니까..그러니까 됐잖아요.."


"그러길래....납치 조심하랬지? 쿨럭!"



승민은 연신 기침을 해대었다. 뒷목이 빳빳하게 굳는 느낌도 들었다.



삐뽀..삐뽀...



창밖으로 희미하게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그가 어느집으로 들어가고 부터 이상한 기운이 감지된 김실장이 신고를 한것이지만, 승민과 채윤이 그런 사실을 알리가 없었다.



"미안해요..나때문에...오빠는 매일..."


"여신사귀는게 이렇게 힘들어서야..."



승민은 실없는 농담을 하며 그녀의 무릎위로 고개를 떨궜다.

그간의 피로와 아픔이 한번에 밀려온 탓이다.

채윤은 계속해서 승민의 볼을 쓰다듬어 주었다.



"잠시만...잠시만 쉴게.너무 힘들다."



채윤은 숨을 몰아쉬며 중얼거리는 승민을 보며 밝게 웃었다.

비록 눈물이 그녀의 눈가를 뒤덮고 있었지만, 그것은 세상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미소였다.



"고마워요. 늘 지켜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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