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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야설) 섹스에 눈을 뜨다!!! - 1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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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택시를 내려 사무실로 향하면서 휴우! 긴 한숨을 내쉬었다.

남들에겐 별스럽지도 않은 일을 나만 혼자 무슨 거창한 일을 한 것처럼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다. 

나는 혼자 특수 훈련을 끝낸 기분이었다.

사무실에 올라오니 퇴근 시간이 다 되어서인지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모두들 돌아와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 

나도 오늘은 공쳤으니 내일의 계획을 세워야 했다. 

수첩을 뒤지고 인명부를 뒤지며 내일의 스케줄을 짰다. 

오늘 실적이 없어 보고할 일은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기분이 좋았다.

온갖 상상을 했다. 리얼돌을 받아서 든 남편의 모습이었다.

신기한 듯 여기저기 뜯어 볼 것이다. 재미있어할까?

신기해할까? 불결하다고 버리지는 않겠지? 혹시나 거실에 앉아서 가위질해 버릴지도 모른다.

그래도 내가 주는 선물인데 이쁨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했다.


사실, 남편이 좋아서 한 선물은 아니었다. 상품이 탐나서 산 것도 아니었다.

민서와의 사랑에 걸림돌이 될까 봐 사 주는 리얼돌이었다.

남편의 관심이 그리로 쏠리라고 사 주는 인형이었다.

나 대신 마누라 역할을 잘해 주기를 기도했다.

인형이지만 남편을 만족시켜 준다면 나는 민서와의 사랑에 거리낌을 줄일 수 있다. 부담이 줄게 될 것이다.


집에 오니 어느 날이나 마찬가지로 남편은 컴퓨터, 아들은 TV를 보고 있었다.

집안이 어수선한 것도 매한가지였다.

나는 역시 남편에겐 눈길도 주지 않고 아들에게 동화책 한 권을 쥐여주고 세면장으로 향했다.

샤워를 했다. 내 몸에서 냄새는 나지 않았을까?


소득 없이 바쁜 날이었다.

찜질방이라도 갔어야 하는데. 어영부영 보내버린 하루였다. 실적도 하나도 없이.

샤워하고 나오니까 아들은 소파에서 내가 쥐여준 책을 읽고 있었다.


“엄마 먼저 잔다.”

“예. 엄마.”


나는 아들 방으로 향했다. 곁눈으로 보니 남편도 나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포기했나? 여자가 고프지 않은 건가? 세컨드라도 생겼는가?

내가 몰래 딴짓하고 있는데 남편도 한눈판다고 뭐라 할 일은 아니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었다. 내 사랑에 방해만 안 되면 그만이었다.


다음 날은 스케줄대로 움직였다. 바쁘게, 바쁘게.

문득문득 짬짬이 이브까가 생각났다. 가고 싶었다.

민서 보다 진동 딜도가 더 생각이 났다. 사정까지 하면 얼마나 좋아?

진동 딜도가 종일 머릿속에서 맴돌았지만 가지 못했다.


담요 위에서 벌거벗고 딜도를 쑤시고 있을지도 모를 민서를 상상했다.

민서도 나 대신 딜도를 더 좋아하는 거 아냐? 나도 하나 살까?

어디에 보관하지? 어디에서 사용하지? 나는 민서 처럼 공간이 없었다.

집에는 남편이 있고 사무실에서도 혼자는 아니었다.

딜도가 생겨도 숨겨 둘 곳도 몰래 사용할 곳도 없어 낙심했다.

부지런히 뛰어다닌 결과 3건이나 올렸다. 아주 큰 걸로.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왔다. 차에서 내리려는데 문자가 왔다.


- 언제 한번 봅시다. -


모르는 번호였다.

나는 전화를 걸었다. 고객일지도 모르니까.

아는 사람일 것이다. 모르면 보자고 문자 보내진 않을 테니까.

수화기 너머에서는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아. 안녕하세요. 저는 민서 신랑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어떻게 전화를 다 주시고.”

“우리 언제 한번 봅시다. 긴히 할 이야기도 있고.”


고객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왜냐고 묻지는 않았다.

만나면 알게 될 것이고 어차피 만나자면 만나야 하니까.


“어디서 뵐까요?”

“아. 우리 노래방으로 오세요. 제가 노래방 차린 건 아시죠?”

“예. 알아요. 위치는 모르는데.”

“찾아오실 수 있도록 제가 문자 보내 드릴게요. 함 오세요.”

“예. 가겠습니다. 언제가 좋을까요?”

“근무 시간에 오세요. 오후엔 제가 항상 가게에 있습니다.”


나는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내일은 민서에게 가보고 싶고 모레는 지방에 내려가야 한다.

그 담날. 목요일이 좋겠다.


“목요일 날 오후에 전화를 드리고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예. 그렇게 하세요.”


약간 불안한 기운이 스쳐 갔다. 민서와 사랑를 하고 있어서일까?

민서 신랑에게 약간은 미안했다.

머리를 흔들었다.

미안할 거도 없어. 민서에게 관심도 없는 남자인데 뭘.


민서만 보면 두들겨 패기부터 하는 악마 아닌가?

자기 마누라를 내가 사랑해 주면 고마워해야지. 내가 왜 미안해.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나는 긍정적인 생각만 하기로 마음먹었다.

집이 가까워져 오고 있었다. 사랑스러운 아들이 있는 집이다.

왜 보자고 했을까? 보험이라도 하나 들어 주려나?

아니면 보험 들 사람을 소개라도 시켜 주려고 그러나?

이왕이면 건수가 클수록 좋겠다고 생각했다.

생각이 바뀌니 기분도 좋아졌다.


집에 들어서니 왠지 분위기가 다르다.

남편은 안방에 잠들어 있었고 집안은 깨끗했다.

아들은 거실에 엎드려 공부하고 있고 식탁도 잘 정리되어 있었다.

빈 그릇은 설거지해서 엎어 놓았고 싱크대도 깨끗했다.

세면장에 가니 빨래통이 텅 비어 있다. 웬일이니?


나는 거실로 나와 다시금 우리 집인가 확인을 해야 했다.

누가 청소했을까? 설마 남편이 하려고?

베란다로 나오니 세탁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시간을 보니 끝날 때가 가까워 있었다.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이 양반이 죽을 때가 다 되었나? 왜 안 하던 짓을 하지?

손가락 하나 꼼작거리지 않고 밥만 축내던 남편이 집 안 청소를 하고 세탁기까지 돌려놓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이제 철이 드나?


그때 샤워기의 물줄기처럼 내 머리를 스쳐 가는 생각. 리얼돌.

아! 오늘이 리얼돌 도착하는 날일 거야 아마. 받았을까?

받았나 보다. 받아서 나에게 못 푼 회포를 풀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나 보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밖에 생각이 안 들었다.


샤워를 마치고 베란다로 나와 세탁기를 열었다.

빨래를 탈탈 털어 널면서 나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큰소리로 웃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쿡쿡거리는 웃음을 눌러 참으며 빨래를 널었다. 참으려고 해도 새어 나오는 웃음은 어쩔 수 없었다.

소포 상자를 열고 깜짝 놀라 있을 남편의 얼굴이 떠올랐다.

설명서를 보고 광고지를 보며 사용법을 숙지했을 남편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누가 보냈는가? 상자를 꼼꼼히 살폈을 남편의 모습도 떠올랐다.


드디어 개봉. 물고 빨고 동봉된 젤을 발라 삽입도 해 봤을 것이다.

마누라에게 외면당했던 좆 물을 리얼돌에게 마음껏 쏟았을 것이다.

리얼돌을 마누라 엉덩이인 양 부둥켜안고 쑤셔대는 남편이 그려졌다.

많이도 굶었으니 몇 번이나 싸고도 고개 숙인 성기를 디밀어 넣었을 남편을 떠올리며 나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아들이 달려왔다. 창문을 빠끔히 열었다.


“엄마. 왜 그래?”

“아냐. 엄마가 생각 좀 하다가.”


무슨 생각 했느냐고 아들은 묻지 않고 가버렸다. 다행이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혼자 못된 생각을 해놓고 혼자 부끄러워했다.

아무도 없는 거실에서 리얼돌을 안고 뒹구는 남편을 상상하며 나는 푸푸푸 웃음을 참으며 흘렸다.

좋았을까?

좋았나 보다.

그러니까 집 안 청소도 하고 아들 공부도 시키고 컴도 하지 않겠지.


“혁. 자러가자.”

“예. 엄마.”


아들이 책을 덮고 일어섰다. 나는 아들의 손을 잡고 아들 방으로 향했다.

아들에게 팔베개를 해주고 잠을 청했다. 오랜만에 기분 좋은 밤이었다.


담날. 출근하자마자 나는 민서를 떠올렸다.

진동 딜도가 생각났다.

회의가 미팅이 그렇게 지겨울 수가 없었다.

온통 머릿속엔 민서 생각뿐이었다.

상상 속에서 이미 딜도가 내 사타구니에 들어오고 있었다.

행여나 누가 내 마음을 읽을세라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콩닥거렸다.


미팅이 끝나자 나는 부리나케 사무실을 나왔다. 큐브에 올랐다.

민서에게 리얼돌 이야기를 할까? 하고 싶었다.

남편이 리얼돌을 받은 날 어떻게 반응했는지 혼자 삭이기에는 아까웠다.

민서에게 리얼돌과 남편 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웃고 싶었다.

하지만 참았다. 한입 건너 한입이라 했다. 비밀이 안될 수도 있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왼손이 하는 일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그래. 나만 입 꼭 다물고 있으면 아무도 모를 일이야.

남편도 아무도 몰라야 신나게 즐기지 않겠어?

몰래 사주고 소문낸다면 그건 병 주고 약 주는 일일 것이다.

남편의 뒤통수를 제대로 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래도 내 남편인데 보호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무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민서와 공유하지 못하고 혼자 안고 가기로 했다.

리얼돌이 있어야 내가 푸대접해도 남편이 기댈 곳이 있을 테니까.

내가 외면해도 풀 곳이 있을 테니까.


공터에 차를 세우고 내리니 민서가 가게 앞에 마중 나와 있었다.

내가 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텔레파시가 통했나?

민서도 내가 보고 싶어 기다렸나? 어쨌든 반가운 일이었다.

우리는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부둥켜안았다. 서로를 더듬었다.

뒤로 민서가 손을 뻗어 현관문을 잠그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민서를 안고 방으로 향했다.

내가 힘에 부쳐 민서는 바닥에 글리듯이 나에게 안겨 방으로 향했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민서의 옷을 벗겼다.


“오늘은 내가 남자야.^^”

“그래!”


내 제안에 민서는 흔쾌히 응했다. 경쾌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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